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3 (월)

  • 맑음동두천 8.6℃
  • 맑음강릉 12.7℃
  • 맑음서울 12.1℃
  • 맑음대전 9.7℃
  • 맑음대구 11.6℃
  • 맑음울산 12.8℃
  • 맑음광주 12.3℃
  • 맑음부산 14.1℃
  • 맑음고창 7.8℃
  • 맑음제주 13.5℃
  • 맑음강화 9.1℃
  • 맑음보은 7.9℃
  • 맑음금산 7.3℃
  • 맑음강진군 9.4℃
  • 맑음경주시 9.8℃
  • 맑음거제 11.8℃
기상청 제공

[숨n쉼] 20년만의 소환 ‘흑, 블랙 프로젝트’

 

 

2005년 8년만에 국내 개인전을 하면서 작가노트에 이렇게 썼다.

 

“黑-black project는 35cm☓50cm의 비단에 신라시대 서수형 토기의 용의 모습을 인간으로 상징하는 의미를 부여해 실크 프린팅하여 그 형태가 사라질때까지 흑색 염색물감으로 수천번의 붓칠로 그렸다. 8년동안 일년에 한번 수원화성에 설치미술을 하는 것을 빼고는 거의 매일 그림을 그리며 살아온 세월이고 지역의 한계를 넘어 세계를 향한 꿈을 키워 온 세월이다. 깊이 있는 사고를 섬세한 감수성과 정확하고 세련된 언어로 그림을 풀고자 했던 그간의 노력들은 그리는 것이 주는 순수한 기쁨과 성취감을 얻었다. 또한 어떠한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나만의 일관된 인생관과 세계관을 갖추게 해주고, 이는 예술관으로 확립되었다. 타협하지 않은 나만의 그림언어로 획득한 자유는 어느 공간에 있든지 세상을 파악하고, 견디고, 인간과 삶을 사랑하게 만든 나의 가장 큰 힘이 되어준 작품이다.”

 

1998년 경기문화재단 설립 최초로 한국흑색 논문을 쓰는 것을 지원을 받아 일본 쿄토로 향했다. 1997년부터 한국전통 흑색을 염색물감을 혼합하여 그림을 그리면서 한국전통 흑색과 색명 발굴과 그 색을 고서에 의거 하여 재현 했다. 자료가 없어 고서에 나온 한문을 하나씩 해석 하는 방법은 1992년 대학원에서 한국전통갈색 논문을 쓸 때와 상황은 같았다. 한일 흑색을 비교하고 돌아오면서 한국전통염색의 대중화와 다음번엔 작품으로 일본을 방문 하겠다고 결심했다.

 

국제전에 가지고 다니기 쉽게 크기를 줄여지만 장소에 따라 가변설치가 가능하게 설치미술의 형태로 2000년 쿄토 개인전에는 110점, 2004년 동경 개인전에는 180점을 발표했다. 2006년까지 총 350점을 그렸다. 집중력을 요구하는 흑색속에 침몰 되는 감정을 느낄때는 일년에 한번 뜨거운 여름철 수원화성국제연극제에서 초대를 받아 수원화성 화성행궁, 화홍문, 만석공원, 장안문등에 설치미술을 했다. 햇빛과 바람속에 열정을 쏟아 내고 나면 다시 힘을 얻어 30대와 40대를 관통한 오랜 흑색 프로젝트를 진행 할 수 있었다.

 

그 침묵 속 작은 공간의 시간들은 지금도 생각하면 숨이 막혀 온다. 작가의 인고의 세월이 누적된 그림 속에 세월을 보내고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상황이 되어서야 그림을 다 완성하여 곱게 포장하며 언젠가를 기약 하였다.

 

2020년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이 개관 5주년 기획전으로 혜경궁 홍씨의 한중록을 주제로 전시를 정했다. 전시에 ‘흑-Black project’가 초대 되었다. 해외에 가지기 다니기 편하게 얇은 판에 입혀 놓은 것을 다 떼어 다시 정리하여 285점을 혜경궁 홍씨 탄생년도에 맞춰 오마쥬처럼 판넬 작업을 하였다. 작품이 완성 되면 작가에게 독립되어 홀로 존재한다는 것을 느끼며, 개관을 기다린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