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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돌

/이관묵

찾아뵈려고

문 두드렸더니

열어주신다



한참을 물끄러미 내려보시다가

혀 끌끌 차며

도로 문 닫으신다



쾅!



이관묵 시집 <시간의 사육>에서



 

 

 

깨달음의 정체는 무엇일까 생각한 적이 있다. 깨달음과 만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생각한 적이 있다. 사람이 짐승과 다른 것이 있다면 이 깨달음이란 것도 한 몫을 차지할 것이다. 그런데 굳이 사람들은 왜 짐승들과 자신들을 구별하려 하는 것일까. 인간의 논리적인 사고체계는 정말 짐승들과 다른 특별한 그 무엇일까. 알 수 없다. 죽어있는 먹돌에 생명을 불어넣는 일은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 어려운 일은 그 먹돌 속으로 들어가는 일이고, 그 먹돌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는 일이다. 부질없어 보이지만 사람이 짐승과 다르게 더 사람다워지는 연습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우리가 스스로 생명력을 불어넣어준 이 먹돌이 오히려 혀를 찬다. 삼라만상의 세계는 인간을 넉넉하게 바라보고 있지만 인간은 그 세계에서 볼 때에는 아직 미물에 지나지 않는다. 절망과 반성의 울림이 강력하다. 먹돌 속으로 들어간 시인의 생각이다. /장종권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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