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랑 속에서 또 한 해가 저물어간다. 온 나라를 흔들다 못해 수렁에 빠뜨릴 것만 같았던 사건의 연속이라고 해도 세월은 언제나 같은 보폭으로 걷는다. 그런데 올 연말은 다른 때와는 뭔가 다른 것 같다. 언제나 들리던 캐롤도 들리지 않고 설렘 가운데서도 한 해를 돌아보게 하던 교회의 성탄 트리도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인근 교회도 십자가 등만 쓸쓸하게 어두운 하늘을 지키고 늦은 밤 취객들의 욕설이 섞인 떠들썩한 목소리도 모두가 깊은 침묵 속으로 가라앉고 세상에는 두 여인과 그의 측근들만 남아있는 것처럼 보인다. 성탄 트리 대신 촛불에 눈길이 향하고 캐롤이나 송년모임을 하는 사람들의 웃음소리를 얼어붙은 경기에 움츠러든 자영업자들의 하소연이 대신한다. 병신년, 얼핏 욕설처럼 들리는 그래서 매사에 더 조심해야 한다고 하던 2016년이 이렇게 역사 속으로 묻히고 있다. 스포츠센터 로비에는 조화 벤자민 화분이 진짜보다 더 파릇한 자태로 사시사철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누구의 아이디어였는지 크리스마스트리 장식을 매달고 각자의 소망을 하나씩 적어 붙이도록 했다. 처음에는 썰렁하던 나무가 색색의 종이가 달리면서 제법 예쁘게 변해간다. 나도 준비된 여러 가지 모양의 조그만 카
아침 8시, 집 앞동산 나지막한 산길을 걸어 출근을 하면 언제나 수탉이 날씨에 관계없이 그 시간에 목청을 높인다. 그러면 건너편 수탉이 질세라 더 목청을 높인다. 이 산길 냄새는 닭울음과 함께 60년대 초엽 초등학교 시절 겨울방학 때 외갓집에 가면 수탉이 볏단 근처에서 시도 때도 없이 울 때의 시골의 찬 공기 냄새와 같아서 흐뭇하다. 언젠가 도올 김용옥 선생이 닭 찬미를 했다. 지금도 닭 찬미는 변함없으실 것이라고 생각한다. 새해는 닭의 해다. 2017년에는 제발 조류 인플루엔자만이라도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면서, 또 죽어간 무수 무명의 조류들의 명복을 빌면서 새해를 맞이하려고 한다. 그동안 우리가 먹어치운 닭과 달걀이 몇 마리이며 몇 개나 될까. 옛날 집 안 마당에서 노란 새끼 병아리들을 몰고 다니며 먹이를 쪼아주던 붉고 노란 어미 씨암탉을 구경한지는 이미 오래되었다. 지금의 닭은 대부분 공장에서 출하되다가 인플루엔자 한 번 돌면 생닭까지 포클레인에 의해 무참하게 땅 속에 묻히게 된다. 얼마 전까지 슈퍼에 달걀이 동이 났었다. 최씨 게이트로 민생문제를 예방하지 못한 정부의 탓이 크다. 성탄을 지내면서 베드로 성인이 떠오른다. 예수를 아냐는 질문에 베드로가 비
“감시가 필요한 위험인물들의 명단. 흔히 수사기관 따위에서 위험인물의 동태를 파악하기 위하여 마련한다. ‘감시 대상 명단’, ‘요주의자 명단’으로 순화돼 사용하고 있다.” 국어사전에 적혀있는 블랙리스트의 설명이다. 내용대로라면 명단에 올라 있는 인물은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사람을 뜻한다. 하지만 블랙리스트를 이렇게 이해하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그동안 정권유지 차원에서 정치적으로 워낙 많이 이용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1970년대 민주 노조 운동이 활성화되면서 이를 탄압하기 위한 수단으로 만들어진 ‘노동계 블랙리스트’다. 이는 위험인물 등과는 아무런 상관없는 부당 해고된 노동자가 다른 사업장에 재취업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 노동부와 정보기관이 작성한 것이다. 그야말로 노동자의 생존권 박탈 명부나 다름없는 셈이었다. 물론 노동계 이외에 다른 분야에도 있었다. 특히 유신시절엔 다양한 명칭과 형태로 작성됐다. 그 중 하나가 대중가요 블랙리스트다. 김민기 ‘아침이슬’, 신중현 ‘미인’, 경찰이 불렀는데 안 돌아봤다고 해서 금지곡이 됐다는 송창식의 ‘왜 불러’까지 이유도, 원인도 애매한 ‘불온’이라는 딱지를 붙여 줄줄이 방송·공연을 금지시켰다. 1987
벌레 /이재훈 꽃 속에 산다 웅덩이에 잠겨 달콤함에 취해 먹고 싸며 늙는다 그곳이 지옥인 줄 알고 기어 나올 때 지옥을 보려고 온 사람들 예쁘다고 기념할 때 벌레들끼리 서로 눈 마주쳐 징그러워 깜짝 놀랄 때 마지막 계절은 툭 떨어진다. - 이재훈 시집 ‘벌레 신화’에서 우리는 벌레 속에서 하루를 시작 하고 하루를 마감한다. 이 시에서 시인 역시 우리 인간들은 벌레이고 사회구조는 지옥임을 이미지화 하였다. 벌레처럼 낮은 포즈로 기어 다니며 고통스럽게 살아야하는 현실 속에서 마취와 환각상태에 빠져있는 또 다른 벌레들이 사는 세상을 고발하고 있다. 꽃 속에 파묻혀 환락가 같은 웅덩이 빠져 그 달콤함에 취해 허우적거리는 벌레들, 그곳이 지옥인지 모르고 아직도 세상을 탐하고 있는 벌레들, 본인이 벌레인지도 모르고 벌레를 싫어하는 인간들, 아직도 물질만능주의 껍데기를 뒤집어쓰고 그 안에서 온갖 탈법과 반칙을 일삼고 살아가는 인간들, 그러면서도 반성을 모르고 낯설게 생각하고 있다면 그들은 정말로 벌레인 것이다. /정겸 시인
LG와 KT가 전국경제인연합회 탈퇴를 공식화했다. 삼성도 곧 이에 동참할 것으로 전망되는데다 SK 최태원 회장 역시 이미 탈퇴를 선언해 재벌기업들의 전경련 탈퇴가 러시를 이룰 전망이다. LG는 지난주 올해 말로 전경련 회원사에서 탈퇴하겠다는 입장을 정하고 전경련측에 탈퇴 의사를 통보했다. 이에 따라 LG와 KT는 내년부터 전경련 회원사로서 활동에 참여하지 않을 계획이며 회비 또한 납부치 않을 예정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지난 1961년 설립돼 반세기 동안 우여곡절을 겪기는 했지만 한국 경제 도약의 상징으로 불렸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주도한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지원했고, 또 정부와 협력해 우리나라 산업화에 기여했다. 전경련 회장은 재계의 총리로 불릴 만큼 그 위세도 막강했지만 최근 몇 년새 회장을 서로 맡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그만큼 살림살이도 녹록치 않은데다 때로는 정부의 요구에 총대를 메야 하는 등 어려움이 뒤따랐기 때문이다. 이제 삼성·현대차·SK·LG 등 이른바 4대 그룹과 KT 등이 탈퇴를 통보했거나 탈퇴를 공언해 최대의 위기를 맞은 것이다. 600여 회원사를 대상으로 매년 400억원의 회비를 걷어 운영돼온 전경련은 삼성이 가장
국민들은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 국정농단 사건 수사 특별검사팀’(이하 특검팀)의 활동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특검은 ‘박근혜-최순실’게이트라고도 불리는 이번 사건에 대해 국민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철저한 수사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분노를 넘어 참담함까지 느끼게 하는 비리들에 대한 수사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대한 본격 수사도 시작됐다. 특검팀은 1만명의 명단이 들어있는 블랙리스트를 청와대와 문체부 주도로 작성했다고 보고 있다. 블랙리스트 작성에 최순실과 박근혜 대통령,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관여했다는 것이다. 먼저 최순실이 박대통령에게 블랙리스트가 필요하다고 제안하자, 박 대통령은 김 전 비서실장에게 해당 구상의 실현을 지시했고 정무수석실이 명단을 작성했다는 것이다. 이 명단은 교육문화수석실을 거쳐 문체부 실무자 등에게 전달됐다고 한다. 조윤선 문체부 장관과 정관주 전 1차관은 정무수석실에서 수석과 국민소통비서관으로 일했다.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은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조 장관을 블랙리스트 작성 배후로 지목하기도 했다. 특검은 26일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교육부가 결국 중·고교 국정 역사교과서의 현장 적용을 1년 연기하고 국정화도 철회했다. 아울러 2018학년도부터 국정과 검정교과서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국·검정 혼용체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역사학계와 국민의 여론을 잠재울 수 있어 일단은 잘한 일이다. 박근혜정부는 그동안 기존 검정 역사교과서에 좌경·왜곡된 내용이 많다는 점을 근거로 국정교과서를 정부 고시로 밀어붙였다. 그러나 최근 촛불시위에 역사교과서 문제가 불거지고 혼란스런 탄핵정국이 지속되면서 국정의 동력을 잃은 것도 이같은 결정의 주요한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막무가내로 밀어붙이기에는 교육부도 역부족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조처가 역사교과서를 둘러싼 학계나 학교현장의 혼란과 갈등을 봉합할 수 있을지는 아직도 미지수다. 이준식 부총리는 27일 대국민담화에서 교육부가 그동안 개발한 국정 역사교과서는 폐기하지 않고 살려나가겠다고 했다. 또 2018년 국·검정 혼용체제 도입에 앞서 2017년에는 국정교과서를 희망하는 학교를 ‘연구학교’로 지정해 국정교과서를 주교재로 사용하도록 할 방침도 밝혔다. 연구학교가 아닌 다른 학교에서는 기존 검정교과서를 사용하면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내년에 사
못 가진 사람들의 올해 겨울은 유난히 춥고 쓸쓸한 것 같다. 최순실과 그 일당들의 국정농단으로 국민들의 속은 들끓고 정국은 혼란하다. 그리고 국격도 추락했다. 경기불황으로 서민경제는 바닥을 기고 있다. 수은주도 떨어지고 가난한 이웃을 돌보는 손길도 예전에 비해 줄어들어 더 썰렁한 겨울이 계속되고 있다. 그나마 마음속의 추위를 달래주던 구세군 자선냄비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어 예전보다 모금액이 크게 줄었다고 한다. 이는 전국 주요도시에 설치돼 있는 ‘사랑의 온도탑’에도 반영된다. 시민과 기업체 등의 자발적 기부로 목표액의 1%를 달성할 때마다 1도씩 올라가는 사랑의 온도탑 수은주는 좀처럼 상승하지 못하고 있다. 사랑의 온도탑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지난달 21일부터 내년 1월말까지 72일간 ‘희망 2017 나눔 캠페인’을 펼치면서 설치했다. 이번 모금 목표액은 3천 588억원이다. 그런데 지난 25일 현재 전국 모금액은 1천671억원으로 사랑의 온도탑 온도는 46.6도였다. 모금기간의 절반이 지났는데도 목표액의 절반도 채우지 못한 것이다. 경기도는 더 저조하다. 사랑의 온도탑 캠페인 기간(11월 21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의 절반이 지난 현재까지도 온도탑 온
인천환경원탁회의(의장 최계운)가 지난 12월15일 개최된 인천환경포럼을 통해 최근 몇 년간 주춤했던 활동의 복원을 공식화했다. 인천은 수많은 환경문제가 수시로 발생하고 있지만, 서로 정보를 교류하거나 입장을 조율하지 않음으로써 목적은 하나이나 실행부분에서 이견이 발생하는 사례가 종종 있어왔다. 2004년 대규모 개발의 소용돌이 속에 새로운 도시의 모습을 찾기 위한 변화의 길목에 서있던 인천의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발전 논리를 정립하기 위해 지역의 환경전문가, 환경단체 활동가 등 환경관련 당사자들이 함께 모여 논의하는 순수한 민간조직인 ‘인천환경원탁회의’를 결성하게 되었다. 지난 활동의 주요성과로는 원탁회의를 통해서 동양화확 폐석회 적정처리를 위한 올바를 방향검토, 인천광역시 환경조직의 발전방향, 용현천 복개의 문제점, 계양산 골프장 건설에 대한 문제점 등 지역 환경을 논의하고 지방정부 차원의 경제성장과 환경보존 등 충돌하는 가치에 대해 통합적이고 객관적인 방향제시 및 대안을 도출하였다. 또한 내년이면 몽골에 나무를 심은 지 10년이 되는 황사와 폭염의 발원지인 몽골의 사막화 방지를 위한 몽골 나무심기 사업을 추진하였다. 2008년부터…
Q: 아버지께서 돌아가셨습니다. 유족연금을 받을 수 있나요? A:사망 당시 그에 의해 생계를 유지하고 있던 가족에게 지급한다. 배우자, 만 19세 미만이거나 장애등급 2급 이상인 자녀, 61세 이상의 부모 등의 순으로 최우선 순위자 대상이다. 유족연금은 가입자 또는 가입자였던 분이 사망하거나, 노령연금 수급권자 또는 장애등급 2급 이상의 장애연금 수급권자가 사망해 수급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그 유족의 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지급하는 급여입니다. (다만 가입기간 1년 미만인 가입자가 사망한 경우에는 가입 중에 발생한 질병이나 부상으로 사망한 경우에 한하며, 가입기간 10년 미만인 가입자였던 자가 사망한 경우에는 가입 중에 발생한 질병이나 부상으로 가입 중 초진일 또는 가입자 자격상실 후 1년 이내의 초진일로부터 2년 이내에 사망한 경우에 한함) 유족연금은 아래 순위에 의한 최우선 순위자에게 지급됩니다. (법 제73조) 1. 배우자 2. 자녀(만 19세 미만, 장애등급 2급 이상) 3. 부모(만 61세 이상, 장애등급 2급 이상) 4. 손자녀(만 19세 미만, 장애등급 2급 이상) 5. 조부모(만 61세 이상, 장애등급 2급 이상) 따라서 이를 충족하게 되면 유족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