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를 생각하는 미래형 교육의 신세기적 디자인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근자에 열렸던 글로벌 HR 포럼에 참석했던 세계 유수 대학의 총장들과 미래학자들, 글로벌 기업의 CEO들은 앞 다투어 충격적인 2030년 근 미래의 사회 변화상을 예견했다. 2030년에 이르러 지구상에 존재하는 직업 중 20억 종 이상이 사라지게 될 것이며, 빅데이터가 박사들의 80%를 대체하게 될 것이고, 전통적인 대학의 절반이 사라지게 될 것이라 전망했다. 인간과 로봇 간에 일의 분담이 이루어지면서 20년 안에 모든 직업의 47%를 인간이 로봇에게 넘겨주게 될 것이라 전하고 있다. 가히 충격적인 미래상이 아닐 수 없다. ‘미래를 먼저 읽는 자, 미래를 먼저 얻는다’는 말이 있다. 기실 이미 우리 앞에 와 있는 근 미래상에 교육자의 한 사람으로서 어떻게 이들 무한 변화에 대처할 것인가 목하 고민하게 된다.
부존자원이 일천한 한국은 오랫동안 교육을 통한 우수 인재 자원으로 성장 동력을 구축하며 글로벌 세계의 재편에 대처해 왔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도 한국의 교육과 교사들을 발전의 최고 원동력이라 극찬할 만큼 우리 교육은 그간 나라 발전의 견인차가 되는 우수한 인적 자원들을 매우 성공적으로 길러내 왔다. 세계에서 초 단기간 내에 글로벌 경쟁력 순위를 확보한 코리아의 산업 발전 신화를 일구어 낸 주인공은 분명 세계가 놀란 ‘한국형 인재’들이었다. 한국인의 교육열은 세계적으로 자타가 공인하는 참으로 대단한 저력이다. 아마도 한강의 기적 그리고 우리가 기대하는 제2, 제3 한강의 기적 또한 우리 국민의 그 놀라운 교육열에 힘입어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다음의’ 상황 넥스트는 그리 녹록치 않다. 우리가 그리도 자랑스럽게 생각했던 산업화 시대 역군들이 힘겹게 일구어 낸 나라 발전의 견인차는 노동집약적 모방적 프레임이었다. ‘따라잡기식’ ‘쫓아가기식’ 추격형 교육과 발전 모델이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들 전통적 추격형 ‘땀의 모델’로는 더 이상 무한 경쟁의 창조경제 시대를 선도할 가속적 성장 동력을 창출할 수 없다는 한계에 봉착하고 있다. 타인의 아이디어를 모방하고 복제하는 추격형 모델을 넘어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 내는 자, 스스로 판을 만들고 게임의 룰을 만들어 ‘기원’이 되는 자 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이다. 땀 흘린 노동의 댓가로 쌓아 올렸던 산업화 시대의 유물들은 더 이상 답이 아니다. 트랜드를 창조하는 자들에게 자리를 내주고 퇴장해야 할 시점이 다가온 것이다. 가장 먼저 움직이는 자, 그리하여 세상을 지배하는 자, 이른바 퍼스트 무버들의 시대가 오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창조시대 핵심 인재의 핵심 역량인 ‘번득이는 아이디어 자본과 창조력’을 지닌 인재들은 어떻게 길러지는가? 모바일 접속으로 정보 몇 점 얻어 낸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단순히 책 몇 줄 읽고서 길러 질 수 있는 자본이 아니다. 학교에서 몇 시간 공부 더 했다고, 시험 성적 높이 받았다고 길러 질 수 있는 대목은 더더욱 아니다. 그렇기에 교육자의 한 사람으로 고민이 깊어진다.
분명 다음 시대의 답은 ‘사람’이다. 단순한 스펙이 아닌 광폭의 무한 스펙트럼으로 무장한 창조형 인재가 답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그들을 만날 것인가? 그 답을 구하는 일은 그리 녹록치 않다. 답답한 마음에 한 줄기 그래도 떠오르는 답은 역시나 ‘일상의 배움, 무한의 배움, 즐거움의 배움’이다.
선구자적 성인교육자였던 린드만은 전한다. 배움이 끝나는 자리 인생도 끝난다고. 전 생애에 걸쳐 그리도 소중한 배움과 지혜를 끝없이 구한다면 이 ‘대단한 시대’를 가로지를 ‘대단한 사람’들이 나올 수 있지 않겠는가? 많이 아는 자가 도저히 따를 수 없는 자가 앎을 좋아하고 즐기는 자라 했던가? 그래 이제 타인을 위한 공부는 그만하자. 스스로를 위한 참 앎의 ‘나의 공부’를 시작하자. 배움의 즐거움에 빠져 들어보자. 평생교육학자인 필자부터 다시 시작해 본다. 바로 지금, 여기서 공부를 위한 우리 모두의 경연을 시작해 보자. 그런 마음 덕분인가? 어디에선가 하이브리드의 메디치적 융복합이 일어나는 ‘한국의 피렌체’가 있을 듯 하다. 그 곳에 수 많은 ‘한국의 별’이 되어 줄 공부하는 인간인 ‘호모 아카데미쿠스’들이 무한 지성을 쏟아내고 있을 듯 해 마음이 설레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