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성년후견이 개시되면 피성년후견인은 행위능력을 상실하게 된다고 설명합니다. 행위능력이라는 개념은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하지만 미성년자를 생각하면 쉽게 이해될 수 있는 개념입니다. 민법에서는 미성년자를 행위무능력자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 시기에는 법정대리인인 부모님이 자녀들의 법률행위를 대리할 수 있는 포괄적인 법정대리권을 가지게 됩니다. 이와 같이 성인에게 성년후견이 개시되는 경우 성년후견인은 미성년자처럼 독자적으로 법률행위를 할 수 있는 행위능력을 잃게 되고 성년후견인은 피성년후견인을 대리하여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법정대리권을 얻게 됩니다. 이러한 이유로 성년후견이 개시되면 피성년후견인은 기존에 혼자서 하였던 예금인출금과 같은 금융거래도 더 이상 혼자할 처리할 수 없게 되고 성년후견인은 일상생활비나 병원비 지출과 같은 금융업무를 피성년후견인을 대신하여 처리해주어야 합니다. 성년후견인이 피성년후견인을 대신하여 금융업무를 처리하려고 하는 경우 보편적으로 이용되고 있는 인터넷뱅킹이나 ATM과 같은 비대면 거래수단을 이용하는 것에 대한 제한이 발생하게 됩니다. 은행에 따라 다소의 차이가 있지만 상당수의 은행들은 피성년후견인 명의 계좌에 대한 비대면거래를 제한
광복절 앞둔 지난 14일 부산의 한 중학교에서 일본제국주의 강점기를 미화한 영상을 상영한 교사가 경고 조처에 이어 수업에서 배제됐다. 학교장은 사과했고, 시교육청도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고 했다. 보도된 내용이다. 그날 전교생 700여 명 중학생들은 60대 교사가 튼 일제강점기 관련 12분 가량의 동영상을 당혹감 속에서 보았다. 이 영상물은 ‘오늘날 한국인 대부분의 인식과는 달리 총독부가 한반도 주민들의 먹고사는 문제에 많은 투자를 했다’, ‘일제에 의해 사법제도가 정비되고 개인의 권리를 누릴 수 있었다’, ‘(일제가) 한반도 주민들을 정신적으로 깨어나게 했다’는 등의 내용을 담았다. 일제가 뿌렸을 법한 속 검은 소문, 지들이 이러저러한 혜택을 주었다는, 뻔한 식민지근대화론이었다. 노골적 '친일' 주장에 학교는 뒤집혔다. 학생들이 항의했고, 학부모들도 '편향적'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보도된 내용이다. 장황하게 보도를 인용한 것은 이런 사태가 학교에서, (고등)교육을 받았을 교사에 의해 빚어졌다는 사실 때문이다. 역사적 사실의 논의 이전에, 알 만한 이들이 초보적인 경제 개념을 몰랐거나, 일부러 외면하고 있을 법하다는 사실을 걱정하는 것이다. 물론 학생들 중…
예술의 영원한 아이콘 알랭 들롱(Alain Delon). 그가 지난 18일 새벽 3시 프랑스 자택에서 숨졌다. 19일 아침 세계 언론은 이 배우의 죽음을 애도했다. 이탈리아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는 ‘위대한 배우이자 위대한 반동’이라는 타이틀로 그에게 감사했다. 영국 가디언은 “잘생기고 최면에 걸린 듯한 알랭 들롱은 영화계에서 가장 신비로운 스타 중 한 명이었다”라고 보도했고, BBC는 “살인자부터 카리스마 넘치는 사기꾼까지 어떤 역할이든 팬들의 심장을 뛰게 만든 배우였다”라고 표현했다. 독일도 질세라, 뮌헨 메르쿠르지는 ‘고마워요, 지니(천재)!’라는 헤드라인을 뽑아,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지는 ‘치명적인 남자’라는 제목으로 들롱에게 감사했다. 특히 이 프랑스 배우가 큰 인기를 누렸던 일본에서는 NHK가 앞장서 “들롱은 영화 속 매력과 몸짓으로 우상화되었다”고 회상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강렬하게 잘생긴’, 당대 최고의 영화 제작자들이 구애한 ‘국제적인 스타’라고 죽은 이를 애도했고, 뉴요커는 “영화 역사상 가장 잘생긴 남자”라고 요약했다. 스위스의 르땅(타임)지는 들롱을 ‘프랑스 영화의 마지막 위대한 신화’, 그리고 ‘천사의 얼굴을 가진 진정한 터
지난 7월 27일,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 일대에 집중호우로 인한 대규모 수해 소식이 전해졌다. 8월 중순까지 9차례나 수해 관련 일정을 소화한 김정은 위원장의 행보는 현장 상황의 심각성을 방증한다. 한국뿐 아니라 국제기구와 독일, 스위스 등 각국의 지원 의사가 타진되고 있으나 북한은 김정은 위원장의 자력 수해복구 방침(8.10 대민연설) 속에 일부 러시아의 식량 물자만 수재민들에게 전달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집중 수해 지역인 의주군 중심부에서 10km 가량 떨어진 곳에서까지 관측되는 대규모 수재민용 천막촌(VOA, 8.20자)도 ‘수해복구 전투’의 장기화를 시사하고 있다. 그렇다면 해마다 발생하는 변칙성 집중호우는 북한지역에 국한된 문제일까? 얼마 전 지구 반대편에서 치러진 파리올림픽의 경우 때아닌 집중호우로 센강의 수질오염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파리기후변화협약의 본고장도 피해갈 수 없는 전 지구적 기후변화 현상 앞에, 한반도에서 비정치적 의제로 군사·정치적 현안에 밀려 터부시되어왔던 환경문제는 이제 시급한 협력 의제로 부상하고 있다. 비록 북이 남을 ‘적대적 교전국’으로, 남북관계를 ‘조한’관계로 규정하며 민족과 기존의 통일정책을 부정하는 상황이지
얼마 전 휴가차 한국을 잠시 벗어나 해외에 머물렀다. 요즘은 통역AI기능이 워낙 잘 되어있어서 소통이 어려운 곳도 부담 없다. 그러나 사실 아무리 통역AI가 발달한 시대라도 해외에 나가보면 손짓 하나로 소통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물품을 구매하거나 음식을 주문할 때 손가락으로 가리키기만 해도 주문 의사를 표현할 수 있다. 그래서 영어를 못하시는 고령의 어머니와 함께 해외여행을 가면 소통은 나보다 어머니가 더 잘하신다. 고대 로마의 수사학자이자 웅변가인 쿠인틸리아누스(Marcus Fabius Quintilianus)는 “손은 입으로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말을 할 수 있다”고 하였다. 손짓의 정의를 보면 손을 놀려 어떤 사물을 가리키거나 자기의 생각을 남에게 전달하는 일, 말로 하여서는 부족한 감정이나 정황을 손을 놀려 표현하는 일이라고 되어있다. 쉽게 말해 손짓은 언어로 표현이 부족한 생각, 느낌을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손짓이 제2의 언어인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손으로 표현하는 일에 다소 경직되어 있다. 물론 대화에 심취하면 손짓이 잘 나오는 경우가 있지만, 대화의 처음부터 대화에 손짓을 활용하는 것은 어색하게 여긴다. 왜 그럴까? 저마다의 관점이 있겠
우리나라 저가 커피 브랜드 3위 업체인 컴포즈커피가 지난 달 2일 매각되었다. 필리핀 최대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졸리비(Jollibee) 푸즈’가 컴포즈커피의 지분 70%를 2억3800만 달러(약 3300억원)에 인수했으며, 나머지는 졸리비 푸즈의 자회사 타이탄 다이닝이 5%, 사모펀드 운용사 엘리베이션 에쿼티파트너스코리아가 25%를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 부산에서 시작된 컴포즈커피는 자체 로스팅 공장과 IT기술을 도입한 물류시스템을 갖추고, 고품질 원두를 원활히 공급한다는 전략으로 빠른 성장세를 이어왔다. 2022년에 가맹점 2000호를 돌파하며, 2000억 원 수준으로 매각을 추진했으나 불발됐다. 컴포즈커피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던 모회사 JM커피그룹 양재석 회장은 매각 주간사 케이알앤파트너스를 선정, 바로 매각작업을 진행했다. 지난해 말 BTS 멤버 뷔를 광고모델로 발탁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자 가맹점도 급증하여 올해 6월 기준 가맹점 2612호를 기록했다. 지난 해 매출은 889억원, 영업이익은 367억원으로, 전년 대비 20.5%, 47% 증가세를 보였다. 결국 양 회장은 컴포즈커피 창업 10년 만에 4700억 원 규모의 매각을…
기후 재난 중에 있으니 여름이 그냥 여름이 아니다. 다행히 처서가 지나 역대 최장 기록 34일의 열대야에서 벗어났다고 한다. 느닷없이, 돌발 퀴즈 하나: 다음의 보기 중 건강을 생각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하는 것이 무엇일까요? 1.음식 2.운동 3.잠 4. 약. 당근 정답은 3번 “잠”이다. 이는 의학자들이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하는 것이다. 잠을 잘 때 우리의 몸이 reset 되면서 회복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습기가 많은 이 무더위가 우리의 잠을 방해할 뿐 아니라 우리 대한민국에는 잠 못 들게 하는 이유가 더 있다. 그것은 국정을 책임지는 사람들이 그 임무를 져 버리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그것의 근원적 책임은 행정부의 수장인 대통령이 자신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거나 잘못하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이유는 그분보다 더 clever(영악한) 한 부인의 행태 때문이기도 하다. 언론들의 보도를 보면 그는 자기 사람들을 요직 곳곳에 배치하고 지인들의 로비를 의리있게 적극적(?)으로 받아주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채상병 죽음에 직접적 원인이 되는 것 같은 임성근 사단장 구명 로비와 2200억 상당의 마약 밀수 수사 외압 등은 전형적인 불법 로비 사건으로 보인다.…
불안에 대해서 말을 꺼내려고 하니 영화 ‘인사이드 아웃 2’가 떠오른다. 아들과 함께 재미있게 보았는데 많은 이들이 공감을 했던지 흥행에도 성공한 이야기의 중심에는 불안이 있다. 라일리는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있다. 아이스하키 캠프를 가는길에 그동안 단짝으로 지냈던 두 친구가 자신과 다른 고등학교를 진학하기로 했다는 고백을 듣는다. 라일리는 고등학교에 자신이 외톨이가 될까봐 두렵다. 원하는 하키팀에 합류하지 못할까도 걱정을 한다. 이 즈음 라일리의 감정 컨트롤 본부는 불안이 장악을 한다. 원래의 기쁨, 슬픔, 버럭, 소심, 까칠의 다섯감정에 더해서 불안, 당황, 따분, 부럽의 감정이 새로 등장했는데 불안이 다른 감정들과 충돌하다가 기존의 감정들을 추방해버린 것이다. 불안에 압도된다. 코치에게 실력으로 인정받아야 한다고 불안은 밤새 전략을 새운다. 불안이 저장한 기억에서 탄생한 “나는 왜 이모양일까” “나는 부족해” 라는 신념과 함께 시작한 시합은 중압감으로 원활하지 못하고 반칙으로 퇴장당한다. 다행히 이때 기쁨과 슬픔 등의 기존의 감정들이 다시 감정조절센터로 복귀한다. 숨가쁜 공황상태였던 라일리도 자신의 마음을 회복하며 모든 감정들과 인생의 사건속에 형성된
테일러 스위프트(Taylor Alison Swift, 1989- )는 현재 미국을 움직이는 최고의 대중음악 기수이다. 세계 팝 음악계 차원에서도 그녀는 최고 최대의 인기를 몰아가는 세계적 가수이다. '타임'지 선정 2023년 올해의 인물, 그래미 어워드(Grammy Awards) ‘올해의 앨범상’을 네 번 수상하고 빌보드 차트 1위부터 14위까지 앨범 수록곡으로 채운 최초의 뮤지션이다. 그녀의 대중적 인기는 대단하다. 스위프트노믹스(Swiftnomics)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로 큰 영향력을 가진 팝스타로서 테일러 스위프트는 고(故) 마이클 잭슨의 인기 기록마저 넘어섰다. 스위프트의 모든 행보가 곧 팝 역사의 새로운 기록이다. 그녀의 음악과 언어, 그리고 그녀의 서사를 담은 책 <테일러 스위프트>는 국내에서도 번역 출간되기도 했다. 그녀를 이렇게 길게 소개하는 데는 그녀가 이번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한 논란의 중심에 서 있기 때문이다. 테일러 스위프트는 트럼프 진영의 어떤 SNS에 등장하여 트럼프 지지를 수락하고, 트럼프 지지자들과 함께 트럼프 지지의 문자가 쓰인 자켓을 입고 나온다. 그런데 이것이 AI가 합성한 사진으로 가짜라는 것이다. 미국의…
끝나지 않는 전쟁 소식으로 인류애가 위험해질 때마다 일부러 기억해 내는 일화가 있다. 뤼드허르 브레흐만이 그의 책 '휴먼카인드'에서 소개한 미국 남북전쟁 이야기다. 게티즈버그 전장에서 회수된 2만 7000여 정의 머스킷 총을 조사한 결과 90퍼센트가 여전히 장전되어 있었다. 약 1만 2000여 정의 소총이 이중 장전되어 있었고, 그중 절반은 삼중 장전되어 있었다. 머스킷 총은 한 번만 장전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군사들은 모두 충분한 군사훈련을 받은 상태였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오랜 연구를 통해 역사학자들은 병사들이 총을 쏘지 않기 위해 총을 장전했음을 알게 되었다. 병사들은 적군에게 방아쇠를 당기지 않을 변명거리가 필요했다. 머스킷 총은 장전하는 데 복잡한 절차가 필요했으므로, 장전에 시간을 허비해도 그리 이상하지 않았다. 그렇게 머스킷 총은 이중, 삼중, 심지어는 23발의 총알이 장전되었다. 병사들은 장전한 총을 재차 장전했다. 그러나 브레흐만은 남북전쟁의 일면만을 소개했다. 남북전쟁이 시작되자 리처드 개틀링은 현대 기관총의 전신인 개틀링 기관총을 발명했다. 장전 과정이 자동화되었다. 개틀링 기관총은 분당 300발 이상을 발사했다. 머스킷 총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