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39대 대통령 지미카터(Jimmy Carter)는 세계인물평전에서 “도덕적 신념을 현실 정치에 구현하고자 했던 인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그는 재임기간 동안 역대 최악의 대통령이라는 여론의 악평을 들었다. 국민들은 차라리 당선 직후에 곧바로 ‘전직 대통령’이 되었다면 더 멋진 대통령으로 기억될 것이라 조크했다. 그는 퇴임직후 설립한 카터재단(Carter Center)을 통해 국제적 분쟁의 조정과 인권 신장에 혁혁한 공을 세움으로써 2002년에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수상소감에서 그는 “우리는 고통의 경감을 선택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평화를 위한 협력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지미카터 대통령이 재임한 1977~1981년은 한반도의 남북긴장, 오일쇼크 등 쉽지 않은 세계사적 상황이 있었다. 그가 1979년 6월에 우리나라에 왔다. 이제보니 공직에 입문한 초기에 지미카터 대통령을 TV에서 보았다. 당시 언론에서는 미국의 땅콩장사 대통령이 왔다고 했다. 이제 전직 대통령 카터는 ‘사랑의 집짓기 봉사활동’의 상징이 되었다. Habitat for humanity를 시작하고 현재에도 세계를 돌며 활동하고 있다. 임창열 도지사가 2000년경 외자유치
정부·여당이 ‘임대차 3법(계약갱신청구권제·전월세상한제·전월세신고제)’ 개정안 처리에 나선 가운데, 부동산 시장의 움직임이 수상하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임대차 3법 시행에 대비해 집주인이 미리 임대료를 올려 받거나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늘면서 되레 전셋값이 급등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는 상황이다. 정부·여당이 시장 혼란을 막을 충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지, 정확한 예측을 하고 있는지 궁금한 대목이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2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과 관련해 “법무부는 ‘2+2년’으로 하고, 인상률 5% 범위 내에서 갱신 시에 지방자치단체가 결정하게 했다”고 밝혔다. 기존 계약 기간 2년이 지나면 한 번 더 연장할 수 있도록 하고, 이때 임대료 상승 폭은 최대 5%를 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임대차 3법이 통과되면 고질적인 전세난 해소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1대 국회 출범 이후 여야가 발의한 부동산 관련 법안은 50건을 넘어서 ‘입법 포퓰리즘 경연장’이라는 비판마저 나돈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의 ‘세입자가 요구하면 무기한 계약 연장을 보장하는 법안’이나 윤호중 민주당 의원이 발의
“우리의 소원은 통일, 꿈에도 소원은 통일”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한 번은 들어봤을 ‘우리의 소원’이라는 제목의 노래다. ‘우리의 소원’은 몇 차례의 개사를 겪었는데, 여기에는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아픔을 고스란히 담겨있다. 일제 강점기 삽화가, 만화가, 문학가, 영화 각본가 겸 영화감독으로 활동했던 안석영(본명 안석주)이 그의 아들인 작곡가 안병원의 곡에 글을 써준 것이 ‘우리의 소원’이다. ‘우리의 소원’은 1947년 3월 1일 한국방송의 삼일절 특집 라디오 드라마의 주제곡으로 발표되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수립이 1948년이고 한국전쟁의 휴전으로 분단체제가 시작된 것이 1953년이니 노래가 발표될 시점에는 ‘통일’을 부르짖을 이유가 없었다. 분단되지 않은 조국에서 ‘우리의 소원’이 통일이라는 것은 성립될 수 없기 때문이다. 당연히 ‘우리의 소원’에도 ‘통일’은 없었다. 원래 노랫말은 '우리의 소원은 독립/ 꿈에도 소원은 독립'이었다. ‘우리의 소원’은 조선프롤레타리아예술가동맹 출신이었던 안석영이 좌우익 세력 사이의 충돌이 극심했던 미·소 군정기 조국의 진정한 독립을 꿈꾸며 써내려간 가사다. 그런데 이승만 정권에서 “우리의 소원은 독립”이란 대목이 “
세상에서 가장 아프고 절실한 문제라면 이별이다. 우리는 가족, 친구, 연인, 직장동료 등 많은 사람들과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며 산다. 충견으로 알려진 진돗개를 유년시절부터 동경했지만 얼마 전 나는 이별 아닌 이별을 했다. 우리가 개를 좋아하는 이유는 그들이 사람의 마음을 잘 헤아릴 줄 알고, 주인의 기쁨과 슬픔을 잘 읽고 공감해 주기 때문이다. 공직생활 첫발을 내딛으면서 원룸공간에서 진도견과 지내다가 얼마가지 못하고 떠나보낸 기억이 오래도록 남아 있다. 이후 30년이 훌쩍 지났다. 사람을 가까이서 겪어봐야 알지 겉으로 보는 것과 마음으로 보는 차이가 얼마나 우매한 일인지 지인 한옥명장님 통해 체득했었다. 도심지에 한옥가(家)마당에 진돗개를 기르셨다. 얼마 후 어미에게서 강아지가 들어섰고, 주인을 닮은 진돗개가 건강하게 여섯 마리를 순산했다. 명장은 단아하고 소박하며 늘 사유하는 성품에 금도를 지키시는 시대의 큰 어른이셨다. 어미진돗개는 흑구로 용맹스러움과 동물이지만 인간미까지 났다. 강한 자에게는 강하고, 약한 자에게는 약한 모습이었다. 어미를 닮은 강아지들은 착하고 귀여웠다. 흑구는 사랑하는 조카 사돈댁으로, 황구는 시골집으로, 백구는 시나리오 집필중인…
코로나 19로부터 오는 일상의 번거로움 속에서도 전국적으로 도시재생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경기도는 38개 사업지역에서 도시재생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눈에 띄는 성공사례를 찾아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도시재생이란 인구의 감소, 산업구조의 변화, 도시의 무분별한 확장, 주거환경의 노후화 등으로 쇠퇴하는 도시를 지역 역량의 강화, 새로운 기능의 도입·창출 및 지역자원의 활용을 통하여 경제적·사회적·물리적·환경적으로 활성화시키는 것을 말한다(도시재생법 제2조). 인간의 공동생활을 위한 구성체를 사회라 부른다. 그리고 사회에는 항상 사회적 규범과 사회법이 따른다. 과연 이 규범과 법의 근본정신이 무엇일까. 사회 속 인간은 사회적 구성원으로서의 꼴을 갖추어야 하며 그 가운데 생활 지역이 구분되고 삶의 터전이 마련됨으로써 인간은 사회의 일원으로 함께 사회생활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되는 것이다. 가르침이 있고 지혜가 흘러나오는 사회, 인간들의 사회의식을 깨우쳐주는 사회, 잘못된 제도나 관습을 바로잡아 가는 사회가 우리가 바라는 사회일 것이다. 정치 논리에 휘둘리는 사회 안에서 시민들이 추구해야 할 바는 무엇일까? 도시 속에서 시민에게 주어지는 역할과 책임
3년 전 북한을 탈출했던 탈북자 한 명이 지난 19일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개성으로 ‘월북’한 사실이 북한의 발표 뒤에나 확인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군 당국은 뒤늦게 탈북민 김모(24) 씨가 강화도 일대에서 북으로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동해상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오는 목선도 놓치고, 중국인들이 태안 앞바다를 소형 보트로 들락날락해도 모르고, 탈북인이 바다를 헤엄쳐 북으로 돌아가도 모르는 우리 군경 정말 왜 이러나 큰 걱정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개성시에서 악성비루스(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월남 도주자가 3년 만에 불법적으로 분계선을 넘어 7월 19일 귀향하는 비상사건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비상확대회의를 긴급 소집했고, 코로나19 의심 탈북민의 월북에 대한 조치로 국가비상방역체계를 최대비상체제로 전환했다고도 보도했다. 군 당국과 경찰, 탈북민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김 씨는 1996년 개성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중학교까지 나왔고, 21살이던 2017년 한강을 헤엄쳐 넘어와 교동도 인근에서 우리 군에 구조됐다. 하나원 수료 후 김포 지역에 정착한 김 씨는 지난달 중
조선시대 화가를 손꼽으라 하면 안견, 정선, 김홍도, 장승업을 거론한다. 그 가운데 김홍도를 빼고는 조선회화를 이야기할 수 없다. 보물 527호로 지정된 김홍도의 ‘단원풍속도첩’에 담겨있는 ‘씨름’은 필자가 가장 감명깊게 본 풍속화다. 옛날 음력 5월 5일인 단오는 힘든 일을 서로 거들어 주면서, 품을 지고 갚는 품앗이를 통해 모내기를 막 끝내고, 풍년을 기원하며 마을 전체적으로 놀이를 즐겼다. 보통 남정네는 씨름, 여인네는 그네타기를 즐겼다. 여기서 김홍도의 풍속도 ‘씨름’을 들여다보자. 씨름꾼 두 사람이 가운데에 자리하고 관중들은 원형으로 둘러앉아 흥미진진한 모습으로 구경한다. 들배지기라는 기술이 들어간 상태에서 드는 사람과 들리는 사람의 표정이 압권이다. 들리는 사람은 눈이 동그래지며 양 미간사이에 깊은 주름이 위 아래로 깊게 패인다. 당황한 기색도 역력하다. 들배지기를 하는 사람은 팔 근육이 힘을 내듯 주름잡고, 입을 앙다문다. 불룩 튀어나온 광대뼈와 각진 턱은 승부를 내고자하는 강한 의지가 엿보인다. “앗차!”하며 들린 이의 당황한 눈빛은 처절하다 시피하고, 드는 이의 승부사적 기질이 담긴 굳은 입. 붓으로 표현한 생생한 모습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얼마 전 자영업자가 하루 평균 609명꼴로 폐업자 신세로 전락하며, 가계경제를 위협하고 있다는 뉴스를 본적이 있다. 창업에 나설 때는 누구나 부푼 꿈을 안고 시작하지만 현실의 경쟁은 얼마나 치열하고 냉혹한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하물며 수많은 임직원이 함께 운영하는 거대 기업은 오래 살아남기가 더욱 어렵다고 할 수 있다. 재벌닷컴이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국내 2만2637개 기업을 대상으로 생존주기를 파악한 결과, 평균 17.6년으로 나타났다. 또한 대한상공회의소가 집계한 국내 1000대 기업의 평균수명은 28.8년으로 조사되었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일본 3만 3079개, 미국 1만 2780개, 독일 1만 73개, 네덜란드에는 3357개사가 창업 후 100년 이상 생존해 있다. 장수기업 범위를 ‘200년 이상’으로 좁혀보면, 일본 3937개, 독일 1563개, 프랑스 331개, 영국 315개, 네덜란드 292개 등이다. 중국도 200년 업력을 지닌 기업이 9개 있다. 그렇다면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기업은 어디일까.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1위 기업은 두산이다. 1896년 서울 종로에서 면직물을 판매하는 ‘박승직 상점’으로 시작해 125년 동안 맥을…
도서관, 박물관, 미술관, 공연장, 복지관, 체육시설 등이 공공시설들이 다시 문을 연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이 가운데 몇몇 공공시설은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이미 재개관되어 운영 중이다. 프로야구도 26일부터 10% 제한 입장을 시작했다. 수도권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자 공공시설 운영과 공공행사가 중지됐다. 그러나 지난 20일 최근 수도권 내 확진자 발생 수준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판단, 공공시설·행사를 운영하도록 했다. 물론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는 전제가 있다. 모든 공공시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을 소독하고, 발열 체크를 한 후 입장할 수 있다. 관리자 안내에 따르지 않으면 시설 이용이 제한된다. 정부의 공공시설 운영 재개 발표에 경기·인천지역 지방정부들도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운영을 중단했던 공공시설을 속속 재개관하고 있다. 수원시의 경우 공공 실외체육시설 172개소와 실내체육시설 23개소는 운영을 재개했으며 종합사회복지관, 노인복지관, 경로당, 주간보호시설, 장애인 복지시설도 문을 열었다. 동 주민자치센터는 수강생을 모집한 후 프로그램 운영을 재개 한다. 공연장, 전시·관람 시설, 교육·체험시설은 운영 관련 위험도를 자체 평
* 제국주의 역사학을 반성했던 일본 사학자들 전 호에서 사례를 들었지만 일본인 식민사학자들에 대한 남한 강단사학자들의 존경심은 일반인의 상상을 초월한다. 그 중에서도 조선총독부 직속 조선사편수회 간사였던 스에마쓰 야스카즈(末松保和:1904~1992)에 대한 존경심은 남다르다. 광복 후에도 서울대 사학과를 들락거리면서 교수들을 지도했던 인물이기 때문이다. 1927년 도쿄제대를 나와서 조선사편수회 간사가 된 스에마쓰는 1933년에는 경성제대 조교수를 겸임했다. 한 해 전에 ‘<삼국사기> 불신론’을 주창하던 경성제대 교수 이마니시 류(今西龍:1875~1932)가 뇌출혈로 세상을 떠나자 그 자리를 꿰찬 것이다. 스에마쓰는 조선총독부에서 심혈을 기울여 편찬하던 <조선사> 편찬사업을 주도했고, 이런 공을 인정받아 1939년에는 경성제대 교수로 승진했다. 1945년 8월 15일 일제가 패망하자 일본인 역사학자들 사이에서도 반성의 기운이 일었다. 일본의 역사학이 침략전쟁의 도구로 전락한 것에 대한 반성이었다. 제국주의 역사학을 황국사관(皇國史觀)이라고도 하는데, 대표적인 이론이 낙랑군이 평양에 있었다는 ‘낙랑=평양설’과 서기 369년 고대 야마토왜(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