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다양하다는 건 영국 켄 로치가 만든 ‘나의 올드 오크’처럼 사회주의적 이상을 지향하는 작품도 있고 ‘위시’같은 할리우드 애니메이션도 있으며 핀란드 아키 카우리스마키의 로맨틱 코미디같지 않은 로맨틱 코미디 ‘사랑은 낙엽을 타고’같은 것도 있는데 한쪽에서는 ‘길위에 김대중’같은 다큐멘터리가 조용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고 또 한쪽에서는 대형 상업영화 작품인 ‘서울의 봄’이나 ‘노량 : 죽음의 바다’가 여전히 굳건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 이런 모양새가 바야흐로 다양성이 있다고 하는 것이다. 대중의 취향이 어느 쪽으로 쏠릴 것인 가하는, 소비와 수용형태의 문제와는 별개로 일단 판 자체는 아주 잘 깔아 놓은 상황이 되는 것이다. 시장이 다양해져야 대중들의 취향도 다양해진다. 그때서야 드디어 한 두 편의 영화가 전체 관객의 거의 전부를 가지고 가는 편중 독점의 현상이 줄어들게 된다. 모든 영화들이 비교적 골고루 관객을 나눠 가지게 된다. 바야흐로 시장이 안정될 수 있는 모토이다. 요즘 들어 벼라 별 정당이 다 속출하는 모양이다. 이른바 제3지대가 만들어질 모양이며 정치도 영화가 추구하는 것 마냥 다양성을 회복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그러나 다들 비슷비슷한 이름
국민연금(國民年金)은 보험의 원리를 도입하여 만든 사회보험(공적연금)의 일종으로 우리나라는 정부 산하기관인 국민연금공단이 관리 운용하고 있다. 이러한 공적연금은 전세계적으로 약 170개의 나라에서도 운영되고 있으며, 일본도 같은 명칭인 국민연금(国民年金)을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가입 기간 동안 가입자, 사용자 및 국가로부터 일정액의 보험료를 받고 일정 요건이 충족되는 시점에 노령연금, 유족연금, 장애연금 등의 형태로 급여를 지급함으로써 국가 사회의 안정성을 보장하는 사회보장제도이다. 우리나라의 국민연금은 미국이나 오스트레일리아, 캐나다처럼 지급대상에 따라 구분되거나 사연금제도가 아닌, 정부가 관리하는 기관에서 운영하는 제도이다. 한국처럼 정부 산하 단일기관이 운영하는 사례는 일본, 노르웨이, 싱가포르, 네덜란드 등이 있으며 특이점은 대부분의 나라들이 국부펀드를 이용하는 것과 달리 한국과 일본 등 소수의 국가만이 국민들의 연금 재원 자체를 가지고 정부가 주식 등에 투자를 한다는 것인데, 약1,000조 원에 달하는 규모 답게 투자 시장의 큰손으로서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이 막강하다. 국민연금은 거래소 상장 기업 중 시가총액 10위 안에 있는 기업에 최대주주
사람들의 내부에 있는 신적 본원의 해방은 필연적으로 사회 체제의 개혁으로 우리를 이끈다. 오래 살면 살수록 내 앞에는 할 일이 더욱 더 많아진다. 우리는 중대한 시기에 살고 있다. 일찍이 사람들 앞에 이처럼 해야 할 일이 많았던 적은 없었다. 현대는 좋은 의미에서의 혁명의 시대, 물질적인 의미가 아닌 정신적인 의미에서의 혁명의 시대이다. 숭고한 사회체제의 이념, 숭고한 인간성의 이념이 창조되고 있다. 우리는 수확을 거두지 못하고 이 세상을 떠나지만, 믿음을 가지고 씨를 뿌리는 것은 크나큰 행복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채닝) 모든 사람이 한 형제자매라는 종교적 인식이 널리 퍼져 있는 현대에 진정한 학문은 이 인식을 실생활에 적용하는 방법을 가르쳐주어야 하고, 예술은 또 이 인식을 사람들의 감정 속에 불러일으켜야 한다. 나는 내 눈앞에서 예속과 정치적 속박에 갇힌 민중이 누더기를 걸치고 굶주림에 지쳐 부자들이 호사스러운 술자리에서 모욕적으로 던져주는 음식 찌꺼기를 줍는 민중을 보고, 또 야수 같은 증오와 야만적인 기쁨에 취해 무서운 반역의 충동에 몸을 던지는 그들을 본다. 그리고 그러한 때 야수로 둔갑한 사람들의 이마에도 신의 손가락 자국이 새겨져 있는 것
쏟아지는 총선용 책들. 홍수를 이루고 있다. 선거판에 뛰어들고자 하는 정치인들의 첫 번째 신호탄은 언제부턴가 출판기념회나 북 콘서트가 돼 버렸다. 어떤 후보는 ‘xxx 꼬마의 춤’ 어떤 후보는 ‘xx 범죄심리학’. 또 어떤 후보는 ‘우리 동네 국회의원 일 잘하는 xxx’, 또 다른 후보는 ‘xx를 위한 나라’. 이 책들은 무슨 목적으로 쓰여 졌는가? 자신의 철학이나 정책비전, 국제정세 등을 유권자들에게 알려주기 위해? 제목으로 봐서 별로 그런 것 같지 않다. 게다가 하루아침에 급조된 책들이 아니던가? 책을 쓰는 것은 피를 말리는 일이다. 그런데 이들은 언제 이렇게 책을 썼단 말인가? 자신이 직접 썼다면 한국 정치판에는 그야말로 달필이 다 모여 있는 셈이다. 물론 서구에서도 정치의 계절인 선거철엔 책들이 쏟아진다. 프랑스의 경우 선거 연도에는 정치서적들의 출판 부수가 쑥 올라간다. 하지만 이 책들은 인기가 많다. 프랑스인들은 우리처럼 정치인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2021년 5월 입소스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프랑스인의 65%는 정치가 부패했다고 생각한다. 80%는 정치인들이 국민의 삶을 걱정하지 않는다고 믿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선거철에 나오는 정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이 0.6명대가 될 것이라며 ‘국가소멸 위기’라는 얘기를 종종 듣는다. ‘한국이 끝났다’는 외신을 접하기도 했다. 중앙정부, 지방자치단체들이 내놓는 각종 현금성 지원 정책이 눈길을 끄는 가운데 특히 인천시는 출산 초기 양육비 지원을 넘어 18세 학령기까지 지원 시기를 넓히는 정책도 새로 선보였다. 이런 정책들은 과연 유의미한 변화를 만들어 낼까? 작년 7월에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2년 도시계획현황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약 17%의 도시지역에 약 92%의 인구가 몰려 살고 있다. 한국은행이 작년 11월 발표한 '지역 간 인구이동과 지역경제' 보고서를 보면 국토 약 12%의 수도권에 50%가 넘는 인구가 몰려 살고 있고(OECD 1위) 이것이 저출산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세계적으로도 이례적인 우리나라의 과도한 도시 집중은 인구소멸의 위기는 물론 지방소멸의 위기를 잉태시킨 근본 원인이다. 이에 대한 근본적 처방 없이 지방 출생률 제고도 지방회생도 공염불이다. 한국은행은 역시 작년 11월 발표한 '초저출산 및 초고령사회 : 극단적 인구구조의 원인, 영향, 대책'이라는 연구를 통해 최근 발표되고 있는 현금성 지원정책과 같은 ‘가족
묵은해 가고 새해가 된 지 보름이 지났다. 나는 어머니가 만들어 주신 색동옷 입고 동무들과 제기차기 놀이 하던 시절이 지나고부터는 새해를 기다리거나 기대해 본 적 없다. 사람들이 새해의 첫 날인 설에 어떤 의미를 두는 이유는, 어제와 다른 오늘을 살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다가올 날이 지나간 세월보다 못하거나 바랄 게 없다면 누가 내일의 희망과 꿈을 설계하며 새벽길 안개를 헤치고 교회로 해 뜨는 곳으로 향하겠는가. 호남의 기호학파 간제(艮齊1841-1922)선생은 ‘성(性)이 곧 이(理)’라는 성리학 본령을 확고하게 세워 성선(性善)에 기반 한 의리(義理)의 세계를 구현하고자 했던 당대의 거유(巨儒)다. 그가 말했다. ‘나그네로서의 근심을 없애라. 평생 남을 탓해봐야 아무런 득이 없고 잠시라도 자기를 돌이켜보면 여유의 맛(味)이 있으니 어찌하여 이 맛이 있는 것을 버리고 저 무익한 것을 취하는가?'라며 자기 성찰을 명징하게 당부했다. 그리고 '끝까지 하라. 어떤 분야든 5년 10년 지나면 단맛이 나는 게 없다. 자기가 좋아 하는 일을 끝까지 하는 게 노년에도 최고의 건강 유지법이다'라고 하였다. 나는 초등학교 때부터 그림 그리기와 편지 쓰기를 좋아했다. 교과
아버지는 1936년 음력 5월 13일 양(량)강도 후창군에서 태어났다. 양강도는 압록강, 두만강을 경계로 중국과 접해 있어 양강도라 부른다. 어머니 고향은 동해안에 위치한 함경북도 어랑군이다. 두 분은 일제강점기 중일전쟁이 한창일 때 부모님을 따라 두만강, 압록강을 건넜고, 신중국에서 사회주의 실험을 하던 격변의 시대 만났다. 그리고 1960년대 중국에서 일어난 문화대혁명시기 어린 두 아들과 두만강을 건너 북조선으로 갔다. 조선족 자치주인 연변에서는 북한을 북조선이라 부른다. 아버지는 함경남도에 있는 고원탄광(수동구 장동)으로 배치 받아 얼마동안 노동자로 일했다. 의사를 했다는 증인을 찾는데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3명의 증인이 있어야 하는데 2명 밖에 찾지 못했으므로 속성으로 의사시험을 보았다. 속성 시험을 보면 준의사 자격을 주었다. 준의사는 의사, 간호사 중간에 위치한다. 당시는 의사와 준의사 구분이 명확하지 않았다. 아버지는 후에 의사가될 기회가 있었는데 그냥 준의사로 남았다. 병원에서 학위나 학벌은 중요하지 않고 진단과 처방을 잘하는 의사가 존중받는다. 진단과 처방은 즉시 효과로 나타나기 때문에 기술을 터득하지 않으면 학위가 있다 할지라고 지속하기…
10일, 민주당내 비명그룹 의원 김종민, 이원욱, 조응천 3인이 탈당을 선언했다. 기득권을 내려놓은 모든 세력과 대연합해 새로운 정당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11일, 이낙연 전민주당대표는 제3지대 신당창당을 위해 민주당 탈당 기자회견을 할 것이라 한다. 이들과 한목소리를 내던 이상민의원은 진작에 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들은 하나같이 민주당을 향해 날선 비난들을 쏟아냈다. “양심 때문에 비정상 정치에 끌려가는 건 더 이상 못하겠다”며 어제까지 같이 마시던 우물에 가래침을 뱉었다. 심지어 당대표까지 지냈던 이낙연씨는 “민주당 전체 의원의 44%가 전과자”라며 "병적인 요인"이라고 비난했다. 44% 전과기록의 대부분은 민주화운동이나 노동운동 과정에서 빚어진 희생일진대 그의 눈에는 모두 범법자에 불과했다. 광주항쟁의 피비린내가 아직 선연했던 80년대 초 동아일보에 전두환 찬양기사를 적었던 이낙연기자의 본성을 다시금 되돌아보게 하는 망언이 아닐 수 없다. 선거는 멀쩡하던 사람도 미치광이로 만든다. 지금까지 이들이 민주당에 요구한 것은 딱 한가지였다. 요지는 “이재명대표는 공천에서 손을 떼고 물러나라”는 것이다. 정작 당시 대표는 정치테러로 병원에 입
“최상의 보물은 명랑한 표정과 쾌활한 마음이다“, “진정한 희망이란 자기 자신을 신뢰하는 것이다”, ”혼자 잘 살면 된다.“ 이것은 누가 한 말일까? 아이러니하게도 염세주의의 대표적인 철학자인 쇼펜하우어의 명언이다. 근래 쇼펜하우어 열풍의 이유는, 광대한 푸른 하늘의 뜬 구름이나 적막한 밤하늘에 뜬 별들과 같은 관념적인 행복이 아니라 손에 만져지는 작고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는 지금의 트렌드와 무관하지 않다. 요즘 젊은이들은 원대한 꿈(?)보다는 여행을 하고 액티비티를 즐기고 자신의 시간을 갖는 작은 꿈을 이루는 것에서 행복을 느낀다. 그럼 ’지구는 누가 지키지?‘ 하는 염려가 되지만 개인이 행복하지 않은데 어떻게 인류가 행복해질 수 있을까? 느리게 걸어야 보이는 것들 작은 행복, 그것은 조금만 눈여겨 보면 우리 가까이 어디에나 있다. 다만 우리는 늘 너무 바쁘게 지나치기 때문에 그것을 발견하지 못하는 것이다. 조금만 느리게 걸으며 주위를 둘러보면 대수롭지 않았던 어떤 존재에서 인생의 깨달음이나 기쁨을 발견할 수 있게 된다. 나는 대학을 졸업하고 오랫동안 내가 없으면 안될 것 같은 망상으로 일벌레처럼 살아왔다. 그러다 6년전 파킨슨병을 얻었다. 2배속으로 재생
이재명 대표에 대해 테러를 가한 피의자의 당적 공개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경찰은 정당법 24조를 들어, 피의자의 당적을 공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정당법 24조에는 “범죄 수사를 위한 당원명부의 조사에는 법관이 발부하는 영장이 있어야 한다. 이 경우 조사에 관여한 관계 공무원은 당원명부에 관하여 지득한 사실을 누설하지 못한다”라고 규정돼 있다. 또한, 같은 법 58조는 “당원 명부에 관하여 지득한 사실을 누설한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에 처한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피의자의 당적) 범행 동기를 밝히는 데 있어서 결정적 단서다.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범인의 당적을 공개해야 한다)"라는 입장이다. 그런데 여기서, 지난 1월 4일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의 발언을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홍 원내대표는 한 라디오 방송에서, “당적 여부가 사건의 본질이 아니다”라면서 “(당적 논란은) 정치적 테러도 자기들의 정파의 이해관계에 활용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런 홍 원내대표의 언급은, 매우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주장이다. 당적 논란은 사건의 본질이 아닐 뿐 아니라, 당적과 범행 동기가 일정 부분 상관관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