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호 1번! 기호 1번!” 다음 주에 있을 학생회 정·부회장 선거를 앞두고 이른 아침부터 교문 앞은 ‘북적북적’이다. 후보자로 나온 학생들과 그를 지지하는 선거운동원 학생들의 모습은 여느 선거와 다를 바가 없다. 아직 중학생이지만 단순하게 흥미만 끄는 공약을 내 건 후보는 단 한 명도 없다. 진지하게 고민한 흔적이 여기저기 보인다. ‘동아리 활동’이나 ‘방과후학교’에 대한 공약부터 ‘학교 규정’과 ‘학교생활’에 대한 이야기까지 아이들이 평소 나누던 고민을 중심으로 공약이 펼쳐진다. 중학교 학생회 정·부회장은 그 어떤 명예직도 아닌 순수한 봉사직이다. 아이들도 그것을 잘 알고 있지만 선거철이 되면 이렇게나 열심이다. 자, 이제 투표를 할 시간이다. 평소 같았으면 벌써 여러 선생님들이 장내 질서를 위해 분주했을 텐데 오늘은 다르다. 아이들은 긴장한 표정으로 기표소에 들어간다. 기표소를 나와서야 아이들은 본연의 밝은 미소를 되찾는다. 그렇게 이번 선거도 막을 내렸다.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것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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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기술을 기반으로 효율적인 자원 활용과 기술 융합을 근간으로 진행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시대 속에서 한국폴리텍II대학 인천캠퍼스가 ‘스마트 공장’으로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제조업 기술분야에서 ‘융합훈련 실습지원센터’(이하 러닝 팩토리)를 완비하며 기술융합교육을 진행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기존 기술교육에서는 학과별로 단일과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심인 수업이 진행됐다. 과거 학과에서는 과제를 수행하면서 문제나 애로사항이 발생하면 해당 분야 전문가를 찾아 자문을 구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러닝 팩토리는 단일학과 실습환경에서 벗어나 여러 학과가 동시에 활용하는 전체 공정 프로세스 기반 실습이 가능한 공간이다. 러닝팩토리에는 판금과 용접, 밀링, CNC 등의 뿌리기술 장비부터 정보통신, 제어, 3D프린터 등의 첨단 기술장치까지 갖추고 있다. 한 예로, 학생들이 드론을 만들기 위해 제품 다지인을 완성하면, CNC(공작기계)를 통해 제품 몸체(하우징)을 만들고, 적합한 날개를 3D프린터를 통해 제작한다. 여기에 동력장치와 무선 제어부를 연결하면 드론 목업이 탄생된다. 목업 드론은 각종 전자 측정기에 의해 기능의 적합…
영세중립국 스위스의 제네바하면 우선 시계를 떠 울린다. 거기엔 종교개혁가 칼뱅의 공이 크다. 칼뱅은 1541년 제네바 시장으로 당선되자 청빈한 생활을 강조하며 귀금속류 착용을 금지했다. 대신 금속세공업자들에겐 실용적인 회중시계를 생산하도록 했다. 그러자 유럽의 내노라 하는 장인들이 스위스로 몰려들며 스위스 시계의 명성을 쌓아갔다. 시계 기술도 발전을 거듭했다. 1780년 당시 제네바 수공업조합(길드)에 등록된 장인들만 5만명에 달했다니 명성을 미루어 짐작케 한다. 그런가 하면 제네바를 대표하는 또 다른 것들도 있다. 소재한 세계적 국제기구들이다. 19세기부터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국제전기통신연합(ITU) 같은 최초의 정부간 기구들이 들어서기 시작한 제네바에는 지금은 유엔산하 국제기구가 거의 몰려있다. 유엔의 전신인 국제연맹의 본부가 있던 ‘팔레 데 나시옹’에 유엔의 유럽본부가 들어서 있고, 사방으로 약 500m 거리에 국제노동기구(ILO), 세계무역기구(WTO),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가 있다. 자동차로 약 5분 거리에 세계보건기구(WHO), ICRC, ITU 등이 있다. 때문에 세계 각국 외교관들의 최고의 근무지로 꼽는 도시로 유명하다. 그중에서
여행을 가기위해 이른 새벽 집을 나섰다. 약간의 안개와 흐릿한 가로등 그리고 설렘이 동행하는 길이다. 딸과 단둘이 하는 여행은 처음이라 기대와 즐거움에 밤잠을 설쳤다. 가고 싶은 곳을 정하고 맛 집을 검색하고 여행가방을 싸는 내내 즐거웠다. 가방을 챙기는 것부터가 여행의 시작이라는 누군가의 말을 떠올렸다. 첫 비행기 시간에 맞추기 위해 서둘렀다. 제주도는 자주 가는 편이지만 모녀가 단 둘이 하는 여행을 꿈꿨기에 특별하다. 고속도로로 들어서자 차가 제법 있었다. 이른 새벽부터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이 이렇게 많다는 생각을 하니 왠지 숙연해졌다. 화물차에 짐을 가득 싣고 달리는 차 중에는 가끔 차선을 넘나드는 운전자도 있어 불안하기도 했다. 휴게소에는 밤샘하는 화물차도 눈에 띄었다. 대부분 잠든 사이 세상을 열고 하루를 먼저 준비하는 이들이다. 그들은 개미이고 우리는 베짱이가 된 것 같다고 말하자 딸아이는 열심히 일했으니 우리는 베짱이가 아니고 더 열심히 살기위한 충전의 시간을 갖는 것이니 맘껏 자유를 누리자고 한다. 그렇다. 저마다의 위치에서 각자의 하루를 여는 일은 삶 그 자체다. 새벽시장이 열리는 농수산물시장이나 환경미화원 그리고 인력시장 등이 대표적으로…
Q : A는 B에게 A소유 토지(‘이 사건 토지’)를 매도했다. 위와 같은 매매 당시 B는 A에게 ‘이 사건 토지 위에 건물을 지어 분양할 예정이고, 토지 매입비와 건축비를 PF대출을 일으켜 조달할 예정’이라고 이야기 하면서, ‘PF대출에 대한 이자가 상당해 미리 건축허가를 받아 두려고 하는데, B가 미리 건축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토지사용승낙서를 작성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A는 B의 요청에 따라 토지사용승낙서를 작성해 주면서 그 하단에 ‘이 사건 토지사용승낙서는 토지매매계약에 근거한 것이므로 위 매매계약이 파기되면 무효가 된다’는 내용을 기재했고, B는 위 토지사용승낙서를 첨부해 건축허가를 받았다. 그런데 B가 약속한 잔금 지급기일까지 PF대출을 일으키지 못하는 등의 사정으로 인해 A가 무려 4차례나 잔금 지급기일을 연장해 주었음에도 B는 계속 잔금을 지급하지 못했다. 그러자 A는 B에게 마지막으로 잔금 지급기일을 연장해 주면서 ‘금번에도 잔금을 지급하지 못하면, 매매계약은 해제되고, 토지사용승낙서도 즉시 효력을 잃으며, B는 건축허가를 포기한다’고 약정했다. 그럼에도 B는 마지막으로 유예된 잔금 지급기일까지 잔금을 지급하지 못했고, A는 B와의 매매
구석 /하청호 마당이 환하다 햇살은 밝게 비치고 바람이 향기롭게 맴돈다 그런데 저기 마당에서 밀려난 벌레들과 여린 풀들 온갖 잡동사니들은 구석에 모두 모여 있다 가끔 길 잃은 햇살이 한 줌 빛을 뿌리고 가는 어두운 구석 누가 알까 마당이 저리도 환한 것은 구석이 있기 때문인 것을 햇살은 마당을 환하게 비추면서 온갖 사물을 선명하게 들춰낸다. 초록으로 물든 풀꽃의 그늘도, 풀꽃 주위를 맴도는 자그마한 날벌레들도, 그 벌레의 투명한 날개가 내는 미약한 소리까지도 햇살은 뜨겁게 감싸 안고 있다. 바람조차 햇살 속에서 향기롭게 그 결을 드러내고 있지 않은가. 그런데 시인은 마당이 환한 까닭을 햇살이 아니라 마당에서 저만치 물러난 ‘구석’에서 찾는다. “마당에서 밀려난 벌레들과 /여린 풀들 /온갖 잡동사니들”이 모두 구석에 모여 있기 때문에 “마당이 저리도 환”하다는 것이다. 구석은 햇살의 무리들을 조금씩 흘려보내며 마당을 밝히는데, 그러한 구석이 존재함으로써만 마당은 마침내 완성된다./박성현 시인…
경기도가 동아시아 평화와 번영을 위한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아태평화교류협회와 공동으로 25~27일까지 필리핀 마닐라에서 ‘2019 아시아 태평양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국제대회’를 개최한다. 남북분단 사상 최초로 북측대표단의 지방자치단체 방문이 성사됐던 지난해 11월 고양에서 열렸던 1차 대회에 이어 8개월 만이다. 이번 대회의 주제는 ‘일본제국주의의 강제 동원 문제’와 ‘아시아·태평양의 평화 정착 방안’이다. 최근 아베 정부의 비상식적 정략으로 남·북한과 일본의 갈등이 깊어지는 시기에 열려 더욱 국제적인 관심을 끌고있다. 필리핀과 중국, 태국, 호주, 일본 등 10개국에서 일본 강제징용 관련 전문가 300여 명이 참가하는 이 대회는 일제 강제 동원의 진상규명과 성노예 피해 치유 방안 등을 논의한다. 이를통해 아시아 전반에 걸쳐 자행된 일제의 만행이 재확인될 전망이다. 군사대국을 꿈꾸는 아베 정부의 야욕이 점점 쥐구멍으로 몰리는 모양새다. 여기에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가 합세해 아베 정부를 더욱 궁지로 몰 것으로 보인다. 아베에게 눈엣가시인 그는 ▲일제의 강제 동원 ▲성노예 문제 ▲강제 징용 배상판결과 관련한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 등에 대해
인천광역시가 부평 미군기지인 캠프마켓에 조성될 공원명칭을 시민공모를 통해 결정한다는 소식이다. 현재 명칭은 ‘신촌공원’이지만, 이곳의 역사성과 지역성 등이 즐 드러나지 않아 변경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시민참여위원회 공원 명칭 변경에 관해 논의하고, 오는 11월 쯤 시민과 함께하는 컨퍼런스를 개최할 예정이다. 인천시는 컨퍼런스가 캠프마켓 반환 이후 활용방안에 대해 시민들의 의견을 직접 들을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에 철저히 준비하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 캠프 마켓(Camp Market)은 인천광역시 부평구 산곡동에 있는 44만 ㎡(85만2천495 평) 규모의 옛 미군기지다. 베트남 전쟁이 끝나고 미군 일부가 한반도에서 철수하기 시작하면서, 미군기지는 점차 축소되기 시작, 1973년 1월 31일 가동이 중단되고, 6월 30일에는 단지의 통제권이 대한민국 국방부로 넘어왔다. 2002년 한미연합토지관리계획(LPP) 체결 후엔 우리 정부로 반환됐다. 정부는 캠프 마켓의 군사 시설을 전부 헐고 토지를 정화한 후에 2017년 인천시로 돌려줬다. 그런데 캠프마켓 대부분이 발암물질로 오염돼 있는 것으로 밝혀져 물의를 빚었다. 2009년 한국환경공단이 실시한 부대 오염조사…
음서제는 특권층의 가문과 지위를 이용해 관직에 진출하던 제도였다. 고려 시대에, 중국 당·송 시대의 음보제를 받아들여 시작된 제도다. 음서라 불리는 것 외에도 공음(功蔭) 음직(蔭職) 문음(門蔭) 음덕(蔭德)이라는 명칭으로 불렀다. 그런데 하나같이 음이라는 낱말이 조합돼 있었다. 왠지 음습한 기분이 드는 어휘다. 그런 까닭이 작용해서일까. 필자는, 낮추고 비꼬아 보려는 심사가 개입되어 음(蔭)자를 붙였을 것으로 여겨진다. 물론 필자만의 생각인지는 모른다. 그렇기에 당시 수혜대상자들도 손쉬운 음서제보다는 과거제도를 통해 관직에 진출하려 했었다. 그러나 조선 후기에는 그런 풍조마저도 사라졌다. 아예 과거제도를 통하지 않고 음서제를 이용해 출사하려는 풍조가 만연해졌었다. 이를테면 이러한 흐름은 매관매직의 단초로 작용했고 조선멸망의 여러 요인 중의 하나가 됐다. 연예인은 청소년들의 우상이다. 가장 선호하는 직업이라고 한다. 요즘 길거리를 걷다 보면 각종 음악학원, 무용학원, 연기학원 등의 간판을 쉽게 볼 수 있다. 선호하는 것과 직업으로 선택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그렇더라도 가장 치열한 경쟁 분야 중의 하나다. 소위, 스타만 되면 단번에 돈과 명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