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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정대리·권사원 고민은?

실화 바탕으로 연애·결혼·승진·퇴직 등 현실 고민 담아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1 김 부장편, 2 정 대리·권 사원편/송희구 지음/서삼독/각 296쪽, 344쪽/각 권 1만5000원

 

“이 시대 모든 직장인들에게 책을 바칩니다.”

 

자신을 응용수학과 경제학을 전공한 평범한 직장인이라고 소개한 저자 송희구는 책 머리말에 회사에서 일어난 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했다고 밝혔다.

 

상사 3명을 한 인물로 합쳐서 묘사한 1편 김 부장 이야기는 소중한 것은 멀리 있지 않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직장 생활과 연애, 결혼, 행복을 고민하는 20~30대 후배들의 실화를 담은 2편 정 대리·권 사원편을 통해서는 직장 내의 부조리와 잘못된 관행이 없어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한다.

 

25년 차 직장인 김 부장은 ‘보고서의 장인’으로 불리며 대기업에서 한 번의 진급 누락 없이 부장 자리에 올랐다. 값비싼 국산 고급 승용차에 누구나 알아주는 브랜드의 가방을 들고 다니는 그는 외제차를 타는 젊은 후배들을 못마땅하게 여긴다.

 

10년 전 아내 말을 듣고 산 아파트값이 두 배가 된 것을 보자 스스로 ‘부동산 투자도 잘하는 대기업 부장’이라는 타이틀을 만들기도 했다.

 

또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이 있지만, 기껏 공부시켜놨더니 장사를 하겠다는 아들을 보니 피가 거꾸로 솟는다. 서울 중위권 대학을 나온 아들이 대기업에 취직해서 연수받고 비슷한 조건의 동료와 결혼해 아이를 가지는 것, 자신이 걸어온 길을 아들도 그대로 따라야 한다는 생각엔 변함이 없다.

 

입사 동기들이 한직으로 밀려나는 걸 보면서는 라인을 잘 탔다고 자부하며 임원을 꿈꾸지만, ‘자기가 우월하다고 믿는 사람은 스스로를 더 고립시킬 뿐’이라는 상무의 인생 조언을 들으며 결국 공장으로 이동하게 된다.

 

예상보다 빠르지만 끝내 위로금을 받고 희망퇴직을 하게 된 김 부장의 이야기는 정년을 바라보는 50대 중년들의 모습이자 우리 아버지들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2편에는 정 대리와 권 사원의 삶이 녹아들어 있다.

 

통창에 바다가 꽉 차게 보이는 호텔 방에서 명품 핸드백으로 프러포즈를 준비하는 정 대리. 카페 차리는 게 목표라는 사업 준비생인 여자친구와 그의 일상은 눈뜨자마자 휴대폰으로 SNS를 들여다보며 지인들이 어디에 놀러 갔는지, 어떤 차를 타는지, 들고 있는 가방은 뭔지 살피는 모습이다.

 

대학생 때 부모님이 사주신 차를 아직도 타고 다니는 정 대리는 로고나 직물 시트가 보일까봐 차 안에서는 셀카도 찍지 않는다. 넣어둔 비트코인이 오른 것을 보고 결국 외제차를 중고로 샀다.

 

주위에서 신혼집을 미리 알아보라고 조언하지만 관심이 없다. 결국 한도를 넘긴 카드는 제주도로 떠난 프러포즈 여행에서 한도 초과로 말썽을 부려 내내 여자친구 카드로 해결했다.

 

마찬가지로 결혼을 준비하는 권 사원도 신혼집 때문에 머리가 아프다. 매일 분식집만 가자는 남자친구는 게임하느라 휴대폰을 손에서 놓지 않고, 알고 보니 부모님께 용돈 받아 쓰면서 게임과 레고 사 모으는 취미에 100만 원 넘는 돈을 쓴다고 한다.

 

현실적으로 신혼을 월세로 시작해 전세자금을 모으자는 그녀의 생각과 달리 남자친구는 집값이 폭락할 거라면서 무작정 기다리자고 한다. 경제 관념부터 너무 다른 두 사람.

 

권 사원은 상견례까지 마친 상황에서 결혼을 접을까 고민하고, 중요한 상황에서 늘 회피하는 남자친구에게 이별을 고했다.

 

회사에서는 자신이 열정을 쏟아낸 프로젝트를 김 부장이 마음대로 내용을 바꾸는가 하면, 다른 사람 고과 챙겨줘야 한다는 이유로 대리 진급에서 밀려나게 된 상황이다. 대리로 진급한 옆 팀 동기들을 보면서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던 권 사원은 예전에 고민하던 대학원에 합격, 회사를 퇴사하기로 했다.

 

직장 생활을 경험해본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으면서 공감 가는 이야기에 무릎을 탁 칠 것이다. 취업이라는 관문을 통과한 사회초년생부터 회사생활 N년차의 직장인들이 회사에서 겪는 일뿐 아니라 연애, 결혼, 퇴직 후 노후생활 등 인생의 고민들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저자는 70세가 되도록 밤늦게까지 일하는 아버지를 보고 45세 이전에 ‘일’로부터 자유로워지고자 29세부터 독서와 투자를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본인의 미래 모습일지도 모를 김 부장과 과거 모습인 정 대리, 권 사원을 통해 삶의 존엄성, 직장의 의미, 경제적 안정, 내면의 목소리, 가족과 친구의 소중함에 대해 들려주고자 한다”고 의미를 전했다.

 

[ 경기신문 = 신연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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