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한 한계를 넘는 자기애(自己愛)는 마음의 병이다. 그것이 극한에 다다르면 이른바 과대망상이라고 하는 정신적 질환이 된다. 사람들은 자기 부정이 자유를 파괴하는 것이라고 여기고 있다. 그들은 사실은 자기 부정만이 우리를 우리 자신으로부터, 우리의 타락한 노예상태로부터 해방함으로써, 우리에게 진정한 자유를 준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 우리의 욕심과 번뇌야말로 가장 잔인한 폭군이다. 그것에 굴복하는 날, 우리는 그 비참한 노예가 되어 호흡마저 자유롭게 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오직 자기 부정만이 우리를 그러한 노예상태에서 구원할 수 있다. (페늘롱) 사사로움이 없는 마음은 정의와 마찬가지로 매우 보기 드물다. 사사로운 욕심이야말로 자기기만, 자기변호의 마르지 않는 샘물이다. 정의가 실현되기를 바라는 사람들의 수는 극단적으로 적다. 진리가 자신들에게 불리한 경우, 사람들은 진리에 두려움을 느낀다. 처세 철학에 빠져 있는 사람들은 진리를 형편에 따라 인생에 적용해도 좋고 그렇지 않아도 좋은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와같이 사사로운 욕심에서 오는 편견이 이 이기주의의 수법에서 나오는 모든 그릇된 생각을 합리화한다. 인류가 바라는 유일한 진보는 향락의 증대이다. 자기희
어제(10월 30일) 수원시 주민자치회, 통장협의회 등 주민단체 회원들과 시민, 이재준 수원특례시장, 관내 국회의원, 시·도 의원 등이 참석해 오후 3시부터 수원시청 맞은 편 올림픽공원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수원시민 규탄 결의대회’가 이태원참사로 취소됐다. ‘발바리’라고 불렸던 연쇄 성폭행범이 출소해 수원에 거주하게 된다는 소식에 시민들의 불안감은 매우 크다. 악질적이고 비인간적인 연쇄 성폭행범 박병화의 수원시 출입을 거부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지난 28일 이재준 시장과 박광온(수원시정)·백혜련(수원시을)·김영진(수원시병)·김승원(수원시갑) 의원은 법무부를 찾아가 범죄예방정책국장에게 ‘연쇄성폭행범 수원 거주 반대 건의서’를 전달했다. 시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연쇄성폭행범의 수원시 출입을 거부하겠다는 뜻을 전하고 연쇄성폭행범의 출소일과 출소 후 거주지를 알려달라고 요구했다. 흉악범죄자의 재범을 막기 위한 ‘보호수용법’ 제정도 촉구했다. 그러나 범죄예방정책국은 출소 날짜와 출소 후 거주 장소 등 연쇄성폭행범의 정보를 알려주지 않았다. 이에 이 시장과 관내 국회의원들은 연쇄성폭행범의 출소 날짜와 출소 후 거주 장소를 알려주지 않는 법무부의 태도에 분노했다. 건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공간적 단절은 사람들에게 심한 우울감과 무기력감을 생산해 냈다. 지난 3년은 각자의 마음에 깊이 자리하거나 또는 삶에서 잃어버린 시간이었다. 그렇게 끝이 보이지 않았던 코로나19 상황도 조금씩 종식을 위해 나아가고 있다. 사람들은 점차 활기를 찾고 코로나19의 대표적 제재 대상이었던 해외여행도 시작되었다. 아마도 공간적 단절의 대표적 사례가 해외여행의 어려움이었을 것이다. 때마침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서 내게도 베트남을 가야 할 일이 생겼기에 오래전부터 꼭 방문하기로 마음먹은 장소를 가보기로 했다. 그곳은 한국인에게 베트남의 대표적인 휴양도시로 알려진 다낭의 시골 마을인 퐁니퐁넛(Phong Nhi and Phong Nhat massacre)이었다. 내가 이 마을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베트남 민간인 학살 사건의 증인으로 출석한 응우옌티탄(학살 당시 8세)씨와 남베트남군으로서 직접 학살을 목격했던 응우옌득쩌이(학살당시 28세)씨를 TV에서 보고 난 이후였다. 그들은 한국의 해병대에 의해 상해를 입은 피해자들로서 한국정부에게 보상과 사과를 요구하기 위해 방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내게는 다낭의 시골마을인 퐁니퐁넛을 방문하고자 하는
정책과 정치는 다르다. 정책은 정치과정의 산물이지만 그 둘은 목표가 다르다. 정치가 집권과 권력을 목표로 하는데 반해 정책은 국가와 공동체가 나아갈 방향과 미래를 목표로 한다. 며칠 전 국민의힘 의원들의 기권 속에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해당 소위를 통과했다. 법사위와 본회의가 남아있지만 다수당인 민주당이 작심하면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쌀 초과생산량이 3% 이상,가격하락이 5% 이상이면 정부가 초과생산량을 의무적으로 사들이는 내용이다. 1인당 쌀 소비량은 2005년 81kg에서 2021년 57kg으로 줄어들었다. 식생활문화의 변화에 따라 앞으로도 이 추세는 계속된다. 재배면적을 줄여야 할 판에 세금을 들여 남는 쌀을 사면 쌀 재배 유인이 증가해 쌀의 구조적 공급과잉이 심화될 것이라는 농촌경제연구원의 분석이다.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2030년의 초과생산량에 따른 정부 수매예산은 1조4천억으로 추정했다. 중소기업 적합업종이 있다. 경제적 양극화를 막고 동반성장을 한다는 대의명분은 맞다. 현실로 들어가면 판단은 다를 수 있다. 2022년 KDI는 이 제도가 실효성이 낮으니 점진적으로 폐지하자는 보고서를 냈다. LED 조명 업종은 중소기업 적합업종이라 대기업 참여를…
지난 10월24일은 48년 전 동아일보 기자들이 자유언론 실천선언 대회를 열고 권력의 탄압을 거부하고 사실보도를 다짐하고 실천하기 시작한 기념비적인 날이다. 유신 시절 죽어가던 이 땅의 언론 자유와 민주주의를 되살리기 위한 기자들의 희생적인 투쟁은 1980년 광주학살의 진실 보도를 막은 신군부의 검열거부 운동으로 이어져 오늘의 자유 언론을 만든 밑거름이 되었다. 그런 점에서 현직 언론인들은 선배들의 투쟁에 빚을 졌다고 생각해야 옳다. 그런데 우리 언론의 이처럼 빛나는 역사가 벌써 빛이 바랬던 것일까? 오늘의 우리 언론 현실에는 온통 비루하고 추악한 보도가 난무하니 어찌 된 일인가? 그 일그러진 대표적 사례가 바로 ‘청담동 룸바’ 관련 언론의 보도행태라고 할 수 있다. 탐사전문 매체 ‘시민언론 더탐사’는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장관이 심야에, 론스타 사건을 비롯한 주로 국익에 반하는 소송을 도맡아온 국내 최대의 로비스트 변호사들 다수와 어울려 술판을 벌였다는 의혹을 기사화했다. 더탐사는 이 보도와 관련해 현장에 있었던 첼리스트의 남자친구와의 통화 녹취록과, 술자리를 주선했다는 이세창 전 자유총연맹 총재대행의 사실확인 통화내용을 인용했다. 이것이 만일 사실이
10월 한 달 동안 여섯 번의 장례식과 한 번의 결혼식을 다녀왔다. 탄생(결혼)보다 죽음이 많으니 인구 성장률이 거의 제로에 가깝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결혼이 곧 탄생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요즘은, 엄혹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아이를 제대로 키울 자신이 없다며 출산을 스스로 포기하는 딩크(DINK : Double Income No Kid)족들이 부쩍 많아진 시대이기도 하다. 그러니 실질 인구 증가율은 마이너스이다. 노동력은 점점 더 급격하게 줄어들 것이다. 그렇다고 4차 혁명에 걸맞게 첨단 로봇이 거의 사람 수준으로 개발되느냐 하면 그렇지도 않은 데다 한편으론 그 같은 자동화로 인해 그나마 남아 있는 저소득 노동자층의 노동권 박탈을 해소할 방법이나 제도도 마련돼 있지 않은 상태다. 일종의 21세기 형 러다이트(Luddite) 운동이 벌어질 판이다. 주차장에서 주차 요원으로 일하던 노년층들은 주차 시스템의 자동화로 거의 사라졌다. 카페나 식당의 서빙 노동자들도 로봇의 등장으로 조금씩이긴 해도 교체될 전망이다. 결국은 이런 등등의 고민을 해결할 유일한 방향은 복지의 확대이다. 병원을 가거나 교육을 받는 일, 흔히 얘기하는 웰다잉(Well-dying)에 있어…
1. 사폴리오(Sapolio)는 1870년대부터 미국에서 판매를 시작하여 20세기 초까지 널리 팔린 비누였습니다. 출시 후에 팸플릿을 중심으로 판매를 이어가다가 1884년이 되면 본격 광고를 시작합니다. 아테머스 와드(Artemas Ward)라는 사람이 광고 책임자로 부임하고 나서부터였지요. 와드는 자신이 지휘해서 만든 광고를 지역 신문과 잡지에 대량으로 게재합니다. 그가 만든 독특하고 대담한 크리에이티브는 곧 전국적 유명세를 타기 시작하지요. 특히 만화(cartoon) 풍의 일러스트레이션과 “만약에 (If...)"라는 가정법 카피를 결합시킨 일련의 시리즈 광고가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문제는 광고 가운데 아래와 같은 사례가 등장했다는 겁니다. 헤드라인은 “만약 인디언에게 사폴리오 사용을 가르쳤더라면, 그들은 훨씬 빨리 문명화되었을텐데...”입니다. 곰방대로 담배를 피우는 아메리칸 인디언. 그가 둘러쓴 망토 위에 “미국(U.S.)의 사폴리오를 쓰라”는 문구가 대문짝만하게 적혀있습니다. 지는 해를 향해 말을 타고 가는 이들의 모습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저는 상당한 거북함을 느꼈습니다. 유머소구의 외피를 입었지만 그 바탕에 일그러진 시각을 품고 있는 광
“우리가 남이가” 30년 전, 대선을 앞둔 1992년 12월 11일 김기춘이 부산의 복어요리집인 초원복집에서 김영환 부산직할시장, 박일용 부산지방경찰청장, 이규삼 국가안전기획부 부산지부장, 우명수 부산직할시 교육감, 정경식 부산지방검찰청 검사장, 박남수 부산상공회의소 회장 등의 지역 주요 기관장 9명을 불러 놓고 성토한 일성이다. “우리가 남이가”는 “김영삼을 당선시키자”의 수식어구다. "부산, 경남, 경북까지만 요렇게만 딱 단결하면 안 되는 일이 없다“, "지역감정이 유치할진 몰라도 고향 발전엔 도움이 돼", "하여튼 민간에서 지역감정을 좀 불러일으켜야 해" 당시 자리에서 오갔던 말이다. 지금까지도 대표적 정치공작으로 손꼽히는 초원복집 사건이다. 초원복집 사건이 세상에 알려진 것은 통일한국당 관계자의 폭로 덕분이었다. 도청기술이 발달하지 않았던 당시 그는 손님으로 위장해 입장한 후 녹음기를 설치했다. 이 사건으로 그는 후에 실형을 선고받아야 했다. 죄명은 주거침입죄였다. 반면 식당에 모여 정치공작을 논했던 이들은 아무도 처벌받지 않았다. 주거침입은 죄명에서도 알 수 있듯 ‘침입’을 해야 성립하는 범죄다. 하지만 통일한국당 관계자는 초원복집에 침입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