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패러다임의 변화에 따라 학교는 다양한 교육 방법으로 쇄신을 꾀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지식이 아닌 지혜를 가르치는 교사들의 등장은 고무적인 현상이다. 과거와 다르게 교사들은 정해진 교육과정과 교과서만을 사용하여 교수학습을 진행하지 않고 재구성한 교육과정과 재편집한 교과서를 사용하여 다양한 학습자료를 만들어내고, 수업 과정속에서 아이들이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면서 수업뿐만 아니라 생활지도, 상담, 평가 등에서도 생산적인 고민을 하고 있다. 두발, 복장 등 강압적인 생활지도 단속이었던 과거와 달리 현재는 생활지도에서도 아이들이 얼른 원위치로 회복할 수 있는 회복적생활교육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으며, 수업과 평가에서도 아이들에게 여러 번의 시행착오의 기회를 부여하여 좀 더 성장하도록 지지와 격려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이와 같은 교사들의 노력 덕분에 교사들의 교육활동에 있어 아이들의 외적인 성장과 더불어 내적인 성장도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점점 4차 산업혁명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는 시점에서 교사를 대처하는 인공지능 로봇교사가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 로봇은 다양한 지식으로 무장되어 교사를 위협하는 존재가 될 것이지만, 교사가 인공지능 로봇을 이길…
땅에다 쓴 시 /최문자 나는 땅바닥에 대고 시를 썼다 돌짝도 흙덩이도 부서진 사금파리고 그대로 찍혀 나오는 울퉁불퉁했던 삶 삐뚤삐뚤 한글 자모가 나가고 미어진 종이 위에서 연필은 몇 자 못 쓰고 부러졌다 지금지금 흙부스러기가 씹혔다 숨기고 있던 내 부스러기들이 씹혔다 더 이상 세상에 매달리지 못하는 것들은 모두 땅바닥에 와 있었다. 죽은 꽃잎에 대고 죽은 사과알에 대고 작은 새의 죽은 눈언저리에 대고 꾹꾹 눌러썼다 에서겔서의 골짜기 마른 뼈처럼 우두둑 우두둑 무릎 관절 맞추며 붙이며 죽은 것들이 일어섰다 나는 흙바닥에 대고 시를 쓴다. 죽음도 사랑도 절망도 솟구치며 찍혀 나오는 미어지는 종이 위에 꾹꾹 놀러 쓴다 몇 자 못 쓰고 부러지는 연필 끝에 침 대신 두근거리는 피를 바른다 시에서 늘 피린내가 풍겼다 인간은 흙의 존재다. 인간은 땅에 발을 딛고 하늘을 바라보고 산다. 그러한 인간에게 허락된 땅위에 예수는 사랑과 용서를 써주셨다. 시인이 땅에다 쓴 시는 굵거나 가늘거나 크거나 작거나 삶의 조약돌이나 모래사이 예수가 쓰신 생명의 노래를 다시 노래하고 있다. 세상의 터전위에 꾹꾹 눌러쓴 우리의 시는 어쩌면 침 대신 피가 묻어있을지 모른다는 자기반성을 시인은…
지난달 30일 오전 남북공동 철도조사단을 태운 열차가 경기도 파주시 장단면 비무장지대 내 경의선 철도 통문을 통과했다. 남과 북은 이날부터 이달 17일까지 18일 간 경의선 개성~신의주 400㎞ 구간과 동해선 금강산~두만강 800㎞ 구간 등 1천200km에 더해 다시 남쪽으로 귀환하는 길이까지 더하면 남쪽 열차가 2천600km에 이르는 철도 구간을 운행하는 것이다. 북쪽 철로 2천600km에 대한 공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공동조사가 가능했던 것은 유엔 안보리가 남북 철도 연결 공동조사 제재 면제를 결의했기 때문이다. 경의선 철도 남쪽 최북단 도라산역~북쪽 최남단 판문역을 운행하던 화물열차가 지난 2008년 11월28일 멈춰선지 10년 만에 다시 운행된 것이다. 2007년 10월 4일 평양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10·4 정상선언)을 한 뒤에 남북 연결 화물열차가 운행되기 시작했다. 그해 12월11일부터 1년간 총 448회 운행됐었다. 그 뒤 10년간 굳게 닫혔던 문이 다시 열린 것이다. ‘남북철도공동조사 착수/남북철도공동연구조사단’이라 적힌 현수막과 ‘서울↔신의주’라 적힌 이정표가 붙은 열차를…
국회 교육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가 오늘 ‘유치원 3법’을 심의한다. 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등 3개 법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제출한 개정안과 자유한국당이 제출한 개정안을 병합해 다룬다. 핵심은 ‘회계관리 일원화’와 ‘누리과정 지원금의 보조금화’여부다. 사립유치원 회계를 국가회계관리시스템으로 일원화하고 누리과정 지원금을 보조금으로 명시해 유용하면 횡령죄로 처벌할 수 있게 하자는 게 박용진 법안이다. 이에 비해 국가회계와 일반회계로 회계를 이원화해 학부모 분담금은 융통성 있게 쓰도록 하고, 누리과정 지원금은 보조금으로 분류하지 말자는 게 자유한국당 법안이다. 교비로 사리사욕을 채우고 아이들에게는 형편없는 급식을 준 유치원 회계 비리로 학부모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그런데도 국회의 법안 논의는 지지부진했다. 10월 11일 박용진 의원이 사립유치원 비리 실태를 폭로한 지 50일, 10월 23일 박용진 3법이 발의된 지 한 달 이상 지났다. 지난달 28일 교육위 법안심사소위가 열릴 예정이었으나 자유한국당의 자체 법안 마련이 30일에야 나와 또 연기됐다. 그 사이 학부모들은 걸핏하면 ‘집단폐원’ ‘모집중단’을 내건 사립유치원 단체 때문에 아이 맡길
“공부 끝나고 집에 갈 때 타고... 그렇게 타던 열차가 57년 만에 내 앞에 나타났단 말이야. 이 기차를 타고 내 고향, 집에 좀 가보고 싶다고...” 실향민의 기사가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사람들은 늘 새로운 것을 갈망한다. 특히 경쟁이 벌어지는 곳에서는 새로움이라는 무기를 들어 자신을 차별화하고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 한다. 장사를 하는 사람은 다른 가게에 없는 새로운 아이템으로 손님들의 이목을 끌려 하고, 취업을 앞둔 사람도 흔한 자기소개서나 스펙 같은 도토리 키 재기식의 경쟁에서 벗어나려 뭔가 새로운 매력을 어필하려고 머리를 싸맨다. 기발하고 창의적인 것을 만들어내려니 막막할 수도 있겠지만 변례창신(變例創新)이라는 사자성어처럼 새로운 것은 이전 것의 변용일 뿐 완전히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은 거의 없다. 어쩌면 더 이상 완전한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은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미국의 컬럼비아 대학의 경영대학원 교수인 윌리엄 더간은 “애플의 스티브 잡스와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가 새로운 뭔가를 발명한 것은 전혀 없다. 그들의 아이디어는 모두 훔친 것으로 최선의 것을 발견하면 그것을 가져와서 새롭게 조합했을 뿐이다. 그것이 그들이 한 창조
유명인의 이름을 딴 신조어는 주장을 선명히 전달할 수 있고 파급력이 커 정치권 프레임 싸움에 자주 사용된다. 개그우먼 이영자 이름이 회자되고 있는 최근의 정치권도 마찬가지다. 이같은 이름은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을 설명하면서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이 “문 대통령 지지율이 20대, 영남, 자영업자에서 굉장히 낮게 나오고 있다”며 이를 ‘이영자(20대·영남·자영업자) 현상’이라고 정의한데서 비롯됐다. 물론 신조어 출연은 과거에도 많았다. 이명박정부가 초대 내각을 구성했을 때 뜬금없이 영화배우 고소영 이름이 회자됐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내각 인선에서 자신이 졸업한 ‘고’려대와 장로로 재직 중인 ‘소’망교회, 고향인 ‘영’남 지역 출신을 대거 발탁하자 그 앞 글자를 따서 ‘고소영 내각’이라는 이름이 붙었던 것이다. 학연, 지연을 동원한 정부의 편향된 인사를 꼬집은 말이었다. 이어 강남에 땅이 많은 부자들로 구성된 내각이라는 의미로 ‘강부자 내각’이라는 별명도 따라붙었다. 실망과 조롱이 담긴 이들 신조어는 세간의 화제가 됐고 청와대가 나서 고소영 내각이 아니라고 해명했을 정도로 국정 운영에 상당한 부담이 됐다. 하지만 과거와 지금이 다른것은 분명있다. ‘고소영
어느 자리에서나 잘 먹는 사람이 있다. 그런데 잘 먹는 선을 넘어 자기가 좋아하는 음식이나 맛있는 메뉴에 꽂히면 마치 굶주린 사자처럼 폭풍흡입을 하는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을 가리켜 아귀처럼 먹는다고 놀림조로 말하는데 아귀란 문자 그대로 굶어 죽은 귀신이다. 그냥 귀신도 아니고 굶어 죽은 귀신이니 얼마나 먹을 것에 포한이 졌을지 상상이 간다. 그러다 보니 다른 사람들과의 대화는 물론 누구 쳐다보며 남을 배려하고 말고 할 마음은 전혀 없고 오직 밥알 하나라도 더 넣어야 하겠다는 기세로 음식을 퍼 넣느라 여념이 없다. 이 아귀는 살아 있을 때 굶주리다 배가 고파 죽은 귀신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건 섣부른 선입견에 불과했다. 글자를 읽고 얼핏 사전적의미로 해석을 하면 그렇지만 사실은 오히려 그 반대였다. 자기밖에 모르고 남에게 물 한 모금 줄 줄도 모르고 식탐이 워낙 커서 무슨 음식이든 혼자만 배부르게 먹다 죽은 사람이 죽어 저승에 가면 아귀가 되어 떠돈다고 한다. 아귀의 형상은 대충 이렇다. 입은 커서 머리의 반을 차지하는데 비해 목은 가늘고 길게 생겼다고 한다. 거기에 배는 어찌나 불룩하던지 산달이 돌아오는 임산부처럼 보인다고 한다. 커다란 입으로 음식
안희정 충남지사에 이어 지금 세 명의 시·도지사가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드루킹 댓글 작업을 주도해 재판 중인 김경수 경남지사, 아내가 트위터에 허위와 명예훼손의 글을 올려 검찰조사를 받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 서울교통공사 채용비리로 국정조사를 받게 된 박원순 서울시장이다. 모두 혐의사실이 확실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이들의 공통점은 여당의 영향력 있는 대선 주자라는 점이다. 여기서 질문을 한번 던져보자. 이들 세 명의 혐의가 사실로 드러난 것을 가정할 때, 어느 죄가 가장 클까? 필자가 내린 답은 박원순 시장, 김경수 지사, 이재명 지사 순이다. 서울시는 서울교통공사 직원 1만7천84명에 대해 조사한 결과, 1천912명이 친인척 관계인 것으로 밝혔다. 그러나 야당측에서는 조사 응답률이 11.2%에 불과하며, 전수조사하면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사의 인사처장은 자신의 아내까지 정규직으로 만들고 조사대상에서 제외시켰다. 이 정도면 공사의 뿌리까지 부패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기업보다 투명할 것으로 믿고 공기업의 문을 두드린 취업준비생에게는 “일자리 약탈행위”이며 “테러행위”이다. 차라리 외국으로 가는 게 낫겠다는 체념이 커지고 있다.
꽃의 유서 /문설 어떤 불안이 꽃을 밀어 올린 것일까 잠깐 다녀간 볕의 끝을 맨 처음이라 생각해 몸을 옮겨 앉은 것은 분명 꽃의 착각 후회는 앞서가는 온도를 되짚어오는 일 내가 한때 걸었던 길은 겨울에 닿아 있고 그 먼 길을 되돌아 올 수 없어 봄의 그늘에 들었다 꽃의 체온으로 살아가는 저 빛깔 속에서 눈멀었다 깨어나자 내 속에서 잉잉거리는 연두의 황망 속절없이 하혈의 산 오르다 , 오르다가 문득 피는 것은 지는 것이므로 흙발 툭툭 털며 산이 열리고 일찍 불안을 피운 꽃은 새로 유서를 쓰지 않는다. 유서를 쓰는 마음은 비장하다. 유서를 쓰는 마음은 생의 아름다움을 안다. 유서를 쓴다는 것은 끝이 아니라 다음을 기약한다. 유서는 반드시 쓰는 것이 아니라 그리기도 한다. 남기기도 한다. 구름이 흘러간 곳에 파랗게 남은 하늘은 구름의 유서다. 누군가 갯벌을 가며 끝없이 남긴 발자국도 온몸으로 쓴 유서다. 유서는 영혼과 영혼의 연결 고리다. 사는 것의 흔적이 유서고 유사는 문자로만 남는 것이 아니라 꽃으로 바람으로 별로도 남는다. 유서는 한 사람이 남기는 한 송이 꽃이 남기는 한과의 아름다운 눈물방울 같은 것이다. 모든 생의 의미 사랑의 의미를 내포한다. 꽃은 꽃…
음주운전 인명피해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인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 개정안이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오늘부터 부터 적용될 일명 ‘윤창호법’으로 불리는 음주운전 처벌강화법은 특가법 개정안과 도로교통법 개정안으로 나뉜다. 이날 본회의에서 의결, 최종 확정된 개정 특가법은 음주운전으로 사람을 사망하게 한 경우 법정형을 현행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서 ‘무기징역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으로 상향 조정했다. 법안중 가장 눈에 띠는 것은 형량이 대폭 강화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당초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된 원안에서는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망사고의 최소형량이 ‘5년 이상의 징역’이었으나, 법안소위 논의 과정에서 ‘3년 이상의 징역’으로 수정돼 일각에서는 원안보다 후퇴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음주운전으로 사람을 다치게 했을 때 형량을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서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강화했다. 그러나 이 또한 음주운전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을 갖게 한다. 이에대해 법사위는 “처벌 하한이 3년 이상 징역인 상해치사죄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