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영국 작가 마크 포사이스가 저술한 ‘술에 대한 세계사’는 술과 관련된 인간사를 다루고 있다. 이 책은 금주와 음주 사이의 정치적 행보, 중요한 이슈가 있을 때 한 번은 맨정신으로 한 번은 만취상태로 회의를 개최한 페르시아인들의 풍습 등 인류역사 속 술에 대해 논하며 색다른 흥미를 유발시킨다. 국내의 한 드라마에서는 “이별이 아무리 아파도 절대 음주운전은 하지 마세요”란 대사가 보여주듯이 사랑과 이별 가운데에도 술이 등장한다. 이같이 술은 역사 속에서 유혹의 수단이자 불행의 씨앗이었다. 그만큼 인류 역사의 태동 때부터 인간과 함께 존재했고,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큰 영향을 끼쳤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사람이 술을 마실까? 통계청 ‘2018 사회통계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술을 한 잔 이상 마신 사람(19세 이상)은 65.2%다. 열 명 중 6,7명이 술을 입에 댔다는 것이다. 성별로 보면 남자는 7,8명이, 여자는 5명 정도로 나타났다. 술을 마시는 이유에 대해 국민들은 ‘사회생활에 필요해서(40.5%)’가 가장 많고, ‘스트레스 때문에(30.4
참여, 소통, 공감으로 교육의 질을 높이고, ‘폭력없는 행복한 학교’를 중요한 화두로 제시한 학교가 있다. 바로 김포 사우고등학교다. 지금의 도시 모습과는 달랐던 20여 년 전 김포. 도·농복합도시라는 타이틀이 붙기 시작할 즈음 시청을 중심으로 사우동 및 북변동 주변에 아파트들이 들어서면서 많은 학교들이 개교했다. 그 중 고등학교로는 유일하게 특수학급 포함, 27학급의 설립인가를 받고 2000년 3월1일에 개교한 사우고등학교(沙隅高等學校)는 ‘모래톱에 기름진 흙이 모이고 쌓여 여기서 육성(育成)된 벼들로 황금(黃金) 물결(物決)을 이룬다’는 이름의 의미만큼, ‘자랑스러운 사람이 되자’를 교훈으로 삼았다. 이후 ‘참여·존중·배려로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행복한 학교’를 지향하며 학생들을 위한 학교로 거듭나고 있다. 사우고등학교는 올해까지 총 6천664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현재는 33학급 1천77명(1학년 362명, 2학년 365명, 3학년 350명)의 학생들이 98명의 교직원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자신을 사랑하고 타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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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뉴욕 맨해튼에서 22년간 우편집배원으로 일해온 재미 교포 최일수씨의 사연이 화제가 된적이 있다. 그는 정년퇴직에 앞서 “이민을 온 이후 나는 이 나라에서 많은 축복을 받았고, 여러분의 우편집배원으로 일하며 사랑과 존경, 감사의 마음을 배웠습니다.” “인종과 문화, 종교는 다르지만, 여러분을 만나며 내 삶이 풍요로워졌다. 당신들의 삶도 평화와 기쁨이 가득하길 바란다”는 내용의 고별편지를 일일이 주민들에게 직접 배달, 뉴욕시민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었다고 해서다. 당시 월스트리트 저널은 최씨가 주민들에게 직접 배달한 이 고별편지가 이민으로 만들어진 나라 미국, 특히 이민자가 많은 뉴욕에서의 삶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한결같이 주민들에게 편지와 소포를 배달하면서도 감사한 마음이 넘쳐났던 최씨의 긍지, 일에 대한 자부심과 근무여건의 만족 때문에 가능했다. 더불어 새삼 우리 집배원들의 현실이 오버랩 된다. 사실 집배원이 전하는 편지엔 수많은 사연을 담고 있다. 애인에게, 부모에게, 친구에게, 스승에게 심지어 미워하는 사람에게 까지. 살아가는 숱한 이야기와 애환을 담고 있다. 그래서 야망, 눈물과
강원도 워터파크로 때 이른 물놀이를 갔다. 푸르디 푸른 산천과 뭉게구름 둥둥 떠다니는 파란 하늘 그 어느 곳으로 눈을 돌려도 청량감이 든다. 산이 서로 어깨를 맞댄 모습이며 곱게 핀 야생화가 바람에 날려 흔들리는 것이 한 폭의 수채화를 옮겨 놓은 듯하다. 말간 하늘에 소나기가 잠깐 내렸고 한 켠에서 무지개가 떴다. 태양은 제 몫의 열기를 쏟아내고 비가 내리고 무지개는 일곱 빛깔로 빛나고, 하늘이 마법의 창을 연 것 같다. 이렇게 아름다운 하늘을 언제 보았던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물놀이 왔다가 큰 행운을 얻었다. 산간지방이라 그런지 기온이 낮고 서늘했다. 수영복을 챙겨 입고 야외 풀장으로 들어섰다. 물이 어찌나 차가운지 오들오들 떨면서도 큰 파도가 쏟아져 들어오면 코를 막고 파도를 맞았다. 수영을 못해 깊은 곳까지 들어가지 못하니 파도놀이에 재미가 덜 했다. 구명조끼를 입었으니 괜찮다며 좀 더 깊이 들어오라고 딸이 잡아끌었지만 발이 닫지 않는 곳은 두려웠다. 수영을 배워둘 걸 하는 아쉬움이 생겼다. 유년기에 저수지 근처에 살았지만 물 근처에 얼씬도 못했다. 아버지가 물에 들어가는 것을 엄하게 막으셨기 때문이다. 물가에 얼씬대다 보면 큰 사고가 날 수 있으니…
헌혈은 생명 나눔이다. 생명을 위협받는 다른 사람을 위해 자신의 신체 일부인 혈액을 아무런 대가(代價)없이 기증하는 일은 참으로 고귀하다. 이렇듯 헌혈은 사회와 공동체, 이웃을 향한 인도주의가 없다면 불가능한 행동이다. 혈액은 인공적으로 생산이 불가능하다. 오로지 헌혈로만 공급할 수 있다. 헌혈이 중요한 이유다. 우리 몸속 혈액량의 15%는 비상시를 위한 여유분이다. 헌혈을 하더라도 빈혈이 생기지 않는 까닭이다. 식사 한 끼로도 대부분의 영양소는 금방 회복된다. 면역력이 감소하지도 않는다. 지난 6월 14일은 세계헌혈자의 날이었다. 우리들은 혈액형별로 성격을 나눈다. A형은 섬세하고 B형은 주관이 뚜렷하며 O형은 사교적이며 AB형은 영리하고 순수하다고 말한다. 물론 과학적 근거는 없다. 하지만 서로 “넌, 혈액형이 뭐냐? ”하고 물어보고 난 후 이를 통해 상대의 성격을 파악할 만큼 A, B, O, AB 네 가지 혈액형은 우리에게 친숙하다. 이러한 ABO식 혈액형은 오스트리아의 병리학자 칼 랜드 스타이너 박사에 의해 처음으로 발견됐다. 국제적십자연맹, 세계보건기구 등 헌혈운동 관련 4대 국제기구는 2004년 ABO식 혈액형을 발견해 수혈의 안정성을 높인 그의…
시인의 밥 /김영자 (……) 시인에게는 설익지 않았던 완전한 밥이여 그 밥사발 밑둥에 드리운 몇 뼘의 그늘을 나는 왜 보는가 지하 어둠에서 부서졌던 뼈와 뼈 사이의 살 마르던 고통의 날개 아직 서리고 있는가 햇살 맑은 봄날 오후, 시를 읽으며 멋진 세상이 나타난다고 좋아 했던 시인의 선글라스를 내가 쓰고 막걸리 잔에 섞이고 있는 브람스 교향곡 4번을 읽는다 시인의 웃음을 듣는다 봄의 직선이 내 등 뒤에서 지금 막 살아나는 중이다. - 시집 ‘호랑이가시나무는 모항에서 새끼를 친다’ / 2019·파란 시인에게도 밥은 필요 했겠구나, 한 시인이 다른 시인의 밥에 대하여 생각했다는 것이 새로운 시의 출발이었구나 생각이 든다. 이 시는 김영자 시인이 천상병 시인의 시 ‘막걸리’를 마시고 취해서 쓴 시인지도 모른다. 시대의 어둠을 지하 고문실에서 고스란히 마셨을 시인의 밥을 들여다보며 어쩌면 ‘시인의 밥’은 설익은 듯 설익지 않아 그 만의 ‘완전한 밥’이 되었는지 모른다. 시라는 수식어가 붙은 사람 ‘시인’(詩人)이나 아무런…
‘아직도 삼베수의로 모실 생각이십니까?’ 민주평화당 장정숙 국회의원실이 지난 24일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일제잔재문화청산특별위원회 및 민주평화연구원과 공동으로 주최한 토론회에서 던져진 화두(話頭)다. 김시덕 대한민국역사박물관 학예연구관이 ‘일제 잔재문화 청산-전통상례의 왜곡을 중심으로’를 발제했다. 박태호 장례와 화장문화 연구포럼 공동대표와 이주현 복건복지부 노인지원과장, 권명길 한국장례문화진흥원장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청산해야 할 생활 속의 일제잔재-상례문화’를 주제로 열띤 토론이 오고갔다. 우리 장례문화 대부분이 일제의 잔재라는, 그래서 청산하고 그 자리에 전통을 바탕으로 한 ‘우리식 장례문화’를 새롭게 심자는 것이 골자다. 일제 잔재가 얼마나 교묘하게 스며 들었으면 우리 것이라 당연하게 여겼을까. 여기에는 일본제국주의의 법 제정 등을 통한 강압과 이를 바탕으로 한 군사독재정권의 일본장례문화 적극 도입 등이 숨겨져 있었다. 이날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장례문화 가운데 일제의 냄새가 농후한 것은 이렇게 요약됐다. 먼저 삼베 수의다. 일제강점기에 조선총독부에 의해 반강제로 보급됐으며 해방 이후 우리 전통 수의로 둔갑해 보급됐다는 것이 참가자들의 공통
짚라인·번지점프 등 이른바 ‘하강레포츠’는 짜릿한 기분을 최고조로 느낄 수 있어 이를 즐기는 인구가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안전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아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10월 더불어민주당 김영주 의원(영등포갑, 국회 문체관광위)이 국민체육진흥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6년도 상·하반기와 2017년 3차례에 걸쳐 진행된 ‘육상레저스포츠’ 사업장 안전 점검 결과 363곳 중 227곳(62% 이상)이 ‘수리 필요’ ‘이용 제한’으로 밝혀졌다. 더 큰 문제는 안전점검 ‘양호’ ‘보통’ 등급을 받은 사업장에서도 최근 3년간 22차례 사망, 타박상 등 안전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에 이에 김영주의원은 “세 차례에 걸친 안전점검에도 사고가 끊이질 않는 이유는 ‘육상레저스포츠’에 대한 법령이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의원은 레저스포츠를 즐기는 국민들이 연간 4천만명 이상이라면서 안전한 레저스포츠 문화를 위해 ‘육상레저스포츠’를 유원시설로 분류하는 ‘관광 진흥법’ 개정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2016년에도 레저스포츠 진흥 및 안전에 관한 법률이 발의된 바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국회에서 낮잠 자고 있다. 이처럼
통도사는 선덕여왕 15년 자장율사에 의해 창건된 천년고찰로, 영축산 남쪽 기슭에 자리하고 있다. 통도사는 승려들의 참선수행 전문도량인 ‘선원’과 경전 교육기관인 ‘강원’, 그리고 계율 전문교육기관인 ‘율원’ 모두를 갖춘 총림에 해당된다. 우리나라에는 총림이 8군데가 있는데, 통도사를 비롯해 송광사, 수덕사, 백양사, 해인사, 동화사, 쌍계사, 범어사 등이 이에 해당한다. 오늘은 지난 여행에 이어 영축총림 통도사 여행을 이어가보자. 하노전을 지나면 중노전 영역으로 진입한다. 중노전은 불이문부터 세존비각까지의 영역이다. 불이문은 ‘둘이 아니다’라는 뜻으로 ‘진리는 곧 하나’라는 의미이다. 대웅전으로 들어가는 마지막 문으로 이 문을 통과해야만 진리의 세계인 불국토에 들어갈 수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문이다. 따라서 이 문을 통과하면 해탈에 이른다는 의미로 ‘해탈문’이라고도 한다. 조선 중기 이후의 건물로 추정되는 불이문은 내부 천정에 대들보 대신 코끼리와 호랑이 문양을 조각한 부재를 연결했다는 것이 특징이다. 불이문을 지나면 관음전을 비롯해 우측으로 용화전, 대광명전이 나란히 자리하고 있다. 관세음보살을 모신 관음전은 조선시대의 건물이다. 작은 건물이지만 출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