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과 개학이 몇일 남지 않았다. 이맘 때쯤이면 아이들이 으레 겪는 성장통이 있다. ‘새학기 증후군’이다. 과거에는 주로 취학을 앞둔 아동이 어머니와 분리되는 상황이 두려워 등교를 거부한다고 해서 ‘학교 공포증’이라고 불렀다. 심리학에선 학교뿐 아니라 다양한 분리 상황에서 비슷한 반응을 보인다고 해서 ‘분리 불안 장애’라 부른다.
이 성장통은 방학 동안 마음대로 지내다 학교에 가서 종일 앉아 있을 생각을 하니 싫고 두려운 마음이 앞서서 나타나는 증상이다. 거기에 새로운 선생님과 친구 등 변화된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부담까지 겹치면 증상은 부모도 감당 못할 정도로 심각해진다.
유치원생이나 저학년 초등학생이 있는 가정은 벌써 시작됐다고 한다. 개학도 하지 않았는데 아침마다 배를 움켜쥐거나 머리가 아프고 어지럽다고 호소하는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더러는 이불 속에서 끙끙거리면서 뒹굴거나 마지 못해 일어나더라도 학교가기 싫다는 조건을 내걸기 일쑤라고 한다. 또 화장실에서 시간을 끌며 개학해도 배가 아파서 학교에 못갈 것 같다고 억지를 부리는 경우도 다반사라고 한다. 부모와 떨어져 지내야 하는데서 오는 불안이 주 요인이다. 청소년기 아이들도 예외가 아니다. 극심한 감정 기복, 충동적, 반항적 행동 표출, 품행 문제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수줍음이 많거나 낯가림이 심한 경우에 이러한 심리 상태를 더 심하게 경험하면서 불안장애로 이어지기도 하는데 입시 준비와 성적에 대한 부담감에서 비롯되는 스트레스가 범인이다.
대부분은 며칠 지나면 괜찮아지지만 초등학교에서 중학교,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진학한 경우엔 기간이 길어지는 수도 있다. 과목 수와 수업 시간이 늘어나는데다 수업 방식을 비롯한 생활 패턴까지 완전히 바뀌는 까닭이다.
전문가들은 이것도 습관성이라 말한다. 한번 생겨 하루 이틀 학교를 결석하게 되면 학기 초마다 비슷한 일이 반복되기 쉽다는 얘기다. 따라서 요즘 같은 시기, 사랑을 듬뿍 담아 예방을 위한 관심을 보여주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특히 시도 때도 없이 짜증이 늘고 사소한 일에도 쉽게 화를 내거나 공격적인 행동을 보일때. 눈에 띌 정도로 말수가 줄고 위축되어 있다거나 학교에서 일어날 지도 모를 일들 또는 학교에 갈 일에 대해 미리 걱정을 많이 할 땐 더욱 그렇다는 것이다.
/정준성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