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의 얼굴 /조말선 백 개의 의자를 가진 나는 백 개의 나로 분열한다 나는 점점 멀어지고 나는 점점 희미해지고 나는 점점 증식하고 백 개의 의자를 빼앗긴 그는 한 개의 그로 응축한다 그는 점점 짙어지고 그는 점점 밀집하고 그는 점점 그가 되고 - 조말선 ‘둥근 발작’ / 창작과 비평 소설에 든 11월의 거리에 낙엽들이 뒹굴고 있다. 서로 다른 색깔과 모양과 성질을 가진 이파리들이 이 계절 동시다발적으로 잎을 떨구고 있다. 자동차들이 지나칠 때마다 “둥근 발작”을 일으키는 이파리들의 “분열”이 “점점 희미해지고”, 그러다 다시“밀집”한다. 그렇다면 나무들은 자신의 이파리들을 떨쳐 보낸 것인가, 이파리들이 나무를 떠난 것인가. 한 해가 다 가도록 “나”와 “너”는, 앉아 있던 의자는, 그 자리는 얼마나 많은 교체와 부재를 반복하고 있었는지 의자의 “증식”은 계속된다./권오영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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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층에게 ‘플랫폼 노동자’란 생소한 단어다. 정보통신기술이 발전함으로써 탄생한 직업이기 때문이다. 고객이 스마트폰 앱 등 플랫폼에 서비스를 요청하면 이 정보를 노동 제공자가 보고 고객에게 서비스를 한다. 배달 대행앱, 대리 운전앱, 우버 택시 등이다. 서비스를 맡은 사람들이 플랫폼 노동자다. 이들은 중개업체를 통해 일감을 받아 고객에게 배달해주고 수수료를 받는다. 이들은 여러 가지 애로사항이 있다. 관련된 사람들과 수수료를 분배해야 하기 때문에 수입이 낮다. 뿐 만 아니라 신속배달이 당연시 돼있어 사고 위험이 매우 높다. 여기에 더해 종사자도 급격하게 증가, 경쟁이 치열하다. 최근 SBS는 플랫폼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방송한 바 있는데 종사자가 50만 명이 넘었다고 한다. 치열한 경쟁 속에 건당 1천 원도 안 되는 수수료를 받고 있으며 하루 12시간, 주 6일을 일해도 100만 원 남짓 버는 달도 있다고 보도 했다. 그러면서 “10시간 일해서는 생활비가 안 나와요. 최저 임금이 된다는 보장도 없고, 미친 듯이 하는 거예요.”라는 한 노동자의 처지를 소개했다. 더 딱한 것은 플랫폼 노동자는 노동관계법의 적용에서 배제된다는 것이다. 직접 고용하는 사용자가 애매하
인접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끼리 행정경계를 조정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각 지자체의 이해관계가 얽혀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정을 위해서는 관련 지자체의 인내와 이해와 소통 의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를통해 해당 주민들의 ‘피해는 최소화하고 편리는 극대화’할 수 있는 묘수를 찾아야 한다. 이 일이 말처럼 쉬운가? 아니다. 그런데 이 어려운 일을 해내고 있는 지자체가 있어 박수를 보낸다. 수원시와 화성시다. 경기도도 힘을 보탰다. 행정경계를 조정한다는 것은 불합리한 경계로 인해 주민들이 받는 피해를 바로잡아 주민편의를 충족시키겠다는 공복(公僕)의 자세가 없으면 시도하기가 힘들다. 두 지자체의 노력을 구체적으로 보면 이렇다. 수원시 망포동과 화성시 반정동 일대가 복잡했다. 화성시 반정동 일부 지역이 수원시 영통구 신동개발지구 안으로 깊이 들어와 있어 ‘삼면이 수원’인 상황에 처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런 행정경계를 합리적으로 조정하기 위해 수원 망포동 일부 지역과 화성시 반정동 일부 지역을 같은 면적(19만8천825㎡)으로 교환한다. 지자체 사이의 경계조정은 절차가 복잡하다. 귀찮더라도 알아보자. ‘알아야 면장’도 할 수 있다. 먼저 각 시의회 의견 수렴
관광의 트렌드도 많이 변화했다. 관광이 국립공원 중심의 자연경관에서 시작됐다면 대형 테마파크 시대를 거쳐 현재는 체험과 감성관광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중 감성관광은 관광객이 자연경관 또는 문화재 등을 단순하게 보고 가는 것이 아니라 지역주민의 따뜻한 감성과 열정이 담겨있는 문화와 생활상을 체험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골목길 투어다. 현재 다양한 형태의 골목길이 존재한다. 한옥, 근대유산 등이 집적된 역사문화 골목길과 이색적인 체험거리 또는 다양한 먹거리가 존재하는 특수상권 골목길로 구분할 수 있다. 최근 특수상권 골목길에 이상 징후가 드러나고 있다. 이미 예견되어 경고음이 있었다. 다만, 문제점을 주도하여 풀어야 할 주요 기관·단체의 서로 미룸에서 더 큰 문제를 발생시켰다. 골목길 상권의 원조 격인 이태원 ‘경리단길’이 2009년부터 서서히 인기를 끌었다. 그 파생으로 망원동 ‘망리단길’, 연남동 ‘연리단길’, 송파동 ‘송리단길’ 등이 ‘O리단길'의 이름을 얻으며 화려하게 등장했다. 지방도 경주 ‘황리단길’, 전주 &l
‘어린이’를 떼고 나면 되는 것이 어른이일까. 몸은 이미 어른이 된지 오래지만 아직 정신적인 성숙이 그에 따르지 못하고 미성숙한 생각과 행동을 벗지 못하거나 스스로 그러고 싶지 않은 사람을 일컫는 말로 ‘어른이’라는 하나의 새로운 인류가 생겨났다. 어린 시절엔 어른이 공부도 안하고 결석하면 큰일나는 학교도 가지 않으면서 많은 것을 누리고 향유하며 자신의 삶의 형태에 대한 고뇌는 없이 어린이의 발랄한 삶을 지나치게 간섭하며 횡포하고 있다 생각한 적이 있다. 일어나고 싶은 시간에 일어나고 어린이에게는 제약하는 세상의 모든 나쁜일을 누구의 제지도 없이 거침없이 내놓고 하는 뻔뻔한 배짱이 얄미웠지만 내심으로는 그런 방만한 자유가 부러워 얼른 시간이 흘러 어른의 대열에서 함께 그 모든 것을 누릴수 있기를 바랐다. 부유하진 않았지만 아버지의 능력과 노고로 아쉽지 않은 돈이 있었고 어머니께서 해주시는 깨끗한 빨래와 맛있는 음식, 그리고 쾌적한 환경은 우리의 아무런 노력과 대가 없이도 늘 곁에 있었다. 가끔 어머니의 일방적인 취향으로 시장에서 사 오신 똑같지만 색만 다른 옷 두 벌 중에 여동생과 신경전을 벌이며 하나만 고를수 있는 제한된 자유말고는 어떤 책임에 대해서도 고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경과원)은 ‘경제’와 ‘과학’을 관장하는 국내 유일의 기관이다. 경과원은 창업아이디어 발굴부터 사업화, 해외 판로개척에 이르기까지 경기도 중소기업 지원 사업을 다양하게 펼치며 경기도내 창업생태계 활성화와 글로벌 강소기업 육성에 앞장서고 있다. 과학기술 R&D 지원과 바이오산업 육성은 물론 지역산업 고도화에도 힘쓰며 4차 산업혁명의 컨트롤타워로 경기도의 과학기술진흥과 지속가능한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경기도 경제발전을 선도하는 혁신성장의 촉진자’라는 비전을 발표했다. 혁신성장은 도내 중소기업들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기술력을 통해 성장케 하자는 의미다. 경과원은 올 한해 혁신 지원을 통해 건강한 혁신성장의 생태계를 조성함으로써 강소기업 육성에 앞장섰다. 혁신적인 창업지원…‘건강한 창업생태계’ 조성 최근 물품을 소유하지 않고 빌려 쓰는 개념인 ‘공유경제’가 이슈다. 카셰어링, 공유주택 등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물품을 구매하지 않아도 빌려 쓸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난해 1월 영국은 ‘외로움 문제’를 담당하는 장관을 세계 최초로 임명했다. 사회적 단절로 인한 정신적 고통이 매일 담배 15개비를 피우는 것만큼 건강에 해롭다는 ‘조 콕스 외로움 문제 대책위원회’의 제언에 따른 것이다. 이 위원회는 자신의 선거구에 사는 유권자들의 고립과 외로움 문제 해결에 앞장섰던 영국 노동당 하원의원 조 콕스의 이름을 딴 위원회다. 영국정부는 “외로움이 더 이상 개인적 불행이 아닌 일종의 ‘사회적 전염병’이라며 공동체의 건강을 위협하니 국가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위원회의 제언에 장관직 신설로 화답 했다. 그동안 인간 내면의 영역이라고 인식되던 ‘외로움’에 대해 정부가 개입하기로 한 것이다. 사실 국민 ‘외로움’에 대한 관심은 영국뿐 아니다. 소득의 기준에 관계없이 세계적 추세다. 노인 뿐 아니라 젊은이들도 많아 더욱 그러하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요즘 ‘혼밥’, ‘혼술’ 등 혼자 일상을 즐기는 문화가 대세다. 이런 사회 현상을 반영이라도 최근 송년회, 신년회 같은 각종 모임 문화가 점점 없어지는 분위기다. 또한 외출보단 집에 있는 시간을 좋아하는 젊은이들을 더 이상 사회성이 부족한 특이 성향으로 분류하지 않는다. 덕분에 혼
자욱하게 안개가 낀 아침이었다. 강변을 눈앞에 둔 우리 집은 때때로 이런 짙은 안개가 새벽을 드리웠다. 출근 시간이 되었다. 나는 신발장 앞에 섰다. 여러 켤레의 구두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그 중의 하나를 골랐다. 유난히 사연 많은 구두였다. 그 많은 사연을 안고 나는 이 구두를 신고 이곳 저곳을 나다녔다. 그러나 나는 이 오래 된 구두를 버리지 못했다. 나는 숄더백을 메고 그 낡은 구두를 신었다. 마침 현관문에서 초인종 소리가 들렸다. 이 시간에 올 사람이 누굴까? 이 안개 짙은 아침에… 나는 의문을 품고 대문을 열었다. 허름한 늙고 깡마른 한 노인이 안개 속에 서 있었다. 헝클어진 머리카락에 턱수염이 더부룩한 노인이었다. “어떻게 오셨어요?” “구두를 닦으러 왔소.” 노인은 의외로 당당하였다. 목소리에도 보이지 않는 힘이 서려 있었다. 나는 무엇에 끌린 듯이 노인을 집안으로 불러들였다. 마침 화단 앞에 간이의자가 보였다. 나는 그 의자를 가리키며 물었다. “저기면 괜찮겠어요?” 노인은 말라비틀어진 얼굴에 은근한 눈초리로 고개를 끄덕였다. 비로소 안개 속으로 그 남루한…
Q. A조합은 재건축 조합으로, B건설사와 2015년경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면서 ‘공사대금은 연면적을 기준으로 평당 450만 원의 비율로 산정하되, 착공일까지 물가변동이 있을 경우 금융물가지수 또는 건설공사비 지수인상률을 적용하여 공사계약금액을 조정한다’고 약정하였다. 그 후 사업시행변경인가가 예상보다 늦게 나 위 공사도급계약 체결일로부터 약 4년이 경과한 2019년 중반에 착공이 가능하게 되었고, 이에 A조합과 B건설사는 공사계약금액을 조정하게 되었는데, 그 과정에서 금융물가지수와 건설공사비 지수인상률 중 어느 것을 적용할지에 관하여 극심한 입장대립이 있었다. A조합은 대의원회의 사전심의 없이 바로 임시총회를 개최하여 B건설사와의 공사도급계약 해지를 의결한 후 2019년 8월 1일쯤 B건설사에게 ‘공사도급계약을 해지한다’고 통보하였다. 참고로 A조합의 정관은 ‘대의원회는 총회에 부의되는 안건을 사전심의 한다’고 정하고 있고, A조합과 B건설사 사이에 작성된 공사도급계약서를 보면, ‘A조합은 계약 해지 사유가 판명된 경우 60일의 이행기간을 정해 B건설사에게 서면으로 이행할 것을 통보한 후 이 기간 내에 이행되지 않은 경우 계약 전부 또는 일부를 해지할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