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국회에서 ‘민식이법’이 극적으로 통과됐다. 이에따라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과속 단속 카메라(CCTV)’ 설치 의무화 ▲지방자치단체장의 신호등 우선 설치(도로교통법 일부개정안) ▲스쿨존 내 사망사고 가해자의 가중처벌(특정범죄 가중처벌 법률개정안)이 가능해졌다. 이 법안이 통과된 다음날 가중처벌이 무리하다는 등 문제를 제기한 일부 어른들이 있었다. 이들의 주장은 제한속도인 시속 30㎞를 지켜 운행하더라도 어린이 사망사고가 발생하면 가중처벌을 받을 수 있어 개정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참 얍삽한 어른들이다. 제한속도 30㎞가 어린이 안전을 지켜주지 못하면 20㎞로, 그래도 안된다면 10㎞로 낮추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런데 책임을 어물쩍 어린이들에게 떠넘긴다. 돌발사고에 대비하지 못할 수 있다는 야비한 변명에 숨어서다. 어린이 행동은 본래 예측불허다. 그래서 학교 주변에서만이라도 저속운행을 하라는 것인데, 뭐가 시빗거리란 말인가. 기껏해야 3~5분 천천히 가는 것이다. 어린이 안전보호는 무조건이다. 그런데 경기북부 스쿨존 CCTV의 민낯은 너무 부끄럽다. 10개 지자체의 스쿨존 1천55곳에 달랑 66대만 달려있다. ‘민식이법’으로 어린이 교통안전에
한국영화인들과 투어 일환으로 신안군 천사의 섬을 찾았다. 영화인들과 한자리에 같이하는 자리가 드물기 때문에 몹시 반갑고 기쁜일이었다. 창작을 혼자 하는 작업과 달리, 영화는 종합예술이다. 필자가 태어난 곳은 해남이지만 충청도 음성, 신안 증도리, 경남 마산에서, 목포로 전학해 초등학교를 졸업하기까지 유년은 외로운 성장기였다. 천사의 섬, 추억들은 그래서 남달랐다. 놀랍게 발전한 섬을 가이드를 따라서 땅과 바다와, 하늘에서 내려 보는 섬들은 내가 잠시 머물었던 고향이 이렇게 아름다운 섬이었던가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현대 산업사회가 정착을 이루고 서사예술의 총아였던 소설과 영화의 세계는 제왕적인 교류의 관계로 자리 잡은 때가 이미 오래되었다. 소설을 쓰면서 영화를 생각하고, 시나리오를 쓰면서 소설을 구상한 내 글쓰기의 여정은 서로 대치될 수 있는 합의점을 안고 있었다. 소설과 영화, 이 장면들을 안고 천사의 섬을 거니는 발길을 옮길 때 마다 추억이 일어났다. 안내책임자인 설재우 차장은 자신의 업무를 넘어 구수한 사투리의 낮은 목소리로 수발을 들어주었고, 사람냄새 나는 진솔한 마음들로 천사의 섬을 다시 찾도록 하는 호기심을 들게 해 주었다. 카메라 셔터 속
한 사람이 얼만큼 영화를 보아야지 ‘중독’이라고 판단할 수 있는지의 기준은 따로 없다. ‘영화보기가 취미’라거나 ‘영화보기를 좋아한다’라고 하는 사람들은 많다. 가끔 ‘얼마만큼 좋아하느냐’고 되물어보면, 구체적으로 몇 편이라고 확인하는 경우는 드물다. ‘하여튼 좋아한다’고 하는 정도다. ‘24번째 1천만 관객 영화’가 나왔다는 컬럼을 쓴 것이 지난 6월이다. 2019년이 끝나가는 12월, ‘27번 째 1천만 관객’ 영화가 나왔다. 그 사이 4편의 ‘천만 영화’가 등장한 것이다. 애니메이션 ‘겨울왕국2’는 2014년에 천만 대열에 든 ‘겨울왕국’의 속편이다. 올해에만 ‘극한 직업’, ‘어벤저스 엔드게임’, ‘알라딘’, ‘기생충’, ‘겨울왕국2’ 등 5편의 영화가 1천만 관객을 넘어섰다. 한국영화 역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다. 가을에 은행나무 가로수에서 은행 떨어지는 수준이다. 다섯 편의 결과를 합치면 대략 6400여 만 명에 이른다. 아직도 흥행을 계속 중인 경우도 있으니 그 숫자는 더 늘어날 것이다. 올해의 전체 관객이 2억2천만 명 안팎으로 예상하는데, 다섯 편의 흥행이 전체의 30% 정도를 차지하는 셈이다. 한국영화가 첫 1천만 관객을 달성한 것은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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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1990년대 까지만 해도 시청률 60% 넘는 인기를 누렸던 씨름은 팬들의 외면으로 2000년 이후 존재감을 상실, 침체를 거듭해 왔다. 출범 당시 모래판엔 전통을 구현하는 요소는 거의 없었다. 해가 거듭 할수록 스토리텔링이 약했던 것도 침체의 원인 이었다. 특히 이만기, 이준희, 강호동 등 개성 강한 몇몇 스타에게 의존하던 선수층이 엷어지면서 더욱 그랬다. 거기에 외환위기와 함께 프로팀이 해체되고, 체중 제한이 거의 없는 백두급 선수들의 비대화로 승부의 긴장감이 뚝 떨어져 팬들의 발길을 더욱 돌리게 했다. 이랬던 우리 전통 씨름이 부활의 날개 짓을 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모래판 ‘아이돌’로 불리는 젊은 ‘몸짱’ 선수들이 있다. 이들은 식스팩이 드러나는 근육질 몸매에 역동적인 씨름 기술까지 겸비해 시합 때 마다 관중을 사로 잡고 있다. 그러면서 ‘씨름돌’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낼 정도로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젊은 여성 팬들 또한 경기장으로 몰려들며 씨름의 부활에 힘을 보태고 있다. 덕분에 ‘씨름’ 연관 검색어가 연일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등장하는 등 SNS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얼마 전 씨름 경기 동영상하나가 유튜브 조회수 200만을 돌파하
요새 신문기사를 보면 SSM 마켓에 대한 말들이 많다. 대기업에서 경영하는 대형마켓이라 골목 상점들이 다 죽는다고 야단들이다. 이런 세상에 아직도 재래식 구멍가게가 있다면 믿어지지 않을 것이다. 간판도 후줄근하고 가게 모색도 낮고 초라하다. 뿌연 유리창 너머로 가게 안에 옴츠리고 앉은 50대의 주인 남자가 보인다. 그는 오늘도 탁자 위에 소주병을 올리고 앉았다. 나는 가계 문을 밀치고 들어가, “아저씨, 라면 어디 있어요?” 하니 사내는 팔을 들어 어둑한 가게 한쪽 구석을 가리킨다. 나는 눈에 띄는 라면 몇 봉지와 껌 한 통을 들고 주인 앞으로 다가갔다. 술 취한 주인 남자의 역겨운 체취가 콧구멍을 감싼다. 싫은 내색을 하지 않으려고 급히 껌 껍질을 뜯어낸다. 그리고는 뜯은 종이를 눈앞의 빈 쓰레기통으로 던지는 참이었다. “어허. 그건 거기 들어갈 쓰레기가 아니여.” 갑자기 주인 남자가 정색을 하고 한마디 한다. “이거 쓰레기통 아니에요?” “보면 몰러? 그건 빈 통이여.” “그럼 쓰레기통은요?” 주인 남자가 또 팔을 들어 가리킨다. “저 문
주막(酒幕) /백석 호박잎에 싸오는 붕어곰은 언제나 맛있었다//부엌에는 빨갛게 질들은 팔八모알상이 그 상 우엔 새파란 싸리를 그린 눈알만 한 잔盞이 뵈었다//아들아이는 범이라고 장고기를 잘 잡는 앞니가 뻐드러진 나와 동갑이었다./울파주 밖에는 장꾼들을 따라와서 엄지의 젖을 빠는 망아지도 있었다. 유년의 기억을 생생하게 포착한 이 시는 주막에서 건져 올린 애환의 정경과 시골마을의 모습들이 파노라마처럼 잘 그려져 있다. 신경림 시인이 백석의 「주막」 이 작품을 감동받은 작품으로 꼽아서「농무」와「파장」같은 작품의 원천이 되었다고 술회했었다. 백석시인의 이야기 시는 앞서서도 논했지만 인간적인 시점들과 자신이 듣거나 이미지 차원보다도 대상의 실제적인 모습을 말하는 상상한 것들을 타인에게 이야기를 전하려고 하는 상징이기에 개인주의보다는 연대의식이, 배타의식보다는 포용의식이 들어 있다. 생동감 있게 풍경을 구체적이고 따스한 시로 남는다. 유년의 고향은 늘 그립다. 그 유년의 거울은 추웠고 어둠이 깔린 연기소리가 만연했지만 이 겨울 친구들과 막걸리 한잔이 생각나는 날이다. 시인도 유년의 풍경과 그리움들을 담아낸듯하다. 고요한 시골마을의 정경이 부드럽고 따스한 겨울밤처럼…
현 정부를 탄생시킨 촛불시위대가 ‘이게 나라냐’를 외치면서 대통령을 탄핵하고 구속시켰고, 국내외적으로 극도의 혼란에 빠졌다. 그런데 벌써 국민들은 이 정부를 ‘이게 나라냐’고 되묻는다. 이 정부가 내세운 잘못된 정책 때문이다. 탈원전, 소득주도성장, 적폐청산과 국방·외교·경제·교육 등 모든 정책이 잘못돼 빚어진 결과다. 이 나라가 어떤 나라인가? 고대로부터 현대까지 930번 이상의 외침을 받아 이겨낸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이다. 1945년 일본 제국주의로부터 해방된 이후 민족의 선각자들은 어떤 나라를 세울 것인가에 대하여 고심을 다했다. 특히 북녘의 조만식 선생은 조선민주당을 창당해 민주주의 국가를 세워 나가는 일에 전력을 다했으나 김일성 공산주의 집단에 의해 암살당했다. 그러나 8월 15일 그 해방이 우리들의 힘으로 해방이 된 것이 아니라 미국·중국·소련 등을 포함한 연합국들의 힘에 의해 해방된 것이 문제였다. 상상도 못하였던 한반도는 남과 북으로 분단돼 오늘에 이르렀다. 그리고 2차 세계대전 이후 새로 시작된 신생국 120여개 나라는 거의 사회주의를 선호
도내 진로체험 산업현장 탐방 요즘 자라나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어떤 꿈을 꾸고 있을까. 어쩌면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자신에게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는 것도 잊은 채 책바퀴돌듯 내놀리는 바쁜 학원 생활과 꿈을 바꾸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에 경기관광공사가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이 미래의 꿈을 키울 수 있는, 생생한 삶의 모습이 담긴 산업 현장을 소개했다. 재미있는 견학과 체험을 통해 새로운 산업을 이해하고, 직업의 소중함을 느끼며 자신의 꿈과 미래를 설계해보자. 스튜디오부터 주조정실까지…EBS 스튜디오 투어 견학 가이드 설명과 함께 방송 제작현장 체험 ‘생방송 톡!톡! 보니 하니’ 스튜디오 인기만점 목소리 녹음 더빙 체험·주조정실 견학 포함 EBS 스튜디오 투어는 방송 제작 현장을 체험하면서 잠시나마 주인공이 되어보는 견학프로그램이다. 견학은 1층 로비에서 시작한다. 옆 계단에는 EBS의 대표 캐릭터인 뿡뿡이와 뽀로로가 있고 로비를 지나거나 촬영 중인 보니와 하니를 만날 수도 있어 기다리는 시간마저 즐겁다. 지정된 투어 시간이 되면 견학 담당 가이드의 안내와 설명과 함께 본격적인 스튜디오 투어가 시작된다. 가장 먼저 3층…
러시아 연해주(沿海州)의 가치는 높다. 대표 도시인 블라디보스톡은 ‘동방을 정복하라’는 뜻으로 러시아 동진(東進)정책을 상징한다. 우리에게는 항일독립운동의 역사가 살아 숨쉬는 지역으로 의미가 크다. 현재는 대북 교류의 배후 거점이며 극동의 중심지라는 점에서 미래 지향적인 곳이다. 경기도가 이 미래 가치의 땅과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협력을 강화하기로 해 반갑다. 이를위해 이화영 평화부지사를 단장으로 한 방문단이 지난 11~14일까지 연해주를 공식방문했다. 방문단은 셰스타코프 연해주 부지사와 만나 ‘경기도-연해주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내용은 ▲문화예술 ▲관광 ▲의료 ▲교육 ▲공공외교 ▲항일 독립운동가 후손 지원네트워크 구축 등이다. 지난 2013년 이후부터 이어온 우호협력 관계를 더욱 구체화하려는 구상이라고 도는 설명했다. 방문 기간동안 맺은 ‘경기문화재단-아르세니예프 박물관 MOU 협약식’의 가치는 높다. 이번 협약으로 재단은 박물관에 있는 발해유물전시관에 한글 오디오 안내시설을 제작지원하는 등 연해주지역 발해문화 계승과 보존 사업에 적극 나설 예정이기 때문이다. 또 아르세니예프 박물관에서 열린 ‘신북방 정책의 역사적 여정, 과거-현재-미래’ 세미나도 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