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시엔 아이누리 돌봄센터라는 곳이 있다. 소득 수준에 관계없이 방과 후에 초등학생들을 온종일 돌봐 준다. 시흥시는 정부의 ‘온종일 돌봄 생태계 구축 선도 사업지’로 선정된 뒤 지난해 10월 온종일돌봄팀을 신설했다. 이어 올해 3월 아이누리 돌봄센터(은계센트럴타운점)을 개소했다. 지난 9월 6일엔 2호점(시화두산아파트점) 개소식을 가졌다. 돌봄센터에는 경력이 풍부한 센터장과 돌봄교사가 상주하며 아이에게 필요한 독서지도, 놀이 활동, 급식과 간식제공 등 안전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금은 맞벌이 시대다. 남편 혼자만의 수입으로는 자녀교육과 집 장만, 노후 준비를 할 수 없다. 어쩔 수 없이 부부가 함께 일을 해야 한다. 따라서 아이들은 학교가 끝난 후 혼자가 된다. 이 아이들을 돌보는 것이 사회적인 문제가 된지 오래다. 이에 문재인 정부는 ‘온종일 돌봄’을 국정과제로 정한 바 있다. 초등학생 돌봄에 대한 국가 책임을 강화하고, 학교·마을 협력을 통해 사각지대를 없애는 돌봄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지난해 6월 공모사업을 통해 전국 9개 기초 지방정부에서 지역 특성에 맞는 돌봄서비스를 시작했다. 정부는 이 서비스를 2017년 33만 명에서 20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공공을 위한 시설도 많이 짓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이용하는 사람이 많아져야 제대로 된 ‘공공’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공공시설물 개방 판단은 적확했다. 이 지사의 결정에 따라 지난 7월부터 개방된 도내 17개 공공시설물 이용객은 말 그대로 ‘인산인해(人山人海)’를 이뤘다. 도의 집계는 이렇다. 지난 7월 22일부터 11월 6일까지 108일 동안 35만4천20명이 찾았다. 하루평균 3천277명이 이용했다. 도에서는 보도자료를 통해 ‘도민이 개방 혜택을 누렸다’고 분석했지만 ‘당연한 권리를 도민이 돌려받았다’는 표현이 맞다. 공공시설은 당연히 도민의 것이고, 도는 운영과 관리를 맡은 기관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본말전도(本末顚倒)로 인한 착각이기를 바란다. 각설하고, 도는 홈페이지(https://share.gg.go.kr/)를 개설, 이용안내를 하고 있다. 도민들의 편의를 위해 후속조치도 준비중이다. 리모델링 등을 통해 로비와 야외광장 등 부대시설을 개방형 공간으로 재탄생 시킨 후 다양한 내용을 첨가해 운영할 계획이라고 도는 밝혔다. 이미 14개 사업을 실시했다. 대표적으로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한 줄의 지문에 불과했지만 호아킨 피닉스가 6주간 감독과 고심한 뒤에 영화전반에서 최고의 장면으로 살아난 강렬한 컷이 있다. 빨간 양복에 광대 분장을 한 조커가 바닥모를 깊은 나락속에서 자신을 옭죄고 있던 답답한 현실의 껍질을 깨트린 기쁨으로 회색의 계단에서 내려오며 자신에 대한 해방감으로 가득한 몸짓으로 추는 춤이 그 것이다. ‘베트맨’영화에서 까닭없이 도시를 파괴하고 특별한 대상도 없는 분노로 혼란을 일으키는 것이 이해되지 않던 악의 대명사 조커가 이번에는 주위에서 언제든 만날 수 있는 평범하지만 우울 가득한 얼굴로 토드 필립스의 손을 빌어 우리에게 자신을 설명하려 찾아왔다. 다른 사람들에게 행복한 웃음이 되어야 한다는 어머니의 소망을 담아 해피라 불리며 자란 아서플렉(극중이름)은 절망으로 가득찬 고담시에서 광대를 꿈꾸며 존재감 없이 근근이 하류인생을 살고 있다. 과대망상을 앓는 병든 노모를 부양하며 희망조차 꿈꿀수 없는 답답한 하루를 살며 누구에게도 따뜻함을 건네받지 못하는 갈증이 화면에 가득하고 갑자기 터졌다가 순간 끊기는 그의 기괴한 웃음만이 섬뜩한 공포를 아슬아슬하게 전한다. 전작에서 트레이드마크였던 기괴한 그의 분장은 사실 사람들에게 웃음과 행복
언젠가부터 나는 120살까지 살 것이라고 말하고 다닌다. 내가 120살까지 산다는 말은 병들어 골골하면서 그때까지 산다는 말이 아니다. 그거야 말로 저주일 것이다. 건강한 삶을 즐기면서 오래 살고, 그것을 준비하자는 말이다. 생물학적으로도 120살은 인간에게 가능한 수명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미국 앨라바마대 장수연구소장인 스티븐 오스태드 교수와 일리노이대 공중보건학부 제이 올생스키 교수는 인간 수명과 관련해 논쟁을 넘어 내기에 들어갔다. 전자는 인간수명이 앞으로 150세까지 늘어난다는 것이고, 후자는 130년이 인간 수명의 한계라는 것이다. 2000년 출생자 중 2150년까지 살아있는 사람이 있을 것인가? 이긴 쪽의 후손에게 약 5억 달러라는 거금이 돌아간다. 현실적으로 인간 수명은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이제는 본인이 원하지 않더라도 100세 넘게 살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내가 120살까지 살 것이라고 호언장담하는 것과는 별개로 똑같은 제목의 책을 최근 발견했다. 이승헌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총장이 쓴 ‘나는 120살까지 살기로 했다’는 책이다. 그 책은 경쟁력 있는 삶을 영위하기 위해 유용한 정보와 방법론을 담고 있다. 120살까지 살려면 무엇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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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년전 까지만 해도 취업후 첫 월급을 타면 부모님께 드리는 선물 1순위는 빨간 내복이었다. 계절과도 상관 없었다. 포근함과 따뜻함을 상징하는 내복을 최고 효도 선물로 여겼기 때문이다. 빨간 내복의 등장은 1960년대 개발된 나일론소재가 크게 기여했다. 당시 염색기술의 한계로 나일론을 가장 손쉽게 염색할 수 있는 색깔이 빨간색이었기 때문이다. 거기에 붉은색이 따뜻해 보이기도 하고, 예로부터 부와 건강을 상징한다는 속설이 접목돼 선물 필수 아이템이 됐다. 비록 내복 한 벌이지만 받는 부모들의 기쁨과 뿌듯함은 ‘선물’ 그 이상이었다. 또 자식 자랑의 1순위였으며 일종의 ‘훈장’으로 여기기도 했다. 부모님의 건강과 장수를 기원하던 빨간 내복은 경제가 나아지며 점차 인기를 잃어갔다. 신제품 내복에 밀리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이도 얼마가지 못했다. 내복을 입으면 비둔하고 옷맵시도 살지 않으며 ‘빈티’가 난다는 이유가 젊은이들 사이에서 회자 되며 내복판매가 급감해서다. 한때 촌스러운 이미지로 격하됐던 내복이 명예를 회복한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지구 온난화, 친환경, 에너지 절약등 환경의 중요성이 강조된 덕분이다. 진화도 거듭했다. 요즘은 극세사 원단을 사용해…
‘인무원려 필유근우(人無遠慮 必有近憂)’ 사람이 멀리 생각하지 않으면 반드시 가까운 근심이 있다는 말이다. 먼 장래를 미리 계산에 넣어 두지 않고 그저 눈앞에 보이는 일에만 정신이 팔려 있으면 뜻하지 않은 걱정을 만나게 된다는 뜻으로 ‘논어’ 위령공편에 나와 있는 공자의 말이다. 우리가 여름에 땀을 흘리며 농사를 짓는 것은 겨울을 지내기 위한 염려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가 자동차보험 또는 생명보험을 가입해 보험금을 납부하는 것은 언제 있을지 모르는 재난사고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즉 가까이 있을지도 모르는 근심에 대비해서 먼 염려를 하는 것이다. 점점 추워지는 날씨에 난방기구 사용이 잦아지는 겨울철이 돌아왔다. 국가 화재통계 시스템에 의하면 최근 5년간의 화재 사고 중 동절기(11월~2월) 사고가 35%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매년 전국 소방관서에서는 겨울철에 대형 화재를 줄이기 위한 범국민적 홍보와 이를 통한 화재예방 분위기 조성 등 국민의 안전의식을 고취하는데 힘쓰고 있다. 특히 겨울철 소방안전 종합대책으로 대형화재 방지와 시민 피해 최소화로 안전하고 따뜻한 수원시 실현을 위해 5개 전략 14개 중점 추진과
비꽃 /김신용 물방울도 꽃을 피운다 비꽃이다 빗방울이 유리창에 부딪혔을 때, 문득 손등에 떨어졌을 때 거기 맺히는 물의 꽃잎들 무채색 비꽃을 보는 눈은 탄성으로 물든다 비꽃이 우리에게 건네주는 꽃 한 송이 오늘, 이 꽃을 누구에게 건네줄까? 상상하는 순간의 이 번짐을 - 김신용의 시집 ‘비는 사람의 몸속에도 내려’ 물의 알갱이들이 모여 물방울을 이룰 수 있게 하는 힘은 표면장력에서 온다. 물이 가능한 한 작은 면적을 차지하기 위하여 스스로 수축하려고 작용하는 힘, 흐트러지지 않으려는 안간힘으로 자기 자신을 끌어 모으는 힘. 꽃봉오리처럼, 내가 나답기 위하여 다른 불순함들과 섞이지 않으려는 힘, 나의 자존과 나의 소망이 부서지지 않도록 나의 정체성을 올곧게 지키려는 힘. 그러다가 그 모든 순수와 결정(結晶)과 소망을 한 순간에 꽃처럼 피어나게 해주는 힘. 비꽃 같은 꽃 한 송이, 언젠가 비꽃처럼 꽃을 피울 ‘나’를 누구에게 건네줄까 상상하는 오늘. /김명철 시인…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가 23일로 다가오자 우리와 일본 뿐 아니라 미국까지 가세했지만 성과는 없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에스퍼 미 국방부장관을 만나 원칙을 다시 확인했다. 일본이 “안보상 신뢰할 수 없다”는 이유로 수출 규제 조치를 했기 때문에 군사 정보를 공유하기 어렵게 됐고, 일본이 먼저 철회하지 않는 이상 우리는 군사 정보를 제공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일본 정부도 수출 규제 철회 의사가 없음을 다시 밝혔다. 한일 정상의 의지가 확인된 마당에 한미일 국방부장관의 연쇄회담은 무의미했다. 그런데 한미일 간에 얽히고 설킨 이 문제를 보면, 우리나라 여야간 또는 계층간 갈등을 보는 국내시각과 똑같다. 우리는 선이고 상대는 악이라는 진영논리다. 이런 접근으로 우리가 스스로 함정에 빠졌고, 일본도 같은 실수를 하고 있다. 우리는 지소미아 종료가 일본의 수출규제에서 시작된 것이라고 한다. 일본은 수출규제를 우리 대법원의 일본기업에 대한 강제징용 배상판결에 연계시킨다. 우리 정부는 권력분립에 따라 대법원 판결에 간여할 수 없다고 한다. 일본은 우리가 국제법을 준수하지 않고 있다고 한
예전 인천의 대표 포구로는 북성포구와 함께 만석포구, 화수부두가 이름난 곳이었다. 1970년대 연안부두가 개발되기 전까지 어항이자 수산물 거래가 이루어지는 인천의 명소였다. 북성포구의 경우 1970∼80년대에 선상 파시(波市)가 유명세를 떨쳤다. 100여척의 어선이 모이고 갓 잡아 온 싱싱한 해산물을 구입하려는 시민들이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뤘다고 한다. 그러나 인천의 대표 포구로 사랑받던 만석포구·화수부두와 함께 북성포구도 예전만 못하다. 곳곳에 현대식 어시장이 들어서면서 현재는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비록 들어오는 어선이 몇 척 되지 않지만 김장철인 요즘 시민들은 이곳을 찾는다. 전기한 것처럼 해산물들을 인천 앞바다에서 금방 잡아 올려 신선한데다가, 중간 유통 과정을 거치지 않고 어부가 직접 판매하기 때문에 가격도 저렴한 것이다. 그런데 최근 인천시민들 사이에서는 선상 파시가 아예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이 2021년 완공을 목표로 인천시 중구 북성동 북성포구 일대 7만여㎡를 매립, 항로 수심 유지를 위해 퍼낸 갯벌과 모래 매립지(준설토 투기장)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해수청에 따르면 ‘악취 유발지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