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교차가 큰 가을 추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23일은 절기상 서리가 내리는 시기를 뜻하는 ‘상강(霜降)’이다. 음력으로는 9월에 들고 양력으로 10월 23일 무렵이며, 찬이슬이 맺히기 시작하는 ‘한로(寒露)’와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입동(立冬)’ 사이의 시기다. 가을의 마지막 절기인 상강, 이 시기는 쾌청한 날씨가 이어지는 대신 밤의 기온이 매우 낮아지는 때이다. 수증기가 지표에서 엉겨 서리가 내리고, 온도가 더 낮아지면 얼음이 얼기도 한다니 요즘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이유를 알 것도 같다. 예로부터 단풍이 절정에 이르고 국화가 활짝 피는 늦가을인 이맘때 향긋한 향을 느낄 수 있는 국화차, 국화주, 국화전을 먹었다고 한다. 국화는 두통을 완화하고 침침한 눈을 밝게 하는 효능이 있다. 또 감을 말리기 좋은 시기라 곶감과 홍시를 먹고, 추어탕으로 몸의 따뜻한 기운을 보강했다고 한다. 한편, 기상청은 상강인 오늘 전국이 대체로 맑을 것으로 내다봤다. [ 경기신문 = 신연경 기자 ]
전국이 흐리고 곳곳에 비가 내리는 10월 8일은 절기상 찬이슬이 맺히기 시작하는 시기인 ‘한로(寒露)’이다. 음력으로는 9월, 양력으로는 10월 8~9일 무렵이며 공기가 차츰 선선해짐에 따라 이슬(한로)이 찬 공기를 만나 서리로 변하기 직전의 시기라고 한다. 천문학적으로 태양이 황경 195도의 위치에 올 때이며, 우리나라 24절기 중 17번째에 해당한다. 가을 절기인 한로 무렵에는 찬이슬이 맺힐 시기이기 때문에 기온이 더 내려가기 전에 추수를 끝내야 하므로 농촌에서는 오곡백과를 수확하기 위해 타작이 한창이다. 또 계절적으로는 가을 단풍이 짙어지고, ‘한로가 지나면 제비도 강남으로 간다’는 옛 속담처럼 제비 같은 여름새와 기러기 같은 겨울새가 교체되는 때이다. 특히 중국에서 유래한 명절 중양절과 비슷한 시기에 드는 때가 많아 중양절 풍속인 머리에 수유를 꽂거나 높은 데 올라가 고향을 바라본다거나 하는 내용이 한시에 자주 등장한다. 붉은 자줏빛의 수유열매가 요사스러운 귀신을 물리치는 벽사력(辟邪力)을 가지고 있다고 믿어 높은 산에 올라가 머리에 수유를 꽂는 것이다. 또 한로와 다음에 오는 절기인 상강(霜降) 무렵에 서민들은 양기를 돋우는데 좋은 제철 음식인 추어
전국 곳곳에 가을비 내리는 9월 7일은 가을이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백로(白露)’이다. 흰 이슬이라는 뜻의 백로는 이때쯤 밤에 기온이 이슬점 이하로 내려가 풀잎이나 물체에 이슬이 맺히는 데서 유래됐다. 무더위가 가시고 신선한 가을을 맞이하게 된다는 처서(處暑)와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진다는 추분(秋分) 사이의 시기로 음력으로는 8월, 양력으로는 9월 9일 무렵이다. 천문학적으로 태양이 황경 165도를 통과할 때이며, 우리나라 24절기 중 열다섯 번째 절기에 해당한다. 대체로 백로 무렵에는 장마가 걷힌 후여서 맑은 날씨가 이어진다고 하는데 간혹 남쪽에서 불어오는 태풍과 해일로 곡식의 피해를 겪기도 한다. 백로가 지나면 가을이 한창인 중추(仲秋)인데 이때는 서리가 내리는 시기이다. 벼 이삭은 늦어도 백로 전에 패어야 하는데 서리가 내리면 바람이 불어 수확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농가에서는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니었을 것이다. 예로부터 선조들은 백로 전에 서리가 오면 농작물이 시들고 말라버리는 것으로 생각했다고 한다. 제주도 속담 ‘백로전미발(白露前未發)’은 이때까지 패지 못한 벼는 더 이상 크지 못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백로는 대개 음력 8월 초순에 들지만
요즘 길을 걷다 보면 살랑살랑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에 가을이 성큼 다가왔음을 느낄 수 있다. 오는 23일은 여름이 지나 더위가 가시고 신선한 가을을 맞이하게 된다는 처서(處暑)이다. 여름이 지나고 가을에 접어들었음을 알리는 입추(立秋)와 가을의 기운이 완연한 백로(白露) 사이의 시기로, 음력으로는 7월 15일, 양력으로는 8월 23일 무렵이다. 우리나라 24절기 중 열네 번째 절기에 해당한다. 이때 ‘땅에서는 귀뚜라미 등에 업혀 오고 하늘에서는 뭉게구름 타고 온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여름이 가고 가을이 드는 계절의 순행을 느낄 수 있다. 예로부터 처서가 지나면 따가운 햇볕이 누그러져 풀이 더 이상 자라지 않기 때문에 논두렁의 풀을 깎거나 산소를 찾아 벌초를 했다. 또 선조들은 이 무렵 여름 동안 장마에 젖은 옷이나 책을 음지(陰地)에서 말렸다고 한다. 특히 처서 무렵의 날씨는 한해 농사의 풍흉(豊凶)을 결정하는 데 매우 중요한데, 가을의 기운이 왔다고는 하나 햇살은 여전히 왕성해야 하고 날씨는 쾌청해야 한다. 처서 무렵이면 벼의 이삭이 패는 때이고, 이때 강한 햇살을 받아야만 벼가 성숙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날씨는 농사의 풍흉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농부들
7월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된 가운데 7일은 작은 더위라 불리는 ‘소서(小暑)’이다. 우리나라 24절기 중 열한 번째에 해당하는 절기로 낮의 길이가 가장 길다는 하지(夏至)와 장마가 끝나고 더위가 가장 심하다는 대서(大暑) 사이에 든다. 음력으로는 6월, 양력으로는 7월 5일 무렵이다. 태양이 황경 105도에 위치해 있어, 이때를 중심으로 본격 더위가 시작된다고 한다. 이 시기는 여름 장마철로 보통 장마전선이 한반도 중부지방을 가로질러 장기간 머무르기 때문에 습도가 높고 비가 많이 내린다. 소서 전후로 뜨거운 햇빛과 많은 비로 인해 작물의 광합성이 활발, 과일과 채소가 무럭무럭 자라는 시기이기도 하다. 참외와 수박, 매실, 오이, 토마토 등이 풍성한 철로,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이와 같은 과일·채소를 챙겨 먹으며 더위를 식혔다고 한다. 소서와 관련된 속담을 보면 ‘모내기’ 내용이 대부분이다. 농가에서는 하지 전후로 모내기를 서둘러 끝내고, 약 20일이 지난 소서에는 모가 뿌리내리며 생기는 잡풀을 뽑으며 논매기를 한다. 모내기의 적기는 하지이지만 늦어진다고 해도 소서 무렵까지는 반드시 끝내야 한다. ‘소서가 넘으면 새 각시도 모심는다’, ‘소서 모는 지나가는
어느덧 봄이 가고 날씨가 점점 더워지기 시작하며 여름이 다가왔다. 올해 6월 21일은 낮의 길이가 가장 길고 태양의 남중고도가 가장 높아진다는 하지(夏至)이다. 우리나라 24절기 중 열 번째로 태양이 황도상에서 가장 북쪽에 위치한다는 하지는 ‘여름에 이른다’는 뜻을 지녔다. 모내기와 보리베기에 알맞은 때인 망종(芒種)과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된다는 소서(小暑) 사이의 시기로 음력으로는 5월, 양력으로는 대개 6월 22일 무렵이다. 동지(冬至)에 가장 길었던 밤 시간이 조금씩 짧아지기 시작해 이날 가장 짧아지는 반면, 낮 시간은 일년 중 가장 길어진다. 태양으로부터 열을 많이 받아 기온이 상승해 하지 이후로 몹시 더워진다고 한다. 예로부터 농촌에서는 하지가 지날 때까지 비가 내리지 않으면 기우제(祈雨祭)를 지냈다고 전해 내려오는데 관련된 속담을 보면 알 수 있다. ‘하지가 지나면 구름장마다 비가 내린다’는 속담은 하지가 지나면 장마가 시작돼 이때는 구름만 지나가도 비가 온다는 뜻이다. 강원도 평창군에서 유래한 ‘하짓날은 감자 캐먹는 날이고 보리환갑이다’라는 속담도 있다. 이는 하지 무렵 감자를 캐어 밥에다 넣어 먹어야 감자가 잘 열린다는 의미와 더불어 하지가 지
1월 20일은 24절기 가운데 ‘대한(大寒)’이다. 스물네 번째 절기로 ‘큰 추위’라는 뜻의 대한은 음력 12월 섣달에 들어 있으며 매듭을 짓는 절후이다. 대한은 겨울이 시작되는 입동(立冬)부터 첫눈이 내린다고 하는 소설(小雪), 눈이 가장 많이 내린다는 뜻에서 이름 붙여진 대설(大雪),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날인 동지(冬至), 작은 추위를 의미하는 소한(小寒)에 이은 마지막 겨울 절기이다. 음력으로는 12월이지만 양력으로는 대개 1월 20일경이며, 태양이 황경 300도의 위치에 있을 때를 말한다. 원래 겨울 추위는 입동부터 소한으로 갈수록 더욱 추워진다고 하며, 대한이 1년 가운데 가장 춥다고 하지만 이는 중국의 기준으로 대한민국에서는 소한이 더 춥다고 한다. 소한은 지난 5일이었고, 올해는 이달 6일과 12일에 수도권에 많은 눈이 내렸다. 이를 증명하듯 ‘춥지 않은 소한 없고 포근하지 않은 대한 없다’, ‘소한의 얼음이 대한에 녹는다’ 등의 옛 속담이 있다. 특히 대한에는 콩을 집에 뿌려 악귀를 쫓고 새해를 맞는 익숙한 전통 풍속이 전해 내려온다. 24절기 중 새해 첫 절기인 입춘(立春)은 오는 2월 3일이다. 이날부터 새해의 봄이 시작된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