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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사색] 역지사지(易地思之)

 

 

 

결혼생활 40년이지만 아직도 우리 부부는 다툴 때가 가끔 있다. 인간관계에서 소통이 그만큼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하물며 70년 넘게 헤어져 다른 이념과 체제속에 살아온 남북관계에서는 말할 것도 없다. 2000년 6.15남북정상회담이 있은 후 7년여간 남북간 교류현장에서 북측인사들과 수십차례 만남을 가진 경험이 있다. 초창기에는 언어문제는 물론 근본적 사고의 차이로 대화에 많은 어려움을 가진 기억이 있다. 어떻게 대화를 해야 할까 고심을 한 끝에 발견한 한 가지 분명한 사실. 소통을 잘하려면 역지사지(易地思之)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년초 개최된 제8차 당대회에서 김정은위원장이 사업총화보고를 통해 밝힌 대남ㆍ대미 정책방향을 역지사지 관점에서 그 속내를 정확히 인식한다면 유의미한 대응책이 나올 수 있다고 보며, 새해 남북관계의 복원과 북한 핵문제 해결의 단초도 열리리라 생각한다. 먼저 대미정책방향이다.

 

한마디로 일관된 기존 정책의 고수다. ‘누가 집권하든 미국이라는 실체와 본심이 절대로 변하지 않을 것’임을 잘 알고 있다고 밝히면서 대조선적대시정책의 철회와 변화된 모습을 보여 주어야 대화 협상이 가능하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30년 가까운 북미대화에서 얻은 대미 불신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한편 대남정책 방향에서는 지난해 10월 당창건 75주년 기념식에서 밝힌 긍정적 대남메세지에서 나아가 좀 더 구체적인 대남 요구사항을 제시함으로서 나름 남북관계 재개에 대한 희망과 의지를 내 비친 것으로 평가된다.

 

즉 본질문제와 비본질문제를 구별시키면서 남측이 해 주길 바라는 일들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방역협력이나 인도적 지원, 개별관광 등을 비본질적문제라 하면서 한반도 평화 구축을 위한 본질적 문제가 해결되어야 다른 비본질적인 남북협력도 진전될 수 있다는 점을 제시하고 있다. 지난 판문점정상회담이나 평양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약속의 이행을 강조하면서, 남북관계의 복원을 위해 한미군사훈련의 중단과 첨단공격무기의 반입 중지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대미 종속적 지위에서 벗어나는 용기와 결단을 보이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남의 태도여하에 따라 3년전 봄날과 같이..’ 표현은 이를 방증하고 있다고 보여 진다.

 

지난 1991년의 남북기본합의서 체결과 한반도비핵화공동선언이 이루어진 배경에는 1992년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이 있었다는 사실. 그리고 1993년 한미연합훈련이 재개되었을 때 북한의 NPT(핵확산금지조약) 탈퇴가 있었다는 과거 경험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금년의 한미연합훈련을 도상훈련으로 대체하는 유연성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본다. 보다 큰 국익을 생각한다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라 생각된다.

 

미국 신정부 대북외교라인 인사들에게 대북제재가 만병통치약이 아니라는 점, 북한은 보통의 다른 국가들과는 다른 특수한 체제라는 점, 그간 북한 핵문제의 경과과정을 미국적 시각이 아닌 북한의 입장에서 설명 할 필요성이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 특별히 남북관계의 복원을 통한 남북협력의 확대가 북한 비핵화에 크게 도움이 된다는 점을 주지시킬 필요가 있다. 남북협력의 확대가 북한의 핵에 대한 집착을 완화시켜 핵동결은 물론 핵폐기를 위한 북미협상에 기여를 한다는 점을 설명해야 할 것이다.

 

신년사나 신년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은 남북관계 재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 보이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대통령의 뜻을 관철시킬 통일외교안보팀들의 과감하고 결단력 있는 실천적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가능하다고 본다. 새해 백신과 치료약의 개발로 코로나19도 누그러들 것이고, 대북 협상도 재개될 것이다. 관련 당국자들은 최선의 노력으로 대북대미협상에 임해주길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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