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마니아 최고의 서정시인으로 칭송되는 미하이 에미네스쿠(Mihai Eminescu: 1850∼1889)를 기리는 제7회 ‘미하이 에미네스쿠 세계시축제’가 세계 20여 개국에서 50여 명의 시인이 모인 가운데 6월 17일부터 22일까지 루마니아의 크라이오바에서 개최됐다. 내게 루마니아는 멀고 낯선 나라, ‘25시’의 콘스탄틴 게오르규나 ‘성과 속’의 M. 엘리아데, 그리고 드라큘라의 모델 브란성(Bran Castle)과 전설적인 체조요정 코마네치의 나라였다. 그러나 이번 축제 내내 가는 곳마다 에미네스쿠의 숨결이 우리를 환영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루마니아인들이 그토록 에미네스쿠를 그리워하며 기리는 것은 그의 시가 루마니아 전통에 깊이 뿌리박고 있을 뿐 아니라 루마니아 민족 고유의 목소리를 통해 독자적인 민족의 정서를 노래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평가한다. 필자가 주목한 것은 그의 시가 삶과 죽음의 문제에 있어서 일원론적인 동양사상에 근접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의 가장 대표적인 시로 꼽히는 ‘샛별’은 그의 핵심적인 문학철학적 사유를 담고 있다. 그가 마침내 도착한…
러시아의 철학자 미하일 바흐친은 우리의 삶이 ‘내 이야기와 남의 이야기가 서로 섞여가는 대화의 과정’이라고 보았다. 그의 말처럼 우리의 삶은 독백으로만 이뤄지지 않고 이야기와 이야기, 또 그 사이의 이야기를 채우며 살아간다. 그런데 가끔은 한 이야기가 모든 대화의 주제로 장식돼 그것만 기억에 남을 때가 있다. 경기도미술관은 인간의 근원적인 욕망이라는 이야기를 소재로 전시를 통해 대화의 장을 만든 ‘이야기 사이’를 오는 8월 18일까지 진행한다. 전시는 현대미술작가 7인과 1팀, 그리고 어린이벽화프로젝트에 함께했던 5만 명의 어린이들이 참여해, ‘책’이라는 주제어를 시작으로 ‘자연’, ‘생활’, ‘환상’, ‘기술’로 이어진다. 전시관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책’을 주제로 한 홍경택 작가의 ‘아트북 시리즈’를 확인할 수 있다. 이 작품은 예술의 경계가 과연 어디까지인지 깊은 고민을 하게 한다. ‘아트북 시리즈’는 설치작품으로 책 한권, 한권이 전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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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상 식 NH농협 동두천시지부장 1993년 3월 축협중앙회 국제부 근무를 시작으로 27년 동안 농협에 몸담아 오다가 동두천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NH농협 동두천시지부의 지부장으로 임명된 인물이 있다. 바로 남상식 지부장이다. 남 지부장은 농촌 활력 제공과 농업인 실익 증진이 우선돼야 ‘웃음꽃이 만발한 동두천 농촌’을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남상식 지부장을 만나 NH농협 동두천시지부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1993년 3월 축협중앙회 국제부 첫발 동두천 출신으로 첫 시지부장 임명 농가 소득 5천만원 조기달성 위해 온힘 관광 확대 등 펼쳐 도내 첫 달성 목표 평균수명 늘어나 고령 농가 증가 추세 젊은 농업인 양성·우대정책 도입 절실 4차 산업혁명 맞춰 미래혁신농업 추진 후대에 경쟁력 있는 농업 물려줘야 최근 농협에서 ‘또 하나의 마을 만들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는데. 근래에 들어 농촌마을은 인구 감소와 고령화 등으로 회복하기 어려운 침체를 겪고 있을 뿐 아니라 활력 상실이 고착화 되고 있다. 이에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이 취임한 후 농촌운동도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자 하는 혁신적인 전환이 절실하게 대두됐는데…
1가구 1주택(고가주택은 제외) 양도에 따른 소득에 대해서는 소득세를 과세하지 않는다. 1가구에 속한 가구원 전체의 주택을 합산해 1개인 경우 비과세 하는 것이다. 이는 최소한의 국민 주거생활 안정과 거주이전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함이다. 1가구라 함은 거주자 및 배우자가 그들과 동일한 주소에서 생계를 같이하는 가족과 함께 구성하는 집단이다. 가족은 거주자와 그 배우자의 직계존비속 및 형제자매를 말하되, 취학·질병의 요양·근무 상 형편으로 본래 주소에서 일시퇴거한 자를 포함한다. 1가구의 구성은 배우자의 존재를 요건으로 하지만, 30세 이상인 경우, 배우자가 사망·이혼한 경우, 일정수준의 과세소득이 있는 경우에는 배우자가 없어도 독립된 1가구로 본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가족의 범위가 어디까지 인지, 같은 가족이라도 생계를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는지, 동일한 가구인지, 별도가구 인지 구분이 모호한 경우가 많다. 사례를 통해 살펴본다. 동거주택에서 부모와 함께 거주했으나, 동일한 생활자금으로 생활하는 관계가 아니고, 독립된 가구를 구성하고 있었다면 부모와 아들이 각각 가구를 구성한 것으로 보아 1가구 1주택 비과세에 해당된다.
링컨이 지닌 큰 무기가 있었는데, 그것은 빼어난 연설능력이었다. 예나 지금이나 웅변력은 정치인의 기본무기였고, 정치에서 성공을 거머쥐는 비결이었다. 링컨은 어릴 적부터 나무 그루터기에서 친구들에게 이야기를 하며, 그 실력을 키웠다. 그가 어떤 불행과 시련, 역경을 당하더라도, 신경쇠약증과 정신분열증으로 시달릴 때도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연마했던 것이 있다. 그것은 자기표현, 즉 말하기와 글쓰기 훈련이었다. 그는 이야기할 때 어떤 주제이든 간에 그에 딱 들어맞는 재미있고 풍부한 일화를 들려주었다. 사람들은 그의 이야기에 빨려 들어갔고, 그래서 그와 함께 있기를 즐거워했다. 링컨이 부단히 닦았던 언변의 능력은 그가 치른 각종 선거과정에서 빛을 발했고, 대통령이 된 후 세계 연설사에 금자탑으로 우뚝 선 게티스버그 연설을 낳았다. 젊은 시절 링컨은 철학, 논리학, 수학 책을 열심히 읽어 폭넓은 지식을 지녔고, 복잡하거나 불분명한 주제를 설득력 있게 설명하기 위해 특별한 노력을 기울였다. 그는 연설하기 전에 중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항상 철저하게 조사하고 연구했다. 연설 내용에는 선동적인 표현도 있었지만, 은유적인 표현, 때로는 문학적으로 뛰어난 표현도 있었다. 링컨
나뭇잎 경(經)을 듣다 /박완호 법화산 오르다 마주친, 다 붉기도 전에 떨어져 내리는 단풍잎들 법화경 책장 한번 못 넘겨보고 소나무 사이로 냅다 달아나는 다람쥐동자승처럼, 나도 산꼭대기엔 못 오르고 맨땅에서 좌선하는 나뭇잎 경(經) 외는 소리나 주워듣다 괜히 한쪽 귀만 먹먹해져서는, 아무것도 든 게 없는 머릿속일망정 애써 비우는 척해볼 일이다 그는 울창한 이파리들이 물감을 녹여 덧칠하는 공중을 잠시 바라본다. 그의 시선에서 비켜 있는 사각(死角)에서도 숲은 흔들린다. 갑자기 다람쥐 한 마리가 그 사각에서 튀어나와 소나무 사이로 냅다 달아난다. “법화경 책장 한번 못 넘겨” 본 동자승이 스님을 피해 도망치는 잰걸음 같다. 그 풍경을 넋 놓고 바라보다 문득 자신도 다람쥐처럼 허기진 배만 움켜쥐고 갈팡질팡하는 것이 아닌가, 내심 부끄러워진다. “산꼭대기엔 못 오르고 맨땅에서 좌선하는 나뭇잎 경(經) 외는 소리나 주워 듣는다”는 것. 괜스레 한쪽 귀만 먹먹해져서는 애써 모른 척하지만, 부끄러움의 깊이는 먹먹할 뿐이다./박성현 시인…
경기도가 장애인들의 여행과 관광을 위해 실시하는 차량지원사업이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 10일 실시한 후 250여 명이 신청, 11회나 운행을 했으니 말이다. 이같은 현상은 일상조차 힘들었던 장애인들을 위한 여행 기반이 마련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비장애인들도 여행을 떠나려면 준비부터 복잡한 요즘, 관광지 접근조차 어려운 장애인들이 여행을 도모한다는 것은 꿈도 꾸지 못했던 것이 현실이다. 도심지 인도(人道)조차 지나다니기 힘든 장애인에게 하물며 관광지야. 또 비용까지 고려하면 ‘산너머 산’이다. 이런 환경속에서 오롯이 장애인들끼리 떠나는 여행은 ‘남의 나라의 일’이다. 익숙해진 서글픈 삶이었고 대부분 무덤덤하게 받아들였다. 문턱은 높았고 그 턱을 넘는다는 생각조차 사치였던 일상이었다. 그러나 세상은 변했고 장애를 잘 이해하는 경기도지사가 있어 높았던 문턱을 낮춘 여행이 가능해졌다. ‘문턱없는 경기관광도시’를 조성하겠다는 의지로 마련한 ‘누림의 힘’으로 경기도 장애인들은 여행이라는 마음속 순례를 떠나게 됐다. ‘경기관광도시 조성지원 장애인 여행지원 차량운영사업’의 승리다. 최소 경비로 최대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장애인 여행은 그래서 큰 의미를 지닌다
지난 2017년 10월 30일 북한이 ‘무예도보통지(武藝圖譜通志)’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시켰다. 무예도보통지는 1790년(정조 14년) 정조의 지시에 따라 목판인쇄본으로 편찬된 훈련용 병서(兵書)다. 군사와 무인들이 실제로 무예를 습득할 수 있도록 각종 권법과 검술, 창술, 곤봉술, 말타기 등 전통무술 동작이 그림을 곁들인 해설과 함께 수록돼 있다. 여기에 수록된 지상무예 18가지와 마상무예 6가지 등 모두 24기엔 신라 때부터 비롯됐다는 ‘본국검’ 등 우리 전통무예 뿐만 아니라 중국의 무예, 심지어 일본의 검술인 ‘왜검’까지 포함되고 있다. 이는 임진왜란 초기 왜검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던 쓰라린 경험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것이다. 정조는 ‘무예도보통지’를 편찬한 후 군사들에게 여기에 수록된 무예를 익히게 했을 뿐 아니라 과거시험의 과목으로도 활용했다. 특히 임금을 가장 가까이에서 호위하는 부대인 장용영 군사들은 이 무예를 가장 치열하게 익혔을 것임에 틀림없다. 장용영은 내영(內營)과 외영(外營)으로 구성됐다. 이 장용외영이 바로 수원에 존재했다. 수원을 기반으로 왕권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있었던 만큼 외영이 위주였다. 장용외영과 관련된 건물이 화성
장안문은 수원화성의 북문(北門)이자 정문(正門)이다. 주로 정문은 남문이 되는데 예기(禮記) 명당(明堂) 편에서 근거를 찾을 수 있다. ‘천자부부의남향이립(天子負斧依南鄕而立)’ 즉, 천자는 병풍을 뒤로하고 남쪽을 향해 선다고 하여 군자남면(君子南面)이 일반화 됐다. 정궁(正宮)인 경복궁의 근정전과 광화문은 남향하고 이에 따라 한양도성의 남문인 숭례문이 도성의 정문이 됐다. 수원화성 공사를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남문을 북문 보다 우선시했으나 혜경궁 행차 때 처음 수원에 도착해 만나는 문이 북문이기 때문에 정조는 북문을 정문으로 정하고 ‘장안문’이라는 별호(別號)를 내렸다. 장안(長安)이란 ‘크게 안전한 곳’이라는 뜻과 ‘이상 도시(ideal city, 理想 都市)’라는 의미가 있다. 장안은 중국 한(漢)나라, 당(唐)나라의 수도로서 도시 중 최고라는 상징성도 있기에 한반도에서는 오래전부터 많이 사용해 왔다. 장안을 수도로 정한 곳은 고구려로 ‘장안성(586~668년, 평양성)’이라 하고, 신라 ‘서라벌’과 조선 ‘한양&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