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 전에 캄보디아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공항에서 줄을 서서 입국절차를 밟고 있었는데, 제복을 입은 한 근무자가 이렇게 외치고 있었다. “1달러” “1달러”. 그게 무슨 의미인지 궁금했던 우리 일행은 1달러를 그에게 건네주었다. 그러자 그는 우리 일행의 팔을 잡아끌어서는 기다리고 있는 줄 맨 앞쪽에 넣어주는 것이었다. 그 절차가 끝나고 다음 수속을 밟기 위하여 다시 줄을 서자, 그가 또 나타났다. “1달러” 인도에 갔을 때의 일이다. 배를 타기 위하여 줄을 서고 있던 중이었다. 뒤를 돌아서 일행과 이야기하다가 다시 앞을 바라보니, 못 보던 사람이 내 앞에 줄을 서 있었다. 나와 눈이 마주치자, 그는 씩 웃어버린다. 그리고는 잠시 후 저만큼 앞 줄의 다른 사람 앞에 또 다시 가 서더니, 이내 또 다시 몇 줄을 건너서 줄을 섰다. 위 에피소드 상황에 대하여, 웃을 수만은 없는 것이 우리 현실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어렸을 때를 상기해 보면, 우리는 줄서기에 그렇게 익숙하지는 않았다. 버스정류장에서 버스가 오면 사람들은 구름처럼 버스로 몰려가기 일상이었고, 관공서에서 순서를 기다리다 보면, 불평을 늘
아침에 행궁재로 가기 위하여 차안에서 화성행궁을 바라보면 팔달산으로부터 가을이 들어오는 것이 가슴을 설레게 한다. 예술가에게 작품을 만들어 내는 스튜디오란 영혼의 쉼터와 같은 곳이다. 오랜 마음의 방황을 끝내고 쉴 수 있는 공간을 찾을 때 팔달산 중턱에 화성행궁이 언덕이 환하게 들어오는 이곳에 마음을 빼앗겼다. 실내전시는 물론 야외 설치미술까지 같이 할 수 있는 공간이면서 조금만 내려가면 사람들이 북적이는 공방길로 연결되지만 약간 언덕길에 위치해 있는 관계로 마음 먹어야지 올라올 수 있는 한적함이 무척 맘에 들었다. 인연이 닿아서 그런건지, 어쩌면 정조대왕이 행궁을 세울 정도의 명당이라 그런지 점점 안식과 평온을 찾아가기 시작하였다. 몇년 동안 2층을 개인 스튜디오로 쓰다가 너무 아름다운 공간을 나만 보고 있기에는 미안하고, 대중들하고 나누고 싶은 마음으로 2012년 복합문화공간 행궁재로 개관 준비를 할 때 동네 노인들이 말씀을 하셨다. 아름다운 은행나무, 밤나무 아래 평상이 너무 낡고 오래되고, 언덕이 가파라서 20년동안 겨울만 되면 노인들이 내려가지 못하고 집에 칩거하게 된다고. 행궁재 개관식때 오신 염태영 수원시장님께 주민들이 부탁드려 언덕위에 아름다운
정조의 삶은 그리 행복하지 않았다. 재위 기간 내내 왕으로서도 결코 순탄치 않았다. 아버지 사도세자의 비참한 죽음을 목격했고, 왕위에 오르기 전부터 끊임없는 암살 위협을 견뎌야 해서다. 덕분에 두려움을 극복하려는 의지와 집념은 누구보다 강했고 외로움을 견디기 위해 학문에 정진, 깊은 학식을 갖추기도 했지만 끝내 병마를 이기지 못하고 개혁의 꿈을 이루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나 더욱 그렇다. 그러나 군주로서의 치적은 실로 놀랍다. 특히 탕평정치를 통해 붕당을 타파하는 탁월한 정치력을 발휘했고, 사회 통합 및 경제 개혁에 힘을 아끼지 않았다. 역대 왕 중에서 가장 많은 행행(行幸:임금이 궁궐 밖으로 거동하는 의식)으로 백성의 민원을 직접 듣고 처리했으며, 신분 차별의 단서도 없앴다. 정조의 탁월한 리더십과 남다른 통치사상을 보여주는 것이 국가 대개혁 프로젝트인 ‘화성(華城) 축성’이다. 수원 화성은 익히 알려진 대로 당대의 실학정신과 미학, 혁신적 과학기술이 집약된 계획 신도시다. 정조는 화성 완공 직전인 1775년 어머니 혜경궁홍씨와 현륭원과 화성에 행차하는 행사에 나선다. 왕복 200리가 넘는 길을 행차하는 것은 조선왕조 역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었지만 어머니의…
목련나무 /김중 흔들리는 꽃잎 울렁이는 지붕 망설이는 신작로 쏟아지는 은빛 칼날…… 비수! 비수를 등에 꽃은 채 흐르는 검은 강물과 강물을 가슴에 꽃은 채 아픈 듯 웅크린 검은 땅 위에 목련나무 한 그루 배시시 피어나며 엄청나게 下血하네…… 흩날리는 하양 저 피톨들 너머, 안타까운 月下 멈추지 않는 저 月下의 분수 오래전부터 우리는 땅을 파헤치고 시멘트벽을 심어 아파트 숲을 만들었습니다. 새를 몰아내고 길고양이들을 몰아낸 자리, 그곳에 삶에 지친 육신을 눕히고 일으켜 세우며 생을 피워내다 스스로 생의 염증을 토해내곤 합니다. 그것도 모자라 우리가 저 강물에 저 땅위에 개발이라는 명목으로 비수를 꽃은 것입니다. 검은 물을 흘러 보내고 있습니다. 목련은 피기도 전에 강과 땅을 앓다가 하혈로 마무리하는 꽃을 피웠습니다. 우리가 그런 사람들입니다. 점점 돌아갈 곳이 없습니다. /김유미 시인
시민도 참여 분야별 분과회의 주기적 개최 아이 낳기 걱정 없는 다양한 안건 논의 저출산 극복 조례 제정 ‘대통령상’ 생애주기별 출산정책 新모델 기대 출산장려금 둘째 아이까지 확대 임산부 우선 ‘맘 편한 민원실’ 운영 1천여 공직자·시민들 ‘일심동체’ 출산율은 물론 인구유입까지 부푼 기대 “저출산은 대한민국의 명운을 좌우하는 가장 큰 구조적 위험이며, 절체절명의 과제입니다. 20년 뒤에는 현재보다 700만명이 줄어들게 되고….” 지난 8월 25일 정진엽 보건복지부장관은 ‘저출산 위기 극복을 위한 호소문’을 발표했다. 정 장관은 경제계는 물론 종교계, 교육계,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모든 가정을 향해 “젊은 사람들이 아기를 낳고 싶은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읍소하다시피 했다. 심각한 수준에 빠진 대한민국의 저출산문제가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이제는 단순 시술이 아닌 대수술을 해야할 때가 왔다는 신호다. 그러나 저출산을 일으키는 요소는 대한민국 사회 전반에 폭넓으면서도 뿌리 깊게 자리잡고
■ 의정부협동조합을 찾아서 이른 아침, 마을주민들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천연재료를 이용해 빵을 굽기 시작한다. 이렇게 정(情)이 담겨 만들어진 빵은 기부의 뜻을 품고 있는 기업들이 구입한 뒤 주위의 불우이웃들에게 전달된다. 이같은 나눔활동은 전국적으로 확산, 기부문화에 대한 인식 확장으로 이어진다. 주변 이웃들에게 ‘나눔의 빵’을 전달하고 있는 ‘의정부협동조합’이 꿈꾸고 있는 지역 공동체의 모습이다. 의정부협동조합은 노숙인 및 독거노인 등을 대상으로 조합에서 직접 만든 빵을 제공하고 있다. 또 주민들이 봉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최근에는 기업과 연계한 ‘나눔 프로젝트’에 나서며 활동범위를 확대하고 있는 추세다.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는 나눔을 전파하고 있는 의정부협동조합을 찾았다. 천연발효로 만든 ‘웰빙빵’ 노숙인·독거노인 등 불우이웃에 전달 빵을 통해 봉사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 학생·마을주민·공무원까지 봉사 참여 주민-소외계층간 소통창구 조성 성과 기업 연계 ‘1석3조 사회공헌 프로그램&rs
유정복 시장 “가고 싶은 인천, 살고 싶은 인천 만들 것” 지난 6월, 유정복 인천시장이 민선 6기 후반기 시정운영 방향을 ‘시민행복 더하기, 인천 주권시대 열기’로 선언하고 인천을 사랑하는 시민과 소통하며 ‘가고 싶은 인천, 살고 싶은 인천’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유 시장은 그 핵심과제로 민생주권·교통주권·해양주권·환경주권 등 4가지 주권을 제시했다. 이후 유 시장은 지난 9월, 그 첫 번째 핵심 과제로 시민의 행복을 최우선으로 하는 ‘민생주권’의 시대를 열어 인천의 복지수준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수요자 중심의 인천형 복지 모델을 발표했다. 노인층·어린이·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을 우선하고, 국내외 기업의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해 지역인재가 고용되는 선순환 경제구조를 구축한다는 것이다. 이에 유 시장이 300만 인천 위상에 걸맞은 복지와 시민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생활문화를 어떻게 이뤄나갈지 살펴봤다. 4가지 핵심 주권 중 첫번째 ‘민생주권‘-‘인천형 복지모
사람을 ‘울 줄 아는 짐승’으로 그린 시구에 깊이 끌린 적이 있다. 얼마 전 타계한 백수(白水) 정완영 시인의 표현인데, 여느 시구보다 여운이 길었다. 사람은 대부분 울 줄 아는 짐승임에 틀림없으니 새로울 것 없는 표현이라고 할 수도 있다. 보통 짐승들도 울 뿐만 아니라 오히려 웃음 보기가 더 어렵다는 점에서는 더욱 그렇다. 사실 우리는 ‘새가 운다, 귀뚜라미가 운다’고 예사로 말해왔듯 ‘노래한다’보다 ‘운다’가 몸에 더 배어 있는 표현이다. 그렇게 보면 ‘울 줄 아는 짐승’에 감동하는 게 과잉으로 비칠지도 모른다. 하지만 왜 놀라운 수사처럼 끌렸는지 짚어보면 고구마줄기처럼 생각을 줄줄이 매달고 나온 함축 때문이다. 운다는 행위 자체를 자기감정에 충실한 몸의 즉각적 반응으로 보면 울음은 일종의 무장해제라고 할 수 있다. 현대사회의 필수품처럼 되어버린 가면 따위를 벗어내는 눈물의 분출은 카타르시스 효과도 크다. ‘남자는 일생 세 번만 울어야 한다’느니 자기 검열을 가해온 사회적 억압 등을 생각하면 그런 힘은 더욱 크게 느껴진다. 그런
요즘 초등학교 앞을 지나다 보면 횡단보도 옆에 눈에 확 띄게 들어오는 곳이 있다. 바로 어린이 보호구역에 있는 ‘옐로카펫’이다. ‘옐로카펫’이란 국제아동인권센터가 고안한 디자인으로 횡단보도 근처에 눈에 확연히 들어오는 밝은 노란색으로 표시해 둔 곳으로 대체로 삼각형의 모양을 하고 있다. 길을 건너려는 아이들이 이곳에 서있을 경우 운전자의 눈에 잘 띄기 때문에 그만큼 사고예방에 효과적일 수 있다. 우리나라는 2013년 1만1천728건, 2014년 1만2천110건, 2015년 1만5천192건으로 아동교통사고의 수가 적지 않고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아동사망사고의 44%가 교통사고이고, 그 중 81%가 횡단보도 사고인 점을 미뤄볼 때 그 수치가 심각할 정도이다. 하지만 ‘옐로카펫’을 통해서 사고예방을 할 수가 있는 것이다. 이것을 설치함으로 인해 운전자의 시인성이 50~60% 이상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필자가 한눈에 이 노란 삼각형구역의 목적을 알게 된 것도 이 때문이다. ‘옐로카펫’ 위에 아이들이 서있다면 몇 명의 아이들이 서있는지, 갑자기 튀어나오는 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