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水原)시가 뜨겁다. 하루 앞으로 다가온 역사적인 ‘제19대 대통령’ 선출이 블랙홀처럼 국민의 관심을 빨아들여 결과를 앞두고 있지만 ‘물의 도시’란 도시명까지 전면에 내세운 ‘광교상수원보호구역’ 찬반 논란이 한창이다. 환경부가 지난달 17일 수원시의 수도정비기본계획 변경안에 대한 재작성 검토의견을 보내오고, 시가 광범위한 사회적협의기구를 구성하기로 했지만 뒷맛은 수원시가 ‘물의 도시’가 맞는가 만큼이나 씁쓸하다. 그러나 태어나서 지금까지 50여년 가까이 살아온 고향 수원시의 상징은 정작 물이 아니라 ‘화성’이다. 한때는 ‘효원의 성곽도시’로 불렸다. 어렸을 적부터 ‘물의 도시’가 아니라 ‘물이 귀한 도시’라는 말을 들어오긴 했다. 광교산에서 발원한 수원천이 도심을 흐르지만 물이 부족해 바닥을 드러내기가 일쑤였고, ‘만석거’를 제외한 광교저수지 등 수원시내 곳곳의 저수지들은 일제 식민지 참담한 수탈의 역사가 담긴 곳들이 아니던가. 지난 1949년 ‘시 승격
성남시티투어 ‘우리동네 만세’ 인기 질주 성남시티투어 ‘도시락(樂)버스’가 2017년 ‘우리 동네 만세’라는 주제로 지난달 15일부터 운행을 시작했다. 성남시 시티투어는 2015년 7월 첫 운행을 시작해 이제 3년차에 접어들었다. 경주나 대구처럼 관광자원이 많지도 않고, 서울이나 부산처럼 땅이 넓지도, 관광지라는 느낌도 없는 성남시가 시티투어를 시작할 당시에는 누가 타겠느냐며 의아해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나 막상 운행을 시작하니 은근 이용객들이 많다. 이유가 뭘까? 성남시로부터 그 이유를 들어봤다. 관광지 없는 성남시에서 지역과 함께하는 도시락(樂)버스 성남시의 도시락(樂)버스는 ‘도시가 즐겁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도시의 이미지가 강한 성남시지만 도시 속에서 즐길 수 있는 ‘거리’ 또한 많은 도시라는 것을 함께 전달하기 위해 도시락버스를 브랜드로 정한 것이다. 처음 이 버스를 운행한다고 했을 때 사람들은 성남시에 관광지가 어디 있냐고 묻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성남을 대표하는 관광지가 모란시장과 남한산성뿐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성남시에는
집 밖을 나서면 푸른 것들의 천국이다. 막 움을 틔우는 새순부터 푸릇해진 나무까지 산천초목이 평화롭다. 푸릇해진 나무와 거리의 한켠을 붉게 물들이는 영산홍이 어우러진 거리를 달려 동해로 접어든다. 긴 잠을 터는 고산지대와는 달리 낮은 곳은 꽃들의 천국이다. 왕 벚꽃이 소담스런 꽃을 꺼내놓은 옆으로 파도가 시샘하듯 몰아친다. 성급한 아이는 파도 속으로 뛰어들고 모래톱에 자신의 흔적을 남기는 연인의 모습이 예쁘다. 나도 저런 시절이 있었나 싶어 부럽기도 하다. 흘러간 시절이 빛바랜 영상처럼 파도에 물러섰다 되돌아온다. 설렘과 기대로 찾아가는 삼척, 삼척의 바다는 유난히 맑은 듯하다. 물 밑에 훤히 들여다보이는 바다와 동굴 그리고 국민관광지 무령계곡이 빚어내는 풍광이 좋아 가끔 찾는 곳이다. 이번 여행은 시누이와 함께 했다. 남편과 띠 동갑인 손 위 시누이다. 시댁식구와의 여행이라 좀 부담스럽기는 했지만 워낙 남편이 좋아하고 따르는 누님이다. 칠십 넘은 나이에 가급적 젊은 사람과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가족의 화합을 위해 애쓰는 모습이 고맙다. 부모님 돌아가시니 형제들 모이는 일이 줄었다. 명절이나 제삿날 등 경조사를 제외하고는 뭉치기가 쉽지 않다. 각자…
해마다 이맘때면 하얀 꽃이 피는 이팝나무. 처음엔 싸락눈처럼 듬성듬성 피다가 나중엔 함박눈처럼 소복하게 나무 전체를 뒤덮는 꽃은 보기에도 탐스럽고 향기 또한 좋다. 어쩌다 송아리로 핀 꽃이 똑똑 떨어져 바닥에 쌓이면 하얀 쌀처럼 보인다. 이팝나무란 이름이 붙게 된 배경중 하나다. 꽃이 많이 피면 벼농사가 잘 돼 이밥(쌀밥)을 원없이 먹게 된다고 그렇게 부르기 시작했다고 한다. 오래된 이팝나무가 있는 전국 어느 마을에 가나 “춘궁기에 굶어 죽은 자식의 무덤가에 이 나무를 심어놓고 죽어서라도 흰 쌀밥을 마음껏 먹기를 비는 부모의 애틋한 마음이 담겨 있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보릿고개라는 춘궁기 무렵 피기 때문에 예로부터 농촌 지역에서는 이팝나무의 꽃이 만발하면 풍년이 들고, 적게 피거나 시들면 흉년이 든다고 믿었다. 그래서 꽃이 필 때가 되면 나무 앞에서 꽃이 만발하기를 기원했다. 입하(立夏)를 전후해 꽃이 펴 입하목(立夏木)이라 부르는 이팝나무, 현재 영호남 지역에는 오래된 이팝나무가 많이 있다. 수령 수 백년인 10여그루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다. 구미 출신인 박정희 전 대통령은 특히 이 꽃을 좋아 했다고 한다. 고깃국과 함께 쌀밥을 먹어 봤으면 하던 배
모래성 /박설희 모래성을 쌓자 성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한 방의 파도로 모든 게 허물어져도 모래얼굴을 만들자 그가 들여다볼 모래꽃 노래 부를 악보까지 눈코입 지워져도 그뿐 물에 젖는 적막만 남는 무너뜨리는 자도 쌓는 자도 놀이니까 죽을 때까지 하는 놀이니까 -박설희 시집 ‘꽃은 바퀴다’ 우리는 정말 모래성을 쌓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비록 한 방의 파도로 모든 게 허물어진다 해도 우리는 모래성을 쌓아 가면서 생겨나는 즐거움과 환희와 행복을 맛볼 수 있다. 아니면 반대로 슬픔과 절망과 불행의 감정도 겪을 수 있다. 그러면 어떠랴. 그것이 어쩌면 ‘삶’인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니 ‘놀이’처럼 너무 아등바등하지 말자. 사랑하는 이가 들여다볼 수 있게나마 모래꽃인 모래얼굴을 만들자. 눈코입도 지워지고 적막만 남는다 할지라도 그뿐, 너무 서러워할 것도 노여워할 것도 없을 일이다. /김명철 시인
최근 ‘개헌’이라는 단어와 ‘지방 분권’이라는 단어가 TV나 신문에 자주 등장하고 있다. 지방분권이란, 말 그대로 중앙정부의 집중된 통치 권한과 재원을 지방정부에 합리적으로 위임하고 지방정부는 그 권한을 지역주민의 책임아래 직접 행사하는 체제를 말한다. 1949년 지방자치법이 제정된 이후 1995년 김영삼 정부에 들어서야 비로소 ‘풀뿌리 민주주의 전면 부활’을 제창하며 시작된 것이 현재의 지방자치. 그러나 그로부터 벌써 20여 년이 훌쩍 지났음에도 국가사무와 지방사무의 비율은 7:3에 머물러 있으며 국세와 지방세의 구조가 8:2의 비율로 권한과 재원이 여전히 중앙정부에 집중되어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그동안 지방정부가 중앙정부보다 높아진 것이라고는 재정재원인 세금을 쓰는 비율이 지방정부가 60% 수준까지 올라간 것이지만, 그 재원을 걷고 교부하는 권한 자체가 중앙에 있으니 허울좋은 수치에 불과한 것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지난해에는 지방재정 형평성 강화를 명분으로 지방재정제도 개편안을 강행처리하고 대선 공약으로 결정된 복지정채 소요비용의 상당부분을 지방정부로 전가하는 등 중앙정부 위주의…
5월의 황금 연휴가 시작됐다. 직장인들의 경우 4일만 휴가를 낸다면 무려 5일 간이다. 제19대 대통령선거의 투표일도 5일 앞으로 다가왔다. 미래를 이끌 나라의 지도자를 뽑는 투표에 기권해서는 안 된다. 정치를 불신한다고, 뽑을 후보가 마땅치 않다고 투표를 포기하는 것은 국민의 소중한 권리를 포기하는 것이다. 연휴기간이지만 그래서 4일부터 5일까지 이틀 간 사전투표를 할 수 있다.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선관위는 각 읍·면·동마다 각 1~2개소씩 사전투표소를 설치하며 사전투표소의 위치는 중앙선관위 홈페이지와 ‘선거정보’ 모바일 앱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사전투표는 별도의 신고 없이 신분증만 있으면 전국 어디서나 주소지에 관계없이 투표할 수 있는 제도로 전국 단위 선거로는 2014년 제6회 지방선거와 2016년 제20대 국회의원선거에 이어 3번째이며, 대통령선거에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2014년 제6회 지방선거의 사전투표율은 11.5%(전체 투표자수 대비 20.2%)였고, 2016년 제20대 국회의원선거의 경우 12.2%(전체 투표자수 대비 21.0%)의 투표율로 비교적 높은 편이다. 사전투표 참여율이 높을수록 이번 대통령선거의 투표율도 높을…
가짜뉴스란 ‘FAKE NEWS’라고도 불린다. 지난해 미국 대통령선거에서도 가짜뉴스가 판을 쳤다. 이를테면 프란치스코 교황이 트럼프를 지지한다고 발표했다거나, 힐러리가 국제 테러단체에 무기를 판매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가짜뉴스의 영향으로 인해 힐러리가 낙선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오는 9일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도 가짜뉴스가 나돌고 있다. 대표적인 게 문재인 후보가 공산주의자라든가, 안철수 후보가 신천지에 연루돼 있다는 것 등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1일까지 대선 관련 가짜뉴스가 모두 3만4천628건이나 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18대 대선(7천201건) 대비, 약 5배나 되는 것이다. 또 같은 기간 검찰에 입건된 선거사범은 264명이었는데 이 가운데 가짜뉴스 유포 행위 등 흑색선전사범이 32.2%나 됐다고 한다. 이 역시 18대 대선과 비교했을 때 81%가 증가한 수치다. 그런데 앞으로 가짜뉴스가 더욱 범람할 것으로 예상된다. 3일부터 실시하는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를 ‘깜깜이 선거’라고 부르는데 대체로 이 기간 동안 판세를 뒤집거나 유리하게 가져가기 위한 흑색선전과
경기도 최북단에 위치하고 있는 연천군은 휴전선으로 양분되어 31%(300㎢)는 북측, 69%(676㎢)는 남측으로 나뉘어져 있다. 서울시보다 1.2배인 면적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주민 수는 2016년 말 기준 4만5천907명에 불과한 인구 과소지역이다. 국가안보를 위해 군 전체 면적의 97.8%가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고 또, 수도권정비계획법으로 묶어 공장이나 대학 등 인구집중유발시설의 입지를 규제하고 있다. 이로 인해 매년 인구가 감소(1991년 5만5천868명→ 2011년 4만5천657명)하고 있고 공장등록 수가 중소기업 132개 업체에 불과하여 청년들은 지역을 떠나서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22.3%인 초고령화 지역이다. 또한, 재정자립도가 20.1%(유가보조금을 제외 시 11.7%)로 전국 최하위권의 낙후지역이다. 연천이 예전부터 이런 낙후지역은 아니었다. 고랑포구는 1930년대 북부 최대 무역항으로 전국에 8개 밖에 없던 화신백화점 분점이 있을 정도로 번창했으나 6·25 전쟁으로 모든 것이 파괴되었다. 하지만 연천은 DMZ안보·생태라는 희소성을 가진 자원, 구석기 유적과 신라 경순왕릉과 고구려의 호로고루성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