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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공직재산, 전면 확대·상시 공개하자

인사청문회도 더욱 강화해야

  • 등록 2021.03.05 06:00:00
  • 13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들이 신도시 예정 지역인 광명·시흥에 100억원대의 땅 투기를 했다는 의혹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총리실 지휘아래 3기 신도시 전체를 대상으로 LH뿐 아니라 국토부, 관계 공공기관에 걸쳐 발본색원, 전수조사를 지시한 것도 그만큼 사안이 엄중함을 의미한다.

 

우리 공직사회의 도덕적 해이는 오랜 역사와 뿌리를 갖고 있다. 권력형 게이트는 물론 세무비리, 각종 뇌물, 특혜성 비상장주식 보유, 자녀 입시·취업 특혜, 성상납에 이르기까지 실로 다양하다. 독일 베를린에 본부를 둔 국제투명성기구(TI)는 2020년 한국의 국가청렴도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국 가운데 23위로 발표했다. 전년보다 4계단 올랐지만 여전히 중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왜 그럴까. 우리 사회의 구조를 보자. 우선 이번 사건을 맡는 정부의 전담팀은 도마위에 오른 LH 직원은 물론 국토부와 관계 기관 등에 대한 조사에 착수할 것이다. 그런데 조사가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제대로 이뤄질까. 역대 정부에서 보면 관료 집단 이기주의로 조사 과정에 보호막이 쳐지고, 설령 비위 사실이 더 드러나도 정권에 부담이 될 수 있어 축소지향으로 가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제대로 조사가 이뤄져 관련자들을 수사 의뢰하고 법정에 간다고 치자. 여기서는 유전무죄의 법칙이 작동한다. 소위 잘 나가는 변호사를 내세우면 얼마든지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시간이 흘러 국민의 관심에서 비켜나면 공직자에 대한 처벌 수위는 후퇴하고 제도개혁은 허공으로 날아간다. 그리고 잠시 움추렸던 공직사회는 일상으로 돌아가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비리를 저지르는 공직자나 그것을 다스려야 하는 또다른 공직자, 법적인 심판자, 국회 등 제도개선의 주체들, 모두 그동안 국민들에게 투영된 모습을 보라. 국가청렴도를 높이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이게 문제의 본질이다. 부·명예·정보로 구축된 고위·특권층의 성채(城砦)는 스스로 문을 열고 내려오지 않는 한 외부에서 허물기가 쉽지 않다.

 

이번 LH 직원들의 도덕적 또는 법적 일탈 의혹은 우리 사회에 자리잡은 빙산의 일각이라 할 수 있다. 그 완결판은 역대 고위 공직자(후보)들이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그런 그들이 공공기관 직원들의 얼굴이었다. 이번만큼은 조사·수사가 제대로 이뤄져야 하고 그러리라 믿는다. 혹시라도 대통령의 단호한 의지에도 불구하고 어느 일각에서 축소·은폐하려 한다면 현 정부를 더 힘들게 하는 일임을 명심해야 한다.

 

고위공직자의 다주택 문제처럼 머뭇거리면 더 이상 국정 동력은 기대하기 어렵다. 여러 재발방지 대책이 필요하겠지만 이번 기회에 공공기관의 중·하위직 재산 공개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그것도 공직자가 실거주하는 행정복지센터(옛 동사무소)에 열람하도록 해 상시 주민 감시 체제를 구축하자.

 

차기 대선 주자들에게 간곡히 요청한다. 철옹성처럼 구축돼 있는 한국사회의 부패구조를 가장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은 인사청문회를 더욱 엄격하게 활용하는 것이다. 이 공약만 지켜도 역사에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