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이 산더미처럼 쌓인 공기업들이 직원 복지비로 수천억원을 펑펑 써댄다. 자녀들 학자금에서부터 경조금까지 지난 5년 간 직원에게 지급한 복지비용은 모두 3천174억이었다. 이 같은 사실은 9일 공공기관경영정보공개시스템인 ‘알리오(www.alio.go.kr)’에서 밝혀졌는데 LH, 한전 등 부채 상위 12개 공기업이 2009년부터 2015년까지 5년간 지급한 보육비, 학자금, 경조금, 휴직급여, 의료비 등 4대 복지비용이었다. 어느 공기업은 해외에서 공부하고 있는 자녀의 학비로 대줬다. 이쯤 되면 ‘신이 숨겨놓은 직장’이라 할 만하다. 상당수 공기업들이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감당하지 못 하면서 이렇게 돈을 펑펑 쓰는 태도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하기 어렵다. 그런데도 자녀 학자금과 복지비 말고도 가스공사는 직원 본인과 가족에게 100만원 한도에서 틀니와 임플란트 등 치과 치료비를 대준다. 시험관 아기 시술비 등 200만∼300만원 한도의 난임 극복 시술비도 지급한다. 직원 1인당 평균 101만9천원의 의료비를 지급한 LH는 직원과 직원 가족에게 3대 중증질환과 희귀난치성 질병에는 재직 중 2천만원까지 지원하고 있었다
지난달 16일 전북 고창의 오리 농장에서 발생한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9일 현재 닭과 오리 309만여 마리가 살처분됐다. 2006년에서 2007년 AI가 발생한 때와 비슷한 수치다. 살처분은 가축의 법정전염병 중 특히 심한 전염성 질병의 만연방지를 위해 실시하는 예방법으로 감염동물, 접촉한 동물, 동일 축사의 동물 등을 죽여서 ‘처분’하는 것이다. 감염 여부와 상관없이 AI 발생 농가 인근의 닭과 오리 같은 가금류를 땅에 묻는 잔인한 방법이다. 그런데 과연 이게 유일한 해법인가라는 의문을 표시하는 사람들이 많다. 살아있는 상태의 가축들이 구덩이로 내몰려 생매장되는 장면을 본 우리나라 국민치고 가슴이 떨리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그 생명들이 불쌍해서 눈물짓지 않은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인간이란 참으로 잔인한 존재구나’라는 자괴감도 들었을 것이다. 원래 농림축산식품부가 내린 AI 긴급행동지침에는 ‘이산화탄소를 유입해 가축들이 죽은 것을 확인한 뒤 매몰한다’고 되어 있다. 가축전염병 예방법도 마찬가지다. 이는 살처분 과정에서 동물들의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
경기신문과 한국실업육상경기연맹이 공동 주최하는 경기도 유일의 국제마라톤대회인 ‘2014 경기국제하프마라톤대회’가 오는 23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다. 국내 마라톤 대회 사상 최고의 상금이 걸려 있고 마라톤 스타들이 총출동하는 대회여서 기대가 남다르다. 세계대회 우승의 마라토너 ‘봉달이’ 이봉주를 비롯해 엘리트 부문에서 120명의 한국 남녀 실업 육상 스타들이 참가해 우승을 겨루는 국내 최고 권위의 대회로 평가된다. 여자부에서는 하프마라톤 한국기록 보유자 임경희(고양시청)과 역대 3위의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김성은(삼성전자)이 참가하는 등 벌써부터 관심이 높아진다. 이번 대회는 특히 국제육상경기연맹의 코스 공인을 획득해 2018년 12월까지 인증서가 유효한 대회다. 경기도내에서 열리는 마라톤대회 가운데는 유일하게 국제코스 공인을 받았으며 국내 마라톤 대회 중에서는 서울국제마라톤과 경주국제마라톤, 춘천국제마라톤, 중앙서울마라톤, 대구국제마라톤, 군산새만금국제마라톤, 인천국제하프마라톤에 이어 8번째다. 그만큼 국제적으로 코스 공인을 받은 권위 있는 대회다. 23일 오전 9시 수원종합운동장 주경기장을 출발해 21.0975㎞의 코스를 달리는 이번 대회의 총상금 규모
아직 속단하긴 이르겠지만 남북관계 개선 조짐을 보이는 낭보가 지난 5일 전해졌다. 남북적십자 대표단이 오는 20일부터 25일까지 금강산에서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갖기로 합의한 것이다. 상봉 인원이 고작 남85명 북94명이어서 아쉽긴 하지만 이를 계기로 상봉행사 후 재접촉을 갖고 인도적 문제를 계속 논의키로 했다니 지켜볼 일이다. 또 하나 통일을 바라는 국민들의 기대감을 높이는 소식이 있다. 지난 6일 오전 국방부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한 통일부의 ‘한반도 통일시대 기반 구축을 위한 2014년 통일부 업무’ 보고가 그것이다. 이 보고에 의하면 민간교류를 확대해 남북 동질성을 회복하고 DMZ 세계 평화 공원 조성을 구체화하기로 했다. 또 가칭 ‘행복통장’ 제도를 도입해 북한 탈출주민들의 자립기반을 마련한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나진·하산 물류사업 지원을 시작으로 남-북-러 물류 활성화 방안도 마련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개성공단의 제도를 개선하고 호혜적인 경제협력도 추진하는 것을 검토하기로 했다. 남북 모두에게 이익이 되고 동질성 회복에 기여하는 방향에서 남북교류를 추진하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가동하는 등 통일기반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북한과의 합의가 선
몽골군의 침략에 끈질기게 저항하던 삼별초가 최후 항전지 제주도에서 패배함으로써 1273년 역사에서 사라진다. 그때부터 류큐(현 오키나와) 섬에서는 변혁이 일기 시작했다. 흩어져 살던 섬사람들이 점차 성을 쌓고 하나의 왕국으로 통합되어가는 움직임을 보인 것이다. 그리고 1429년 류큐 왕국으로 통합된 뒤 450년간 독립왕국을 유지한다. 몽골군에 패배한 삼별초가 류큐 섬으로 들어가 문명을 발전시켰을 가능성이 높다. 삼별초가 역사에서 사라진 시점부터 류큐 왕국의 나전칠기, 와당, 건축방식 등이 고려와 유사해졌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류큐 왕국은 동남·동북아시아 일대에서 중계무역을 통해 막대한 부를 축적했다. 사료에 따르면, 류큐의 상선들은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를 좌표 삼아 해상 무역로를 유지할 수 있었다. 또한 류큐 어민들은 댜오위다오 해역에서 나전칠기의 재료가 되는 고둥과 상어 지느러미 등을 채취했다. 이는 댜오위다오가 류큐인들의 생활권에 속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당시 류큐의 왕은 중국의 책봉(冊封)을 받는 처지였다. 평화를 사랑하여 군대를 육성하지 않았던 류큐 왕국은 소규모 일본군의 침입에 두 손과 두 발을 다 묶인 채 허덕이다…
세상에 장점만 있는 사람이 어디 있나. 그런데도 시비를 가리고 장점만을 따져가며 화를 내는 것은 성숙한 사람의 행동이라 할 수 없다. 燕巖(연암)선생은 세상에 사물을 대하며(天下之物) 귀하다고 해서 지나치게 좋아해서도 안 되고(貴不可偏愛) 아무리 하찮다고 해서 지나치게 버려두어도 안 된다(賤不可偏棄) 하였다. 古典(고전)에도 ‘어리석고 성격이 안 좋은 이가 별안간 화를 내는 것은(愚濁生嗔怒) 모두 세상의 이치를 몰라서 그런 것이다(皆因理不通). 그러니 마음에 분노를 일으켜 화를 더하지 말고(休添心上火) 그저 귓전을 스치는 바람이라 여겨 버려라(只作耳邊風)’ 하였다. 또 장점과 단점은 가정마다 있는 것이고(長短家家有) 따뜻하거나 쌀쌀한 것은 어느 곳이나 같다(炎凉處處同). 옳다거나 그르다거나 하는 것은 본래 실상이 없는 것이므로(是非無相實) 마침내는 모든 것이 다 텅 빈 것이 되고 마는 것이다. 요즘 우리의 일상을 되돌아보면 너무 쉽게 기뻐하고 너무 빨리 화를 낸다. 잘 참아야지 하면서도 그렇게 되지 않는다. 빠르게 흐르는 세월 속에 마음으로라도 여유 있는 하루가 됐으면 한다.…
‘깃발만 꽂으면 당선’. 인구 10만여명에 불과한 여주시,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불꽃 튀는 공천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새누리당 여주시장 경선 상황을 일컫는 말이다. 현재까지 도전장을 내민 후보는 모두 8명. 반면 민주당은 인재가뭄에 속이 탄다. 광역도시도 아닌 작은 시골에서 후보 난립현상을 보이자 관심 선거구로 떠오르고 있다. 보수적 색채가 짙은 지역정서 탓에 시민들은 그동안 여당에 ‘묻지마식 투표’ 성향을 보여 왔다. 하지만 요즘 시민들의 마음은 착잡하기 그지없다. 지난해 시(市)로 승격했지만 크게 달라진 게 없다. 장기간 침체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다 보니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도토리 키 재기’ 수준이지만 양평군은 해마다 인구가 3천명 증가했지만, 여주시는 오히려 감소하는 현실에 큰 충격 받은 모양이다. 여당에 무조건적인 애정을 쏟아왔는데, 이 같은 참담한 결과가 나타나자 허탈감이 팽배하다. 시민들은 “미래에 대한 정교한 청사진을 제시해야 할 시점”이라며 “지역발전의 바탕 돌 구실을 하는 적임자를 뽑아야 한다”
몇 년 전, 국내 한 대형마트가 5천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일명 ‘통큰 치킨’을 판매하여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소비자들은 집 근처 치킨집에서는 상상도 못하는 가격으로 품질 좋은 치킨을 구매할 수 있다는 만족감에 연일 마트는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하지만 ‘통큰 치킨’이 날개 돋친 듯 팔리는 사이, 마트 인근에 있는 이른바 동네 치킨집은 그야말로 된서리를 맞았다. 하루 매출이 평소의 절반 이하로 뚝 떨어진 것이다. 결국 인근 상인들의 거센 반발과 국민여론을 의식한 정부가 개입하고 나서야 ‘통큰 치킨’은 1주일 만에 막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혹자는 정부의 개입이 좋은 물건을 싼 값에 살 수 있는 소비자의 편익을 강제적으로 강탈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소비자가 피해를 보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또는 기존 상인의 기득권을 대변하기보다는 대다수 소비자의 편익과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올바른 정책이라고 항변한다. 하지만 소비자 편익이라는 가치를 위해서라면 무조건 서로 경쟁시키는 것이 최선일까. 전통시장이 몰락하고 있다는 것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유통시장을 개방한 후 해외자본이 들어오고, 거대한
한국장학재단은 대학생의 장학금을 대출로 지원하고 있다. 대출의 재원은 한국장학재단이 채권을 발행하여 조달하고 있다. 그래서 한국장학재단의 사업비 7조4천억원은 고스란히 부채로 잡히고 있고, 최근 쟁점이 되고 있는 공공기관 부채 규모 493조 규모에 포함되어 있다. 장학금이 부채로 관리되는 것은 그것이 부실하다는 의미가 아니다. 다음에 갚아야 한다는 책임감을 의미하는 것이다. 곧잘 부채라고 하면 부패나 부실을 연상하지만,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다. 아파트를 구입할 때, 보유하고 있는 현금으로만 구입하지 않는다. 은행 융자를 적절하게 활용한다. 다만 구입하는 아파트의 규모나 상환의 시기를 고려하여 무리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마찬가지로 공공기관도 부채의 성격과 규모에 대해 면밀한 검토가 있어야 한다. 공공기관 부채의 책임 최근 공공기관의 부채에 대해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부채의 규모가 방만 경영, 과도한 복리후생을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4대강 사업이나 수익성 없는 해외 자원 개발 사업에 참여한 사례들도 국민의 불신을 유발한다. 그러한 부채가 세금 인상이나 요금 인상의 압박 요인이 된다면 국민은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한편…
일본의 지붕이라 부르는 도야마현(富山縣) 다테야마(立山) 북알프스 지역은 동절기 눈이 많이 오기로 유명하다. 동쪽 끝이 1988년 18회 동계올림픽이 열렸던 나가노이기도 한 이곳은 눈이 한번 오면 수m씩 쌓인다. 특히 2천m 안팎의 고지대인 까닭에 눈만 오면 어김없이 고립된다. 해서 2월부터 두달 간 불도저와 제설차, 포클레인 등을 동원해 길을 뚫는다. 쌓인 눈을 치우는 것이 아니라 길만 내는 것이다. 고립된 집과 집, 마을과 마을을 연결하기 위해서다. 이렇게 뚫은 도로 옆 설벽(雪壁) 높이가 1~2m는 보통이고 20m에 이르는 곳도 있다. 지역에서는 이런 길을 ‘토끼길’이라 부르는데 7월 한여름까지도 일부가 남아 있기도 하다. 요즘 강원도 지역이 이런 토끼길 뚫기에 한창이다. ‘폭탄’이라 불릴 정도의 눈이 강원도 지역을 덮쳤기 때문이다. 어제(9일)까지 최고 90cm 이상 폭설이 쏟아졌고, 앞으로도 40cm가량 더 내릴 것이라는 예보도 있다. 이처럼 치우지 못할 정도로 눈이 내리고 쌓이는 바람에 눈으로 유명한 지역이 눈에 의해 커다란 피해를 입었다. ‘기상 관측 이례 최대’라는 수식어가 어울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