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교육에 있어서 훈육과 체벌의 경계는 항상 논란의 대상이었다. 우리의 양육문화에서 훈육을 빙자한 체벌이 드물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화가 정당화 되던 시절, 성장기를 거친 일부 성인들은 지금도 부모에게 나쁜 기억이 많이 남아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사랑의 매’를 맞은 기억이 ‘트라우마’로 남아 있어서다. 세월이 변해 사라지는 추세지만 아직도 우리사회에선 아동에 대한 과도한 체벌로 인한 사건사고가 자주 일어나고 있다. 또 가정 밖에서 벌어지는 아동학대와 그에 대한 처벌도 문제지만, 가정 안에서 일어나는 아동학대도 위험수위를 넘은 지 오래다. 지난해 발생한 2만 4,604건의 아동학대 중 77%가 부모에 의한 것이었다. 그 대상도 영·유아로 점차 낮아지고 있다. 신생아 및 영·유아가 아동학대의 최대 취약집단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엊그제 인천에서도 발생했다. 3살 딸을 빗자루 등으로 마구 때려 숨지게 한 20대 미혼모가 경찰에 붙잡힌 것이다. “말을 듣지 않는 다”가 이유였다. 끔찍함 넘어 비안간적 모성애가 사회를 분노케 했다. 그런가 하면 지난 5월 인천에서 생후 7개월 딸을 5일간 집에 방치해 숨지게 한 젊은 부부가 구속되기도 했다. 당시 이들은…
마음이 번거로우면 병이 온다. 암도 따지고 보면 마음이 평온하지 않을 때 쉽게 찾아온다. 사람의 마음속에 욕심과 욕망이 들끓으면 그 얼굴이 달라진다. 자신은 아니라고 하지만 세상천지가 싸움의 대상이다. 이 일 저 일이 맘에 걸리고 대하는 사람마다 보는 눈이 까탈스러워진다. 저놈은 내 적이 아닌가? 저놈은 돌아서면 날 비난하고 다니지 않을까? 어디 그뿐인가? 그렇게 비판적이고 부정적인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니 마음에 바람 잘 날이 없다. 그러니 몸도 견딜 수가 없다. 아드레날린이 쏟아져 늘 긴장 상태에 있다. 항상 전투태세다. 버티는 데도 한도가 있다. 어느 순간 병이 든다. 그때부턴 그 병과 마음의 불안 속에 함께 벅적거려야 한다. 세상은 평안하게 살아도 걱정거리가 많은 판에 어느 세월에 그 모두를 버티랴. 그대는 그렇게 아프지 마라. 단 하루라도 자리에 누웠다 일어나면 그대는 아니라고 하지만 남의 눈엔 아픈 만큼 늙어 보인다. 나이 들어 아프면 속절없이 늙는다. 마음도 몸도 병들지 마라. 그러기 위해서는 단순하게 살아야 한다. 그 씨잘데 없는 욕구들에서 자꾸 벗어나야만 평안을 얻을 수 있다. 법정스님이 그랬던가? “사람은 가진 만큼 구속당한다. 버
정문촌(旌門村) /백석 주홍철이 날은 정문이 하나 마을 어구에 있었다. ‘효자노적지지정문’ 몬지가 겹겹이 앉은 목각의 액에 나는 열 살이 넘도록 갈지자 둘을 웃었다 아카시아꽃의 향기가 가득하니 꿀벌들이 많이 날어드는 아츰구신은 없고 부헝이가 담벽을 띠 고 죽었다 기왓골에 배암이 푸르스름히 빛난 달밤이 있었다 아이들은 쪽재피같이 먼길을 돌았다 정문집 가난이는 열다섯에 늙은 말꾼한테 시집을 갔겄다. 정신문화유산의 아름다움을 그리고 있는 정문촌 시다. 백석이 늘 가슴앓이 선상에서 탐색한 정신과 문화의 사유들은 시어마다 빛이 난다. 유년시절과 성장후의 관계적인 시절을 넘어서 보는 정문집의 시안은 결코 화려하지 않다. 여기서 등장하는 주홍칠은 세월의 풍화작용들을 읽게 해준다. 효자를 기리는 목각의 액을 보면서, 생소한 모양을 보고 웃음 짓는 천진 스러움들이 정문집의 쇠락을 들춰내고 있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잘나갈 때와 그렇지 못할 때 사람들의 시선이 바뀌고 보는 대로 판단하고 예우를 한다. 세월의 겹을 지나는 자연도 생명력으로 되살아나는데 정문촌 만큼은 퇴락함을 시간과 공간의 아쉬움과 갈망으로 자아낸다. 늙고 가난한 사람들의 현장을 펼쳐보는 듯하
제1기 신도시 분당은 이미 경기도의 분당이 아니다. 성남시의 분당은 더 더욱 아니다. 대한민국의 분당이고 세계의 분당이다. 인구 49만의 분당이 2017년말 기준으로 연간 생산액이 80조 원을 넘었는데, 이는 350만 명의 부산의 연간생산액 83조 원에 육박한다. 특히 주목할 것은 분당이 야탑 테크노파크, 판교 테크노밸리, 나아가 상대원 하이테크밸리 등으로 이어지는 4차산업혁명의 인적 물적 자원을 모두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즉, 디지털4.0시대에 대한민국 혁신성장의 글로벌 거점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외국기업 투자 제한을 비롯한 경기도와 성남시의 각종 규제를 해제하고, 외국기업과 투자를 유치하고, 정부가 4차산업혁명 관련 예산을 대폭 지원하면 그 성장은 100조 원, 200조 원을 넘을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는 것이다. 연간생산액 200조 원이면 그 도시는 이미 자족도시다. 대부분 시민들이 그 도시에서 기업과 직장에 다니며 그 도시만의 독특한 문화예술, 그리고 교육적 가치를 갖고 인적·물적 재생산이 이루어질 수 있다. 분당 디지털특별자치시에서 일하고 소비하면 공유경제도 활성화 되어 지하철이나 트램을 설치하지 않아도 교통은 원활해지고…
경기도와 경기도일자리재단이 ‘5060 이음 일자리 사업’을 추진하면서 사업에 참여할 도내 기업을 모집했다. ‘5060 이음 일자리 사업’이란 신중년 세대의 안정적 일자리 창출을 위한 것으로 퇴직 이후 새로운 인생을 설계하는 경기도내 5060 중장년, 이른바 ‘베이비부머’ 세대를 대상으로 한다. 이들에게 안정적 일자리를 제공하고, 중소기업의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다. 베이비 부머세대는 한국전쟁 직후인 1955년부터 가족계획정책이 시행된 1963년까지 태어난 세대다. 한국 경제발전의 주역들이라고 하지만 정작 자신들의 노후는 준비하지 못했다. 노부모 부양에 대한 부담과 함께 자녀 교육, 혼인 등 대한 지출의 부담까지 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퇴직 후에도 생계를 위해 일을 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들은 경험과 전문성이 있는데다 경제적으로도 절실한 처지이므로 중소기업에 도움이 되는 사람들이다. 따라서 경기도의 ‘5060 이음 일자리 사업’이 확대되고 성공을 거두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이 사업의 참여 대상은 노동자 수 300인 미만의 도내 중소기업(제조업, 보건복지서비스업 등)으로 선정 업체는 매칭된 도내 신중년(만 50세 이상 65세 미만) 구직
경기시민예술학교(예술학교)가 도민들의 문화적 허기를 풍족하게 채워주고 있어 훈훈하다. 예술학교는 경기문화재단(재단)이 올해 하반기부터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성숙한 도민을 양산하겠다는 취지로 개설했다. 만 19세 이상이면 참여가 가능하다. 올해 추경으로 예산을 확보해 시범운영하는 사업이기도 하다. 문화와 예술은 모든 시대 사회구성원들의 의식과 삶을 풍요롭게 하는 필수조건이다. 교육을 통해 끊임없이 공급해야 하는 이유다. 재단이 올해부터 문화예술교육을 시작해 반갑다. 예술학교 북부거점은 의정부와 동두천이고 남부거점은 수원이다. 올해 3개 지역 캠퍼스에서 시작했으니 내년에는 좀더 확대되기 바란다. 도내 전지역으로 확산된다면 더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예산확보가 필수다. 경기도와 도의회가 관심을 가지고 예산을 편성할 것이라 믿는다. 예술학교 3곳 캠퍼스에서 어떤 일들이 펼쳐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먼저, 의정부캠퍼스다. 의정부예술의전당과 함께 지난 4월 지역기반 문화예술 거점공간 조성사업으로 문을 연 ‘의정부 아트캠프’에서 진행하고 있다. 지난 9월 26일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무한상상 예술학교’ 강좌를 시작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이 열렸다. ▲아트캠프 벽화작업 ‘커뮤
사람들은 왜 극장이라는 공간을 찾는가? ‘무대예술론’의 저자인 새뮤얼 셀든은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첫째, 기분전환을 위해, 둘째, 자극을 얻기 위해, 그리고 셋째로는 더 알고자 하는 마음, 즉 교육을 받고자 하는 의도에서 사람들은 극장에 간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이런 모든 욕망은 바로 극장에서 이루어지고 가장 강하게 충족되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 세상의 어느 건축보다도 매일 밤 극장으로 빨려 들어간다고 했다. 우선 극장을 찾는 관객의 심리는 다음과 같은 것에 있다고 생각한다. 우선 해방감이다. 극장에서 관객들은 일상에서 없는 공연에 대한 몰입을 만족감을 얻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 그리고 또 하나는 극장에서 일상에서 없는 평생교육의 가치를 찾고자 하는 것이 있다. 새로운 세계에 대한 본연의 호기심을 찾고자 하는 이들이 교육의 장으로서 극장을 찾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극장을 찾는 관객에 심리에는 많은 이들과 함께 무대의 배우들 모습을 통해 인생에 대한 탐색을 하고자 하는 방식으로 극장을 찾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공공극장에서는 공연 뿐만 아니라 체험으로서 예술교육과 전시장도 함께 운영하는 곳이 다수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조사에…
‘한국영화 100년’ 기념 세미나, 음악회, 상영회, 전시회 등이 10월 곳곳을 채웠다. 한국영화의 지난 역사를 돌아보며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겠다는 취지는 시비할 바가 아니지만, 왜 ‘100년’이라고 하는지 그 근거가 명확하지 않고, ‘한국영화’ 대상과 범위를 무엇으로 정해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을 정리하지 못한 점, 중요 쟁점에 대한 미확인 등 여러 가지 문제들을 남겨둔 채여서 아쉬움이 남는다. 무성영화 시대를 대표하는 작품이자 항일정신을 표현한 명작, 영화인 나운규를 위대한 영웅으로 만든 대표작이라고 일컫는 무성영화 ‘아리랑’(1926)을 한국영화로 볼 수 있는지, 나운규가 그 영화를 감독했는지에 대한 논란은 언급조차 하지 않은 채 지나간 것은 ‘100년’ 잔치가 실속 없이 풍악만 요란했다는 것을 뜻한다. ‘아리랑’은 여전히 논란 대상이다. 감독이 나운규인가, 항일의식을 표현한 저항영화인가라는 두 가지 점이 핵심이다. 1926년, 일본인이 세운 영화사 조선키네마프로덕션에서 제작한 ‘아리랑’은 무성영화 시대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꼽히고 있다. 지금은 필름이 남아 있지 않아 영화의 정확한 내용이나 실체를 알 수 없는 상태다. 당시 신문, 잡지 등에 소개된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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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가 지난해 도내에서 8만8천175명이 출생,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높은 출생아수를 기록했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발표했다. 전국 출생아 수가 32만6천822명인데 27%가 경기도에서 태어났다는 것이다. 도는 ‘좋은 일자리’와 ‘주거환경’ 등이 15세 이상 49세 미만의 젊은 층의 지속적인 유입 현상을 불렀고 전국에서 가장 많은 신혼부부 수, 높은 기혼인구 비중 등이 출생아수를 높인 요인인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면서 도는 앞으로도 자녀를 낳고 양육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동안의 출산 정책도 자랑했다. 광역자치단체 최초로 지난 7월 인구정책담당관을 신설해 출산통계를 작성하는 한편 남성육아참여 인식개선, 정책수요자 중심사업 추진 등 경기도형 출산지원정책을 시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기도의 출산 정책에 시비를 걸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러나 과연 자랑할 일인가 냉정하게 생각해 봐야 한다. 경기도 인구는 2019년 5월 기준 1천314만5천482명이다. 4년 새 6.1%가 늘었다. 매년 평균 1.5%씩 증가한 셈이다. 그 다음은 서울로 1천 만 명이 채 안되고 부산과 경남이 각각 3천 만 명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