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여름휴가가 한창인 8월 1일 오전 의정부시 00아파트 10층에서 화재가 발생하였다. 평일이라 많은 주민들이 출근을 하여 인명피해가 없을 것이라는 생각과 달리 경상자 2명, 연기 흡입자 수가 28명이나 되었다. 여기서 눈여겨봐야 할 내용은 공동주택 화재의 경우 화재가 발생한 해당 층 또는 위층 세대에서 인명피해가 발생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의정부 아파트 화재는 10층부터 20층까지 많은 세대에서 인명피해가 발생하였다는 것이다. 원인을 보면 상부층 주민들이 세대 출입문과 계단 방화문을 개방한 채로 대피하여 계단실로 유입된 연기에 의한 다수의 연기흡입자가 발생하였다. 그러면, “공동주택 화재 시 슬기롭게 대피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당연히 있다. 지금부터 상황에 맞는 적절한 피난 방법에 대하여 함께 알아보도록 하자. 첫 번째로 방화문과 세대 방문, 창문은 항상 닫혀있어야 한다. 화재 발생 시 발생하는 다량의 연기는 외부로 통하는 작은 틈 사이로도 이동하기 때문에 피난에 있어 꼭 잊지 말아야 할 내용이다. 또한 밀폐된 공간에서는 화재의 연소 확대가 느리게 진행되어 피난할 수 있는 시간이 길어지는 장점도 있
한미동맹이 또 다시 화두로 떠올랐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식상하리 만치 단골이슈가 되어 오면서, 동맹유지의 당위성 보다는 이른바 ‘개혁적인 재조정’으로 방향이 잡혀가는 듯하다.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최근 미국을 방문하여 ‘한미동맹이 양국 관계의 근간’임을 강조하고 있음에도 미덥지 못한 마음은 여전하다. 통일부 장관의 소위 ‘한미평화동맹’과 같은 말장난으로 치부되는 수사들이 수시로 터져 나오기 때문이다. 한미동맹은 여전히 중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는 것이다. 집권한지 4년차가 되어가고 한미 양국 정상 간 여러 차례의 정상회담에도 불구하고, 집권층 일부는 현 시점까지도 “한국의 안보를 위해서 굳건한 한미동맹이 필수적인가?”에 대해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면서 ‘미국 쇠퇴론’과 ‘중국 역할론’ 사이에서 갈지자를 걷고 있다. 코로나 사태에 대한 트럼프의 어설픈 대응은 미국의 초강대국 지위에 대한 의문을 가중시켰고, 중국의 경제력 증대와 한반도 통일에의 역할론은 한국의 선택을 고민하게 만들고 있다. 한미동맹에 대한 갈등을 ‘쇠퇴 강대국’과 ‘뜨는 국가’, 그리고 ‘포식(predation)’과 ‘파트너십’이란 개념에서 바라보고자 한다. 대미 자주노선
“각종 감염병의 유행 상황을 설명할 때 인류 생존에 위협을 주는 전쟁에 비유하는데, 사실상 전 세계는 ‘3차 세계대전’을 치르고 있는 상황이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이 최근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대한 심각성을 이렇게 표현했다. 그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발생한 사상자가 많게는 7000만명이라고 언급한 내용을 봤다”면서 “현재 전 세계적으로 집계된 환자만 해도 3000만명이며 사망자는 100만명을 목전에 두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실감나는 비유인 것 같다. 그의 말대로라면 코로나 3차 세계대전은 지난해 12월 31일 중국 우한에서 발발했다. 그리고 이제 9개월여가 됐는데 포연은 더 짙어지고 전장도 지구촌 구석구석으로 확산되는 형국이다. 언제 코로나 싸움이 끝날지 예측만 할뿐이다. 제2차 세계대전은 1939년 9월 1일 히틀러 독일군이 폴란드의 서쪽 국경을 침공한 것을 시작으로 일본이 항복 문서에 서명한 1945년 9월 2일에 공식적으로 끝났다. 전쟁발발 만 6년만이다. 구글 자료에 따르면 전사자는 약 2500만 명, 민간인 희생자는 약 3000만 명에 달한다. 코로나를 실제 살상무기가 동원되는 전쟁과 100% 동일선상에 비교할 수는…
고단하기만 한 기자와 PD는 취업준비를 하는 학생들에게 항상 인기직종이다. 저널리즘이 강세를 띠던 시절에는 기자가, 2000년대 들어 방송영상이 문화산업의 주류로 등장한 다음부터는 PD가 전공을 불문코 최고인기 직종이 되었다. 광고종사자도 매력적인 직업으로 손꼽힌다. 이 모든걸 가르치고 공부하는 학과가 미디어커뮤니케이션 학과이다. 신문방송학과, 언론정보학과, 미디어영상학과 등 이름을 달리해도 같은 과를 지칭한다. 주요 신문방송사의 신입 충원현황을 보면 전공하는 학과와 직업이 매칭을 이루는건 수요공급구조상 불가능해 보인다. 더 나아가 PD와 기자 중에 미디어 관련 전공자는 생각보다 적다. 해당업무에 필요한 능력이 전공과목에서 모두 배태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현장기술을 주로 배우는 3년제 대학과 저널리스트와 PD로의 길을 준비하는 4년제 대학에 차이가 있다. 대학의 학과와 연동하여 가장 급격한 변화를 겪는 산업현장이 미디어 분야다. ICT 기술과 함께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을 대학에서 다 소화하고 가르쳐 분야별 전문성을 함양시킨다는 것은 애당초 불가능하다. 1990년대 이후 대학은 학교와 현장을 연결하여 학생들에게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능력을 키워주고자 실습
정부·여당이 추진 중인 상법, 공정거래법, 금융그룹감독법 등 이른바 ‘공정경제 3법’에 대해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찬성’ 의사를 밝히면서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재계는 물론 국민의힘 당내 일부에 반발기류가 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22일 김 위원장을 만나 우려를 전달했다. 국민의힘은 이 시점에 ‘공정경제 3법’에 반대로 돌아서면 순식간에 수구꼴통으로 몰리면서 가까스로 조금씩 바꿔가고 있는 당 이미지가 추락할 개연성이 높다. 독소조항을 개선할 보완책을 마련해 여당과 국민을 설득하는 게 맞다. ‘공정경제 3법’은 대주주 견제기능 강화, 대기업 경제력 남용 통제 등을 골자로 한 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 개정안을 일컫는다. 이 중에 상법 개정안 핵심은 감사위원회 위원 분리선출제·다중대표 소송제 도입이다. 감사위원 분리선출제는 감사위원 후보 이사를 주주총회 결의로 다른 이사와 분리 선임하는 제도다. 다중대표 소송제는 자회사 이사가 임무해태 등으로 자회사에 손해를 발생시킨 경우, 발행주식 총수의 100분의 1 이상에 해당하는 주식을 가진 모회사 주주가 자회사의 이사를 상대로 대표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공정
장마가 한반도에 길게 머물렀다. 관측 이래 최장의 장마라는 말을 들었다. 가뜩이나 코로나로 뒤숭숭한 판국에 수해까지 덮쳐 수재민들의 상처는 더 깊어졌을 터였다. 집중호우에 살림살이가 거덜 난 수재민들을 보자 오래된 기억 하나가 떠올랐다. 그날은 러시아 최초의 여성 통치자이며 신성함이라는 뜻을 가진 태풍 ‘올가’가 올라와 내륙 전체를 물바다로 만든 날이었다. 신성함을 증명이라도 하려는 듯 중부지방을 때린 ‘올가’는 많은 걸 휩쓸어 갔다. 1999년 여름의 일이었다. ‘올가’가 내륙을 향해 올라오던 그 시각 우리 형제들은 평택으로 모이고 있었다. 아버지 생신잔치를 하기 위해서였다. 나는 일찌감치 출발해서 내려온 터라 부모님이 계시는 일터에 머물러 있었다. 그날 오산역 인근이 폭우로 물에 잠기면서 서울을 오가는 모든 차편과 기차편이 끊어졌다. 기차를 타고 고향으로 내려오던 막내 동생은 오산역에서 발이 묶여 근방의 모텔에서 하루 묵어야 했다. 다른 동생들은 늦게 출발한 덕에 오산을 넘어오지 못하고 서울로 돌아갔다. 결국 그 날 저녁은 우리 세 사람만 둘러앉아 빗소리를 들으며 저녁을 먹었다. 부모님이 폐차장 직원들 밥을 해주었던 터라 그곳에서 숙식을 하셨는데 우리도…
지난 14일, 충격적인 뉴스가 보도 되었다. 인천 미추홀구에 사는 초등학생 형제가 평소라면 학교에 있어야 했을 평일 점심, 단둘이 집에서 라면을 끓이던 중 불이 나 크게 다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주위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코로나19가 다시 기승을 부리자 교육당국은 비대면 수업으로 교육을 진행 해야만 했고, 부모가 자녀들을 돌보지 못하는 이른바 ‘돌봄사각지대’에 놓인 아이들에게 이러한 상황은 매끼 식사를 해결하려면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으로 코로나 시대가 빚은 사회적 참변이라 할 수 있다. 더욱 필자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일은 이미 이웃들이 그동안 3차례나 아이들이 방임 학대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신고했고, 담당 구청 및 학교가 이러한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부모에 대한 강력한 제제도 없었고, 아이들을 돌보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강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사회가 아닌 어머니의 판단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다는 점이다. 관계 당국이 손을 놓고 있었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동학대 사실을 모든 기관에서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제각각 맡은 범위 안에서만 제한적으로 역할을 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지난 박근혜 정권 시절, 필자는 교육부, 복지부,…
경쟁률 18대1이 넘는 순경 채용 필기시험에서 문제가 사전 유출되는 등 시험 관리부실로 경찰청이 홍역을 치르고 있다. 일부 수험장에서는 시험이 늦게 시작되거나 추가 시간이 제공됐다는 논란이 일고, 시험 문항 난이도 논쟁까지 불거지고 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후 수습책마저 누더기처럼 내놓고 있어서 수험생들의 불만이 높다. 실추된 경찰청의 불공정 이미지를 일신할 수 있는 제대로 된 개선책이 필요해 보인다. 최종 2735명 선발을 목표로 경찰청이 19일 전국 94곳 수험장에서 진행한 순경 채용 필기시험 응시자는 5만 1419명으로 경쟁률은 18.8대 1이었다. 일부 문제에 오류가 있어서 시험 시작 전 오류를 바로잡으려고 일부 지문을 현장에서 추가했다. 이 과정에서 몇몇 시험장의 감독관들이 응시자들의 소지품 제출 이전에 이를 공지하는 바람에 문제가 터졌다. 조사 결과 이날 추가 지문을 먼저 알려준 시험장은 2684개 교실 중 25곳에 이르렀다. 문제의 시험장에서는 추가 지문을 미리 칠판에 써놓는 바람에 수험생들이 갖고 있던 참고서 등에서 해당 부분을 찾아보거나 휴대전화로 다른 수험생과 문제를 공유했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시험 당일 오후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경
다시금 전문가들의 글을 자세히 꼼꼼히 읽어보게 된다. 기회를 얻어서 이처럼 글을 올리는 입장이 되고보니 다른 분들의 글에 관심이 가고 신문 사설도 읽어보게 된다. 그리고 하나같이 짧은 문장속에 옥수수알처럼 빼곡하게 담아내는 꼭 필요한 단어의 조합과 융합에 감탄한다. 적재적소에 사람을 배치하듯 꼭 필요한 자리에 한자, 사자성어, 숙어를 재료삼아 사우디 부호들의 카펫 엮어가듯 사각과 네모의 아름다움을 만들어 낸다. 도대체 한글과 한자를 가지고 만들고 짜낼 수 있는 모자이크는 얼마나 많고 그 바닥은 얼마큼 넓은 것일까. 우선 짧은 2글자 제목이 마음에 든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두 글자 제목에서 반이상 설명한다. 시의적절이다. 제목을 보는 순간 필자의 생각 절반이 마음에 들어온다. 그리고 눈으로 문장을 살피면서 공감을 하게 된다. 현악기의 화음처럼 제목과 내용이 잘 맞아 돌아간다. 그리고 기승전결. 그렇게도 깔끔한 문장의 이어감이 마지막에서 한 잔의 사이다처럼 청량하다. 이런 생각을 하시는 분이구나. 감탄과 탄복을 하게 된다. 그런 글을 쓰시는 분이 즐비한 세상이다. 볼수록 존경심만 가득하게 하는 분들이다. 펜으로 키보드로 오케스트라 80명을 지휘하는 모습이 연상
‘삼국사기’ 초기기록 불신론 한국 역사학계에는 다른 나라 역사학계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몇 가지 교리들이 있다. 국민들에게는 비밀로 삼고, 자신들 내부에서만 통용되는 교리다. 그중 하나가 ‘삼국사기 초기기록 불신론’이라는 것이다. 간단하게 말해서 ‘삼국사기’ 초기기록은 김부식이 만든 가짜라는 논리다. 한국 국민들은 물론 초등학생들도 삼국의 건국시기를 물으면 ‘삼국사기’의 기록대로 신라는 서기전 57년, 고구려는 서기전 37년, 백제는 서기전 18년이라고 대답한다. 그러나 이 나라 역사학계를 장악한 강단 사학자들은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 박근혜 정권 때 만들었던 국정 교과서와 현 정권에서 사용하는 검인정 교과서는 큰 차이가 있을까? 99%는 그 내용이 같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예로 천재교육에서 발행한 검인정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의 내용을 보자. 이들은 삼국의 건국시기를 부정하기 위해 ‘국가의 기틀’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삼국이 고대국가의 기틀을 마련한 시기는 차이가 있다. 고구려는 2세기, 백제는 3세기, 신라는 4세기로 보고 있다.” 고구려는 6대 태조왕(재위 33~146) 때, 백제는 8대 고이왕(재위 234~286년)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