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팔자 좋은 직업이 국회의원이라는 말이 있다. 국무총리나 장관을 불러다 놓고 떵떵거리며 큰소리친다. 대정부질문이나 청문회에서 목소리가 작으면 지역구민들이나 국민들로부터 주목받지 못해서일까. 이번 청문회나 대정부질문에서도 똑같은 양상이 벌어졌다.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청와대 행정관들의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청문회 불출석 문제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과 언쟁을 하다 “촛불에 타 죽고 싶으냐”라는 막말을 했다. 나중에 사과는 했지만 국회의원 스스로의 품격을 떨어뜨린 언행이었다. 청문회에서도 마찬가지다. 몇몇 의원을 제외하고는 본질을 파헤치기보다는 호통치기에 급급했다. 알맹이 없는 청문회였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팔자좋은 이유는 더 있다. 권력은 막강한데 책임질 일도 거의 없다. 세비라 부르는 연봉만 1억5천만원이다. 사무실운영비 기름값 등 부대경비로 세비 이외에 9천만원이나 지원받는다. 4~9급 공무원으로 구성된 9명의 보좌직원 월급 3억9천만원을 합하면 국회의원 1인당 들어가는 국민혈세는 5억원이 훨씬 넘는다. 의원 숫자가 300명이니 어림잡아도 1천500억 원이다. 또 출판기념
사흘만 /나희덕 양쪽 무릎 뒤 연한 주름살 속에 내 귀가 달렸으면 그래서 귀뚜라미가 날개를 부벼서 내는 저 노래를 들을 수 있었으면 귀뚜라미를 들을 수 있었으면 꽃들을 맴돌며 절박하게 잉잉거리는 저 벌떼의 기도를 들을 수 있었으면 주문도 기도도 끌어올릴 수 없는 내 마음에 그 소리라도 들어왔으면 노래도 사랑도 낙과처럼 저문 가을날 과수원에 떨어진 사과 한 알을 들고 산누에나방처럼 두껍고 단단한 고치를 틀고 앉아 한 사흘만 지낼 수 있었으면 그 사흘의 어둠을 인간계의 삼십 년과 바꿀 수 있었으면 배 고프면 잘 익은 쪽부터 사과를 베어 먹고 그렇게 사흘만 인간의 소리를 듣지 않을 수 있었으면 내 귀가 내 귀가 아니었으면 우리는 살면서 가끔씩 ‘내가 내가 아니기를’, ‘지금 여기가 아닌 그 너머를’ 열망하거나 꿈꿀 때가 있다. 자신의 한계를 깨닫거나, 삶이 비루하고 절망스럽기 때문이리라. 그러면서도 하루하루를 꾸역꾸역 살아간다. 아니 하루하루를 가까스로 견디고 있는지도 모른다. 시인은 그러한 갈증이 더욱 심한 존재들이다. ‘한 사흘만’이라도 귀뚜라미와 몸 바꿀 수 있기를, 벌떼의 기도를 들을 수 있기
희망찬 새해를 맞아 이제 희망을 노래해야 한다. ‘대한민국이 과연 이런 나라였나’라는 생각에 많은 국민이 더 이상 좌절감과 절망감에 빠져 있어서는 안 된다. 국가가 다시 태어나야 한다는 목소리는 이미 세월호 사태 때부터 분출돼왔다. 그때 국가를 혁신하고 모든 시스템을 정비했어야 했다. 그러나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다. 최순실 등의 국정농단 사태 이전부터 남경필 경기지사가 주창한 대한민국의 리빌딩도 이같은 맥락에서 나왔다. 리빌딩의 핵심은 정치와 경제의 새로운 대안 마련이고 그 첫걸음이 정치 청산이라는 그의 말이 국내외적으로 힘을 얻고 있는 것도 결코 우연은 아니다. 이제부터라도 전 분야에서 차근차근 개혁의 틀을 마련해야 한다. 세계 경제사에 유례없는 ‘압축 성장’의 신화로 세계 15위의 경제 대국으로 발돋움한 것도 이젠 자랑할 것도 없다. 그 과정에서 오히려 대기업 위주의 성장정책으로 중소기업과 자영업을 하는 서민들은 피폐해질대로 피폐해졌다. 허구였고, 허상이라는 것을 뚜렷이 보여준 교훈이다. 그래서 비정상적이고 뒤틀린 사회구조를 뿌리째 바꿔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국가를 개조하라”는 국민의 명령이 촛불시위 속에 담겨있는지도 모른다. 백지상태
계란 한판(30개) 가격이 1만원이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돼 계란 파동이 일고 있다. 정부는 급기야 미국과 계란 수입 절차를 논의하고 있단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지난해 12월 29일 계란 특란(중품) 한판 평균가격이 8천155원이라고 밝혔다. 이는 AI확산 전인 지난해 11월 말(5천439원)에 비해 49.9%나 오른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AI피해를 가장 직접적으로 받은 충북은 200%, 충남은 150%나 가격이 올랐다고 한다. 수도권 소매점에서는 이미 1만원이 넘는 가격에 팔리고 있다. 그나마 없어서 못 판다. 1인 1판 한정 판매하는 곳이 많다. 이에 정부는 계란 수급 안정화를 위해 계란을 수입하겠다는 입장이다. 수입절차를 간소화하고 계란 유통기한을 30일에서 45일로 늘리는 등의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수출 의사를 밝힌 미국정부와 검역서류 양식을 만드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런데 대한양계협회는 정부의 조치에 부정적인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계란 수입의 문제는 비용이다.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극히 제한된 국가에서 비행기로 계란을 운송할 경우 운송료 때문에 소위 배
지난해 우리나라 여자골프선수들은 한·미·일 3국의 리그를 휩쓸며 맹위를 떨친 바 있다. 박인비 선수는 올림픽 금메달까지 획득하여 국가의 위상을 높이고 골프산업의 발전에도 크게 기여했다. 올 2017년에도 우리 선수들의 큰 활약을 기대해 본다. 국내외 골프대회 수와 더불어 상금 규모도 커져 상위 랭커들의 수입도 급속히 늘고 있다. 2016년 KLPGA는 32개 대회, 210억 원의 상금규모로 외연을 크게 확대하였다. 유명 골프선수들은 명예와 함께 부도 누릴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들은 상금, 계약금, 광고모델료 등을 통해 수입을 올린다. 이에 대해 어떻게 세금이 부과될까? 프로스포츠 선수는 세법상 자영업자로 분류된다. 프로골퍼는 소득을 창출하기 위하여 골프를 업으로 하는 사람이다. 따라서 이들은 사업소득세를 내야 한다. 상금을 지급 받을 때 사업소득으로 3.3%를 원천징수하고 그 이듬해 5월 종합소득세 신고 때 기본세율에 따라 기납부세액을 공제한 후 소득세를 내야한다. 1억5천만 원 이상의 소득구간에서는 38%의 세금을 내야 하고 2017년부터는 5억 원을 초과하면 최고세율인 40%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지방세까지 포함하면 44%가…
지금 정치권의 관심사는 대선이 과연 언제일까 하는 부분이다. 이 부분은 헌법 재판소가 탄핵 소추안에 대한 가부의 결정을 언제 내리는지에 달려있다. 그런데 언제 대선이 치러지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대선 시기에 따라 대선 후보의 손익이 달리진다는 점이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개헌에 관한 부분이다. 그런데 이 두 가지는 서로 연결된 측면이 있다. 대선의 시기에 따라 대선 후보의 손익이 달라진다는 것은 이렇다. 문재인 전 대표의 경우에는 대선 시기가 빨라질수록 좋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높다. 상대 후보보다는 자신의 대선 준비 기간이 길었다고 생각할 것이기 때문이다. 문재인 전 대표가 자신이 준비된 대선 후보라고 주장하는 것은 이런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해서 빨라진 대선 일정 때문에 ‘졸지’에 후보가 돼 대선에 나가는 사람들과는 다르다는 점을 부각시키려 한다는 것이다. 이는 지금 문재인 전 대표의 가장 강력한 대항마로 꼽히는 반기문 유엔 시무총장을 의식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반 총장의 경우, 대선에 대한 준비가 부족할 수밖에 없고, 그렇기 때문에 공약이라든지 하는 부분에서 문재인 전 대표에게 뒤
덕담의 역사는 신라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출발은 임금과 신하가 새해 첫날 서로 하례하는 궁중의식이었다. 현대에 와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대통령은 매년 신년사를 통해 국민에게 덕담을 건네는 것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때문에 대통령 신년사는 정상적인 나라의 징표로 여긴다. 내용이 다소 의식적이지만 분명한 역사의 기록이다. 하지만 올해는 불행하게도 대통령의 덕담이 없다. 엊그제 자청한 청와대 출입기자단과의 신년 인사회에서도 국민이 기대하던 덕담은 나오지 않았다. 신년 휘호도 일종의 덕담이나 마찬가지다. 새해를 맞아 서로 복을 빌고 소원이 이뤄지기를 바라는 뜻에서 축의를 표시하는 것인 만큼 문구도 다양하다. 또 대통령의 ‘새해다짐’으로 자주 이용됐다. 이승만 전 대통령의 부국강병 영세자유(富國强兵 永世自由 나라가 부유하고 강하면 영원자유를 누린다)를 비롯 70년대 고 박정희 대통령의 ‘자조 자립 자위’, 김영삼 전 대통령의 유시유종(有始有終 시작과 끝이 변함없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새천년새희망’,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임사이구(臨事而懼 어려운 시기 지혜를 모아 일을 잘 성사시킴) 등 재임기간 동안 신년 초에 직접 쓴 휘호들이 남아있다. 반면 전두환 노태우
명자 /이진욱 마누라 처가 가고 없는 사이 집 밖에서 울던 명자를 집으로 데려왔다 어르고 달래 품어주었더니 이내 잠잠해졌다 어릴 때 담 넘어 훔쳐보았던 명자 우리 마당을 기웃거리던 명자 얼굴만 붉히던 명자 곁을 조금 내줬을 뿐인데 어느새 내게 둥지를 틀었다 마누라 없는 집이 환해졌다 마누라보다 더 환해졌다 -이진욱 시집 ‘눈물을 두고 왔다’ 명자꽃은 키가 작고 수줍은 듯 얼굴만 붉힌 계집애, 마당을 기웃거리는 여자아이를 닮았다. 마누라는 남편 눈치를 살피며 친정에 가고 싶다하고, 남편은 그런 마누라가 처가에 가는 날이 휴가라도 받은 양 가벼워지는 마음을 숨길 수 없나보다. 집이 마누라보다 환하다며 능청을 떨며, 누군가에게 곁을 조금 내줬을 뿐이라고 속내를 보인다. 꽃가지를 꺾듯 남자는 추억 저편의 그 여자아이가 어느새 내게 와 둥지를 틀었다고 외로움을 즐긴다. 추억은 아름다운 서정이다. /김명은 시인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말이 아니다. 중소기업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9월 시행된 부정청탁금지법인 일명 김영란법에다 대통령 탄핵 정국까지 이어지면서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들은 비명을 지르고 있다. 매출이 반토막이 아니라 1/3로 줄었다고 한다. 오죽하면 우리나라 자영업자(605만명 추산) 가운데 21%가 연간 매출 1천200만원에 불과하단다. 한달에 100만원 어치를 파는 셈이다. 이마저도 제세금 공과금 등 경직성 경비를 빼고나면 순수익은 참담한 수준이다. 중소기업은 중소기업대로 매출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일할 사람 구하기도 벅차다. 그런데도 정부나 정치권은 특단의 대책이 없다. 혼란스런 정국과 맞물려 국정 동력을 잃으면서 경제의 콘트럴타워마저 작동하지 않는 것 같다. 박근혜 정부의 경제성적표 또한 초라하기 그지 없다. 아무리 세계경기가 침체해 있다고 하더라도 올해 경제성정률 전망을 2.6%로 내려잡은 것만 보아도 그렇다. 미국금리는 계속 인상할 조짐이고 국제유가는 올라간다. 이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문제가 더 커진다. 자칫하면 일본처럼 장기불황에 빠지지나 않을까 걱정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가 발표하는 경제정책은 예산을 조기집행하겠다느니, 일자리를 늘리겠다느니 하
지난해 12월 29일 한·중 어업협상이 타결됐다. 27~29일까지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16차 한·중 어업공동위원회’에서 ‘2017년도 어업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된 것이다. 협상 내용은 2017년 두 나라의 배타적경제수역에서 상대국 어선 입어규모를 올해 1천600척/6만t에서 1천540척/ 5만7천750t으로 감축하기로 했다. 불법 조업 사례가 많은 중국의 저인망 어선을 29척 줄이고, 유자망 어선 25척, 선망 어선 6척도 감축키로 한 것이다. 제주도 부근 ‘대형트롤금지구역선’ 내측에 입어 가능한 중국 쌍끌이저인망 어선의 척수를 62척에서 50척으로 축소키로 했다. 또 북한과 맞닿아 있는 서해특정해역 서측 외곽에 중국 해경함정을 상시 배치하고, 중국의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공조를 강화하는 등 단속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는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한강하구 수역에서의 중국어선 불법조업을 막기 위한 것이다. 특히 우리 측의 불법조업 단속에 대항하기 위해 쇠창살 등 승선조사 방해 시설물을 설치한 중국어선은 바로 처벌이 가능하다. 우리 배타적경제수역(EEZ)에 불법적으로 설치한 중국 범장망 어구는 우리 정부가 직접 철거할 수 있도록 했다. 범장망은 물살이 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