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상륙작전이 성공을 거둘수 있었던 것은 팔미도 등대가 결정적 역할을 한 덕분이다. 한국전쟁 당시 맥아더장군이 작전을 구상한 것은 전쟁 발발 4일째. 그러나 전문가들은 조수 간만의 차가 너무 크고 접안지역이 좁은 데다 시가전도 치러야 하는 최악의 지형이라며 강하게 반대했다. 작전 성공률이 5000 대 1밖에 안 된다는 보고도 내놨다. 하지만 그는 강행했다. 그리고 한국의 켈로부대를 상륙작전에 앞서 팔미도에 투입, 등대를 켜게 함으로써 좁은 항로를 통과하는 전함들을 인도토록 했다. 결국 병력 7만여 명을 실은 함정 260여척은 성공적으로 상륙했고 전세를 완전히 뒤바꿀수 있었다. 길잡이의 상징 격인 등대의 역사는 길다.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이집트 알렉산드리아항의 파로스 등대가 기원전 280년에 만들어졌을 정도다. 당시 나무와 송진을 태워 빛을 밝혔다는 이 등대의 높이는 135m. 불가사의가 아닐 수 없다. 국내에 근대식 등대가 등장한 것은 1903년. 인천상륙작전의 일등공신 팔미도 등대가 효시다. 강화도 조약(1876년)이후 청일전쟁(1894~95)을 치르면서 등대의 필요성을 절감한 일본이 이후 1910년대까지 4개를 세웠다. 신안의 ‘가거도 등대(1
사흘간의 연휴를 지내고 어버이 날이다. 너나없이 바쁜 시간을 쪼개서 아이들을 데리고 나들이도 하고 선물도 사 주고 떨어져 사는 부모님 찾아뵙고 작으나마 용돈도 드리고 모처럼 맛있는 음식도 드시게 하며 지낸다. 손이 부족한 농사일도 거들며 나름 알차게 시간을 보내며 부모님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기쁨으로 채워드리려 애쓰는 모습들이 보인다. 이맘때 제일 바쁜 집이 모종 파는 가게와 꽃집인 것 같다. 가게가 한가한 틈에 신문을 들여다보고 있는데 가게 문이 드르륵 소리를 내며 요란하게 열린다. 웬 젊은 남자가 한 발을 들여놓고 조화로 된 카네이션을 한 송이 불쑥 내민다.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 하는 내게 자기 할머니 꽃 사면서 여기 할머니도 생각나서 한 송이 사 왔다고 한다. 얼결에 꽃을 받아들고 자세히 보니 아는 얼굴이다. 일찍 부모와 떨어져 할아버지 할머니 손에 자랐는데 기초생활 수급자로 사는 어려운 형편에 부족한 것도 많았고 포기해야 할 것은 더 많았다. 그러나 가난보다 그 아이들을 더 힘들게 하는 것은 조손 가정이 갖는 극복하기 어려운 세대 차이와 어린 동생이 말썽을 피울 때였다. 어느 날엔 놀리는 친구를 때려서 그 친구 부모님이 집으로 찾아오기도 했고 철모르는…
‘우리 부부에게는 비난(공격)과 변명(방어)의 대화방식이 자주 나타난다. 배우자를 생각하면 답답함, 짜증 등 불편한 감정이 느껴진다. 배우자를 신뢰하기 어렵다. 이혼이나 별거를 자주 생각한다’ 이 문장이 마치 내 이야기처럼 느껴진다면 현재 여러분은 배우자와 ‘애착 손상(Attachment Injury)’을 겪고 있다는 의미이다. 부부가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하고 유지하는 것은 행복한 부부관계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데 애착 대상(배우자)의 기본적인 신뢰를 배신하는 사건으로 인해 심한 정서적 충격을 받게 되면 애착손상이 발생하고 배우자에게 정상적으로 반응할 수 없다. 애착손상이란 정서적, 육체적으로 힘든 상황에 부닥쳤을 때 애착 대상에게 돌봄, 지지 등을 받고 싶다는 강한 욕구를 배우자가 외면하거나 거부해 생기는 마음의 상처를 의미한다. 부부관계에서 발생하는 애착손상은 외도나 폭력으로 인해 발생하기도 하지만 무관심, 비난, 무시 등 사소한 사건에 의해 발생하기도 한다. 이 마음의 상처는 배우자에 대한 분노, 불안, 무기력감, 적개심을 가져와 부부 친밀감과 신뢰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결국 부부의 애착손상을…
나도 모르게 부르는 노래 /정재분 언제 늑골 아래로 숨어든 걸까 긁힌 음반에서 튀는 소리 날숨 섞인 한 소절이 혀끝에서 맴돈다 손이 닿지 않는 등의 가려움 시처럼 산다는 멜로디를 읊조릴 때면 목소리가 잠겨서 음을 낮춰야 하지 몸의 오지를 돌아 나온 노래가 자각보다 먼저 도착하는 아침 오늘은 모질게 내일을 길들이느라 햇빛의 도착이 더디기만 한데 - 정재분 시집 ‘노크 소리를 듣는 몇 초간’ 우리는 많은 상처를 받으며 산다. 가볍거나 크거나 만나는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부딪힘 속에서 서로가 긁힌다. 그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자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만 하는 일이기도 하다. 우리는 그러한 일들로 인해 받는 상처를 해소하고자 나를 비우기도 하고 열기도 하며 여러 가지 해결 방법을 찾는다. 하지만 그렇게 하여 잊었다 해도 나도 모르게 늑골 속에 숨어있는 흔적들이 있다. 그것은 긁힌 음반에서 튀는 소리와 같으며 매끄럽게 흘러가야 할 하루를 붙잡는 걸림돌과 같은 것이다. 손이 닿지 않는 가려움 같은 그것, 그 상처, 그 아픔은 몸의 오지를 돌다 어느 날 갑자기 튀어나온다. 그리하여 그러한 노래가 자각보다 먼저 도착하는 아침이면 우리는 내일을…
문재인 정부가 오늘 출범 2주년을 맞았다. 지난 2년간을 한마디로 정리한다면 나라다운 나라를 복원하려는 맥락에서 중단없는 적폐청산과 남북관계 혁신, 경제체질 개선이 주요과제로 제시되고 해법이 다듬어졌다. 그러나 4·27 판문점선언으로 대표되는 ‘한반도의 봄’에 대한 기대가 시작되고 3년 만에 3%대 성장세로 복귀하며 경제의 희망이 거론된 1주년과 사뭇 다른 내외 환경에서 2주년을 맞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1인당 소득 3만 달러 시대를 열었다지만 올해 1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은 특히 뼈 아프다. 밖으로는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 프로세스가 하노이 북미 담판 결렬 이후 교착 상태에 빠져 시름을 안기고 있다. 더욱이 북한은 중국에 이어 러시아와도 밀착하며 북미협상 지렛대 마련에 주력하고 단거리 발사체 발사로 저강도 시위에 나서며 남북관계와 북미협상 판을 시험에 들게 하는 움직임마저 보여 위험해 보이기도 하는 요즘이다. 한국갤럽이 최근 실시한 주요 분야별 정책평가 조사를 보면 민심을 대번에 알 수 있다. 복지 부문에서만 긍정률 51%로 후한 점수가 나왔을 뿐 그 외 분야는 경제 23%, 고용노동 29%, 교육 33% 등으로 좋지 않았다. 잘한다는
경기도 공정특별사법경찰단(도 특사경)이 고리사채 폭리 불법사채업자 23명을 적발했다. 도 특사경이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불법 대부행위에 대한 집중수사를 벌인 결과다. 도 특사경은 무등록 대부업과 불법 대부 광고, 법정 최고금리 연 24% 초과 수수 등에 대한 수사를 벌였는데 불법 대출 규모는 27억6천948만원이고 피해자는 1천447명이나 된다. 특사경에 따르면 최대 7천145%의 폭리 이자를 갈취한 무등록 대부 중개업자도 있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 불법 대부업자는 3천90만원을 대출해 주고 51일 만에 3천248만원을 돌려받았다. 하지만, 이자율 335.5%에 해당하는 1천200만원을 더 내놓으라며 협박했다. 지난 2월 12일 한국대부금융협회가 2018년 고금리의 불법사채 피해 1천762건의 이자율을 분석한 결과 고금리사채의 평균이자율은 353%로 대부업법정최고금리 24%보다 320%포인트 이상 높았다고 한다. 적발된 불법 업자 가운데는 인터넷 카페관리자도 눈에 띄었는데 무등록 대부 중개업자의 활동을 묵인하고 매월 수수료를 받아 왔다는 것이다. 이 카페는 온라인 상에서 대부, 자산관리, 경매, 대출상담을 해주고 있는데 관리자가 불법 대부 게시글을 삭제하
우리 사회에서 ‘성공’이라는 말만큼 이중적인 잣대를 갖는 단어도 없을 것이다. 겉으로는 행복한 삶, 높은 학식과 인격, 존경 받는 삶 등 비 수량적인 가치로 예기하지만 마음속으로는 다분히 수량적, 물질적인 것에 가치를 두고 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권력을 가지는 일, 높은 지위에 오르는 일, 경제적 부를 이루는 일 등 물량적 성취를 성공이라 여기고 있다. 진정한 성공이란 남과의 비교가 아니라 자기 자신의 어제와 오늘의 비교에서 찾아야 한다. 스스로 가치 있는 일의 목표를 세우고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꾸준히 노력하는 과정이어야 한다. 사람은 누구나 성공을 꿈꾼다. 성공은 인간의 삶을 행복으로 끌어올리는 지렛대이다. 우리의 삶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행복이지 돈이 아니다. 돈은 단지 행복의 수단일 뿐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돈만 있으면 성공할 수 있고, 성공하면 행복은 저절로 수반되어진다고 믿고 있으며, 가정에서, 학교에서, 사회에서 끈질기게 세뇌하고 있다. 일류대학을 들어가야 하고, 대기업에 입사해야만 성공의 기반 위에 설 수 있다는 잘못된 믿음이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고, 부모들은 자녀들의 객관적인 성공에 인생을 걸고 전력투구하고 있다. 그러나 성공은…
이번 호에도 골프규칙(Rule)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간다. - 퍼트 순서도 홀에서 먼 사람부터 해야한다. 골프는 홀에서 먼 볼부터 치는 것이 원칙이다. 그것은 그린 위에서도 변하지 않는다. 다만 5㎝ 나 10㎝ 숏 퍼트는 일일이 마크하는 것보다도 “먼저 하겠습니다”라고 말하고 칩인 하는 것이 능률적이다. - 마크(그린위에서 볼을 집어 올리기전에 볼 뒤에 놓는 도구) 마크를 하는 방법 : 볼 바로 뒤에 마커를 놓는다 → 볼을 집어 올린다. 이후 본인이 플레이를 해야하는 순서가 되면, 마크 앞에 볼을 놓는다 → 마크를 집어 올린다. 그린 위에 온이 되었다고 마음대로 볼을 집어 올리면 안된다. 볼을 집어올릴 때에는 반드시 마크해야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그린 위에 있을 때만 그런 것은 아니다. 스루 더 그린에서도 리플레이스가 필요한 볼을 집어올릴 때에도 마찬가지로 반드시 마크를 해야 한다. 이를 위반할 경우에는 1벌타이며, 마크하지 않고 뒤로 아무리 정확한 곳에 리플레이스해도 소용이 없다. - 바람과 비로 볼마크가 흘러갔을 경우 돌연 벼락과 호우로 그늘집으로 피한 뒤로 돌아와 보니 그린 위의 볼마크가 보이지 않았다. 아마도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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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가에 자리 잡은 작은 마을이 있었다. 그해 따라 비가 많이 쏟아졌다. 금방 그칠 것 같던 비가 계속 쏟아지자 끝내 강물이 마을을 덮쳤다. 사람들은 살기 위해 마을 뒤의 산으로 올라갔다. 산기슭에 암자 하나가 있었다. 암자에는 주지 스님 한분이 살고 있었는데, 홍수엔 아랑곳없이 절간에서 목탁을 두드리고 있었다. 이를 보다 못한 마을 사내 한 사람이 암자로 급히 들어갔다. 그는 불상 앞에서 염불을 외우고 있는 스님에게 다급한 소리로 외쳤다. “스님! 강둑이 터져 강물이 마을을 덮쳤습니다. 곧 홍수가 이곳까지 덮칠 겁니다. 빨리 피신을 하십시오!” 그 말을 들은 스님이 태연하게 말했다. “염려 마시게. 설사 홍수가 이 절을 덮친다 해도 여기 부처님이 계신데 무슨 걱정인가. 부처님이 날 가호 하고 있으니 어서 자네나 피신을 허시게.” 이렇게 고집을 부렸다. 농부는 몇 번이나 설득을 했지만 말을 듣지 않자 급히 산으로 올라갔다. 농부가 떠난 지 반시간도 안 지나 정말 홍수가 작은 암자를 둘러쌌다. 물은 목탁을 치고 있는 중의 무릎까지 올라왔다. 그래도 스님은 끄떡하지 않았다. 끝내 홍수가 그의 턱 밑까지 올라 왔다. 여전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