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보복 대행’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새로운 형태의 범죄다. 도내에서는 평택·화성·군포시 등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금전을 받고 타인의 주거지 현관문에 인분 등 오물을 뿌리거나, 스프레이로 낙서를 하고, 유인물을 부착하는 등 의도적으로 피해를 주는 범죄다. 이 자체만으로도 심각한 범법행위지만 더 큰 문제는 ‘윗선’의 지시에 의해 조직적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전문적으로 운영되는 조직이 있다는 말이다. 텔레그램을 통해 ‘복수를 대행해 주겠다’, ‘원한을 해결해준다’고 ‘고객’을 모집한 뒤 각종 방법으로 보복을 대신해주겠다고 홍보하고 있다. 구체적인 보복 방법도 제시하는 등 치밀하게 운영되고 있다. 개인의 분풀이를 이용해 돈을 벌고 있는 것이다. 지난 1월 시흥의 한 아파트 현관에 인분을 뿌리고 래커를 사용해 욕설 낙서를 하는 보복범죄가 발생했다. 경찰의 수사 끝에 행동대원 30대 남성을 검거했다. 그리고 경찰 수사과정에서 배달의민족 내부 고객 정보가 이들의 보복 범죄에 악용된 사실도 밝혀졌다. 고객 정보를 빼돌리기 위해 배민 외주사에 상담원으로 위장 취업시키고 지속적으로 상담 업무 외 목적으로 개인정보를 조회해 범행에 사용했다는 것이다. 수
[ 경기신문 = 박재동 화백 ]
경기지역에서 최근 일면식 없는 시민을 상대로 한 이른바 ‘이상동기 폭력(묻지마 폭력)’ 범죄가 잇따르며 시민 불안이 커지고 있다. 여성과 노인 등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하는 범행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면서 일상 공간의 안전에 대한 우려도 확산되는 분위기다. 좀 더 촘촘한 예방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가뜩이나 일상이 고달프고 힘겨운 계층의 위험을 방치하는 것은 안 될 말이다. 종합적인 예찰과 범죄방지에 주력해 이 불길한 흐름을 끊어내야 할 것이다. 지난 19일 오후 5시 15분쯤 성남시 분당구 오리역 인근에서 거리에서 30대 여성이 처음 본 20대 여성에게 흉기를 휘두른 뒤 달아났다. 경찰은 형사 등 50여 명을 투입해 CCTV 분석과 추적에 나서 약 4시간 30분 만인 오후 9시 50분쯤 용인 자택에서 혐의자를 붙잡았다. 조사 결과 30대 여성은 술에 취하지 않은 상태로 “소음과 버스를 잘못 탄 것에 대한 짜증”과 “누군가 자신을 해칠 것 같았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지난 11일에는 안산시 단원구 선부역 일대에서 40대 남성이 주차된 차량에 타고 있던 같은 40대 남성을 이유 없이 폭행하고 이를 말리던 약사를 흉기로 위협했다. 경찰은 다음 날
아버지의 딸이라는 사실을 증명하는 데 70여 년이 걸린 사람이 있다. 1947년부터 1954년까지 제주 인구 10분의 1을 앗아간 4·3, 그 비극의 한가운데서 태어난 고계순 씨의 이야기다. 올해 일흔일곱인 그는 태어나서 한 번도 아버지의 딸이었던 적이 없다. 호적상으로 그렇다는 뜻이다. 1948년 6월 제주에서 태어난 그는 출생신고가 이뤄지기도 전인 그해 12월, 아버지 고석보 씨를 잃었다. 남겨진 가족은 갓난아이의 호적을 작은아버지 밑에 올렸다. 4·3 희생자의 유족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 어떤 불이익이 닥칠지 모를 시대였다. 아버지를 잃은 것도 모자라, 아버지의 딸이라는 사실마저 지워야 했다. 다만 작은아버지는 족보에만큼은 고계순 씨를 친아버지 밑에 올려놓았다. 호적에서 지운 이름을 족보에서라도 지키려 한 것이다. 우리는 이 비극을 흔히 이념 갈등이나 국가폭력이라는 무거운 틀로 기억한다. 그러나 그 틀 안에는 갓 태어난 아이가 아버지의 이름 석 자조차 물려받지 못한 삶이 있다. 역사는 숫자로 기록되지만 그 숫자 하나하나가 누군가의 부모이고, 누군가의 빼앗긴 어린 시절이다. 지난 2월, 고계순 씨는 70여 년 만에 아버지의 딸로 돌아왔다. 제주4·3위원회가
보험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여전히 적지 않은 편견이 자리 잡고 있다. 많은 사람들에게 보험은 ‘넣은 돈보다 돌려받지 못하는 상품’, 혹은 ‘권유에 의해 억지로 가입하는 금융상품’으로 인식된다. 특히 경제적 여유가 크지 않은 이들에게 보험료는 매달 빠져나가는 고정 지출로서 부담스럽게 느껴지기 쉽다. 이런 인식은 보험을 멀리하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다. 그러나 이러한 시각은 보험의 본질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데서 기인한다. 보험은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투자 상품이 아니라, 예기치 못한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사회적 안전장치’다. 다시 말해, 보험은 이익을 남기기 위해 가입하는 것이 아니라, 감당하기 어려운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보험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 중 하나는 “결국 손해 보는 장사”라는 생각이다. 실제로 아무 일 없이 보험 기간이 지나면, 납입한 보험료가 아깝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사고나 질병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보험의 가치는 ‘받은 돈의 크기’가 아니라 ‘위험을 대비하고 있었다는 사실’ 자체에 있다. 또 다른 편견은 “젊고 건강할 때는 필요 없다”는 인식이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사고나 질병은 나이나
[ 경기신문 = 황기홍 화백 ]
지난 3월 9일 호주 시드니 파라마타의 웨스턴 시드니 스타디움에서는 약 300명 남짓한 호주 교민과 한국에서 날아간 응원단들이 거의 9000명에 이르는 중국 관중에 맞서 목이 터져라 응원을 펼쳤다. AFC 여자축구 아시안컵 B조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로 FIFA 랭킹 9위 북한과 전 대회 우승팀 중국이 조 1위를 놓고 치열한 승부를 펼쳤다. 호주에서 2026 AFC 아시안컵 여자축구대회가 열리고, 여기에 남북한이 참가한다는 소식을 접한 호주 동포들은 2026년 1월부터 호주 동포응원단을 꾸리는 여정을 시작하였다. 그리고 여기에 한국에서 간 응원단이 3월 8일 합류하면서 한국과 조선(북한)여자축구팀 공동 응원단이 구성되었다. 호주 동포사회는 이미 오래전부터 남북 화합에 많은 관심을 갖고 노력해 온 전통이 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분단 이후 최초로 남북 공동입장이 이루어진 것은 널리 알려져 있지만, 이미 훨씬 전에 시드니에서 스포츠로 남북 화합이 이루어진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1989년 3월 21일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 경기장에서는 세계아이스하키 선수권 C풀 대회 4일째 경기로 남북한 경기가 열렸다. 경기에서는 7대4로 북한이 승리하였지만, 이날
최근 나는 비영리조직에서 15년째 일하고 있는 NGO 후배와 통화하다가 그녀가 자신이 일하고 있는 단체에서 십수 년 전부터 시작한 유산기부 운동이 드디어 한국형 ‘유산기부법 레거시 텐(Legacy 10)’ 으로 입법발의했다는 얘기를 듣고 만감이 교차했다. 그동안 그녀가 우리나라 유산기부 운동의 제도화를 위해 불철주야 뛰어다닌 것을 누구보다 옆에서 지켜봐 왔기 때문이다. 나는 얼른 신문 기사들을 찾아보았다. “지난 3월 20일 ‘한국형 레거시 10(Legace 10)’ 도입을 포함한 상속세 및 증여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여야 의원들의 공감대 속에 국회에 발의됐다. 해당 법안은 초고령 사회와 1인 가구 증가 등 인구 구조 변화 속에서 가계에 묶여 있는 자산을 사회적 가치로 환원할 수 있도록 유산기부를 활성화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유산기부 세액공제법안이 통과될 경우 국내 기부문화에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영국은 2012년 ‘레거시 10’ 제도를 도입해 유산의 10% 이상을 기부할 경우 상속세율을 40%에서 36%로 낮추는 세제혜택을 제공해 왔다. 이 제도는 기부 확대에 기여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유산기부는 단순 분배를 넘어 ‘사회적 상속’으로
3월엔 전국 곳곳에서 107주년 3·1절 기념행사가 열렸다. 일제의 통치에 반발한 의거가 일어난 경기·인천 지역들에선 기념식과 함께 시위행렬 재현, 기념 공연 등 다채로운 형식의 행사들이 펼쳐졌다. 1919년 3월 1일부터 시작된 항쟁을 단순한 ‘독립운동’이 아닌 ‘역사적 혁명’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사회적 논의도 벌어졌다. 지난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3·1운동을 3·1혁명으로’ 토론회가 그중의 하나다. 김준혁(민주·수원정) 국회의원이 국회 역사정의포럼, 권칠승·문정복·박성준·부승찬·강경숙 의원, 민족문제연구소와 함께 주최한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3·1운동’이라는 표현을 ‘3·1혁명’으로 격상할 필요성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경기신문 2026년 3월 24일자 3면, ‘‘3·1운동’을 ‘3·1혁명’으로…국회, 명칭 격상 논의 본격화’) 이날 토론회에서는 독립운동과 임시정부, 헌법 제정 관련 역사 기록, 각종 선언문과 제헌국회 회의 등에서 ‘3·1혁명’이라는 표현이 사용됐음을 확인했다. 이어 방학진 민족문제연구소 기획실장, 정철승 변호사(독립운동가 윤기섭 후손), 변성호 조선대 박사후연구원(서울대 국제문제연구소 객원연구원)이 참여해 3·1혁명으로 격상해야…
우리나라가 세계 10대 강국이면서도 안전후진국이란 말을 아직 듣고 있다. 안전선진국이 되려면 먼저 안전문화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 안전문화는 구성원들이 공유하는 기본가정으로서 안전보건프로그램 운영방식을 결정짓는 가치, 태도, 역량, 행동유형이다. 제임스 리즌은 안전문화 구성요소를 높은 지식과 정보 공유, 자유로운 보고, 공정성, 유연성, 학습조직이라고 하였다. 안전문화가 정착되지 않으면 개인과 가정의 불행, 기업과 사회의 엄청난 부담 및 국가 경쟁력 약화로 이어진다. 안전문화 개념은 체르노빌 원전사고(1986.4.26-사망 5,772, 부상 70만 명)를 계기로 등장하였다. 경영층은 직원의 보고를 무시하고, 수년 간 제기된 문제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였다. 사고 당일, 근무자가 냉각펌프 작동 상의 문제점을 보고하였으나 묵살했고, 다음 근무자에게 인수인계하지 않았다. 급기야 한밤중인 오전 1시에 발전소가 폭발한다. 사고 발생 30시간 후 주민을 대피시키고, 언론과 관공서에 알리지 않았다. 국제원자력기구는 안전문화의 특성을 다음과 같이 다섯 가지로 제시한다. 안전은 절대적 가치이며, 안전 리더십을 확립해야 하며, 명확한 책임 소재와 안전이 실제 업무와 연계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