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마음이 떨릴 때는 여행의 진미를 찾는 길을 묻게 된다. 음풍농월로 바다와 산과 강을 유람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길 찾기 여행을 하면서 자신의 존재가치와 역사를 살필 수 있는 땅끝 해남을 다녔다. 지난해 11월 해남미남축제와 함께 군민선포식을 갖고, 서울청계광장에서 홍보전도 개최했다. 그간 관광투어와 해남이 갖는 특산물을 관광상품으로 사업을 펼쳐왔다. 뜻하지 않는 코로나로 인한 순조로운 항해는 되지 못했지만 전남도 일원은 물론이고 전국에서 해남방문의 해 마스코트가 눈에 들어왔다. 탐험하는 것, 꿈꾸는 것, 그리고 발견하는 것을 향해 인생의 돛을 올리게 하는 땅 끝의 서막이 그렇게 진행되고 있었다. 해남문화예술인들의 문화콘텐츠 협업기획도 고마운 일이지만 SBS 백종원의 ‘맛남의 광장’을 통해 해남만의 맛의 진미도 충분했고, 시티투어버스 편의제공으로 발길을 열어주었다. 땅끝은 한반도 최남단의 상징인 해발 156.2m의 사자봉 정상에 전망대와 한반도 기(氣)의 정점 탑과 모노레일을 건립해 이곳을 찾은 사람들에게 천혜의 바다의 풍경을 만나게 한다. 10분정도 더 걸으면 해양자연사박물관을 관람할 수 있고, 해안도로를 달리다 보면 땅끝 조각공원에서 조각예술을
폭등하는 집값을 감당하지 못한 일로 정부 여당이 혼쭐이 나고 있다. 청와대와 국회를 비롯한 다주택 공직자들의 명단이 연일 까발려지는 등 줄 망신을 당하는 중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분노한 민심을 대변하여 행동에 나서고 있다. 정책을 만들고 추진하는 고위공직자들이 부동산에 대한 바른 인식이 없이 부동산 문제를 다루는 일의 이율배반적 의식구조는 작은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과연 그것만 바로잡으면 모든 일이 잘 해결될까.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가 다주택을 소유하는 등 재산이 많으면 일단 청문위원들에게 시달림을 받는다. 재산 목록이나 증식과정을 들여다보면 하자투성이인 경우가 허다하다. 이 나라에서 법을 칼같이 잘 지키고, 세금 꼬박꼬박 내면서 부자가 된 사람은 없다는 것이 시중의 상식이다. ‘절세’니 ‘편법’이니 하는 온갖 교묘한 기술들이 그들만의 세계에서 구사된다. 재미있는 것은 청문회에 나온 후보의 재산이 너무 적은 경우다. 앞에서는 ‘청렴결백’하다고 칭찬을 하지만, 뒤로는 ‘무능하다’는 평가가 따라붙는다. 개인의 삶에서 저렇게 무능한데 무슨 나랏일을 제대로 할 것이냐는 비웃음도 함께 보태어진다. 그만큼 이 나라에는 ‘유능하면서도 깨끗한’ 인재가
‘한탄강’이 유네스코(UNESCO)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됐다. 우리나라에서는 2010년 10월 제주도 전체가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된 데 이어 2017년 5월 경북 청송군, 2018년 4월 광주 무등산권이 세계지질공원이 됐다. 경기·강원도에 걸쳐져 있는 한탄강 국가지질공원이 인증 받음으로써 우리나라는 네 번째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을 갖게 됐다. 유네스코 지질공원은 미적 가치, 과학적 중요성과 고고학·문화·생태학·역사적 가치를 가지고 있는 곳을 지정한다. 세계지질공원은 세계(문화·자연)유산, 세계생물권보전지역과 함께 유네스코의 3대 보호제도 가운데 하나다. 현재 전 세계 40여개 국가에 140여개의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이 있다. 보호가 목적이긴 하지만 유네스코가 인정하는 세계적 명소로 공인된 곳이기 때문에 훌륭한 관광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으므로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 한탄강은 50만년의 세월이 빚은 지질자원의 보고(寶庫)로써 자연생태와 역사가 살아 숨 쉰다. 내륙에서 보기 어려운 화산 지형이 잘 보존돼 지질학적 가치가 매우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전곡리 선사유적지부터 고구려 당포성, 평화전망대에 이르기까지 역사·문화적 명소도 산재해 있다
정지우 감독의 영화 ‘4등’은 스포츠계의 폭력문화를 소박하지만 깊이 파고든 작품이다. 두드려 맞으면서 악몽의 수영 선수생활을 한 코치 광수는 초등학생 준호를 가르치면서 똑같이 폭력수단을 동원한다. 아이가 코치에게 매를 맞는 줄 알면서도 엄마가 그것을 당연시하는 장면은 우리 주변에 흔한 극성 엄마의 모습이다. 영화 ‘4등’에서 가장 충격적인 대목은 매를 맞아야 하는 연습을 견디다 못해 도망을 치기까지 한 준호가 동생 기호에게 똑같은 폭력을 행사하는 장면이다. 폭력은 그렇듯 소리 없이 대물림된다. 매번 4등밖에 못하던 준호가 광수의 혹독한 훈련으로 2등을 하자 엄마는 감격의 눈물을 흘린다. 그러나 준호는 엄마에게 묻는다. “내가 매 맞아도 1등 하는 게 좋아?” 이 질문 한마디에 ‘엘리트 체육’ 바이러스에 속수무책 감염된 대한민국 스포츠의 병폐가 다 들어있다. 대한민국은 과연 ‘스포츠 선진국’인가? 결론부터 말하면 ‘절대 아니다’다. 선진적인 ‘사회 체육’ 정책으로 온 국민이 행복해야 할 21세기에 우리는 결코 ‘스포츠 선진국’이라는 수식어를 달 자격이 없다. 우리는 몇십 년 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후진국형, 독재 국가형 스포츠 정책을 하고 있다. 온 국민이 스
2020년 6월 17일, 문재인 정부의 21번째 부동산 대책인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관리방안’을 발표하였다. 대책의 주요내용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등 과열된 주택시장 지역에 대한 규제와 주택매입 및 전세 대출 규제, 투기과역지구에서의 2년 이상 거주자에 대한 조합원 분양 자격부여, 법인 및 임대사업자에 대한 규제, 종부세율 인상 등 조세 부담을 높이는 것이다. 고강도 정책을 내놓음으로써 주택가격 인하와 주택투기를 원천 봉쇄하고자 하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었다. 정부의 강력한 대책에도 불구하고 주택시장의 불안정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다시 주택의 공급 정책을 추가하고, 더 강력한 조세강화도 추가적으로 시행할 것이라고 예고하고 있다. 이와 같은 강력한 주택규제로 수도권을 중심으로 하는 주택시장은 크게 위축될 것이다. 그럼에도 주택시장이 안정될지는 여전히 회의적이다. 문재인 정부는 물론 역대 우리나라 주택정책을 추진하는 방법에는 두드러지는 특징이 있다. 주택 공급을 확대하는 정책도, 수요를 감소시키려는 정책도 군사작전과 유사하게 전격적인 대책으로 발표하곤 하는 것이다. 그 내용에는 공간과 대상을 특정하여 개발과 규제를 반복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과거보다 더
1968년 초등학생들은 2장에 1원하는 원고지 4장을 학교 앞 문방구에서 구매해 국어시간에 글짓기를 했다. 띄어쓰기를 할때마다 빈칸이 아까웠고, 그냥 종이에 쓰면 더 많이 글씨를 쓸 수 있는데 원고지는 비싸다는 생각을 했다. 이것이 200자 원고지인데 실제로 쓴 글자는 180자가 안 될 것이다. 그리고 억지로 채우기 위해 마지막 글을 키워 다음 줄에 2자정도 걸치게 문장을 늘렸던 기억이 난다. 1988년 경기도청 공보실에서 공무원 7급으로 잔심부름을 했다. 한 달에 한 번은 100자 원고지를 기자실 창쪽에 수북히 쌓았다. 출입기자들이 원하는 만큼 원고지를 가져가서 기사를 쓰고 완성된 원고를 본사에 팩스로 보냈다. 지르륵 하면서 원고지가 기계에 빨려들어가면 잠시후 신문사 정치부에 원고 복사본이 도달하고 데스크 보는 선배차장이 원고를 검토한 후 편집부로 넘기면 편집부에서 면을 잡아 기사를 완성한단다. ‘매킨토시’라고 미국 애플사가 개발한 프로그램으로 신문을 편집했던 시기다. 이전까지 문선공이 활자를 뽑아서 납판을 만들어 철판에 끼우고 나사로 조여서 인쇄를 하던 시절에 비할 바 아니지만 이 프로그램도 고급기술자들만이 운영할 수 있는 어려운 인쇄과정이었다. 이제 2
아침 기다림 /김종섭 겨울 맷새가 눈 속에 부리를 문지르고 빈 하늘이 사람을 기다리는 아침은 신선하다 빈 하늘을 받드는 맨살의 나무들이 한데 어울려 기다리는 시간은 매운 겨울바람처럼 맑고 신선하다. 기억처럼 피어오르는 다향과 함께 음악을 듣는다 목관의 선율을 따라 아침 햇살로 다가오는 그대 겨울 손님은 눈부시다 이윽고 안부를 나누고 일어설 우리의 시간은 또 노을처럼 소리없이 떠나갈 것이지만 지금 이 순간의 창밖은 아름답다 저 잔설에 떨어지는 아침 햇살 어쩌면 그대 아롱진 눈망울인양 반짝이고 겨울 맷새가 눈 속에 부리를 문지르고 있음으로 하루 기다림의 시간은 언제나 따뜻하다. ■ 김종섭 1946년 경북 포항 출생, 중앙대 및 영남대대학원 졸업. ‘월간문학’ 시 당선으로 등단. 시집 ‘환상조’등 12권, 칼럼집 ‘동백과 산수유 사이’, 시감상집 ‘시의 오솔길을 따라’, 평론집 ‘서정의 미학’등. 윤동주문학상, 조연현문학상, 경상북도문화상, 여산문학상 등 수상. 한국문협 부이사장, 경북문협 및 경주문협 회장 역임.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이하 암파스)는 2020년 신규회원 819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68개국에서 선별된 인원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최우식·조여정·이정은·장혜진·박소담 등 영화 ‘기생충’의 출연자들이 이름을 걸었다. 미국 아카데미상을 암파스가 주관하고, 작품 선정은 회원들의 투표로 정하는 것이니 회원이 되었다는 것은 아카데미상에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다는 뜻이다. 암파스가 회원 숫자를 늘려 다양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는 납득할만 하지만 외국인의 비율을 높이는 부분에서는 갸웃해진다. 아카데미상은 기본적으로 미국영화를 대상으로 한다. 미국영화를 시상하는데 외국인 투표를 높이겠다는 전략은 아무리 해도 이해하기 어렵다. 그렇지 않아도 세계의 표준이 되다시피 한 미국영화를 대놓고 세계 영화화하겠다는 것인지, 외국인이 참여해도 상관없다는 것인지 종을 잡기 어렵다. 지난 2월,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기생충’에 작품상, 감독상, 시나리오 상을 안긴 것을 상상도 하지 못했다. 한국영화가 각 부문 후보에 올랐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만해도 구색 갖추기 쯤으로 생각했다. 미국영화를 대상으로 시상하는 것이 기본인데, 외국(어)영화를 수상작으로 선정한 것은 앞으로
무더위가 시작 됐는데도 코로나19 기세가 수그러들 줄 모른다. 언제 종식될 것인지 끝이 안 보인다. 이처럼 코로나19가 확산되는 것은 일부 국민들이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손 세척 등의 방역수칙을 준수하고, 특히 여러 사람이 모인 장소에서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지만 이를 무시하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고 있는 서울과 대전의 방문판매업체와 무더기 확진자가 나온 광주 일곡중앙교회는 상당수가 마스크를 쓰지 않고 시설을 이용했다고 한다. 대중교통의 경우 이용 시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시행한 지 한 달이 넘었다. 지난 5월 26일부터 지하철, 버스, 택시, KTX를 이용할 때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탑승이 제한된다. SRT와 항공기와 여객선도 마스크 착용 의무화에 들어갔다. 그러나 마스크 착용을 거부하며 폭력을 휘두른 사건도 발생하고 있어 안타깝다. 얼마 전 서울에서 50대 남성이 마스크를 착용해달라고 요청한 마을버스 기사와 승객 등을 폭행했다. 경찰은 “마스크 착용이 승객의 안전과 직결된 중대한 사안”이라며 이 남성을 구속했다. 서울 전철 안에서 마스크를 쓰라는 승객에게 폭언과 폭행을 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