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육체적 생명은 참으로 깨닫기 어려운 듯 보이지만, 잘 관찰하면 그야말로 변화의 연속이다. 그러나 극히 어린 시절에 일어나는 그 변화의 시작과 죽음을 동반하는 그 끝은 인간의 관찰이 미칠 수 없는 것이다. 정말 잘 들어 두어라.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래도 남아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누구든지 자기 목숨을 아끼는 사람은 잃을 것이며 이 세상에서 자기 목숨을 미워하는 사람은 목숨을 보존하며 영원히 살게 될 것이다. (예수) 생명은 끊임없이 그 겉모습을 바꾼다. 사물의 겉모습밖에 보지 않는 무지몽매한 인간만이 일정한 형태의 생명을 가진 존재가 사라지면 생명 자체가 소멸했다고 생각한다. 실은, 일정한 형태의 생명이 사라지는 것은 오로지 새로운 형태로 나타나기 위해서이다. 애벌레가 사라지고 새롭게 나비가 되어 나타난다. 어린아이가 사라지고 대신 청년이 나타난다. 동물적인 인간이 사라지고 새롭게 정신적인 인간이 나타나는 것과 같다. (류시 말로리) 도토리는 가지, 잎, 줄기, 뿌리, 즉 모든 외형, 모든 고유한 형태를 잃었지만, 그 속에 자신이 포기한 모든 것을 되찾을 수 있는 생산력을 간직한 상수리나무 자체가 아니고 무엇이겠는
해양수산부는 권역별 해양 특색에 맞는 해양레저관광 인프라 시설 건립을 추진 중이다. 전국을 7개 권역으로 나눠 누구나 집에서 2시간 내의 거리에서 다양한 해양레저를 즐길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도내 시흥시를 포함한 5개 지방정부를 사업시행자로 선정했다. 시흥시에는 2024년까지 총 90선석의 계류시설과 3층 규모의 클럽하우스를 갖춘 마리나항만이 시화호 거북섬에 들어선다. 여기에 드는 전체 사업비 336억 원 가운데 절반인 168억 원을 해수부가 지원하며 도비 51억 원, 시비 117억 원이 투입된다. 시흥시는 이 사업이 완료되면 인근의 아쿠아펫랜드, 해양생태과학관, 거북섬 복합리조트, 스트리트몰2 등의 관광자원과 함께 지역 경제에 큰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해양레저관광 집적지(클러스터)가 조성된다면 시흥시는 우리나라의 대표 해양레저 관광도시로 발돋움하게 될 것이다. 아울러 경기도 내에 이미 조성돼 있는 화성의 전곡 마리나, 제부 마리나와 김포 아라마리나 시설과 더불어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지난 5일 시흥시 거북섬 일원에서 열린 해양레저관광거점 조성 사업 착공식에서 김동연 지사도 “시화호가 생명과 자원의 보
인간은 동일한 사건을 다르게 해석하는 존재이다. 처해있는 상황이 제각기 다른 탓이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 발생한 사건은 부풀리거나 축소되는 등 각색되어 전혀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다. 이를 라쇼몽 효과라고 하는데 일본의 세계적 거장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동명 영화에서 유래했다. 『라쇼몽』은 무사(사무라이) 부부가 산길을 가다 산적에게 붙잡혀 벌어진 일을 저마다 다르게 진술하는 단순한 영화다. 그러나 사실이 미궁에 빠져 인식에 어떤 까닭이 있어선 지를 묻는 심오한 영화이기도 하다. 산적은 당당하게 결투를 벌여 무사를 죽였다고 진술한다. 반면 무사 아내는 산적에게 겁탈 당한 자신을 경멸하는 눈빛으로 쳐다보았기 때문에 남편을 죽였다고 말한다, 죽임 당한 무사는 무당의 말을 통해 (수치심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주장한다. 무사의 죽음만이 팩트인 것이다. 라쇼몽은 팩트를 주관적으로 비트는 인간의 심리를 잘 포착해 낸 영화다. 하지만 우리는 라쇼몽을 비웃기라도 하듯 없는 사실을 마치 있는 것처럼 기정사실화하는 '팩트 가공' 시대에 살고 있다. 우스꽝스런 이 가공은 비이성 그 자체이지만 철석같이 믿는 사람들이 많아 가히 주술적이다. 이른바 '청담동 술자리'는 팩
지난 12월 1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전체 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민주당이 단독으로 정보통신방송 소위원회에서 통과시킨 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을 안건조정위원회에 회부할 것을 요청했다. 국민의힘은 해당 법 개정안들을 소위에서 민주당이 단독으로 통과시킨 것처럼, 전체 회의에서도 민주당이 다수결로 해당 안건을 처리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이를 저지하기 위해 안건조정위원회 회부를 요청한 것이다. 현행 국회법에 따르면, 안건조정위는 6명으로 꾸려지고 제1당이 3명, 나머지는 “제1교섭 단체에 속하지 아니하는” 3명으로 구성된다. 이는 이견을 대화와 타협을 통해 조정하라는 안건조정위원회의 설립 취지를 제대로 살리기 위한 조항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 국회법 제57조의 2에는 “(안건조정)위원회는 이견을 조정할 필요가 있는 안건을 심사하기 위하여 재적 위원 3분의 1 이상의 요구로 안건조정위원회를 구성하고 해당 안건을 제58조 제1항에 따른 대체토론(대체토론)이 끝난 후 조정위원회에 회부한다”고 규정돼 있다. 안건조정위는 “이견을 조정”하기 위해 존재함을 명확히 하고있는 것이다. 이 조항은, 이견을 조정하는 과정에
귀여운 5살 남자아이가 진료실 진찰 침대에 누워있다. 추운 날씨지만 진료실 안은 따뜻하고 난방기가 빵빵하게 가동 중인데 아이는 마스크를 얼굴 가득히 덮어쓰고 누워 눈만 빼꼼히 내고 쳐다본다. 자 “혀를 메롱 할 때처럼 내밀어 보세요”.라고 마스크를 잠깐 내렸다. 설진(舌診; 혀의 색 등을 살피는 것으로 한의학의 진단법 중 하나이다.) 후 여긴 안전하니 “답답하면 마스크 벗어도 되어요”라고 말했다. 아이는 웬걸 놀란 눈으로 마스크를 다시 코 위 깊숙이 쓴다. 괜찮다고 해도 멀뚱멀뚱 바라보기만 한다. 문득 이 아이가 어린이집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쯤 코로나 19가 시작되었다. 아이가 바라본 세상의 모든 사람은 마스크를 끼고 있었다. 어린이집에서 아이가 지켜야 할 필수 규칙에 마스크 잘 쓰기가 있었고 교육받으며 혹 벗었으면 지적을 받았겠다. 더 설명하려다가 아이가 혼란스러울까 봐 말을 거둔다. 하루 종일 쓰고 있느라 정말 답답했을 텐데. 어른으로써 좀 더 행동하지 못한 미안한 마음이 남는다. 장기간의 마스크 착용이 아이들의 언어발달을 비롯한 신체적 정서적 발달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한 연구들이 스쳐 지나간다. 마스크의 실익이 없다는 주장이 여러 경로로 제기되었는데
예기치 못한 이태원 대형참사로 시민 안전에 관한 관심이 고조된 가운데, 경기도 내 주유소 등 ‘위험물 제조소’의 안전의식이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매년 1회 이상 위험시설 정기 점검을 실행해 결과를 소방서에 제출하게 돼 있으나 지난 10월까지 제출한 사업장은 전체의 65.3%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번 사고가 났다 하면 대형 피해가 우려되는 위험물 제조소의 안전의식 제고가 시급하다. 고질적인 무사안일 의식을 끊어낼 방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가 도내 의약품이나 화학물질·유류 탱크·주유소 등 위험물 제조소 보유 사업장 정기 점검 대상 1만1521개소를 파악한 결과, 지난 10월 말까지 관할 소방서에 점검 결과를 제출한 곳은 7531개소로서 접수율이 65.3%에 그쳤다. 미제출 사업장 비율이 3곳 중 1곳꼴인 34.7%에 달한다는 얘기다. 지난해 10월부터 전면 시행된 ‘위험물안전관리법’에 따르면 위험물 제조소 보유 사업장은 매년 1회 이상 위험시설 정기 점검을 실행하고 결과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일상생활 속으로 깊이 파고든 화학물질의 위험성을 생각하면 우리는 늘 시한폭탄을 안고 사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지난해 유해화학물질로 인해 발생
현대차, 포스코, LG, 삼성전자 등 유수의 대기업들이 공개채용에서 수시채용으로 인력채용 방식을 전환했다고 한다. 공개채용 폐지에 대한 우려도 있을 수 있지만, 미래적 관점에서 본다면 수시채용이 회사뿐만아니라 구직을 희망하는 청년들에게 더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회사가 구인의 필요성이 있을 때, 신속하게 그에 적합한 직원을 채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이야기다. 수시채용은 인력 수요가 발생했을 때 바로 채워주는 방식으로 직무와 관련된 사람을 바로 채용공고를 통해 충원한다. 특별채용 아니냐는 오명도 쓸 수 있는데, 혈연, 지연, 학연의 굴레에 취약한 부분이 있어서다. 그러나 선진국의 경우에는 검증된 인력을 채용하는데 수시채용을 가장 효율적 방편으로 선호한다. 통합공채의 경우는 효율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에는 거리가 멀다. 합격자의 성적, 적성, 성향 등을 분석해야되고 연수 또는 교육을 거쳐 직무에 임하기까지 시간이 너무 많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지난 12월 1일 기획재정위 소관 2023년 예산안 심의중 경기도가 2015년부터 공공기관 통합공채를 시행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됐다. 시대의 흐름에 역행한다. 신입사원들이 똑같은 날 입사를 하더라도 나이, 개인적 사정에 따
홈쇼핑으로 충동구매한 후 물건 받아보고 반품한 경험들 있을 것이다. 대통령도 반품할 수 있으면 참 좋겠다. 반품이 가능하면 진보든 보수든 각 당들이 결사적으로 후보를 엄선할 것이다. 요즘 대한민국 정치를 한마디로 압축하면 검찰 정치다. 취임 100일 기념 기자회견의 내용이다.소득주도성장을 폐기했다. 탈원전정책을 폐기했다. 한미동맹을 재건했다. 지난 정부의 일은 다 없애고 정상화시켰다는 내용뿐이다. 중요한 건 100일간의 국정경험을 통하여 앞으로 5년간의 비전과 로드맵을 제시하는 국정 청사진이 없다는 점이다. 검사는 직업 특성상 과거 단죄에 익숙하다. 평생 범죄수사와 법적용을 고민하다가 국가미래를 설계하는 게 쉽지 않다. 검사와 정치인은 지향점이 과거와 미래로 다르다. 또 법치가 능사는 아니다. 법 집행자로서 법치를 지고의 가치라고 생각한다면 그냥 검사하면 된다. 검사 출신 홍준표 시장은 “11년간 검사하다가 정치권에 들어왔는데 그 곤조 빼는데 8년이 걸렸다”라고 말했다.범죄수사만을 하던 검사가 정치인으로 변신하는 게 참 어렵다는 말이다. 윤 대통령은 검사 말곤 해본 적이 없는 초보 정치인이다. 조선일보 김대중 칼럼 내용처럼(2022.8.16) 어쩌다 대통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