한국명 안현수, 그러나 지금은 러시아로 귀화해 ‘빅토르 안’이란 이름으로 불린다. 그가 2014 소치올림픽 남자 1천m에서 금메달을 땄다. 2006년 토리노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후 8년 만의 금메달이다. 그런데 이번엔 러시아 국가대표 소속이다. 러시아에서는 빅토르 안 열기가 뜨겁다. 러시아 최초로 쇼트트랙에서 금메달을 따낸 최초의 선수가 됐기 때문이다. 이를 바라보는 한국인들의 감정은 참 묘하다. 그런데 타국으로 귀화한 안현수에 대한 비난이 아니라 그의 선전에 깊은 성원을 보내주는 분위기가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대신 한국 빙상계에 대한 분노와 질타는 어느 때보다 강하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세계 선수권 우승 5번, 올림픽 금메달을 3개나 딴 한국 최고의 스케이터였던 안현수가 타 국적으로 금메달을 딴 후의 한국 분위기를 전했다. ‘한국의 미디어, 블로거, 트위터 등은 안의 금메달을 축하하는 메시지로 뒤덮이고 있다. 빙상연맹과 싸워 이긴 승리라고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이처럼 한국 빙상계의 치부는 해외언론을 통해 세계에 알려지게 됐다. 한국 스포츠계의 고질병인 파벌, 편파판정 문제로 인해 지금 ‘안현수 후폭풍’이라고 할 만한 일들이 벌어지고…
대도시는 대형 쇼핑몰이 상권을 휘어잡고 중소도시에는 전국 체인점 마트가 진을 치고 있어 기존의 전통시장 상인들은 생존권을 위협받게 됐다. 날로 심화되어가는 유통경쟁체제에서 전통시장의 생존권은 심각할 수밖에 없다. 전통시장도 구조를 개선하여 고객편의와 쾌적한 환경을 조성해가고 있으나 역부족이다. 문제는 대형마트의 대규모 자동화 시설과 전통시장의 경쟁은 상상할 수 없는 격세지감에 있다. 전통적인 재래시장상인들이 폐업을 서두르고 있어 이들의 생활고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을 행정기관과 전문가가 찾아 주어야한다. 기존의 시장판매 전략을 과감하게 개선하여 획기적인 방법을 모색할 때이다. 지속적인 고객관리 유지를 통한 단골손님에 대한 서비스 제고, 생산자와 직거래를 통한 가격저렴화와 상품신선도 및 배달서비스 강화 등의 다각적인 방안을 찾아야한다. 재래시장만이 누릴 수 있는 특화된 프로그램과 상품판매에 깊은 관심을 모색해야한다. 인구 100만의 대도시인 수원시의 경우 올 하반기에 유통대기업들이 들어설 계획이다. 재래시장상인들과 대형 쇼핑몰 업주, 관계기관자들이 모여서 현실 가능한 대안을 모색해 볼 필요가 있다. 문제의 핵심은 고객 욕구를 어떠한 방법으로 충족시켜 주느냐이다
지난 일요일 여의도 한 카페에서의 일이다. 조용하던 2층 카페에 웅성거리며 나타난 20~30명 젊은이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시작하는 영어회화. 삼삼오오 팀을 이루어 왁자지껄 떠들어대는 그들은 분명 한국의 젊은이들이었다. 약속한 시간이 되었는지 서로 파트너를 바꾸어 다시 시작하는 반복되는 과정을 보고서야 짐작할 수 있었다. 그들이 스터디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각자의 영어실력 즉 자기 가치를 높이고자, 또 하나의 스펙을 쌓고자 주말 그 이른 아침에 한적한 카페로 모여든 것이다. 내 젊은 날의 시간들도 저렇게 회오리치듯 열정적이었을까. 태풍의 일생처럼 서서히 생성되어 절정의 시기를 거쳐 점차 소멸되어 가는 사람들의 삶. 그렇게 보면 우리의 20대는 태풍의 눈을 향해 달려들어야 하는 가장 위험한 시기쯤이 아닐까 한다. 그 중심에서 우리의 젊은이들은 회호리치며 몰려오는 태풍을 버티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 것이다. 시간 지나 생각해보니 정작 나는 그 시간이 얼마나 중요한 시간인지, 얼마나 위험한 시간인지, 또 얼마나 엄청난 경험인지 알지 못하고 지나쳤다는 생각이 든다. 착실하게 학점만 관리하면 취업하는 일이 그리 어렵지 않았던 나의 20대. 취업재수를 한다는 건 생각도…
‘종이 책 대신 신기한 ‘사람 책’을 빌려드립니다’라는 슬로건을 내 건 ‘휴먼 라이브러리’ 운동이 전 세계에 신선한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휴먼 라이브러리, 사람 책 운동의 한 중심에는 최초로 아이디어를 낸 창립자 로니 애버겔이 있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폭력과 편견을 없애고자 이 운동을 시작했다는 그가, 덴마크 사람인 그가 한국엘 왔다. 휴먼 라이브러리의 새로운 한국형 운동 발상지인 이곳 한국엘 말이다. 필자는 그의 초청 강연회엘 다녀왔다. 참으로 신선한 아이디어와 열정적 전파력에 충격적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발상도 그려하려니와 지금 그를 따르는 전 세계 여러 나라들의 휴먼 라이브러리 움직임들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휴먼 라이브러리 즉, ‘사람 책 운동’은 ‘표지만으로 책을 판단하지 마세요’라는 슬로건으로 시작한다. 커버가 그 책의 전부나 실체는 아니라는 당연하면서도 잊혔던 그 슬로건이 꽤나 인상적이었다. 사람 책 휴먼 라이브러리의 창립자인 로니는 말한다. “남을 이해하는 건 별 것 아닙니다. 오해는 무지에서 비롯되고 이해는 알아가는
/정준성 논설실장 120년 전, 경복궁 향원정(香遠亭) 연못에서 이색 행사가 열렸다. 외국인 선교사들이 피겨스케이팅 시연회를 벌인 것이다. 이날 행사엔 고종황제와 명성황후가 참석할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자연 빙판으로 조성된 한국 최초의 피겨스케이트 링크 향원정에서 벌어진 시연회를 당시 조선에 머물렀던 영국 왕립지리학회 최초의 여성회원인 이자벨라 버드 비숍(Isabella Bird Bishop, 1831∼1904)은 저서 ‘조선과 이웃나라들(Korea and her neighbors)’에서 이렇게 적고 있다. “1894년 겨울, 꽁꽁 얼어붙은 경복궁 향원정 연못에 서양 외교관 부부들이 모였다. 날 달린 구두를 신고 얼음을 지친다는 ‘빙족희(氷足戱)’가 무엇인지 궁금해 하던 고종황제가 시범을 보여 달라고 청한 것이다. 빙족희를 구경하던 명성황후가 ‘남녀가 손을 잡았다 놓았다 하는 게 꼭 사당패와 색주가들 같구나’ 하며 못마땅해 했지만 얼음판 위에 놓인 의자를 훌쩍 뛰어넘는 곡예를 부렸을 때는 어린아이처럼 손뼉을 치며 즐거워했다.” 보기에도 생소했던 피겨스케이팅은 당시엔 장안의 화제였으며, 빙족희 또는 ‘얼음 굿’ ‘빙예(氷藝)’ 혹은 ‘양발 굿’이라 부르며 신
지금 한·일관계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책임은 과거사에 대한 반성 없이 오히려 도발을 일삼는 일본에 있다. 지난해 12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로 한·일 관계가 더욱 악화됐다. 이후에도 일본의 과거사 도발은 계속되고 있다. 우리국민들을 더욱 격분케 한 것은 최근 발표된 일본의 ‘교과서 독도지침’이다. ‘중·고등학교 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 독도가 일본 영토라는 주장이 포함된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일본 교과서 제작 시 이런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그릇된 역사를 후세에 가르치겠다는 것이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일본의 일반 국민들도 독도를 일본 땅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요미우리신문이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76%가 해설서에 독도와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를 ‘일본 고유 영토’로 명기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답했다. 일본은 최근 한국에 대한 도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안중근 의사를 ‘테러리스트’라고 하고, 독도 영유권 주장을 담은 별도의 홈페이지를 여는 등 연초부터 망언과 망동을 계속하고 있다. 우리 정부와 국민들이 바짝 정신을 차리고 엄중하면서도 치밀하게 대응해야 한다. 우선 우리 국민들의 일
과학기술 발달에 의한 노동시간 감소와 국민 취향의 다양화로 관광산업이 크게 확충되어 가고 있다. 관광산업은 사회계층 수준에 따라 양태가 변화되게 마련이다. 소비중심의 레저관광산업은 주변국가의 여건과 예상되는 고객을 중심으로 개발을 추진해 가야 한다. 여건과 형편에 맞는 적절한 관광형태의 개발이 필요한 이유이다. 지정학적으로 가까운 신흥 부유층의 대중국관광객을 대상으로 개발을 서둘러야함도 이 때문이다. 다행히도 문화관광부가 중국과 접근성이 높은 영종도에 여의도 규모의 국제종합 관광·레저 타운을 조성하는 드림아일랜드 개발 사업을 추진하기로 해 기대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영종도 지역은 거대 소비시장인 중국의 배후지로서 개발 잠재력이 매우 높은 곳이다. 카지노 놀이를 즐기는 중국 신흥부자들을 고객으로 추진할 만한 사업적 가치가 충분하다. 미래의 관광산업은 주변여건의 변화를 예측하면서 이용 고객의 욕구를 만족시켜 준다는 기업정신이 우선하여야 한다. 정부와 인천시는 참여개발업자 선정을 신중하게 검토 분석·결정하여 지원하는 일이 중요하다. 문화·관광·레저 복합도시 지원시설사업으로 과감한 추진이 요구된다. 왕산마리나 조성은 IFEZ 영종지구 중구 을왕동 일원 왕산 해수
한·호주 FTA가 가서명되었다. 앞으로 국회의 비준동의를 남겨두고 만만찮은 갈등이 예상된다. 일반 국민들로서야 그저 한 50개 되는 우리나라의 FTA 목록에 하나 추가되는 정도이겠지만 이해당사자들로서는 그렇지만은 않을 것이다. 특히나 만년 동네북이자 만년 피해산업인 농축산업 종사자들의 타는 가슴을 생각하면 답답하기 이를 데 없다. 거시적으로 보자면 호주는 일본과 더불어 우리나라에 대해 대표적인 무역 흑자국이다. 알려진 바로 1965년 양국의 무역수지 집계가 시작된 지 근 50년 가까이 지났지만 우리는 단 한번도 호주에 대해 무역흑자를 기록한 적이 없다. 그 추이를 보자면 이렇다. 2006년 47억달러 수출 113억달러 수입, 2008년 52억달러 수출 180억 달러 수입, 2010년 66억 달러 수출 205억 달러 수입, 2012년 93억 달러 수출 230억 달러 수입했다. 그래서 대략 130억 달러 수준의 무역 적자를 기록하고 있고 추세적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12년을 기준으로 수입품목의 구성을 보자면 철광석이 63억 달러(28%), 유연탄이 59억 달러(26%), 원유가 22억 달러(10%)를 차지하고 있다. 호주는 이처럼 대표적인 자
중국 초나라 제갈량이 그 자식에게 남긴 말이다. 중국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말이기도 하며, 일찍이 우리나라 학자들도 이 말을 학문하는 모든 이들에게 보내는 마치 전통처럼 내려왔다. 제갈량은 ‘군자의 행동은 마음을 고요히 하여 몸을 닦고 알뜰하고 검소하게 생활하면서 그 덕을 쌓아야 한다(靜以修 身儉以養德). 마음이 넉넉하고 담백하지 않으면 뜻이 밝을 수가 없고, 고요하지 않으면 큰일을 도모할 수 없다. 무릇 배움은 요란하지 않고 반드시 평온한 마음으로 임해야 하며, 재능은 모름지기 배움에서만 길러진다. 배우지 않는다면 재능을 넓힐 수가 없고, 뜻이 없다면 학문을 이룰 수가 없다. 거만하거나 나태하면 정미롭고 치밀한 이치에 접근할 수 없고, 조급하거나 버둥대면 성품을 잘 다스릴 수가 없다. 세월은 말 달리듯하고, 의지는 차츰 미약해진다. 설사 뜻을 이루었다 하더라도 차츰 쇠락하는 것이거늘, 막다른 곳에 가서야 한탄하고 궁색함을 안다고한들, 이미 흘러간 세월을 돌이킬 수가 있겠는가’라는 유명한 글을 남겨 동양 정신문화 순화와 학문고취에 큰 영향을 주었다. 곧 ‘마음을 비워야만 세상 이치를 깨칠 수가 있고, 심성이 맑고 편안해야 멀리 바라볼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어린 왕자라는 책이 있다. 아이들 동화 같기도 하면서 제법 심오한 내용으로 어른들도 읽어 보면 깊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요즘엔 책의 종류도 다양해 전문 성우들이 책을 녹음해 소리로 들려주는 오디오 북이라는 게 있다. 얼마 전 집에 온 며느리가 안아달라고 보채는 손녀에게 이 책을 오디오 북으로 들려주며 달래고 있는 것을 봤다. 이제 갓 4살 난 아이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이해는 할까 궁금했지만, 스피커에서 나오는 신기한 음악소리와 앳된 어린 왕자의 목소리에 마냥 귀를 쫑긋 세우고 있는 모습이 신통할 뿐이었다. 내 자식 어렸을 때보다 손자·손녀가 훨씬 더 예뻐 보인다는 옛 어른들 말씀이 있는데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암튼 손녀 옆에서 무심코 듣고 있자니 마치 아이가 모든 어른들에게 ‘삶은 이렇게 살아야 하는 겁니다’ 하고 훈계하는 것 같았다. 책 첫 머리부터 아이들의 상상력을 이해 못하는 어른들의 무심함과 아이의 친구를 부모의 소득과 집 크기로만 평가하는 어른들의 편협함을 꾸짖는다. 그래서 지은이는 말한다. 어린이들은 미래의 자신이 될 어른들을 관대하게 대해야 한다고. 나는 아니라고 하지만 어딘지 뜨끔함이 느껴지는 건, 나도 어쩔 수 없는 책 속의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