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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영금의 시선] 국가 그리고 나(2)

 

 

‘무엇으로 불러드릴까요’ 이렇게 물어오면 아직 무엇이라 이름하지 못한 사람이라는 걸 깨닫는다. 이름을 불러주어야 본질도 바뀔 수 있다 생각하는 성숙된 사람이 해야할 걱정을 떠맡아 이것, 저것 불러대는 나도 미숙한 사람에 불과하다. 질문에 대한 적절한 대답은 늘 고민거리다. 전쟁으로 고향을 떠나 남으로 내려온 사람에게 ‘실향민’이라 부르는 확실한 언어가 있으나, 생존을 위해 고향을 떠난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기억은 모호하다.

 

1998년 고향을 떠났으니 잊을만도 하다. 사람들은 잊어야 살수 있다고 말한다. 이제는 더 이상 떠날 때 고향모습은 없다. 그럼에도 당시의 사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건 국가가 방치한 개인에게 남겨진 트라우마이기도 하지만, 사랑과 증오가 엇갈려 현재의 삶을 지배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잊지도 못하게 북한을 들여다보고 답해야하는 북한학을 전공한 것이 잘못된 선택이고 실수다. 질문에 어떻게 답해야 살아갈수 있을지 모르는바는 아니지만 ‘이게 뭐지’ 하면서 솟구치는 내면의 뭉치를 알려고 북한학을 공부했다. 그리고 아직도 모르는 사회초년생이다.

 

얼마전 MBC에서 방영한 드라마 ‘빅마우스’를 보았다. 성실히 살고자 하였으나, 선택받지 못했고 결국 주인공이 어둠의 세계 빅마우스가 되었다는 결말이다. 때로는 절망으로 망가지고 싶은 생각을 한다. 망가지기는 쉬워 순간일테지만 작은선 하나를 넘지못해 모대기는 사람에게 누군가의 한마디가 위로가 될 때도 있다. 위로는 못할지라도 가장 가까이 있던 사람이 상처를 줄 때도 있다. 될수록 멀리서 보고 적게 대화하면서도 무엇이든 분석할 준비가 되어있는 사람은 흔하게 만난다.

 

사회초년생에게 훈시하는 사람도 많다. 저마다의 경험과 희망을 건네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말과 행동까지 모든 것을 따라 배우라는 사람도 있다. 비와 바람을 이겨가며 살아가는 것이 인생이라 인격을 갖춘 글과 사람을 만나기를 희망한다. 그들은 감사와 기쁨, 환희가 다른 사람에게도 영향을 주어 함께 행복할수 있다고 말한다.

 

부단한 노력에도 나는 여전히 사회초년생에 불과하다. 남북이 만들어놓은 분단 77년이라는 불신의 장벽은 높고 견고하여, 서로 사랑하고 위하는 마음이 뜨거울지라도 표현과 방법이 서툴기만 하다. 북한이탈주민을 어떻게 대해야할지 혼란된 시선과 두려움의 눈빛을 보았다. 그래서 작은 의견을 내어도 묵살되기 쉽다. 다수의 원칙에 소수가 소외되는 틈새에 내가 있다. 그래서 무엇이 되려 하지만 무엇도 되지못한 미숙한 어린이다.

 

무엇이 되기에 앞서 국가와 사회가 지워놓은 짐은 무거워 감당할 수 없다. 함께 살아갈 이웃으로 아름답게 부르면 좋겠다. 그러면 코드만 부여받은 국민이 아니라 의무와 권리를 다하는 시민이 될 것 같다. 한 사람이 행복함으로써 여럿이 행복할 수 있는 성숙함이 있을 때 비로소 진정한 통일을 논의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