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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처벌 강화되면 방지될까?…촉법소년 범죄 '회복적 사법' 도입해야

대선 예비후보들, ‘촉법소년 연령 하향’ 공약…여론 인식한 듯
전문가들 “처벌 대상 확대 및 강화만이 능사 아냐…신중해야”
“해결 방안은 ‘회복적 사법’ 도입…처벌보단 사회구조 개선을”

최근 ‘촉법소년’ 범죄가 잇따라 발생면서 촉법소년 기준 연령을 하향해 처벌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이에 대선 예비후보들도 관련법을 개정하겠다는 공약까지 내걸었다. 촉법소년 범죄는 개인의 문제일까. 또 처벌 강화만이 능사일까. 본지는 촉법소년 범죄의 근본적 원인과 해결방안,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촉법소년 범죄 ‘횡행’…“처벌해달라” 목소리 증폭
②범죄율 나날이 ‘증가세’…원인은 ‘가정·사회’ 문제
③채찍질은 오히려 화(禍)…“접근방식 달리해야”
<끝>

 

 

촉법소년 범죄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가정의 실패’와 ‘사회 구조적 문제’가 지적되는 상황에서 대선후보들은 촉법소년 연령 기준을 내리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이에 전문가들은 처벌 대상을 확대하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촉법소년을 위한 사회적 지지체계 마련 등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법 제정 70년 지나…“촉법소년 기준 연령 하향” 대선공약도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은 지난달 31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형법을 개정해 형사미성년자 연령을 12세 미만으로 현실화하겠다”고 밝혔다.

 

유 전 의원은 또 “소년법을 폐지하고 변화된 시대 상황에 맞게 보호소년법을 제정하겠다”고도 말했다.

 

국민의힘의 또 다른 대선 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형법 9조 규정(14세 되지 아니한 자의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에 예외를 둬 만 10세 이상은 처벌할 수 있도록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들의 공약은 촉법소년 범죄가 날로 지능화되고 있으며, 성인 범죄와 비교해도 죄질이 가볍지 않은 경우가 많아 촉법소년 연령을 낮춰 처벌해야 한다는 여론에 따른 것이다.

 

관련법 제정 이후 70년 가까이 개정이 이루어지지 않은 점도 한 몫 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촉법소년 연령 기준이 만 14세 미만으로 정해진 것은 1953년이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여러 해석이 있을 수 있지만 단순 연령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닌, 죄질에 따라 법을 적용해야 심리적 범죄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처벌만이 능사?…우려하는 전문가들

 

촉법소년 처벌 강화에 대해 전문가들은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국민적 기대를 위해 무턱대고 처벌을 강화하면 결국 미래 사회가 짊어질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 교수는 “문제 진단보다 마구잡이식으로 처벌만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있는데 형사처벌 연령을 낮춘다고 환경이 좋아지는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만약 1살을 낮춰서 안 되면 2살을 낮추고, 그래도 안 되면 모든 아이들을 다 처벌할 거냐”며 “아이들이 연령 따져가면서 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절대 아니며, 근본적인 문제는 사회에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 서초동의 한 변호사도 “나이제한 기준을 너무 엄격하게 설정하면 오히려 형사처벌을 받는 10대 청소년들이 많아질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향후 어른이 되더라도 사회성 상실 등이 우려될 수 있다”고 말했다.

 

 

◇촉법소년 문제 해결 방안은?…‘회복적 사법’ 도입해야

 

전문가들은 올바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촉법소년을 위한 사회적 지지체계가 잘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처벌에만 주력하는 것은 아이들을 더 힘든 상황에 몰아넣어 결국 또 다시 범행을 저지르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실제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끊기 전후 여성 2명을 살해한 성범죄 전과자 강윤성(56)의 첫 범행은 불과 만 17세 때였다.

 

특수절도로 징역형을 받고 출소했으나 그때 경험으로도 재범은 막지는 못했다. 강윤성은 이후 7회 더 실형 복역했다. 실형 총 23년에 보호감호 4년을 합하면 수용 기간만 27년에 달한다.

 

한영선 전 서울소년원장은 “아이에게 매를 드는 것보다 지지해주며 좋은 방향으로 이끄는 것이 중요하다”며 “아동·청소년 범죄는 방치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아이가 범죄를 저지르면 가해 아동의 행위로 피해 아동이 얼마나 고통 받는지 보고 듣게 해줘야 한다”며 “그렇지 못하면 아이는 잘못한 것을 깨닫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도 가해자가 나의 고통에 대해 이야기를 듣고 그에 대한 진심어린 사죄를 들어야 회복된다”며 “싸우면서 큰다는 옛말처럼 가해 아동도 깨달아야 변화되고, 이것이 회복적 사법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런 구조가 마련되면 아이가 아무리 힘든 상황에 처해도 사회적으로 지지받으면서 정상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면서 “처벌 강화보다 회복적 사법을 통해 피해자와 가해자 모두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김기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