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은수미 성남시장 캠프 출신 공무직 부정채용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압수한 성남시 인사팀장의 노트북 파일 중 시 간부급 공무원들의 신상 보고 파일이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돼 이른바 ‘공무원 사찰’ 논란이 일고 있다.
성남시는 현재 수사 중인 압수수색 자료를 언급한 사실에 유감을 표한다며 유출 경위에 대한 경찰 조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국민의힘 안광림 성남시의회 의원은 15일 제263회 성남시의회 정례회 본회의 5분 발언을 통해 “경찰이 압수한 A 인사팀장 노트북 속에는 5급 공무원의 신상 보고 파일이 있었다고 한다”며 “A 인사팀장은 진급에 민감한 사항을 포함한 각종 첩보를 작성해 시장에게 직접 보고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안 의원은 “A 인사팀장이 직위를 이용해 본인의 의견을 아무 검증도 없이 시장에게 직보하는 것이 지방공무원법과 인사 규정, 공무원 행동강령에 맞는 것이냐”고 따졌다.
그는 “신상 보고는 업무에 대한 신상 보고가 아니라 5급 과장들의 동향 보고이고 업무에 대한 사찰을 한 것으로 생각된다”며 “법과 원칙에 벗어나는 자료가 있거나 인사규정 외 이 건으로 승진·탈락된 일이 있다면 고발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성남시는 입장문을 내고 “수사가 진행 중인 과정에서 압수수색이 된 자료 내용이 유출돼 시의원이 공개석상에서 언급했다는 사실에 심히 유감을 표한다”며 “이는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뿐 아니라 어떤 명확한 실체도 없는 상황에서 성남시의 위상까지 떨어뜨린 중차대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이어 “투명하고 공정한 인사업무를 수행하고 있고 다양한 영역의 인사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며 “동료들과 혹은 주민들과의 관계, 리더십 등은 인사 검증에 있어 중요하게 고려돼야 할 사항임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시는 “유출 경위에 대해 경기남부청에 조사를 요청한다”며 “한 점의 위법성이라고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법적 책임을 엄중히 물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안 의원은 또 ‘은수미를 사랑하는 모임’ SNS 그룹에 성남시 고위 공무원들이 가입됐다며 이는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해당 SNS 그룹의 가입자 대부분이 승진했거나 주요 보직에 영전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시는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앞서 성남시는 시장 캠프 출신의 공무직 부정채용 의혹과 관련해 지난 2월과 5월 두 차례 경찰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최근에는 ‘성남시 감사관실 간부가 공무원 청렴도를 조작하고, 이를 빌미로 시장 비서실에 인사 청탁을 했다’는 주장과 ‘특별방역대책기간 중 성남시 공무원들이 업자와 골프 라운딩을 즐겼다’는 제보가 이어져 물의를 빚기도 했다.
이에 성남시는 인사청탁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 해당 공무원들의 비위 사실이 확인될 경우 엄정 조치를 취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은 데 이어 골프 물의를 일으킨 공무원들을 직위해제하기로 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 경기신문 = 김기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