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공서·단체 관계자를 사칭해 물품 대리 구매를 부탁한 뒤 구매금액을 사취하는 범죄가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있다. 최근 수원에서도 가짜 공문서까지 동원한 유사한 사기 범죄를 시도했다가 발각돼 가까스로 미수에 그친 사건이 발생했다. 유사한 범죄는 지역을 불문하고 전국 각지에서 산발적으로 일어나고 있어서 뿌리 뽑을 적절한 대책이 시급하다. 어설픈 사기행각에 놀아나는 일이 가능하도록 하는 공직문화의 허점 여부도 세세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 최근 잇따라 발생한 군부대 사칭 사기와 유사한 수법의 수원시 공무원 사칭·공문서 위조 사기 사건이 발생했다. 공공기관 사칭으로 신뢰를 얻고 물품을 주분한 후 가상의 납품업체에 대리 구매를 유도하는 수법이다. 수원시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시에서 컴퓨터 판매업체를 운영하는 업자는 자신을 시 소속 주무관이라고 밝힌 사람의 전화를 받았다. 범인은 사무용 물품 견적을 요청하며 통화를 마친 후 시 명의로 작성된 ‘물품 구매 확약서’ 형식의 공문을 보냈다. 해당 공문은 가짜 공문이었다. 가짜 공문으로 컴퓨터 판매업자를 속이려 했던 범인은 “부서에 급한 사정이 있어 심장제세동기를 구매해야 하는데 기존에 거래하던 업체와 연락이 되지 않는다. 한
2023년 12월 발표된 '제1차 사회서비스 기본계획(2024~2028)'의 핵심 과제인 '스마트 사회서비스 시범사업'은 사물인터넷(IoT), 정보통신(ICT),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첨단기술과 돌봄 로봇을 활용한 사회서비스 모델을 지역사회에 확산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는 2024년 4월, 충남 당진시를 포함한 5개 지자체를 시범사업 수행 지역으로 선정하고, 6개 기업을 통해 스마트 기저귀(센서) 시스템, 노인건강·안전감지 스마트 조끼, 재활 로봇·자전거, 어린이 식습관 개선 푸드 스캐너, 노인·고독사 관리 AI 스피커, 치매 검진·예방 프로그램 등 여섯 개의 서비스 모델을 지역사회에 제공하여 그 효과를 검증하고 주민들의 이용과 확산을 유도하고 있다. 본 시범사업은 기술의 현장 실증 및 활용을 지원하여 복지기술이 연구 단계를 넘어 실제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는 사회서비스 혁신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하지만 2025년 현재, 예산 확보 등의 어려움으로 인해 추가적인 시범사업 모집 공고는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다만, 1차 시범사업의 성과 평가를 바탕으로 ‘26년에는 더 많은 기업들의 참여가 이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당내 경선을 거쳐 정당한 절차를 통해 대선 후보로 선출되었다. 정당이라는 정치 공동체 안에서 공정한 규칙을 따르고 그 규칙에 기반을 둔 지지와 책임을 감수하는 방식이었다. 그런데 경선 과정에 참여하지 않았던 한덕수 전 총리가 느닷없이 출마를 선언하며 경선을 통과한 김문수에게 단일화를 요구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내가 이길 수 있다.” 비슷한 상황은 역사 곳곳에 반복되어 왔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프랑스 축구 대표팀은 선수 개개인의 실력보다 감독의 판단과 정치적 고려를 우선해 대표팀을 구성했다. 수월성을 기준으로 한다는 명분 아래 팀워크와 내부 신뢰는 무너졌고 결국 선수들은 훈련을 집단 거부하는 사태에까지 이르렀다. 결과는 국가적 망신에 가까운 조별리그 탈락이었다. 축구는 단순한 기량의 경쟁이 아니라 팀 전체의 조화와 상호 신뢰가 바탕이 되는 스포츠다. 과정에 대한 신뢰가 없으면 팀은 하나로 뭉칠 수 없고, 분열된 팀은 이길 수 없다. 어떤 조직이든 마찬가지다. 1968년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는 절차를 무시한 정치가 얼마나 깊은 후유증을 남기는지를 보여준다. 당시 부통령이던 허버트 험프리는 단 한 번의 예비 선거(프라이머리)도
[ 경기신문 = 황기홍 기자 ]
중학교 교육환경이 망국적 학폭 풍조에 시퍼렇게 멍들고 있다. 지난해 전국 중학교 학교폭력 심의 건수가 1만 7000여 건으로 고등학교보다 두 배 이상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기도의 경우 학폭 심의 건수가 전국 광역시·도 중 세 번째로 높았다. 국민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 암울한 폭력문화의 그늘로부터 아이들을 지켜내기 위한 특단의 종합대책이 시급하다.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 종로학원이 지난달 30일 ‘학교알리미’에 공개된 전국 중학교 3295개와 고등학교 2380개의 학교폭력 심의 건수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중학교 학교폭력 심의 건수는 모두 1만 7833건으로 고등학교(7446건)보다 2.4배 높았다고 밝혔다. 2023년(1만 4004건)보다 무려 27.3% 증가한 수치다. 중학교 가해 학생에 대한 처분 건수는 3만 6069건으로 고등학교(1만 2975건)에 비해 2.8배 높았다. 중학교에서의 학교폭력 심의 건수는 전국 17개 시도에서 모두 전년보다 증가했다. 2023년 대비 지난해의 중학교 학교폭력 심의 건수 증가율은 경남이 40.0%로 가장 높았고, 대전 38.6%, 경기도 35.9%, 충남 35.0%, 경북 33.5%, 인천 30.
스승의 날 내력 6.25 내전이 끝난 직후, 온 나라가 가난하던 시절. 충남 강경여고에서 있었던 일이다. 등록금을 내지 못하는 학생들의 그 짙은 슬픔을 풀어주고, 기숙사에서 앓고 있는 학생에게 손수 죽을 끓여 먹이고 약을 달여준 교사가 있었다. 훗날 그 분이 연로하여 몸이 좋지 않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가 위로와 존경의 마음을 전했다.1958년이었다. 그 3년 뒤, 윤석란양이 병석에 누워 있는 은사를 돌보다가 퇴직교사들을 모셨다. 이 뭉클한 사연은 순식간에 충남 전체에 펴졌다. 충남 RCY는 ‘은사의 날’ 행사를 벌이게 되었다. 그 물결은 전국으로 확대되었다. RCY 전국 중앙회는 1965년 겨레의 큰 스승 세종대왕의 생일(5월 15일)을 스승의 날로 정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것이 스승의 날과 관련된 감동적인 역사다. 17살 소녀는 수녀가 되어 이웃사랑과 봉사를 소명으로 받아들이고 조용하게 지내고 있다고 한다. 이제 80살이다. 만인이 공교육 붕괴에 대해 절망하는 이 시대에 어느 날 모교를 방문한 수녀가 말했다. “학교는 여전히 아름답고 훌륭한 선생님들이 많습니다. 그것은 샘의 물이 마르지 않는다면 언젠가 마른 흙도 생명을 얻고 되살아나게 되는 이치입니다
[ 경기신문 = 황기홍 화백 ]
세계인의 존경을 받았던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종하셨다. 그는 인간이 공수래공수거임을 몸소 우리에게 보여주셨다. 신던 낡은 구두에 철제 십자가, 소박한 흰옷을 입고 장식이 없는 관에 누워 계셨다. 가슴이 찡한 이 영적 지도자의 장례 기간 동안 한국에서는 정치적 암투가 또 벌어졌다. 한덕수와 김문수 단일화 방식을 놓고 국힘의 한 의원이 새 교황 선출방식인 ‘콘클라베’를 거론했다. 이에 한 정치 평론가는 콘클라베가 무엇인줄 아느냐? ‘걸어 잠그다’라는 뜻이라며 말미를 흐렸다. 이 불편한 장면들을 목격한 필자는 콘클라베의 진정한 의미를 독자들에게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콘클라베는 어원적으로 라틴어 ‘cum clave’에서 유래한 ‘밀폐된 방’을 의미한다. 가톨릭교회에서 새 교황을 선출하기 위해 모인 추기경들은 투표 기간 격리된 방에서 지내야 한다. 전통적으로 추기경들은 투표 과정 동안 외부 세계와 단절된다. 이러한 고립은 교황청회의 중요한 요소이며, 이를 통해 교황청회의 신성하고 심의적인 성격이 강조된다. 스페인 왕립 아카데미에 따르면, ‘콘클라베’는 교황을 선출하기 위해 열리는 추기경 회의로 정의된다. 이는 고립의 물리적 측면뿐만 아니라 그 과정의 영적, 의례
우리 부모님 세대에는 자녀가 중학교나 고등학교에 진학하면 기념과 축하의 의미로 손목시계를 선물해주었다. 시계는 시간을 본다는 본질적인 의미 외에도 사회적 레벨을 암시하는 척도로 사용되기도 하였고 그것은 현재에도 그런 것 같다. 스마트폰이 일상화된 요즘은 시계의 본질적인 용도는 거의 폐기된 것 같다. 스마트폰과 연결하여 사용하는 스마트워치는 시간 뿐 아니라 우리의 삶을 기록하고 조정하는 역할까지도 한다. 디지털 시계는 현재라는 한 점을 정확하게 표시해주고 숫자를 그냥 읽으면 되기 때문에 시계 읽는 법을 배우는 어린이들이 선호할 수밖에 없다. 아날로그 시계는 60초가 1분, 60분이 1시간, 12시간이 반나절, 시침의 두 바퀴가 하루라는 복잡한 진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처음 시계 읽기를 배울 때에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런데 3개의 바늘을 가지고 있는 아날로그 시계 속에는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의 유기적인 관계가 잘 나타나 있음을 알게 되었다. 먼저 시계의 3가지 바늘 중에서 가장 쉬임없이 움직이며 일하는 것은 바로 초침이다. 그들은 한시도 쉴 수가 없다. 비록 연약하지만 초침의 부지런한 족적들이 모여서 분침을 조금씩 움직이게 한다. 몇 초는 정말 짧은 시간이
호숫가 정자에 앉아 있는데 호수를 건너온 아침햇살이 다가와 나를 꼭 껴안는다. ‘이게 자연의 품이겠지! 아니 생전의 어머니 품인가, 떠나간 아내의 체온인가?’ 5월의 아침햇살과 오후의 햇볕의 질감을 생각하게 된다. 참으로 오랫동안 느껴보지 못했던 자연의 품에서 아침햇살의 부드러운 감각을 온몸으로 느끼며 정자에서 일어나 걸었다. 호수를 뒤로 하고 한동안 걸으면 복숭아 과수원으로 이름난 ‘대지’ 마을이다. 그곳 풋마늘의 생명력에도 눈 주고, 마을회관 옆집 꽃밭에서 꽃들에게 눈을 주고 있었다. 그때 꽃집에서 나온 아주머니는 떡국이 든 큼직한 통을 들고 가더니 골목 입구 첫 집 낮은 담의 창문을 밀치고 할머니에게 음식 통을 건네고 미소를 지으며 돌아서 간다. 그래 저 모습이야! 사람 사는 맛이란 담장 위로 음식을 주고받는 정으로 소중한 이웃이 되고 고을 인심이 넉넉해지는 것이지- 생각은 고향에서 살던 우리 집과 이웃 사람들의 얼굴과 인정으로 가슴이 훈훈해졌다. 아파트로 돌아오는 길에서의 생각이었다. ‘인생은 부싯돌의 불빛처럼 짧다.’고 했다. 그렇듯 짧은 인생이 왜인지 지루하게 느껴진다. 나는 지금 오후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그것도 외로움과 다르고 쓸쓸함과도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