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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이라는 틀속에서 긴 세월 근무한 터라 세상사에 대한 이야기를 글로 적어내는데 익숙하지 못하고 자신의 과거 공무원 생활을 추억하는 데는 능숙한 척 한다. 그래서 격식과 형식과 컨셉이 맞는가 틀리는가도 모른 채 자화자찬으로 글의 내용이 기울어 가는 것 같다.


군 간부 출신 앞에서 월남전 군대이야기를 꺼내고 교장선생님으로 정년퇴임하신 분 앞에서는 초·중학생 시절의 이야기를 의무적으로 꺼내야 하는 것과 맥을 같이 한다.


시골 면사무소 공무원은 당시에 ‘머슴’이라 했다. 공무원 신조에 ‘공복’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사전을 보면 공복(公僕)이란 국가나 사회의 심부름꾼이라는 뜻으로, ‘공무원’을 달리 이르는 말이라 설명한다.


공무원에 첫 발을 내딘 당시 부면장님과 산업계장님이 시키는 일은 거의 다 따랐다. 직계 선배의 심부름도 열심히 했다. 8급 때는 4층 위 옥상에 설치된 노랑색 물탱크 안에 들어가서 침전된 황토흙을 퍼냈다. 물을 잠그고 배수를 한 후에 들어가니 바닥에 2㎝ 황토앙금이 침전됐다. 사감실이 습기차고 불편하다는 지적을 받고는 벽채를 헐고 옆 창고까지 사감실을 넓혔다. 당시 수용비라는 예산비목은 도깨비 방망이였다. 1종보통 운전면허를 받아 사무실 차를 몰고 다녔다. 은행일, 잘잘한 구매업무, 업무연락은 물론 나중에는 강사를 태워오고 배웅했다. 계속된 도전은 명예퇴직으로 끝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지금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 여기 이 소중한 지면에 공직 자화자찬을 늘어놓고 있다.


글 쓰는 외줄타기의 진폭을 모르겠다. 좀 이른 나이에 공직을 정리하는 글도 써보고, 언론인에게 배운 공무원의 공보기술을 원고에 채워냈다. 그리고 원고 속 이야기를 섞고 혼합해서 미숙한 글로 내놓고 있다. 이런 도전이 하늘까지 올라가는 동아줄인지, 떨어져 수수깡에 피를 배게 하는 줄인가도 잘 모르겠다. 그냥 지금도 도전을 계속할 뿐이다.


나이는 숫자일뿐이라고, 누군가가 지금 격려해 준다고 착각을 하고 있다.  이쯤에서 ‘본 글은 본지의 사시와는 다를 수도 있다’는 문구가 삽입될지도 모를 일이다.

 

/이강석 전 남양주부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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