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명백히 이야기 설정이 어떠한가에 따라 대중적 성공, 예술적 평가가 갈린다. 그건 어떻게 보면 백남준의 작품을 판단하는 기준과 같다. 누구나 생각할 수 있지만 누구도 생각할 수 없는 아이템으로 작품을 만드는 사람, 우리는 그들을 아티스트라 부른다. 영화 ‘올빼미’는 그런 ‘씨네아스트(cinéaste)’의 탄생을 알리고 예고하는 작품이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을까. ‘올빼미’는 조선 16대 왕 인조 때의 이야기이다. 인조는 26년간 조선을 통치했고 영화 속 사건, 곧 소현세자의 죽음은 인조실록 23년 때의 일이니 1645년이 배경이다. 사건을 겪고 인조는 우리 햇수로 4년, 곧 1649년에 사망한다. 앞선 사건이나 인조의 죽음이나 실록은 간단하게 처리한다. 그래서 알고 보면 매우 미스터리하고 수상쩍다. 감독 안태진의 착안이 시작된 것은 바로 이 부분이다. 역사의 공식기록인 실록조차 소현세자의 죽음을 독살 아닌 독살로 묘사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이 누구의 짓인지는 밝히지 않는다. 영화 ‘올빼미’는 600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 그 진실을 명확하게 밝히되, 그 방법을 목격자의 증언에 따른 것으로 찾아내는 식이다. 문제는 그 목격자란 인물이 맹인 침술사라는 것
올빼미 장르 : 스릴러 감독 : 안태진 출연 : 류준열, 유해진 ‘세자는 본국에 돌아온 지 얼마 안 되어 병을 얻었고 병이 난 지 수일 만에 죽었는데, 온 몸이 전부 검은 빛이었고 이목구비의 일곱 구멍에서는 모두 선혈(鮮血)이 흘러나오므로, 검은 멱목(幎目)으로 그 얼굴 반쪽만 덮어 놓았으나, 곁에 있는 사람도 그 얼굴빛을 분변할 수 없어서 마치 약물(藥物)에 중독되어 죽은 사람과 같았다.’ - 인조실록 23년 6월 27일 소현세자의 죽음에 얽힌 역사적 의문을 바탕으로 한 스릴러 영화가 찾아왔다. 영화 ‘올빼미’는 밤에만 앞이 보이는 맹인 침술사가 세자의 죽음을 목격한 후, 그 진실을 밝히기 위해 벌이는 하룻밤 사투를 그렸다. ‘올빼미’는 조선 왕가의 의문사인 소현세자의 죽음에 새로운 인물을 추가해 완성한 영화다. 인조실록에 ‘마치 약물에 중독되어 죽은 사람 같았다’는 기록에, 밤에만 희미하게 볼 수 있는 ‘맹인 침술사’라는 신선한 설정을 결합했다. 뛰어난 침술 실력을 가진 ‘경수’는 맹인임에도 그 재주를 인정받아 입궁한다. 그 무렵, 청에 인질로 끌려갔던 ‘소현세자’가 8년 만에 돌아온다. ‘인조’는 아들을 만난 반가움도 잠시, 정체 모를 불안감에 휩싸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