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신문 = 황기홍 화백 ]
테슬라는 올해 6월 중으로 로보택시를 출시할 예정이다. 테슬라는 그동안 전기차를 생산하면서 자율주행 프로그램을 업그레이드해 왔다. 일론 머스크는 지난해 10월 로보택시인 사이버캡과 로보밴을 선보였는데, 마침내 역작인 로보택시가 나오게 되었다. 테슬라의 로보택시는 일단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시작하여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등으로 확대될 것이다. 테슬라는 자율주행차인 로보택시 산업에서 후발주자이다. 미국에서 구글이 오래전부터 자율주행차를 개발해왔으며, 자회사인 웨이모가 샌프란시스코에서 로보택시를 상용화하였다. GM도 크루즈를 통해 로보택시 사업에 진출했으나, 지난해 로보택시의 보행자 충돌사고를 계기로 철수하였으며, 현재 엔비디아와 함께 자율주행차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아마존은 자율주행차 스타트업인 죽스를 인수하고 로보택시 산업에 뛰어들었으며 현대차그룹이 투자한 모셔널도 로보택시 사업에 참여하였다. 로보택시는 승차공유 산업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승차공유 업계의 선두주자인 우버는 로보택시 도입을 위해 폭스바겐 등 18개 기업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있다. 우버는 오스틴에서 웨이모의 로보택시를 공급받아 플랫폼인 우버앱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 승차공유…
작년 12월 3일 밤은 여느 때나 다름없는 일상적인 밤이었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는 느닷없이 친위쿠데타를 일으켜, 온 국민을 공포의 도가니 속으로 몰아넣었다. 비상계엄령이 선포되고 해제된 지 지난한 6개월여가 흐른 지난 6월 3일 내란 사태로 인해 치러진 조기 대선에서 내란 종식과 함께 새로운 대한민국을 세우겠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제21대 대통령으로 당선되기까지 우리 국민의 상당수는 불면의 밤을 보내야만 했다. 이번 내란 사태를 계기로 민주주의의 소중함과 더불어 민주주의는 자칫 잘못하면 한순간에 무너질 수도 있다는 것을 온몸으로 느꼈다. 그동안 민주주의는 현존하는 정치제도 중에서 최고의 제도라고 철통같이 믿어 왔기에 그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컸다. 막강한 권력과 권한을 갖고 있는 대통령이 상호 관용과 자제의 규범을 외면할 때, 민주주의가 붕괴할 수 있다는 걸 체험한 것이다. 대통령이 야당 대표를 경쟁자로 보지 않고 적(敵)으로 간주했을 때, 민주주의의 권력분립의 핵심적 개념 요소인 견제와 균형은 여지없이 깨진다는 것을 말이다. 이는 하버드대학교 스티븐 레비츠키(Steven Levitsky)와 대니얼 지블랫(Daniel Zi
요즘 세상에서 ‘염치’라는 말을 들으면 고전 문학에서나 나올 법한 단어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염치는 결코 시대에 뒤처진 개념이 아니다. 오히려 지금처럼 무분별한 이익 추구와 책임 회피가 난무하는 시대일수록 그 존재감은 더욱 절실해진다. 염치란 간단히 말해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이다. 이는 단지 도덕적 결벽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위치와 처신을 돌아볼 줄 아는 최소한의 자각이다. ‘내가 이 말을 해도 될까’, ‘이 행동이 남에게 피해를 주는 건 아닐까’, 이런 질문이 생기는 순간이 바로 염치가 작동하는 때다. 그러나 지금 우리 사회는 염치에 무감각해지고 있다. 정치권은 말 바꾸기를 부끄러워하지 않고, 재벌은 사회적 책임보다 눈앞의 이익을 앞세우며, 개인은 공동체보다 자기 편의를 우선한다. 그러면서도 모두가 당당하다. 마치 염치란 감정을 느끼는 사람이 바보라도 되는 양. 우리가 놓친 건 윤리의 거창한 원칙이 아니라 소소한 부끄러움에 대한 감각이다. 타인의 눈을 의식하지 말자는 유행이 진심으로 타당하려면 최소한 자기 자신을 의식하는 기준은 있어야 한다. 그게 바로 염치다. ‘염치가 없다’는 말을 듣는 건 가장 날카로운 사회적 비판이었다. 지금은 그 말조차
[ 경기신문 = 황기홍 화백 ]
화성시 장지동 1131번지 일원에 추진 중인 초대형 물류센터 건립계획이 어려움에 처했다. 이 물류센터는 지하 7층, 지상 20층 규모로, 연면적 51만 7969㎡(약 15.7만 평)달하는 초대형 창고다. 축구장 73개, 서울 코엑스(COEX) 2배에 달하는 규모로 아시아권 최대 물류센터가 될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오산시와 화성시 장지동 주민들이 전면 백지화를 요구하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이 물류센터가 완공되면 오산 등 인근을 경유하는 교통량 증가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물류센터가 완공될 것으로 예상되는 2027년을 기준으로 물류센터 부지 인근 도로에 1만5000대가 넘는 차량이 드나든다는 것이다. 뿐 만 아니라 2030년 용인 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가 가동되면 교통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이권재 오산시장도 앞장서 백지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오산시민들의 주요 생활권에서 속하는 화성 동탄신도시, 용인 남사읍 일원이 교통지옥이 될 수 있고, 시민 안전이 위협을 받으며 도시 브랜드 가치가 실추된다는 것이다.(관련기사: 경기신문 16일자 인터넷판, ‘이권재 오산시장, 동탄2 초대형 물류센터…
“살아남는 게 기적”이라는 말이 건설업계에서 공공연히 들린다. 과장이 아니다. 올해에만 276곳의 종합건설사가 문을 닫았다. 하루 평균 1.8곳 꼴이다. 역대 최악으로 평가받던 지난해보다도 빠르다. 2005년 이후 최단기간 폐업 기록이다. 한때 ‘건설 불패’로 불리던 산업이다. 아파트는 지으면 팔렸고, 사업성은 늘 계산이 맞았다. 철강, 시멘트, 레미콘, 중장비, 인력 공급까지 건설을 중심으로 산업이 돌았다. 그 중심축이 이제 흔들리고 있다. 아니, 이미 금이 갔다. 과거의 위기는 지방 영세업체에서 시작됐다. 사무실 하나, 인력 몇 명이 전부인 소형 업체들이 먼저 무너졌다. 지금은 다르다. 시공능력 50~100위권의 중견사들, 업계의 허리를 담당하던 기업들이 줄줄이 사라지고 있다. 이는 단순한 불황이 아니다. 산업 구조 자체가 무너지고 있다는 신호다. 문제의 뿌리는 복합적이다. 고금리, 자재값 급등, 미분양 누적, 그리고 부실 프로젝트파이낸싱(PF)까지 겹쳤다. 하지만 외부 여건만 탓할 수 없다. 건설업의 작동 방식 자체가 이미 한계에 도달했다. 돈을 빌려 땅을 사고, 짓고, 분양해 다시 빚을 갚는 구조. 단순하면서도 위험한 이 사슬이 더는 버틸 수 없는 상
작년 9월 초, 평택향교에서 ‘현대 화장문화의 이해’라는 제목으로 강의를 한 적이 있다. 근동의 많은 유림께서 자리를 함께 해주셨고, 열띤 호응도 보내 주셨다. 자리를 마친 후, 교육 결과를 모니터링하면서 한 블로그에서 뜻밖의 글을 발견했다. “평택시청에서 화장장 건립을 위한 사전 홍보 차원에서 교육이 진행되었다”라고 쓴 글이었다. 이는 사실과 전혀 달랐다. 이날 교육은 보건복지부 후원, 성균관 유도회 총본부의 ‘상례 문화 개선’ 전국 교육의 일환이었다. 이런 엉뚱한 반응을 보일 만큼 화장장 건립은 지역사회 초미의 현안이고, 큰 갈등이 잠재한 행정 행위 중 하나이다. 평택시에서는 지난 10여 년간 화장장 건립 후보지를 찾는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런 노력이 결실을 거두어 최종 후보지를 확정 발표했다. 필자가 직접 가 본 화장장 후보지 입구에 몇몇 반대 현수막들이 걸려 있지만, 그 자체로는 나무랄 것이 없었다. 적당한 높이의 산으로 둘러싸인 토지, 낮은 경사도, 양호한 접근성 등등 … . 포털사이트 지도로 둘러본 후보지 주변 여건도 큰 문제점을 찾을 수가 없었다. 언론을 통해 드러난 평택시 내부의 반대는 순리대로 풀어 나가면 될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생각보다
어느덧 여름이 시작됐다. 느닷없이.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선선한 바람과 적당한 햇살을 즐기며 하루를 보냈던 것 같은데, 어느새 낮 기온이 30도를 넘나들고 햇빛은 얼굴을 따갑게도 때린다. 그래도 다행인 건 해가 지고 나면 선선한 바람이 불어, 1년 중 며칠 안 되는 소중하고 아름다운 여름밤 날씨를 즐기고 있는 나날들이다. 이런 밤 날씨엔 조금은 비루해 보이는 플라스틱 소재의 테이블과 의자들이 놓여있는 동네 작은 술집에서 동네 친구와 맥주 한잔하면 좋겠지만 그런 소소한 바람조차 요즘엔 마음처럼 되지 않는다.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바쁜 일상 속에서 아침 일찍 나가 밤늦게 들어오기를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하루가 훌쩍 지나 있다. 그저 씻고 눕는 것만으로도 하루의 체력이 모두 소진된 느낌이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다시 시작되는 일정에 맞춰 몸을 일으킨다. 그래도 이렇게 바쁘게 살아야 ‘좋은 날’이 오겠지. 스스로에게 그렇게 말하며 마음을 다잡아 본다. 지금은 아쉬움을 참아야 할 때이고, 즐길 여유는 나중에 만들어야 할 몫이라 생각한다. 기약 없는 어떤 좋은 날을 기다리며 오늘을 묵묵히 살아내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도, 사람이 늘
국내에서 한국영화가 위기 소리를 듣고 있지만 해외에서의 관심과 시장성은 나날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한국영화의 진짜 위기는 이 불일치의 간격을 빨리 좁히지 못하는 것에 있다. 12일(상파울루 현지시간) 시작돼 19일에 끝나는 제14회 브라질 한국영화제는 지난 해와 달리 유료 티켓으로 진행돼 관객 수는 약간의 경감이 있긴 하지만 비교적 여전히 뜨거운 관심 속에 열리고 있다. 현지 영화제 매니저인 이동현 브라질 한국문화원(원장 김철홍) 주무관은 젠더 문제를 다룬 작품들, 곧 '딸에 대하여' '대도시의 사랑법'은 만석 매진이어서 "한국이나 브라질 모두 젊은 관객들의 관심은 비슷하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전선영 감독의 '폭로 : 눈을 감은 아이'는 페막작으로 초청됐으나 상파울루 예술대학의 ESPM(광고홍보학과) 영화관에서 16일에 먼저 상영돼 깊은 관심을 끌어 내는데 성공했다. 작품이 갖고 있는 여성 서사에 대해 영화 고관여층인 대학생 관객들은 깊이 있는 질문들을 쏟아 냈다. '폭로 : 눈을 감은 아이'는 국내 미개봉작이며 지난 해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서만 공개된 상태다. 이번 제14회 브라질 한국영화제에는 22편의 장단편 영화들이 초청됐다. 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