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이 2023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을 4위로 마감했다.
김은중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2일 아르헨티나 라플라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FIFA U20 월드컵 3~4위 결정전에서 이스라엘에 1-3으로 패했다.
한국은 이날 패배로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2019년 폴란드 대회 준우승에 이어 2개 대회 연속 4강 진출이라는 좋은 성적을 거뒀다.
팀의 주장 이승원(강원FC)은 이번 대회 3골 4도움을 기록, 2019년 U20 월드컵에서 2골 4어시스트로 최우수선수(MVP)상을 받은 이강인(마요르카)을 넘어서며 브론즈볼을 수상했다.
브론즈볼은 대회 MVP인 골든볼, 2위에 해당하는 실버볼에 이어 이번 대회 참가국 전체에서 세 번째로 좋은 활약을 펼친 것으로 인정받은 선수에게 주는 상이다.
한국 남자 축구 선수가 FIFA 성인 및 연령별 월드컵 대회에서 개인상을 받은 건 이승원이 세 번째다.
2002 한·일월드컵 때 홍명보 현 울산 현대 감독이 4강 신화에 앞장서며 브론즈볼을 받았고, 2019년 폴란드 U20 월드컵 때 이강인(마요르카)이 한국 남자 축구 선수로는 처음으로 ‘골든볼’ 수상자로 이름을 남겼다.
이승원이 이번 대회에서 기록한 공격 포인트 7개는 FIFA 주관 남자 대회 사상 한국 선수 최다 기록이다.
이번 대회 직전까지 FIFA 주관 남자 대회에서 한국 선수가 기록한 최다 골 기록은 2021년 도쿄올림픽 때 황의조(FC서울)의 4골이었다.
당시 황의조는 어시스트가 없었고 한 대회에 3골을 넣은 선수들은 여럿 있지만 동시에 도움 4개를 달성한 사례가 없다.
이승원은 또 U20 월드컵에서 1983년 신연호, 2009년 김민우에 이어 세 번째로 한 대회 3골을 넣은 한국 남자 선수가 됐다.
한국은 이날 이영준(김천 상무)을 최전방에 세우고 2선에 배준호(대전 하나시티즌), 강상윤(전북 현대), 이승원, 이지한(프라이부르크)을 기용하는 4-1-4-1 전술을 들고 나왔다.
중앙 미드필더로 이찬욱(경남FC)이 나왔고 포백 수비진에는 박창우(전북), 최석현(단국대), 김지수(성남FC), 배서준(대전)이 늘어섰으며, 골문은 김준홍(김천)이 지켰다.
전반 초반부터 이스라엘의 거센 공세에 시달리던 한국은 전반 19분 먼저 실점하며 끌려갔다.
이스라엘 함자 시블리가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띄워준 크로스를 란 비냐민이 공중으로 날아오르며 오른발 발리슛으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반격에 나선 한국은 5분 뒤인 전반 24분 페널티킥 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승원이 오른쪽 측면을 파고들다 띄워준 크로스를 경합하는 과정에서 배준호가 이스라엘 일라이 페인골드의 반칙을 얻어냈다.
이탈리아와 4강전에서 페널티킥을 유도했던 배준호는 이 경기에서도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당시 키커로 나섰던 이승원이 이번에도 침착한 오른발 슈팅으로 득점에 성공, 1-1 동점을 만들었다.
전반을 1-1로 마친 우리나라는 후반에는 이렇다 할 장면을 만들어내지 못한 가운데 여러 차례 위험한 고비를 넘겼다.
후반 17분 코너킥 상황에서 김준홍 골키퍼가 공을 잡지 못해 흐른 공을 최석현이 힘겹게 걷어냈고 25분에는 세니오르에게 골을 허용했지만 오프사이드 판정이 나와 한숨을 돌렸다.
그러나 한국은 후반 31분 왼쪽 진영에서 칼라일리가 올린 크로스를 세니오르가 오른발로 마무리하며 1-2로 다시 리드를 빼앗겼고, 후반 40분 코너킥 위기에서 칼라일리에게 승부에 쐐기를 박는 오른발 슛을 허용, 1-3으로 패했다.
이번 대회를 4위로 마감한 김은중 호는 1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할 예정이다.
[ 경기신문 = 정민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