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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잠

                               /이영애



기이인 햇살이

툇마루 밑에서 부챗살처럼

몸을 쭈우욱 펴고

나른하다



적막 속

헛발 짚은 강아지

간간히 먼 하늘에 컹컹,

풀려 있던 허공

팽팽하게 당겨 놓고

그루잠 자고 있다



술렁이던 잎사귀도

겹겹이 꿈속이다



펑퍼짐한 엉덩이 깔고 앉아 햇살,

오늘 참 게으르다

 



 

낮잠과 게으름은 닮았죠? 낮잠은 부족한 잠이나 고단함을 보충하려는 의미가 다분하여 매우 효율적입니다. 어떤 나라는 낮잠시간이 법적으로 정해져있다죠. 하던 일을 멈추고 일제히 단잠에 든 모습, 평화롭고 낭만적이겠죠. 우리는 너무 바쁘게 살고 있습니다. 여유는 행복의 영역입니다. 현실이 고단할수록 낮잠과 게으름은 필요합니다. 금전으로 환산할 수 없는 보약입니다. 이따금 낮잠, 이따금 게으름, 우주가 처음 생겼을 때처럼 지금도 낮잠을 즐기는 자연처럼 눈을 떴다 감았다, 그러면 아주 오래 전 햇살이 우리를 쓰다듬으며 내 손이 약손이다, 하겠지요? /이미산 시인



- 이영애 시집 ‘물의 책을 읽는 시간’ / 현대시시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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