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최순실게이트’로 대통령이 탄핵·파면되고 구속됐다. 이에 따라 대선정국이 시작됐고 각 당별 경선이나 당원투표를 거쳐 대선 후보들이 결정됐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문재인 후보가, 자유한국당에서는 홍준표 후보가, 국민의당에서는 안철수 후보가, 바른정당에서는 유승민 후보가, 정의당에서는 심상정 후보가 대선 주자로 결정됐다. 각 당의 대선후보가 결정되면서 이제부터 본격적인 조기대선 정국으로 접어들었다. 이들의 국정농단으로 나라망신도 당했지만 반대로 국민들의 정치의식이 높아지기도 했다. ‘앞으로는 정치에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대통령과 국회의원을 잘 뽑아야겠다’는 다짐을 한 국민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얼마 전 정의로운 나라를 위한 리더의 품격을 정리한 ‘대통령의 철학’이란 책을 펴내 관심을 끌고 있는 경제학자 강수돌 교수(고려대 경영학부)는 최근 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지금 우리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겪으면서 철학과 소신을 지닌 대통령의 필요성을 온몸으로 절감하고 있습니다”라고. 그의 말처럼 이번 대통령은 ‘철학과 소신’을 지닌 품격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그런데 품격 있는 대통령을 뽑는 사람은 유권자인 국민이다. 프랑스 조셉 드 메스트르라는 학자는 ‘모든 국가는 그에 마땅한 정부를 갖는다’라고 했는데 이게 와전된 것인지는 몰라도 ‘모든 국민은 자신들의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가진다’는 말도 있다.
어쨌거나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들은 대선주자들을 철저하게 검증해 선진 한국의 수준에 맞는 대통령을 뽑아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역대 대통령들은 대부분 불행한 결말을 맞이했다. 초대 이승만 대통령은 12년의 집권기간 중 악질 친일 부역자를 중용하고 사사오입 개헌과 부정선거를 저질렀다가 4.19혁명으로 쫓겨났다. 민주당의 제2공화국 윤보선 대통령 정권은 5.16쿠데타로 무너졌다. 총으로 정권을 잡은 박정희 대통령은 강압적인 독재정치를 펼친 끝에 총을 맞아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최규하 대통령은 8개월만에 자리에서 물러났고, 12.12 군사쿠데타와 5.18 광주항쟁 유혈진압으로 정권을 쥔 전두환 대통령에 이어 노태우 대통령도 구속되는 신세가 됐다. 김영삼 대통령은 최대 국난인 IMF 외환위기를 불러와 국민의 지탄을 받았으며, 노무현 대통령은 자살로 삶을 마감했고, 박근혜 대통령은 구속됐다. 이번에 어떤 대통령을 뽑아야 하는지는 역대 대통령들의 공과를 따져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