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추워지면서 드는 걱정이 미세먼지다. 염태영 수원시장이 얼마 전 ‘국가기후환경회의 제2차 지자체 협의체 회의’에서 미세먼지를 저감시키기 위한 현실적인 제안을 했다. 염시장은 이날 회의에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대표회장으로 참석, “정부의 미세먼지 저감대책을 지역 맞춤형 사업으로 구체화하고 기초지자체가 사업 현장을 관리하면 효과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염시장의 말은 ”기초지자체가 국가의 미세먼지 저감정책을 현장에서 구체화하면 효과적으로 정책을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의 이날 발언처럼 미세먼지 배출원 중 규모가 작은 미신고·무허가 영세 사업장은 국가가 파악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염시장은 “기초지자체는 영세한 소규모 배출사업장을 조사하고, 적절한 미세먼지 관리대책을 만들고, 감독·관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가는 기초지자체의 미세먼지 저감사업에 더 관심을 기울이고,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그의 말은 백번 옳은 소리다. 이날 회의를 주재한 반기문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도 염 시장의 제안에 긍정 정책을 수립할 때 많이 참고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봄과 겨울 유례없는 고농도 미세먼지가 국민들을 괴롭혔다. 지난 3월에는 수도권과 충청 일부 지역에 고
공직사회에 무국적 용어가 난무하고 있다니 문제다. 뜻도 모르겠고, 국어사전에서도 찾을 수 없는 이상한 단어들을 보도자료 등에 버젓이 사용하고 있어 기가막힌다. 그 자료를 그대로 베껴쓰는 ‘자칭’ 언론의 꼬락서니는 더욱 한심하다. 지방자치단체와 행정 기관에서 알지도 못하고 알수도 없는 행정 용어들을 아직도, 여전히, 밥먹 듯, 사용하고 있는 현실은 안타깝기 그지없다. 오죽하면 행정안전부가 ‘행정용어 순화어 검색·변환 시스템’까지 마련했을까. 이는 무국적 행정용어 사용이 중앙정부에도 만연해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문제의 심각성이 정도를 넘은 것으로 풀이된다. 어쩌면 이 시스템도 관행에 밀려 쓰레기 취급을 받는건 아닌지 걱정이다. 이같은 추세는 온라인 정책홍보가 대세를 이루면서 두드러지기 시작했다는 지적이다. 지자체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국어와 영어를 혼용해 소위 ‘우주 언어’를 남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각 지자체 홈페이지 첫 화면만 들여다봐도 이같은 예들은 넘쳐난다. ‘야~나DO 사회적경제 청년활동가’나 ‘Let’s DMZ&rsquo
수원화성의 사대문의 형태와 위계에 있어서 남·북대문이 같고 동·서대문이 같다. 물론 지금처럼 정확한 설계도가 당시에는 없었기에 지형과 감독관에 따라 조금씩 오차가 있지만, 동문인 창룡문과 서문인 화서문은 크기 형태가 같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화서문 공사는 1795년 7월 21일 시작해 겨울 공사로 이어지고 1796년 1월 8일 준공된다. 순서로 보면 남·북대문은 1794년, 동문은 1795년에 각각 만들어져 위계와 중요도에 따라 화서문은 가장 늦게 만들어진다. 하지만, 지리적으로 팔달산의 북쪽 기슭에 연결돼 외부에서 잘 보이지 않아 원형이 다른 대문보다 잘 보존될 수 있었다. 현재는 보물 제403호로 지정되어 집중 관리를 받고 있으며 또 이곳은 수원화성에서 아름다운 장소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이곳은 평일에도 사람들이 많고 저녁에는 자주 공연이 펼쳐진다. 공연이 없는 저녁에는 은은한 조명 속의 화서문과 서북공심돈을 사진에 담으려는 작가들을 항상 볼 수 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화서문의 지붕과 용마루에는 많은 비둘기가 앉아 풍경을 더해주고 이곳이 수원화성에서 아름다운 풍경 중 하나이기 때문일 것이다. 수원화성의…
해가 갈수록 조상들이 가꿔 온 거룩한 전통이 현대 물결에 의해 사라지는 추세다. 장터마다 있었던 대장간이 없어지고, 농가에 꼭 있어야 했던 쟁기도 사라지고 있다. 예전에 값진 식기는 놋그릇이었다. 놋그릇은 한 번 구입하면 오래도록 사용할 수 있었으며, 품위가 있고 보온이 잘 된다. 그처럼 위엄이 있고 고풍스러워 임금님 상에는 반드시 올랐다. 방짜유기는 구리와 주석을 28 대 22로 1천200도의 고온에서 섞은 후 만들고자 하는 판에 쇳물을 부어 식힌 다음, 망치질로 펴서 원하는 그릇을 만드는 것을 말한다. 통일 신라의 유기 제품으로 보이는 청동숟가락, 청동용기, 청동제기 등이 이천 설봉산성에서 출토돼 그 기원을 말해준다. 방짜는 주석이 포함돼 있는데도 거듭되는 망치질과 반복적인 열처리가 방짜가 깨지지 않는 비밀이다. 군포시에는 방짜유기장이 있다. 방짜유기 기능보유자 김문익(78)은 1992년에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10호에 지정됐다. 김문익의 방짜 기술은 악기에서 그 특징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며 악기의 음색은 청아하기 그지없다. 군포 방짜는 72 대 28로 주석의 함유량이 더 많다. 주석이 많을수록 깨지기 쉬우나 빛과 소리가 좋아서 고집한다. 1988년 서울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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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참여형 국어사전 ‘우리말샘’의 지난 7월 기준 단어는 72만5천706개, 구(句)는 37만4천387개로, 모두 110만93개다. 하지만 ‘없는 말이 없는’ 우리말 사전이 되려면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들 이야기 한다. 단어와 구의 접합 활용에 따라 의미가 무궁무진하게 변하는 한글의 위대함 때문이다. 오늘은 이런 한글의 새기는 한글날이다. 1926년 ‘가갸날’을 기반으로 1928년 제정됐다. 그러나 91년이 지나도록 매년 한글날을 부끄러운 마음으로 맞고 있다. 그나마 오늘 하루 너도나도 한글의 우수성을 칭송하는 것은 다행스럽지만, 내일이면 까맣게들 잊고 사회 곳곳에서 한글파괴 경쟁을 벌일 것이 분명해서다. “감기 빨리 낳으세요” “일해라 절해라 마세요” “들은 예기가 있는데요”…. 일상 대화에서의 거슬리는 맞춤법 오류, 즉. ‘낳다’와 ‘낫다’를 구분 못 하고, ‘얘기’가 ‘예기’로 둔갑하는 건 애교에 속한다. 억지 단축어·신조어·비속어가 난무하는 SNS 글의 오류는 더 심하다. 어린이 독법 같은 어문 파괴 표현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어서다. 한자를 모르는 어린이가 ‘辛’(신)라면을 ‘푸’라면이라고 읽은 데서 시작됐다는 누리꾼들의 조어 제조는 접입가경이다.…
1926년 단성사에서 상영한 ‘아리랑’은 한국영화사상 최초로 한국 관객들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잘 보여준 영화였다. 이 영화로 감독 데뷔한 나운규는 민족영화 감독으로서 위치를 확고히 하며 대중적 명성을 얻었다. ‘항일’이란 용어를 들어내놓고 말 못하던 그 시절, 검열을 의식해 가며 만든 민족영화 ‘아리랑’은 많은 부분이 삭제된 후 공개된다. 당시 한국 옷을 입은 한국사람만 나와도 환호하던 관객들에게 나운규는 더 큰 호응을 받을 수 있는 영화가 무엇인가를 염두에 두고 ‘아리랑’을 만들어 민족적인 감동까지 이끌어 낸 최초의 감독이다. ‘아리랑’은 민족영화로 일컬어지는데 그것은 한국인들에 의해서 만들어진 한국인만이 느낄 수 있는 정서의 영화라고 볼 수 있다. 즉 민족영화의 전제 조건은 한국사람의 이야기를 한국사람이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민족영화라는 개념은 이렇듯 다분히 자국의 전통적 사상까지를 포함하는 범위로 좁혀진다. 지금 ‘아리랑’은 필름이 분실돼 볼 수가 없고 다만 문헌 자료를 통해 영화를 유추해볼 뿐이다. ‘아리랑’은 항일영화로 볼 수 없지만 다분히 항일성을 상징한 대립요소의 드라마 트루기를 갖고 있으며 은유적으로 표현된 영상의 표현이 일제강점기 핍박
‘고독’은 세상에서 홀로 떨어져 있는 듯이 매우 외롭고 매우 쓸쓸함 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갖고 있다. 수필가 이양하의 ‘나무’에서 ‘나무’는 자신에게 주어진 어떤 상황에도 불만을 나타내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현재의 위치를 지키며 즐길 뿐이다. 특히 새와 달과 바람이라는 친구들이 있지만, 나무는 본질적으로 고독하다. 그러나 나무는 고독하다고 해서 그것을 슬퍼하거나 탄식하지 않는다. 오히려 나무는 사계절 내내, 그리고 밤낮으로 변함없이 곁을 떠나지 않는 고독을 잘 알고 있기에, 어느 것보다도 그 고독을 잘 견뎌내며, 오히려 그 고독을 즐기며 함께 한다. 보통 도시생활은 자유롭고 달콤하며, 분위기는 화려하고 풍요롭고 즐겁다. 그러나 그 자유롭고 풍요 속에 우리가 뼈저리게 느끼는 것은 결핍과 소외 그리고 고독이다. 고독한 삶의 정도는 차이가 있겠지만 보편적으로 누구나 느끼는 것이다. 그렇다면 도시인들은 왜 고독할까? 고독은 다른 사람들로부터 따돌림이라고 말 하지만, 그보다는 다른 사람과의 멀어짐이라고 말 할 수 있다. 이는 도시공간만의 비인간화, 사무화경향이 팽배해 있기 때문 일 것이다. 고독은 ‘홀로 있음’과 ‘외로움’의 의미로 읽혀 부정적이거나 가급적 피해야하는
그믐달 /윤일균 할머니 시집올 때 해오신 반닫이 손잡이 자루 반질거리는 할아버지 깔딱조선낫 틀니 끼울 수 없는 아버지 잇몸 빈 지게 지고서야 펴지는 엄니 허리 우주를 매단 손잡이 이내 굳은 아내의 속마음 - 윤일균 시집 ‘돌모루 구렁이가 우는 날에는’ / 2019·도서출판b 시는 서사와 묘사의 만남이다. 시의 역할은 묘사로 상상을, 서사로 사유를 독자에게 전해야하기 때문이다. 때로는 묘사가 과잉된 시가 독자의 상상을 가로막고, 때로는 상상할 필요 없는 서사가 사유(思惟)를 가로막을 때가 있다. 그런데 모처럼 서사와 묘사가 매우 흥미롭게 조화된 시 한편을 읽는다. 시인이 발견한 ‘그믐달’은 하늘이 아니라 가장 가까운 이의 몸과 마음이다. 할머니의 삶이 송두리채 담겨있는 작고 오래된 옷장의 손잡이에서 헛헛한 시간을, 반질거리는 할아버지 조선낫과 아버지의 잇몸에서 발견된 휘어지고 고단한 시간을, 어머니의 휘어진 허리에서, 아내의 오무라진 속마음에서 슬픔이 갉아 먹고 남은 애잔한 세월의 그믐달을 다시 보게 해주었다. 화려한 수사이거나 생경한 언어가 아니라, 가까이 있어 놓쳐버린 사랑에 대해 시인은 노래하고 있…
■ 부천시, ‘법정 문화도시 지정’ 주력 부천시가 경기도 최초로 법정 문화도시(지역별 특색있는 문화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문화 창조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정된 도시) 지정 절차를 밟고 있다. 문화도시 지정은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가 지역문화진흥법에 근거하여 추진하는 사업으로 지역의 특색 있는 문화자원을 활용해 지역 활성화와 시민의 문화적 삶을 고양하기 위해 지난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진행 중이다. 문체부, 법정 문화도시 지정 절차 진행 2022년까지 30여곳 지정… 5년간 지원 작년 10개 지자체 ‘예비도시’ 선정 부천시, 도내 유일… 올 연말 최종 결정 ‘말할 수 있는 도시, 귀담아 듣는 도시’ 슬로건 시민들과 함께 다양한 예비사업 추진 아트밸리 사업·생활문화축제 ‘다락’ 등 시민 문화역량 강화… 활동 거점공간도 확보 시민문회기획단·아동위원회 활동 주목 10월 16~17일 시민회의 시범 시행 부천시 등 전국 10개 지자체 예비 문화도시 선정 문체부는 2018년부터 문화도시 지정 절차를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