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에포크(Belle époque). ‘아름다운 시대’라는 프랑스 말이다. 문학, 음악, 미술 등이 활짝 핀 19세기를 표현하는 말이다. 이 문화융성기를 주도한 건 단연 문학이었다. 쥘 베른, 빅토르 위고, 에밀 졸라, 보들레르, 모파쌍, 조르주 상드, 발자크, 플로베르, 스탕달. 이 뛰어난 작가들은 화가들, 작곡가들과 함께 모든 예술을 인류사상 최고의 경지로 끌어올렸다. 이 중 스탕달(Stendhal)은 프랑스인들에게 매우 중요한 인물이다. 그가 쓴 ‘적과 흑’은 바깔로레아(대학입학자격시험)에 자주 등장한다. 이 소설은 사회의 모든 계층을 넘나드는 활기찬 개인주의자 줄리앙 쏘렐(Julien Sorel)을 통해 역사적 과도기를 적나라하게 묘사했다. 하지만 이전의 스탕달은 무명에 본명은 앙리 베일(Henri Beyle)이었다. 그렇담 스탕달이란 이름은 어디서 연유한 걸까. 스탕달은 베일로 살던 1807년과 1808년 프랑스 동부 라인강 하구의 빌헬민 그리에쉐임에 살았다. 여기서 가까운 곳에 독일의 저명한 고고학자이자 예술비평가인 요한 요아힘 빙켈만의 고향인 삭사날(Saxe-Anhalt: 독일어 발음은 작센 안할트)이 있었다. 빙켈만을 존경했던 베일은 이 마을의…
미얀마 사태에 대한 무기력한 대응으로 한계를 드러내었던 아세안이 최근 아세안 플러스 3 및 동아시아 정상회의(캄보디아 프놈펜), G20(인도네시아 발리), APEC(태국 방콕) 등 열흘 동안에 걸친 연속 국제회의의 개최로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본 회의보다는 그 전후에 벌어지는 각국 정상들의 개별 회담에 시선이 더 집중되었고, 미중 정상회담은 그 중 백미를 장식하였다. 미중 양국은 그간의 팽팽하였던 대립과 갈등을 지양하고 경쟁(또는 협력) 관계로 나아갈 것임을 표명하였다. 또 3년 만에 한중 정상회담도 개최되었다. 미중 양국 사이에서 외교적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었던 우리에겐 단비와 같은 소식이다. 또한 바이든 대통령은 회담 후 "중국과의 신냉전은 필요하지 않다."라고 확언함으로써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후 짙어지던 신냉전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였다. 앞으로 세계질서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가? 향후 세계 질서를 이끌어 갈 패러다임은 경쟁 지경학으로 수렴할 것이다. 과거 신자유주의가 주도한 세계화 시대에서는 안보와 경제의 영역이 상대적으로 분리되어 있었다. 세계 각국은 절대적 경제 이익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두었고, 국가 간 상호 의존을 경제적…
경기북부는 경기도민들에게 아픈 손가락이다. 경기북부가 보유한 높은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군사 규제, 상수원보호구역 등 가혹할 정도로 중첩규제를 받은 데다,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중앙정부의 지원에서 소외당하는 등 오랜 세월 지역발전에 어려움을 겪어야 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는 재정자립도 전국 최하위, 낮은 수준의 도로 보급률 등 각종 지역발전 지표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경기 동북부 등은 인구감소와 재정 부족, 각종 규제로 인해 지역발전 기반이 상대적으로 취약해 특별한 지원과 배려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경기도는 도내 저발전 지역에 더 고른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도모하고자, 지난 2012년 경기도 지역균형발전 지원 조례를 제정, 5년 단위로 ‘지역균형발전 사업’을 추진해왔다. 우선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제1차 사업을 실시했다. 도민의 복지와 삶의 질 향상을 도모하고자, 양평의 중부내륙고속도로 강상 IC 설치, 가평군 핵심도시계획도로 개설사업, 연천 재인폭포 공원화 사업 등 도로․공원 등 도시 인프라 설치를 추진했다. 또 포천의 산정호수 관광 인프라 사업, 동두천 자연 휴량림조성사업 등 문화·관광 관련 사업을 추진해 관광객 유입을…
코로나 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후 1년 반 가량이 지났다. 3차백신접종 그리고 오미크론 대유행 후부터 지금까지 한의원에서 만나는 분들의 패턴이 흥미롭다. 대부분 “백신 다 맞았는데 코로나 19도 걸려 고생했어요.”라고 말한다. 나의 대답이 이어진다. “감염되지요. 코로나 19는 RNA바이러스죠. 특징이 변이가 계속 일어나요. 변한다는 겁니다. 백신은 변이 된 후에 만드니 백신을 만드는 속도는 바이러스가 변이 하는 걸 뒤따라 갈 수밖에요. 그래서 백신접종이 감염을 예방할 수 없지요. 그러면 ”저는 모르죠. 전문가가 아니니 어찌 알겠습니까.”라는 대답부터 “어떡해요. 직장에서 안 맞으면 안 된다고 했거든요.”라는 체념조나 혹은 “국가의 감염병에 대한 관리를 위해서 어쩔 수 없는 것 아닌가요?” 등 다양한 대답이 따라온다. 신기한 게 그다음은 거의 비슷하다. “그래도 안 맞았으면 더 심하게 앓았을까요? 하지만 다음부터는 안 맞으려고요.” 이런 풍경 속 최근에 어찌어찌 소개로 한약치료를 받아야겠다고 내원한 한 86세 할머님은 작년 2차백신 접종 후부터 크게 앓고는 입맛을 잃고 전신이 저리고 안 아픈 데가 없다는 표현이다. “앓기 전에는 정말 스무 살은 젊어 보인다
본보 25일자(1면, 7면)에는 악질적인 연쇄 성폭행범 박병화와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 관련 기사가 실렸다. 화성시가 최근 봉담 원룸에 입주한 박병화가 신청한 생계지원을 유보하기로 했다는 소식과, 조두순이 안산 와동의 집에서 선부동으로 이사할 계획을 철회했다는 내용이다. 박병화는 여성 10명을 연쇄 성폭행, 15년 옥살이를 마치고 지난달 31일 만기 출소해 화성시 봉담읍의 한 원룸에 입주했다. 이에 화성시와 주민들의 거센 퇴거요구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화성시는 즉각 “박병화 가족이 임대차 계약 과정에 위임장을 제출하지 않는 등 절차상 하자가 발견됐다”면서 계약을 무효로 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며 건물주도 당사자에게 퇴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출소 직후 봉담읍 초등학생 학부모 50여 명과 정명근 화성시장은 박병화가 입주한 원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 밀집지역인 이곳에 성폭행범이 거주하는 것에 결사반대 한다”고 외쳤다. 유치원과 초·중·고에 대학교까지 있는 아이 키우기 좋은 곳이었는데 매우 질 나쁜 연쇄 성범죄자가 거주한다는 소식에 “지역은 발칵 뒤집힌 상태”라면서 “박병화 퇴거”, “법무부 각성”, “아이 낳고 안전하게 살 수 있는 환경 보장” 등을…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탈리아 칸초네 3곡을 꼽으라면 산타 루치아, 돌아오라 소렌토로, 오 솔레미오가 아닐까 싶다. 가사를 몰라도 격정과 애수 가득한 멜로디가 심장으로 직진한다. '노래'라는 뜻의 칸초네는 이탈리아의 민요, 대중가요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세상의 모든 가요가 그렇듯이 사랑과 이별, 우정,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소재로 하고 있어 가사가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다. 번역해 가사를 들려주면 멜로디처럼 이국적이고 시적인 노랫말을 기대했던 이들은 살짝 실망한다. 그런 이들에게 이 노래들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준다. 산타 루치아의 이야기는 '전설의 고향'처럼 흥미진진하다. 4세기 초, 로마제국 시절, 시칠리아에 살던 처녀 루치아는 출혈이 멈추지 않아 죽어가던 어머니를 살리기 위해 성녀 아가다의 무덤을 찾아가 눈물로 기도한다. 기적적으로 어머니가 살아나자 루치아는 남은 삶을 예수님께 바치기로 하고 재산을 모두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준다. 문제는 루치아에게 결혼을 약속한 남자가 있었다는 것. 약혼자는 파혼보다 곧 제 손에 들어올 것으로 생각한 루치아의 재산이 날아가는 것에 분개한다. 그래서 집정관에게 그녀가 기독교도(당시 불법이었던)라는 것을 고발한다
안 그런 것 같지만 축구 영화는 사실, 그리 많지가 않다. 야구나 풋볼, 특히 복싱을 다룬 영화들은 많아도 축구는 그렇지가 않다. 물론 상대적으로 그렇다는 얘기이고 아주 인상적인 작품이 그리 많지 않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예컨대 야구 같은 경우는 로버트 레드포드가 주연을 맡았던 1984년 영화 ‘내추럴’ 같은 것이 있고 케빈 코스트너의 1999년 영화 ‘사랑을 위하여’ 같은 작품은 잊을 수 없는 야구영화…라기보다는 러브 스토리로 사람들의 가슴 속에 남아 있다. 배리 래빈슨이나 샘 레이미 등등 명장 감독들이 만든 영화이기도 하다. 물론 ‘사랑을 위하여’ 같은 경우도 케빈 코스트너의 앞 머리가 아직 남아 있을 때이고(웃자고 하는 소리이며 대머리 남성 분들 기죽지 마시라. 끝까지 사랑하고 연애하며 사실 수 있다.) 켈리 프레스턴이 유방암으로 죽기 훨씬 전의 일이다. 스포츠 영화는 스포츠가 앞으로 너무 나오면 안된다. 그러려면 그냥 TV 중계가 낫다. ‘내추럴’이든 ‘사랑을 위하여’ 든 영화 속에 음모와 범죄가 나오기도 하고 팜므파탈(요부)이 등장하기도 한다. 풋볼 영화인 올리버 스톤 감독의 ‘애니 기븐 선데이’ 같은 풋볼 영화는 광활한 경기장을 하나의 국가 영토처
생명은 죽음에 의해 완전히 소멸되는 것이 아니라 모습을 바꿀 뿐이다. 하루의 고뇌는 그날 하루로 족하다. 자신의 삶을 의혹과 공포 속에서 낭비하지 말라. 현재의 의무를 잘 수행하는 것이, 앞으로의 몇 시간 또는 몇 세기를 위한 최선의 준비임을 믿고, 열심히 자신의 일에 종사하라. 지금의 우리에게는 미래는 언제나 환상처럼 여겨진다. 중요한 것은 삶의 길이가 아니라 깊이이다. 문제는 삶을 지속시키는 것이 아니라, 모든 고귀한 영혼의 행위처럼 영혼으로 하여금 시간을 초월하게 하는 것이다. 우리가 최선을 다해 삶을 살고 있을 때 시간 같은 것은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는다. 예수는 영원한 생명에 대해 아무것도 설명하지 않았지만, 그가 끼친 영향은 세상 사람들로 하여금 시간을 초월하게 하여, 그들 자신을 영원한 존재로 느끼게 했다. (에머슨) 인간이 살고 있는 집은 부서지고 사라질 수도 있다. 그러나 영혼이 자신을 위해 깨끗한 사상과 선한 행위로 지은 집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으며, 그런 집에 사는 자를 해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류시 말로리) 내세를 믿을 수는 없지만, 현재의 삶이 불멸이라는 것은 믿어도 좋을 뿐만 아니라, 똑똑히 확인할 수도 있다. 불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