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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진정한 의미란 뭘까? ‘가족’이란 이름의 다양한 모습들

우리나라의 가족은 부모와 자녀로 구성된 핵가족 중심에서 1인 가구, 재혼 또는 한부모 가족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지만, 아직도 ‘편견과 차별적 시선’이 존재하는 게 사실이다.

 

때문에 새로운 가족 형태와 역할 등장에 걸맞은 인식 및 제도 보완의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가족’의 진정한 의미를 찾아가기 위한 경기도여성가족재단(대표이사 정정옥)의 의미 있는 행보가 눈길을 끈다.

 


◆혼인 및 혈연 등 전통적 가족 구성 벗어난 가구 증가

 

경기도여성가족재단이 최근 발간한 ‘다양한 가족에 대한 인식 변화와 시사점’ 이슈 분석에 따르면 초혼 핵가족 구성의 가구는 조금씩 감소했고, 혼인에서 재혼이 차지하는 비중과 한부모 가족은 증가 추세를 보였다.

 

또 1인 가구를 포함한 1세대 가구는 증가한 반면 2세대 가구(부모와 자녀)는 감소했고, 이 중에선 한부모 가족 및 기타 2세대 가구가 늘어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물론 전체 가구 구성에서 2세대 가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가장 높긴 하지만, 이러한 양상은 지난 20년 간 비슷한 흐름을 이어왔다. 

 

지난 2000년과 비교해 경기도의 2세대 가구 비율은 65.0%에서 2019년 50.1%로 줄었고, 1세대 가구 비중은 12.2%에서 17.1%로, 1인 가구는 12.6%에서 26.3%로 10%p 이상 증가했다. 주목할 만한 것은 1세대, 2세대 가구 모두 혼인 및 혈연 이외의 관계로 형성된 가구, 전통적 가족 구성에서 벗어난 가구의 수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는 점이다. 

 

 

가족 개념의 경우 법적 혼인 및 혈연관계가 아니더라도 함께 거주하고 생계를 공유하면, 또한 그렇지 않더라도 정서적 유대를 가지고 친밀한 관계라면 가족으로 인식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었다. 이는 가족으로 포함하는 대상이 그만큼 넓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겠다.    

 

경기도여성가족재단은 “여러 가지 모습의 가족이 형성되고 증가하는 상황에서 가족 구성 및 다양한 가족에 대한 법적 권리 제도화가 필요할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 및 공공영역에서 이들에 대한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연령대별로 가족 다양성 수용에도 차이가 발생하는 만큼 세대 갈등 등을 방지하기 위한 고령층 대상 맞춤형 교육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함께여서 외롭지 않고 당당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가족’

 

“아빠가 되게 많이 폭력적이었어요. 그래서 남자 목소리로 크게 싸우는 소리만 들려도 뭔가 막 필름처럼 아빠가 때리는 장면이 지나가니까 그게 괴로웠어요.”

 

한부모 가정 어머니 A 씨는 이런 딸을 보면 미안한 게 너무 많아진다. 아빠의 존재 자체를 느끼지 못하게 한 것이 자신의 잘못 같아서 말이다. 하지만, ‘그때 (이혼하지 않고) 거기서 계속 살았다면 우리 아이들이 이렇게 잘 클 수 있었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면 고개가 절로 흔들어진다.  


“저희는 혈연 관계는 아니지만, 각각의 아픔을 가지고 보육원에서 만나 어린시절을 같이 보냈고, 지금까지 쭉 함께 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가족 이상이라고 생각해요. 저를 바라보는 이 눈빛들 보세요. 참 감사하잖아요.”

 

서류상 가족은 아니기에, 어렸을 때부터 ‘가족’이라는 단어보단 ‘식구’라는 말을 주로 썼다는 B 씨의 얘기다.  

 

 

그런가 하면, 쌍둥이 두 딸을 데리고 외출을 할 때면, ‘할아버지가 애들을 예뻐하네’ 소리를 듣는 게 조금은 서운해 보이는 C 씨는 “사람들은 저를 아이들의 할아버지로 생각하는 거죠. 근데 저도 속으로는 그래요. 내가 할배긴 할배지.”(웃음)

 

세상의 눈으로 보기엔 아주 늦은 나이의 아빠일 지 모르지만, 딸들을 예쁘게 잘 키우겠다는 진심 하나 만큼은 둘째가라면 서럽지 않을까 싶을 정도다. 단순히 머리 손질을 해줄 때도 소홀히 하는 법이 없다. 따는 방법이나 묶는 법 등을 꼼꼼히 공부해 실력을 쌓다보니 이젠 엄마보다 더 잘 할 자신이 있다고 한다.

 

이밖에도 특별한 계기나 인연으로 만나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며, 행복한 인생 스토리를 써내려가고 있는 우리네 이웃들의 모습에 경기도여성가족재단은 깊은 관심과 애정을 쏟았다. 세상엔 너무도 다양한 모습의 가족이 사랑받기 위해 존재하는 까닭이다.

 

그리고 그것은, ‘시선을 다르게, 가족을 새롭게’란 슬로건 아래 가족다양성캠페인으로 진행, ▲가족사진관-부모 없는 가족들, 없으면 없는 거지! ▲노루목 향기-어쩌다 가족이 된 거죠? ▲선녀방-모르는 사람과 함께 살기로 했습니다 등의 프로그램으로 제작되며 세상의 중심에 섰다.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진정한 행복을 차곡차곡 다져가는 양육자들의 모습은 물론 1인 가구 5명이 주거와 생활을 함께 하게 되면서 가족의 의미를 나누고, 비(非)혈연·비혼인 공동체의 형태를 보여준 쉐어하우스. 또 생애 마지막을 함께 하고 싶은 친구들과 가족을 이뤄 살게 된 과정과 소회를 통해 상호돌봄이라는 ‘사회적 가족’의 의미를 보여주는 사례까지, 모두가 다 소중한 가족의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사각지대에 있는 다양한 가족, 지원 사업 및 인식 개선 이뤄져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 정의에 대한 법적 한계로 인해 다양한 가족들이 여전히 사각지대에 머물러 있다. 경기도의 경우 이미 미성년부모, 미성년한부모 관련 조례 제정 및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도민들의 수용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아 아쉽다는 지적이 있다.

 

무엇보다 가족지원정책의 효율적인 수행을 위해서는 도민의 인식 개선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핵가족 중심의 가족개념에서 탈피하고, 각기 다른 모습의 가족구성으로 인한 차별과 편견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사회적 인식 확산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관련 기관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교육에도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데, 바로 인권이나 가정폭력예방 등의 교육은 의무적으로 실시되고 있는데 비해 다양한 가족에 대한 인식 교육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다. 

 

경기도여성가족재단은 “1차적으로 가족과 대면해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가족 관련 기관 종사자에 대한 인식 교육의 의무화가 필요하다”면서, “각종 사업이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강사, 상담사, 방문교육지도사 등도 교육 대상으로 포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정옥 대표이사는 “가족의 다양화가 더욱 뚜렷해지면서 1인가구, 한부모가구, 동거가구 등을 인정하고 또 존중하며, 그 구성원들이 차별받지 않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들이 본격화되고 있다”며, “우리 재단에서도 그동안 당연하다고 생각되지 않은 가족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기 위해 노력했고, 앞으로도 더욱 관심을 가지고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 경기신문 = 강경묵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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