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6월 10일, 민주주의를 탄압한 전두환 군사독재정권에 맞서 학생, 노동자, 종교인, 시민들이 서울시청 광장를 비롯한 전국 22개지역에서 ‘호헌철폐, 직선제 쟁취!’를 외치며 민주화 운동을 펼쳤다.
경기도 도청 소재지인 수원시도 예외는 아니었다. 팔달문과 수원역을 중심으로 수많은 시위대가 ‘호헌철폐’를 외치며 비폭력시위를 전개하자, 경찰들은 최루탄으로 맞서며 그들을 해산시켰다.
36년이 지난 2023년 6월, 그날의 생생한 현장을 전시로 만날 수 있다.
전시 ‘1987년 6월 민주화 운동, 수원을 기억하다’는 당시 서울예대 사진학과에 재학 중이었던 김경수(現 발리볼코리아닷컴 대표)가 직접 촬영한 기록들 111점을 공개한다.
이번에 전시되는 사진들은 그동안 미공개된 자료들로, 수원의 6월 민주화운동 상황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36년이란 세월이 흐른 사진이지만 필름 원본 보존 상태가 뛰어나 역사적 고증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시에서는 ▲1987년 6월 10일 고문살인 은폐조작규탄 및 호헌철폐 평화대행진 40점 ▲1987년 6월 16일 산발적인 시위 16점 ▲1987년 6월 18일 살인 최루탄 추방대회 24점 ▲1987년 6월 26일 국민평화대행진 - 민주화를 위한 특별미사 31점 ▲1987년과 2023년 현재를 비교하는 28곳의 변화된 거리 모습 28점 등을 만날 수 있다.
김경수 대표는 “수원의 민주화운동 상황들을 정확히 보여 주고 싶었다”면서 “졸업을 앞두고 수업 포토폴리오를 준비하기 위해 촬영한 것으로, 당시 촬영은 흑백필름, 컬라 네거티브필름, 컬러 슬라이드필름 등으로 기록돼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때 사진을 촬영하다가 수원경찰서에 연행되어 촬영한 필름 2통을 빼앗긴 적도 있고, 팔달문 횡단보도 근처에서 진압경찰들에게 잡혀서 실랑이를 벌이다 촬영한 필름 2통을 분실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전시는 100주년을 맞은 천주교 수원성지 북수동 성당 뽈리화랑(舊 소화초등학교)에서 오는 6월 9일부터 6월 28일까지 진행된다.
[ 경기신문 = 정경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