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도교육청은 2009년 이후 학생인권조례, 무상급식, 혁신학교 등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행하면서 '혁신교육' 관련 의제를 이끌어냈다. 그 중 9시 등교·야간자율학습 폐지·교원임용 차별화 등 정책 방향성이 설정된 혁신 학교는 해를 거듭할 수록 성공적인 교육정책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혁신학교'는 교육 패러다임을 행정에서 학생 중심으로 변화시켰다. 학교·교육지원청·기초자치단체지역 시민사회가 서로 협력해 비전을 공유하고 지역교육 현안을 도출하며, 지역교육정책을 형성한다. 이는 지역 혁신교육생태계 구축으로 이어져 평생 학습 체제로 발전했다.
'혁신학교'는 꿈의학교, 꿈의대학, 몽실학교 등 학교 밖으로 가치를 확장했다. 최근 도교육청이 실시한 '꿈의학교·꿈의대학 교육정책 여론조사'에서 경기도민 10명 중 8명이 꿈의 학교를 '잘한 정책(80.2%)', 꿈의대학을 '확대해야 할 정책(79.9%)'이라고 평가할 정도로, '혁신학교'와 관련한 경기교육정책에 대해 높은 지지를 보내고 있다.
◇ 혁신학교의 철학과 운영 원리
혁신학교는 '따뜻한 배움, 행복한 성장'을 주제로 공교육의 사회적 역할을 추구하는 공공성의 가치를 기반으로 민주성, 윤리성, 전문성, 창의성을 중점으로 운영된다. 국가적 차원에서는 교육복지의 실현, 지방자치단체에서는 기초자치단체 범위에서의 학습복지로 구체화된다.
혁신학교에서 추구하는 '민주성'은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소통을 통해 창의적 구상이 교육 현장에서 실현될 수 있도록 학교 교육의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다. 학교는 모든 학생이 삶과 배움의 주체로 성장할 수 있는 학교문화를 조성하고, 학교정책 결정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한다.
인간 존엄의 가치를 바탕으로 한 '윤리성'은 모든 교육 구성원이 서로의 관계를 소중히 여길 수 있도록 자율규범 등을 제정해 공동체 의식을 함양한다.
학교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전문성'은 교육공동체의 동반성장을 통해 학교 교육력의 신장을 추구한다.
학습자의 다양한 소질과 특성에 따른 '창의성'은 지역 및 학습자의 상황 등을 고려해 학생의 삶과 배움에 중점을 두고 교육과정을 구성하는 것이다.
◇ 혁신학교 운영 성과
혁신학교를 통해 교육에 대한 인식도 변화하고 있다.
2019년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경기도 학부모 1096명, 학생 4944명, 교사 1765명을 대상으로 한 '학부모·학생·교사가 인식하는 혁신학교 성과' 조사 결과, 혁신학교 운영을 통해 다양하고 특색있는 교육모델 제공, 학교의 교육 자율성 확대 등 성과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혁신학교는 공교육 혁신모델로, 학교운영 혁신에 선도 역할을 하고, 소외되지 않는 학습생태계를 조성해 학생들의 행복감과 학교 만족도를 높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긍정적인 성과는 학업성취도에서도 나타난다.
2018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혁신학교의 성과 분석 연구 결과를 보면 혁신학교를 경험한 학생들이 그렇지 않은 학생들에 비해 학업성취도가 하락하는 경향은 없었고, 수업참여도·교우관계·학교만족도 등 정의적 특성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보였다.
특히 중학교 때 혁신학교를 경험한 학생의 학업성취도 향상 정도가 혁신학교를 경험하지 않은 학생보다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혁신학교에 대한 학부모들의 인식도 변화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앞선 분석 연구결과를 보면 혁신학교에 대한 학부모들의 기대와 만족도는 상당했다. 또 일부 혁신학교 학부모들은 학력과 관련된 것을 우려했지만, 입학 후 현실화되었다고 느끼는 비율은 전반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 신규 혁신학교 운영
'특성화된 혁신학교'는 기존 혁신학교에 학교별 특화된 혁신과제 등을 학생의 삶과 배움이 일치되도록 확장함을 뜻한다. 이에 따라 혁신학교평가(자체평가, 성과나눔교, 종합평가교)에 대한 교육공동체 참여를 권장하고 지역 혁신학교네트워크 참여 및 교내 혁신교육 실천 역량 강화 연수 등을 운영한다.
'학교와 마을이 제안하는 혁신학교'는 학교와 학교급 사이 수평적(초-초, 중-중, 고-고), 수직적(초-중, 초-중-고, 중-고) 연계를 통해 공동교육과정을 운영한다. 또 마을교육과정에 교과 및 창의적 체험활동을 연계하면서 혁신교육 관련 노하우를 공유한다. 학교와 마을이 제안하면, 이를 교육과정과 제도에 반영하는 미래형 혁신학교의 모습이다.
'혁신(공감)학교'는 각 단위학교 신청을 거쳐 지정된다. 주요 역할으로는 ▲지역 및 학교의 여건과 특성 기반 창의적인 교육과정 편성·운영 ▲지속적인 진단·설계·운영·평가·환류를 통한 학교혁신 시스템 구축 ▲성장 나눔을 통한 학교별 운영사례 공유 ▲지역 단위 동반성장에 기여하는 교육자치 문화 형성 등이다.
◇ 혁신학교의 성공적 정착 및 운영 사례
이천 부원고등학교는 음악교과 중점 교육과정 운영 혁신학교다. 일반고에서도 예술고에 준하는 전문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곳은 경기지역 인문계 고등학교 중 부원고가 유일하다. 연1회 부원고정기연주회(이천아트홀 대공연장), 연4회 향상음악회(부원고 해금관 강당), 연3회 전문연주자 초빙 마스터클래스, 음악 인재육성을 위한 연1회 부원전국음악콩쿠르 등을 추진하고 있다.
3년간 49단위 음악관련 교과목을 편성하면서 서울대4명, 연세대7명, 한예종2명 등 수도권 음악대학에 74명이 합격했다. 산학협력을 위한 도제학교, 음악교과중점학교, 민주적 학교 등을 추진해 수업방식의 변화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여주 천남초등학교는 학생들이 학교 운영의 주체로 참여해 민주시민의식을 키워가는 혁신교육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교장실을 개방하면서 학생들의 사랑방으로 탈바꿈했다. 이를 통해 세대간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평이다.
아울러 특색있는 동아리 활동으로 전교생이 참여하는 자율동아리 '두레'를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은 한 달에 한 번 학부모와 차 모임을 갖고, 텃밭 정원에서 다양한 동물들과 뛰어 노는 등 학교 운영의 주체로 참여한다. 교사들은 전문적 학습공동체로 목공예, 국악, 연극 등 교육과정을 재구성해 학생들의 자율적 문화예술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파주 석곶초등학교 역시 민주적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학부모 토론회에서는 학년별 교육과정 설명회와 교장 간담회가 실시되며, 교육가족 대토론회를 열고 있다. 주간 행사에서는 가족사랑 건강 비누만들기, 가족사랑 등반대회, MBTI 연수, 명예 사서교사 등을 활동이 이뤄진다.
윤리적생황 공동체도 눈길을 끈다. 공간혁신 '다모임'에서는 체육관 이름 공모전, 다함께 꿈터, 화장실 리모델링 등 실시됐다. 학생자율동아리에서는 사회참여, 독서, 유튜브, 문화예술 등 다채로운 활동이 이어지고, 안전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위클래스 연계 코로나 극복 행복 챌린지, 친구사랑 주간 애플데이 등이 운영된다.
[ 경기신문 = 김민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