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가족이나 지인이 풍수해·지진재해보험을 대신 가입해 주는 ‘타인에 의한 가입’을 전국 최초로 도입하고 ‘보험 선물하기’ 캠페인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기후 위기로부터 도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지난 3월부터 전국 최초로 기후보험을 시행한 데 이은 조치다. ‘안전’에 관한 보험은 전적으로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현상이 가장 뚜렷한 분야다. 노약자, 영세민, 취약계층 복지 확대에 기여하는 건강한 기부문화로 발전돼 가길 기대한다. 풍수해·지진재해보험은 태풍, 호우, 지진 등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를 보장하는 정책성 보험으로 국가가 일부 보험료를 지원한다. 보험은 본인이 직접 인터넷이나 보험 설계사를 통해 가입하는 구조로 운영되기 때문에 고령층 등 정보 취약계층은 가입 자체가 쉽지 않았다. 도는 메리츠화재와 협력해 ‘타인에 의한 가입’ 시스템을 도입했다. 가족이나 지인이 대신 보험에 가입할 수 있게 해 정보 접근이 어려운 취약계층의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이와 관련해 도는 ‘보험 선물하기’ 캠페인도 전개한다. “연 1만 원으로 안전을 선물하세요”, “부모님께 드리는 효도 가입” 등 공감형 메시지를 통해 도민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할 예정이다. 또…
‘커뮤’는 ‘인터넷 커뮤니티’의 줄임말이다. 주제별 게시판 형태로 구성된 이 공간은, 익명으로 글을 쓰고 댓글을 달 수 있는 온라인 모임이다. 취미, 게임, 정치, 연애, 뉴스 등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이 모여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는다. 스마트폰과 함께 일상 깊숙이 자리 잡으며 이제는 여론의 흐름까지 바꾸는 힘을 갖게 됐다. 누군가는 소속감을 느끼고 또 누군가는 자신이 놓쳤던 정보나 감정을 되찾는다고 말한다. 최근 TV 대선후보 토론에서 이준석 후보가 한 발언도 이와 관련이 있다. 그는 성적으로 노골적이고 여성 비하적인 글을 인용하며, 그것이 여성혐오에 해당하느냐고 다른 대선 후보에게 질문했다. 공중파 생방송에서 나온 이 발언은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시민사회는 이 후보가 커뮤니티 여론에 과도하게 영향을 받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실제로 해당 표현은 특정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유통되던 자극적인 글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현실 정치를 논의하는 장에 온라인 유행어와 자극적 프레이밍이 그대로 유입된 것이다. 익명성과 속도감, 그리고 정서적 동질감을 무기로 삼은 인터넷 커뮤니티는 이제 단순한 정보 공유의 장을 넘어 정치 감정의 증폭 장치가 되고 있다. 문제는 이들
이재명 후보는 투표일을 이틀 앞둔 지난 6월 1일, 한 유투브 방송(스픽스)에 출연하여, 초등학교 마치고 공장에 취직해야만 했던, 얼마 후 산재로 장애를 입어야 했던, 그러고도 ‘공돌이’ 신세를 면치 못했던 그 소년을 만나면 제일 먼저 무슨 말을 하고 싶은가, 묻는 앵커의 질문에 울컥하고 눈시울을 붉히면서, “꼭안아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 순간, 착하고 다정한 민초들 모두 울컥했다. “그 꼬맹이를 공장에 데려다 주려고 이끌어 가시던 어머니 얼마나 마음이 얼마나 아프셨겠어요. 나이 들어 지금 그날을 생각하면 내 마음이 더 아파요. 공장으로 가는 출근길, 등교하는 학생들을 마주치면 마음이 무척 힘들었습니다. 아침 햇살에 반짝이는 그들의 교복이 부러웠고 내가 입은 회색 작업복이 너무나 초라하게 느껴졌죠. 특히 같은 또래의 여학생들을 마주치면 어디든 숨고 싶었습니다.” 어떤 면으로 보면, 교복은 개성과 자율성을 억압하고 창의성을 훼방하는 상징이기도 하다. 군복과 ‘4촌’이다. 집단을 관리하는 대표적인 통제기술이 유니폼을 입히는 것이다. 독재자 전두환이 교복 자율화를 선언한 것(1983년)은 일종의 술수였다. 그러나 그 정치적 효과는 작지 않았다. 부작용이 뒤따랐다
[ 경기신문 = 황기홍 화백 ]
윤석열 정부가 불명예 퇴진하고 새 정부가 탄생하였다. 대통령실은 퇴근도 마다하고 매진하는 모습이다. 지난 정부와 대조적이어 흡족한 미소를 짓는 국민이 많다. 그러나 절대 낙관할 상황은 아니다. 현재 한국 정치는 녹록지 않다. 망가진 국가 시스템을 재건해야 하고 경제도 살려야 한다. 골이 깊은 국민들의 정치적 갈등은 어떻게 할 것인가? 새 대통령의 갈 길은 험난하기 그지없다. 이런 내 걱정에 혹자는 “누가해도 윤석열 보다 나을 텐데 뭔 걱정?”이라고 말한다. “그야 그렇지만!”이라고 맞장구를 치지만 맘은 여전히 놓이지 않는다. 국정 운영은 결코 대통령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그간 뿌리 내려온 한국 정치 문화를 거스르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만 있다면 정치 혁신은 어느 정도 가능하리라고 본다. 그 혁신의 첫 단추는 아마 적절한 인사배치일 것이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있다. 누가 이 말을 만들었는지 정말 명언이다. 이재명 정부가 지난 정부들과 큰 차별화를 꾀한다면 인사를 파격적으로 단행해야 한다. 지난 정부들, 특히 윤석열 정부처럼 ‘끼리끼리’ 정치를 해서는 안 된다. 서울대 출신으로 도배를 한다든지 그런 일을 하
미니멀리즘의 유행으로 인테리어디자인과 상품디자인이 모던하고 심플한 것이 대세가 되었다. 사실 용도가 명확하고 단순한 것은 디자인도 모던하고 직관적이며 파워풀하다. 그런 컨셉을 대표하는 것이 바로 숟가락이다. 적어도 하루에 3번 우리는 숟가락과 마주친다. 너무나 자주 만나고 밥 먹는 도구라는 명확성 때문에 숟가락이 주는 심오한 메타포를 우리는 쉽게 간과한다. 그러나 그 생김새와 하는 일을 유심히 생각해보면 큰 감동이 밀려온다. 먼저 숟가락의 생김새를 보자. 치장 없이 빼빼한 몸매에 화장기 없는 커다란 얼굴 하나, 더 설명할 것이 없다. 게중에 밥먹는 일과 무관한 금수저, 은수저로 불리는 고가의 수저가 있기는 하다. 그렇다 해도 이 생김새를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 나는 숟가락을 보며 문득 어머니를 떠올렸다. 숟가락의 용도는 밥을 먹기 위한 도구이다. 참 명확하다. 밥 먹기를 싫어하는 아이에게 엄마가 밥 한술 뜬 숟가락을 입으로 밀어넣는 모습, 우리들의 어릴 적 모습이 아닐까? 어머니의 단 하나의 소망은 아이의 배를 채우는 것이다. 밥을 벌어서 아이의 입으로 옮기는 일 외에는 다른 길을 걸어가 본 적이 없다. 아, 노래를 부르며 박자에 맞춰 상을 두들기거나 병 뚜
이재명 대통령이 4일 대한민국 제21대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사 ‘국민께 드리는 말씀’에서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벼랑 끝에 몰린 민생을 되살리고, 성장을 회복해 모두가 행복한 내일을 만들어갈 시간”이라는 말도 했다. 이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가장 먼저 강조한 내용은 ‘민생 회복과 경제 살리기’였다. “불황과 일전을 치르는 각오”로 비상경제대응TF를 즉시 가동하고 국가 재정을 마중물로 삼아 경제의 선순환을 되살리겠다고 강조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 “철저한 진상 규명으로 합당한 책임을 묻고, 재발 방지책을 확고히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외교·안보와 관련해서는 한미일 협력을 다지는 한편 국익과 실용의 관점에서 주변국 관계도 접근하는 등 외교의 지평을 넓히겠다고 밝혔다. 대북관계는 강력한 억지력으로 도발에 대비하되, 소통 창구를 열고 대화 협력을 통해 한반도 평화를 구축하겠다고 다짐했다. AI, 반도체 등 첨단 기술 산업에 대한 대대적 투자 지원과 함께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재생에너지 중심사회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했다. “기후 위기 대응이라는 세계적 흐름에 따라 재생에너지 중심 사회로 조속히 전환하고, 에너지 수입 대
[ 경기신문 = 황기홍 화백 ]
필자는 약 3년 전 분양받은 아파트의 입주를 앞두고 사전점검에 참여한 적이 있었습니다. 내가 분양받은 아파트에 처음 들어가 보는 날이여서 설레는 마음과 함께 아파트의 사전점검을 어떻게 해야 하나 하는 막연한 걱정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래서 사전점검 후기 등을 찾아보면서 사전점검시 유의하여야 하는 부분들이나 하자를 체크하는 방법 등을 챙겼습니다. 최근에는 이러한 사전점검을 대행해주는 업체도 있어 대행업체를 통해 보다 꼼꼼하게 사전점검을 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필자 역시 사전점검 후 몇가지 하자를 찾아서 점검표에 상세히 기재를 한 후 제출을 하였고, 입주 전에 이러한 하자들이 모두 처리되어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하였습니다. 하지만 정작 입주 당일에도 지적한 하자들이 전혀 수선되어 있지 않았고 이후에도 반복적으로 시행사에 하자 처리를 요청하는 문서를 발송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필자는 물론 수많은 수분양자들의 하자보수 요청에도 불구하고 하자처리 업무는 더디기만 하였고 그렇게 시간이 흘러가면서 수분양자들의 불만은 점점 쌓여만 갔습니다. 이후 필자는 아파트 하자와 관련된 손해배상 소송들을 진행하면서 생각보다 우리 아파트처럼 하자보수가 원
대한민국의 21대 대통령으로 이재명 대통령이 선출됐다. 이번 대선은 여러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먼저 주목할 점은 높은 투표율이다. 이번 선거의 투표율은 79.4%로, 2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높은 투표율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그중 분노 투표가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번 선거 역시 그럴 가능성이 높다. 대선 직전에는 투표율이 높을 경우에는 김문수 후보가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이 분석의 핵심은 '샤이 보수' 혹은 '셰임 보수'의 존재였다. 이들은 여론조사에 잡히지 않지만, 이들이 투표장에 갈 경우, 투표율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만일 샤이 보수나 셰임 보수가 투표장으로 몰려나가 투표율이 높아진 것이라면, 김문수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투표율이 높아진 이유에 대한 가장 설득력 있는 분석은 분노 투표다. 즉,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식적이고 위헌적인 비상계엄 선포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높았고, 이런 대통령을 감싸는 듯한 모습을 보였던 국민의힘에 대한 분노가 투표율을 높였다는 해석이다. 이번 선거에서 또 다른 주목할 점은 각 후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