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사대부고 2학년 학생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의 일부다. “저는 현장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저는 이 사실이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지금 저의 페이스북에는 친구들의 좌절, 애도, 분노, 그리움의 글들이 쏟아지고 저의 눈앞을 흐릿하게 가리고 있습니다. 허울만 바꾸고, 자신의 권위만 지키기 위해 친구들을 진정으로 생각하지 않는 어른들의 무책임한 행동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습니다. 기자들, 사실을 왜곡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사실 그대로 보도해주십시오. 더 이상 보낸 친구들을 더 아프게 하는 그런 짓 좀 그만해 주십시오. 또 이 사건에 관련 있는 모든 어른들, 진심으로 친구들을 생각하며, 책임이 있는 행동을 보여주십시오. 그것이 친구들을 조금이라도 편안히 보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일 것입니다. 이 사건을 우리의 진심어린 마음을 돈벌이로 생각하지 마십시오.” 연일 TV 뉴스와 라디오, SNS, 페이스북 등을 통해 공주사대부고 학생들의 해병대 캠프 사고를 보도하여 보고 듣고 있다. 예견된 인재사고로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고 안전수칙을 지켰더라면 하는 아쉬움과 어른들의 안전불감증에 자녀를 둔 엄마로서, 시민들을 위해 일하는 정치인으로서 아이
7월 21일의 일본 참의원 선거에서는 예상대로 아베 총리가 주도하는 자민당이 압승했다. 이로 인해 향후 금융시장에서는 대대적인 금융완화를 통한 엔저기조를 고수하고자 하는 이른바 ‘아베노믹스’가 계속해서 순풍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금 금융시장에서는 일본의 엔저와 고주가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큰 반면에, 소비세 증세를 축으로 하는 일본 재정정책의 행방과 신흥국 및 유럽의 신용불안 재연 등 해외정세에 대한 우려 역시 고조되고 있다. 따라서 아베총리가 금번 참의원 선거 압승을 통해 그의 정책 운영에 매우 유리한 정치적 환경을 조성하였다 하더라도 금융시장의 향후 일본 경기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에 따른 지금의 ‘리스크 온(risk-on)’ 양상이 언제까지 지속될지에 대해서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자민당이 금번 선거에서 압승함으로써 일본은 장기정권에 의한 정치적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중의원 해산이 없는 한, 국정 차원의 선거는 2016년까지 예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정치적 안정의 회복은 일본의 ‘소버린 신용력’을 받쳐주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아베정권은 금번…
여성친화도시란? 지역정책과 발전과정에 남녀가 동등하게 참여하고 그 혜택이 모든 주민에게 고루 돌아가면서, 주민의 삶의 질이 향상되도록 하는 정책이다. 1970년대 북미 여성들이 안전하고 편리하며 쾌적함을 갖춘 도시를 주장하면서 시작되었고, 1981년 캐나다 ‘밤길 안전하게 다니기’ 캠페인 실시 이후 90년대 정책수준에서 논의되고 2000년대에 접어들어 도시계획에서 여성친화를 접목하게 되었다. 여성친화도시는 여성이 돌봄의 기능을 담당해 온 전통적인 성역할 분담을 고수하는 것이 아니라 성인지적 관점에서 남녀가 생계와 돌봄의 의무를 함께 나눌 수 있는 사회적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을 지향한다. 더불어 여성의 권리를 복지와 노동권, 사회문화권으로 확장해 포괄적으로 고려하여 정책을 설계하는 것이다. 또한, 여성친화도시는 기존의 분리된 공간에서 관계성을 회복하는 도시, 경제적 생산 중심의 도시에서 살고 싶은 도시, 제한적 참여와 의사결정에서 벗어나 주민 모두의 평등과 다양성을 존중해 주는 도시로의 변화 방향을 담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0년대 중반 이후 신도시 개발에서 여성친화도시가 새로운 흐름으로 등장하였다. 여성가족부는 2006년 김포 한강신도
아파트 전세 시장이 심상찮다. 심상찮은 정도가 아니라 정상 궤도에서 벗어나도 크게 벗어나고 있다. 전세가가 매매가의 80%를 넘어선 지역이 허다하다. 그나마도 전세 수요 대기자는 넘치는데 전세 물건 자체가 끊긴 곳이 많다. 본보 22일자 보도에 따르면 광교, 동탄, 산본 등 경기도내 곳곳에서 전세품귀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한다. 이대로라면 가을 이사철이 시작되는 다음 달에는 상황이 더욱 심각해질 게 뻔하다. 그러나 정부는 전세가를 진정시킬 대책도, 전세가 수요를 감당하기 위한 대책도 전혀 내놓지 않고 있다. 지난 4·1 부동산종합대책을 통해 제시한 매매가격 떠받치기 정책 기조에만 매달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전세가가 높아지면 매매수요로 이동할 것이라는 근거 희박한 추정에만 기대고 있는 꼴이다. 전세가 급등에 대해서는 ‘목돈 안 드는 전세’라는 카드를 제시했지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그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전세가가 진정될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잘못된 정책 방향에 서민들 고통만 갈수록 커지고 있는 형국이다. 전세 품귀 현상이 지금처럼 지속되면 세입자의 선택은 두 가지밖에 없다. 점점 더 외곽 변두리로 옮겨 가거나, 월세 혹은 전월세
‘책 읽는 민족은 번영하고, 책 읽는 국민은 발전한다’(안병욱), ‘독서와 정신의 관계는 운동과 육체의 관계와 마찬가지다’(리처드 스틸 경), ‘독서만큼 값이 싸면서도 오랫동안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것은 없다’(몽테뉴), ‘방에 서적이 없는 것은 몸에 영혼이 없는 것과 같다’(키케로)….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동서양의 수많은 현자와 식자들이 책에 관한 수많은 명언들을 남겼다. 그 명언 하나하나가 모두 금과옥조(金科玉條)처럼 소중히 여길만하다. 그 가운데서도 철학자이자 수필가인 안병욱 선생의 말은 두고두고 새겨둘 만한 명언이다. 아마도 책읽기를 권장하지 않는 국가는 없을 것이다. 과거 분서갱유라는 고금에 없는 일을 저질렀던 중국 진나라를 제외하곤…. 유네스코는 1995년부터 매년 4월23일을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세계 책의 날)’로 정했다. 이와 함께 독서 출판을 장려하고 저작권 제도를 통해 지적 소유권을 보호하는 국제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아울러 ‘세계 책의 날(4월23일)’을 기념해 2001년부터 국제출판문화협회 등으로 구성된 전문가위원회를 열어 ‘세계 책의 수도’를 선정하고 있다. 그리고 대한민국 인천시가 유네스코 지정 ‘2015 세계 책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속도를 내고 있다. 6차 협상이 끝나고 중반전에 돌입한 상태다. 정부는 “이번 협상을 통해 우리 농산물의 민감성이 반영되도록 최선을 다했고, 협상의 성과는 1단계에서 2단계로 넘어갈 때 구체적으로 나타날 것”이라 했다. 또한 8월 말이나 9월 초쯤 중국에서 7차 협상을 열고 개방품목 비율을 정하는 1단계 협상을 끝낸 뒤 구체적인 개방품목을 정하는 2단계 협상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1단계 협상이 끝나면 2단계 협상은 빠르게 진행된다. 1단계 협상은 초민감·민감·품목의 비율을 정하는 과정으로 1단계 협상 결과가 나오면 개방 수준을 예측할 수 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 중 6차 회담의 내용은 중국측의 의도를 파악 할 수 있는 중요한 자리였다. 특히 금차 중국 측의 요구 내용 중 ‘지역화’는 우리농업에 있어서 직격탄이 될 수 있어 농업계가 우려하고 있다. 농업분야 협상은 ‘지역화’ 개념 도입 여부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지역화의 문제점을 짚어보자. 세계무역기구(WTO)의 동식물 위생 및 검역조치(SPS) 협약에는
‘사초(史草)’란 사관(史官)이 날마다 일어나는 역사적 사실을 기록한 사료다. 실록을 편찬할 초고(草稿)의 뜻이기도 하다. 사관은 승지(承旨)와 함께 왕의 옆에서 국정에 관한 모든 사항을 기록했다. 그리고 기록은, 왕과 신하들의 대화 내용은 물론 당시에 일어났던 주변상황까지 직필로 이루어졌다. 사관은 직필을 생명으로 여겼다. 따라서 사관이 되는 사람은 젊고, 기개가 높고, 지식과 학식이 많으며, 문장력을 겸비한 사람이어야 했다. 문과 급제는 기본이고, 집안도 좋아야 했다. 세파에 찌들지 않은 젊고 명문가로서의 자존심을 갖추고 있어야 직필을 할 수 있다고 믿은 것이다. 궁중의 모든 비밀을 보고 듣는 대로 직필한 사초는 사관이 가지고 있다가 실록 편찬 때 춘추관에 납부해야 한다. 만약 이를 어길 시 갖가지 형벌로 다스리기도 했다. 사초가 아무리 궁금해도 원칙적으로 왕을 비롯한 어느 누구도 실록을 편찬하기 전까지는 볼 수 없다. 역사왜곡을 못하게 하기 위해서였다. 실록은 왕이 죽은 직후에만 편찬했다. 실록편찬 초고인 사초 내용이 왕의 일거수일투족을 기록하다 보니 역대 많은 왕들이 재임 중 이를 보기 위해 춘추관에 갖가지 압력을 행사했다. 심한 경우에는 자신의 기록
여름이 시작될 무렵, 올해는 장마가 일찍 왔다 금방 끝나기 때문에 물이 짧을 거라고 했다. 그러나 초여름 날씨는 상상보다 더웠고, 칠월에 접어들면서 장마다운 장마가 시작되었다. 그것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중부지방에 집중 호우로 물폭탄을 쏟아 붓고 있어 가마솥더위로 고통 받는 사람들은 시원하게 한 소나기 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할 정도라고 한다. 나라가 크기나 하면 몰라도 땅 덩어리도 조그만 나라에서 이런 이변이 나고 있다. 하기야 여름철 소나기는 소의 잔등을 가르며 온다고도 했다마는…. 벌써 한 주일을 넘겨 매일 비가 오고 있으니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예전 같으면 빨래가 가장 큰 일이었을 테지만 지금은 성능 좋은 세탁기가 있어 급한 대로 해결을 하고, 젊은 사람들은 불편하면 불편한 대로 생활하고 있지만 마을 회관이나 이웃으로 마실 다니는 노인들의 발이 묶였다. 이맘때면 호박전도 부치고 감자범벅에 오이냉국으로 심심풀이를 하고 계실 때인데 티브이를 보시다가 그것도 시들해지면 방문을 열고 내다봐도 바깥출입을 하실 엄두가 나지 않아 서로 오라고 전화를 해도 소용이 없으니 이러다가 생병이 날 지경이라고 하신다.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 고령화 속도
태안 ‘짝퉁’ 해병대캠프에 ‘극기훈련’을 받으러갔던 고등학생은 공주사대부고 2학년생 198명이었다. 연례행사로 해병대 캠프를 선택한 학교의 의도는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캠프가 아이들을 강인하게 단련시켜 줄 것이다. 최소한 진짜 고생이 뭔지 맛보게 해줄 것이다. 군기 바짝 든 아이들은 다루기 쉽다. 그러나 생떼 같은 목숨 다섯이 싸늘한 주검이 되어 돌아왔을 뿐이다. ‘해병대 미신’이 낳은 비극이다. ‘남자다운 남자’ 강박증 큰 아들이 해병대에 입대한 직후 아내 몰래 인터넷에서 해병대 생활을 검색해보곤 했다. <마린이의 일기> 따위 코믹 터치 수기나 과장이 섞인 훈련무용담이 많았다. 그 중에 잠수복 차림으로 물속에서 식사를 하는 사진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저 자세로 밥을 먹는 게 정말 가능해? 해병대 애들은 전부 저런 훈련을 거치는 건가? 아들 생각에 눈물부터 쏟을 아내에겐 차마 보여줄 수 없었다. 휴가 나온 아들은 픽 웃었다. “그런 훈련은 특수한 애들만 해요.” 자신이 남자답다는 걸 확인해 보겠다며 입대한 아들은 훈련에 대해, 군 생활에
시어머님께서 또 병원에 입원하셨다. 올해 들어 세 번째다. 3월에 허리 수술을 받으신 후 당뇨로 인한 합병증으로 신장·심장기능이 약화되어 회복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본인도 무척 힘드시지만 옆에서 간호하는 아버님도 걱정이다. 병원에서 쪽잠을 주무시며 병수발을 드는 것은 젊은 사람도 견디기 힘든 일이다. 간병인을 부르자고 몇 번 권유도 해 보았지만 고집을 꺾기가 어렵다. 오랜 병수발로 의기소침해 있는 아버님은 두 차례의 뇌경색으로 뇌 개선제와 혈압약을 복용하시는데도 어머님의 간병은 꼭 자신이 아니면 안 된다는 아집이 대단하시다. 자식들도 좌불안석이다. ‘긴병에 효자 없다’는 옛말도 있지만 서로 눈치만 보며 불편한 심정을 애써 감추고 있다. 급속한 고령화와 함께 질병 및 의료구조가 변화하여 중증, 희귀난치병, 만성질환자들이 증가함에 따라 의료수요와 병원입원이 증가하고 있다. 여성의 사회진출, 핵가족화, 1인가구의 증가 등으로 가족에 의한 돌봄이나 부양기능이 갈수록 취약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중증, 희귀난치병, 만성질환은 가계 파탄, 빈곤층 전락, 우울증, 자살, 빈곤과 질병의 대물림하는 주요 원인으로 소득 양극화에 따라 저소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