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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n쉼]코로나19속에서 날아온 예술가의 선택

 

 

 

 

 

얼마전 영국에서 메일이 하나 왔다.

몇 달 지나지 않았는데 너무나 멀게 느껴지는 2019년 11월 프랑스 클레르몽페랑 개인전에서 한국청색프로젝트2 작품 4개중 하나를 구입한 세계적인 지휘자 크리스티안 자카리아스로 부터였다. 지금 코로나19 때문에 영국집에 머물고 있는데 작품을 더 구입 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클레르몽페랑에서도 전시중이던 작품을 미국으로 공연 가기 때문에 꼭 가져 가고 싶다는 호텔 사장의 간곡한 중간 부탁으로 서로 얼굴도 못 본채 작품을 건네 주었다. 심지어는 작품을 가방에 넣어 갈 수 있는 포장지까지 스스로 사와서 가져 갔다는 이야기를 전달 받았다. 영국으로 떠나야 하는 일정이 서로 겹쳐 나중에 받은 명함으로 그가 세계적인 음악가임을 알게 되었고 그의 음악 세계가 궁금해졌다.

한국의 맑고 푸른 하늘과 깊고 깊은 바다를 쪽색으로 다양하게 한국전통염색해 한땀 한땀 손작업한 그뜻을 그는 그 의미를 읽었을까. 한국의 전통청색의 다양한 깊이를 그는 느꼈을까.

독일 출신인 크리스티안 자카리아스는 현재 유럽에서 인기 있는 연주가겸 지휘자이면서 동시에 음악학자이다. 단아하고 절제된 느낌, 빼어난 관현악과의 조화는 자카리아스의 대표적 연주 표현으로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은 아름다움 자체로 평가 받는다.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로 시작하여 이제는 지휘자 거장의 반열에 오른 크리스티안 자카리아스가 로잔 챔버 오케스트라와 함께 한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전곡은 무척 사랑을 받는다. 자카리아스는 제네바 대회와 반 클라이번 대회 모두 2위를 수상하고 그외 많은 세계적인 상을 받았으며 EMI에서 슈베르트, 모차르트, 스카를라티 등 명음반을 발매하였다. 1992년 지휘자로 데뷔 이후 무수히 많은 레코딩과 유명 명소에서의 초청 연주를 펼쳤다. 그는 2007년 깐느 미뎀 올해의 아티스트로 선정되었으며, 2010년 프랑스 최고의 명예인 ‘예술 훈장’을 수여 받았다. ‘베토벤과 자카리아스의 모든 것(From B for Beethoven to Z for Zacharias)’에서는 연주 리허설과 함께 자카리아스의 피아노 연주 장면, 카리스마적인 지휘자의 모습 그리고 친근하고 생기 넘치는 평범한 삶도 담고 있다.

한국전통색에서 청색은 동쪽으로 봄이고 태어남의 의미와 더불어 만물이 소생 하는 때를 가르킨다. 청색에서 파생된 색으로 벽색계열과 녹색계열이 있다.

벽색계열로는 면류관 구슬색인 창색, 남색, 아청색, 청현색, 유청색, 창황색이 있다. 남색은 일람, 양람, 품람등으로 청색에 검정이 섞인 색이다. 젊었을때는 자주색과 홍색치마를 입지만 나이가 들면 남색 겉치마를 입는다. 아청은 검은빛 나는 푸른빛이고 청현은 푸른빛 나는 검은색이다. 녹색계열로는 청자색으로 남색과 청색의 중간색인 비색, 녹색과 황색의 중간색인 연두, 푸른빛을 띤 하늘색 옥색이 있다. 특히 옥색은 조선시대 궁중에서 왕비의 회장저고리나 왕의 평상복으로 많이 사용했다.

한국의 오방색을 기본으로 한국전통염색을 모시와 비단에 물들여 작업한 후 현대미술로 표현할 때는 프로젝트란 의미를 부여 한다. 앞으로 계속 한국색으로 작업을 지속하며 다양하게 표현 하겠다는 의미이다.

세계적으로 알려진 청색을 한국전통청색으로 만들때에는 단색이 아닌 다색으로 깊은 색이 나오곤 했다. 떨리는 마음으로 작품을 제작할때도 한국의 다양하고 깊이 있는 청색을 현대를 살아 가는 예술가의 감성을 담아 현대미술로 표현하고자 노력했다.

바다 건너 영국의 한적한 도시에 머무는 예술가가 한국청색프로젝트를 보고 그 작품을 제작한 한국의 어느 작가의 섬세한 감정을 읽고 더 많은 것을 알고자 했다는 것은 작가의 영혼을 읽었다는 것이다.

언젠가 코로나가19가 진정 되어 지금하고 완전히 다른 세상이 온다 할지라도, 예술을 매개체로한 인간의 가장 아름답고 섬세한 감동의 교류는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지금도 예술가의 작업은 계속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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