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앞날에 대한 관심이 많다.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어떻게 살게 될지를 알기 위해 비싼 돈을 들여가며 점집을 찾는다. 관상은 우리가 흔히 보는 점 중의 하나다. 사람의 얼굴을 보고 운명, 성격, 수명 따위를 판단하는 일이 바로 ‘관상’이다. 신라시대에 우리나라에 들어왔다고 전해지는 관상은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에 가장 활발하게 유행하며 관상학으로까지 발전했다. 이러한 관상이 영화 소재로 다뤄졌다. 2010년 영화진흥위원회 시나리오 대상을 수상한 김동혁 작가가 ‘관상’이라는 독특한 소재로 치밀하고 탄탄한 스토리를 만들어냈고, 전작 ‘연애의 목적’과 ‘우아한 세계’를 통해 색다른 감성과 연출력을 인정받은 한재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한 편의 영화로 탄생한 것이다. 영화 관상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얼굴을 통해 앞날을 내다보는 천재 관상가가 조선의 운명을 바꾸려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얼굴을 보면 그 사람의 모든 것을 꿰뚫어보는 천재 관상가 ‘내경’은 처남 ‘팽헌’, 아들 ‘진형’과
경기도가 수원시 권선구 서둔동 일대 옛 서울대 농생대 부지에 경기도농업기술원(이하 도 농기원)을 이전한다는 발표가 지난해에 나왔다. 그리고 현재 도농기원은 오는 2017년까지 2천억여원의 예산을 투입, 서울대 농생대 부지 15만2천70㎡와 농진청 원예특작과학원 부지 30만9천627㎡ 등 46만1천697㎡로의 청사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매각 예정인 현 도 농기원 부지(화성시 기산동, 수원시 망포동에 위치)는 이전이 완료되는 2015년까지 주민의견을 수렴하고 화성시와 협의를 거쳐 활용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그런데 지난 20일 도 농기원에서 열린 ‘2013년도 경기도 농림수산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도의원들이 도 농기원 청사 이전을 백지화하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정재영(성남8)·허재안(성남2)·한이석(안성2) 의원 등이 서울대 농생대 부지와 농진청 원예특작과학원 부지로의 청사 이전은 현실성이 없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들의 말을 들어보면 일견 타당성이 있어 보인다. 현재 도 농기원 청사 내 부지에서 재배 중인 배와 사과 등 각종 작목의 이전이 불가해 어린 묘목을 새로 심어 연구에 활용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이다. 또 청사 이전 후 현 부지 활
학교를 떠나는 청소년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2012년 교육통계연보에 의하면, 전국의 초·중등 학교중단 청소년은 7만4천365명이었다. 그런데 이 가운데 27.3%인 2만306명이 경기도에서 발생했다. 이어 서울이 1만7천924명으로 24.1%를 차지했다. 이 두 지역을 합치면 전국 학교중단자의 절반을 넘는 것이다. 학교중단 청소년들은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폭력과 절도 등 비행을 저지르는가 하면 소녀들은 성매매까지 몰리는 경우가 흔하다. 또 학업 및 진로 문제, 가족, 정신건강, 대인관계 등 도움이 필요한 매우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지난해 도내 청소년 학교 중단율은 1.2%로 최근 4년간 최대치를 기록했다. 학교 밖 청소년들의 범죄를 예방하고 미래를 설계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국가나 지자체의 체계적인 지원이 시급히 요구된다. 이때에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이하 가족연구원)이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기 위해 ‘경기도 학교 밖 청소년 지원방안 연구’를 발표해 눈길을 끈다. 가족연구원이 경기도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 입력된 도내 학교 밖 청소년 3천91명에 대한 전산데이터를 분석해 정책적 대안을 모색한 것이다. 각 지자체가 참고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고등
지난 18일 국회의사당 앞에서 수원시의회 노영관 의장이 1인 시위를 벌였다는 기사를 보면서 답답함과 아울러 새삼 울화증이 치밀었다. 노 의장은 전국 시군자치구의회의장협의회의 사무총장을 맡아보고 있는데 이번 1인 시위는 전국 시군자치구의회의장협의회의의 입장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지자체 단체장과 지방의원의 뜻이다. 국민들의 입장도 이와 다르지 않다. 노 의장은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정당공천제를 폐지하라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에 대한 정당공천제 반대 여론은 이제 대세다. 박근혜 대통령도 정당공천제 폐지를 약속한 바 있다. 그리고 지난해 실시된 대통령 선거 때 여야 모두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문제를 들고 나왔다. 이어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듯 새누리당은 지난 4월 재·보선 때 기초선거 후보를 내지 않았다. 반면 민주당은 후보를 냈지만 모두 무소속 후보에게 패함으로써 망신을 당했다. 이후 민주당은 당원 투표를 통해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를 당론으로 결정했다. 이때만 해도 조속한 시일 내에 기초선거 정당공천이 폐지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또 정치권이 시간을 끌고 있다.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문제는 슬그머니 자취
최근 중국의 스모그가 극심해지면서 중국과 인접한 우리나라에서도 미세먼지나 초미세먼지에 대한 관심과 우려가 부쩍 커지고 있다. 바람을 타고 한반도로 넘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일부에서 반발하고 있는 모양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이를 ‘중국발 검은 재앙’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올 초 베이징의 미세먼지 농도는 WHO 권고기준의 40배에 달했다. 재앙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의 미세먼지는 중국 가정의 겨울 난방용 무연탄과 값싼 휘발유와 경유를 연료로 사용하는 자동차와 오토바이가 뿜어내는 매연이 원인이라고 한다. 이 미세먼지는 겨울철 강한 북서풍을 타고 하루나 이틀 만에 한국으로 넘어온다. 2011년 백령도 측정소 분석 결과 중국 방향에서 바람이 불 경우 국내 미세먼지 농도가 평균 44.5% 증가한다고 밝힌 것이 이를 증명한다. 전문가들은 겨울철 스모그가 봄철 황사보다 초미세먼지(PM2.5) 비율이 훨씬 높기 때문에 더 위험하다고 한다. 초미세먼지는 기관지에서 걸러지지 않고 바로 폐로 침투, 호흡기와 심혈관계 질환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최근 중국의 8살 어린이가 스모그로 인해 폐암에 걸렸다는 중국의 발표도 있었다. 이에 중국이 대기오염 물질을 감소시키기 위해 노력
경기도 재정이 위기이다. 1조5천억의 손실을 채우기 위해 IMF 이후 처음으로 감액추경을 감행하고 적자 폭을 줄이기 위한 대대적인 감액예산을 편성했다. 경기도는 재정의 건전성 위기로 인한 재정압박의 우려로 복지재정이 쟁점의 중심에 있도록 했다. 바람직한 복지재정 규모 및 유지는 반드시 사회적 합의를 기반으로 배분의 합리화가 필수적으로 요구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2014년도 예산안 및 편성기준은 감액에만 방점을 찍다보니 복지수요에 대한 대응력에 있어 재원의 강제적 이관 등 매우 취약한 보완대책과 함께 실효성 있는 대책이 전혀 마련되지 않은 상태이다. 2013년도 복지분야 예산은 경기도 일반회계 총 지출액인 12조5천424억원 대비 29%인 3조6천354억원(국비 2조5천504억, 도비 1조850억)으로 복지예산의 비중이 사상최고인 일반예산의 30%에 육박한다고 한다. 복지재정의 합리화를 위해서는 총체적인 규모보다 복지분야별 보장측면을 통한 배분이 필요하다. 2013년 복지재정을 분야별로 보면 사회복지 및 보건분야는 2조872억원(기초생활수급자 4천985억, 장애인 5천968억, 노인 6천987억, 무한돌봄 차상위계층 970억, 보건·식품안전 1천
필름시장에서의 우위를 믿고 자기 직원이 개발한 디지털 카메라 기술을 묵살한 결과, 130년 전통의 코닥은 몰락의 길을 걷게 되었다. 리더 중에서 유지형 관리자(Manager)는 기존의 성공방식을 고수하며 현상 유지에 문제가 되는 요인을 제거하는 데 익숙한 반면에, 혁신형 육성자(Facilitator)는 도전과 시도, 변화관리를 통해 새로운 기회요인을 찾아낸다. 로버트 토마스코는 그의 저서 ‘거대기업의 종말’에서 많은 CEO가 중요한 결정으로 유명해지지만 그 후 상황이 변했음에도 과거에 얽매여 똑같은 판단을 하고 그 결과 몰락하게 된다며, 진정한 성장이란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것이지 단순한 규모의 확대가 아니라고 하였다. 성공하기 위해서는 유지형 관리자처럼 ‘배타적 전문가’가 아닌 혁신형 육성자와 같은 ‘포용적 전문가’가 될 필요가 있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누구든지 기술, 영업, 생산, 인사, 자재관리 분야에서 전문가가 될 수 있다. 그런데 ‘배타적 전문가’로서 일을 하면 어느 날 스스로 고립된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반면에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제안을 잘 들어주는 &lsq
들썩거리던 관광버스 한 대가 휴게소로 들어서자 불붙은 단풍이 한꺼번에 확~ 쏟아져 내렸다. 어느 산을 거쳐 왔는지 알록달록한 옷에 울긋불긋 익을 대로 익은 얼굴들. 우르르 흩어지는가 싶더니 이내 음반가게 앞에서 흔들어대고 화장실 앞에서 또 한 번 흔들어댄다. 가히 치열한 음주가무의 현장이다. 그 모습 한참을 바라보고 있자니 얼굴 붉어지다 말고 한바탕 웃음이 터져 나오고, 더하여 야릇한 숨은 흥이 스멀스멀 기어오르는가 싶더니 이내 코끝이 찡해진다. 흥에 겨워 춤추시던 환한 우리 어머니 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어디에 저런 열정이 숨어있었을까. 다소곳이 입 다물면 전혀 눈치 채지 못할 얌전한 모습, 숨겨둔 그 신명 풀 길이 없어 날 잡아 풀어대는 늙수그레한 그들이야말로 대한민국과 더불어 성장해온 우리 사회의 숨은 일꾼들이 아닐까. 과연 그들에게서 처절하고 치열하지 않은 게 무엇이 있었을까. 자식들 가르치느라 몸이 부서져라 일해 왔고, 그 자식들 성장하여 이제 훠이훠이 떠나갈 나이. 그 허무함은 온전히 그들이 감당해야할 그들의 몫. 인터넷을 잘 하여 그 화병 풀어낼 줄도 모르고, 그 흔한 노래방에서 목이 터져라 스트레스 한 번 제대로 풀 방법을 모르니 날 잡아…
사람들은 세계 3대 테너로 플라시도 도밍고(Placido Domingo)와 호세 카레라스(Jose Careras), 루치아노 파바로티(LucianoPavarotti)를 꼽는다. 이들은 감히 흉내 낼 수 없는 천상의 목소리로 전 세계 관객들에게 감동과 전율을 선사한 하나의 전설이기도 하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이들 중 도밍고와 카레라스는 서로 앙숙관계로도 유명하다. 두 사람의 국적은 모두 스페인이지만 도밍고는 1941년 스페인의 수도인 중부지방 마드리드에서 태어났고, 카레라스는 1946년 스페인의 카탈루냐 지역의 중심 도시인 바르셀로나에서 태어났다. 18세기 초 스페인 왕위 계승 전쟁에서 패전하여 자치권을 박탈당한 카탈루냐는, 스페인의 중앙정부로부터 차별대우를 받으며 꾸준히 독립을 요구하였고, 1984년에는 그 갈등이 극에 다다르게 되었다. 결국 마드리드 출신의 도밍고와 카탈루냐 출신의 카레라스는 정치적 입장의 차이로 시비가 붙었고, 카레라스가 도밍고와 절교를 선언하면서 둘의 관계는 돌이킬 수 없는 적대적 관계에 놓이게 되었다. 그들은 세계 순회공연 프로그램에 함께 참여하면서도, 무대에는 절대 같이 서지 않겠다는 조건을 내걸고 공연했을 정도였다. 그러던 1987
우리나라의 최초 교복은 1886년 이화학당에서 제정한 다홍색의 무명치마저고리다. 러시아제 붉은 목면으로 만들어져 일명 ‘홍둥이’라고도 불렀다. 그리고 12년 후 배재학당에서 검은 색의 당복(堂服)이 남학생 교복으로 등장했다. 당시 교복은 학생들이 입는 것이었지만 시대적으로 부와 개화의 상징이었으며 모두가 우리의 고유 복식형태를 기초로 한 것이었다. 1907년 숙명학교는 자주색 원피스를 교복으로 정했다. 최초의 양장교복이다. 1930년대 이르러 일제는 한복교복을 착용하지 못하게 하면서 여자의 경우 교복이 모두 양장 형태로 바뀌었다. 여름에는 흰색 블라우스에 감색 주름치마였고, 겨울에는 감색 또는 자주색 세일러복이었다. 남자 또한 검정색 양복 스탠드칼라에 앞단추를 다섯 개 단 형태로 디자인이 변했다. 일제 강점기 전시체제가 강화되면서 여학생의 교복도 전시복 차림이 됐다. ‘몸빼’라는 작업복 바지를 입었고, 남학생은 국방색 교복을 입었다. 1968년 문교부의 중학교 평준화시책이 실시되면서 중학생 교복은 시·도별로 획일화됨에 따라 여름에는 흰색 윙칼라블라우스에 감색 또는 검정색의 플레어스커트, 겨울에는 감색 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