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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서울 메가시티’와 수도권 균형발전

총선 계가 보다 철학과 가치 논쟁이 필요하다

  • 등록 2023.11.10 06:00:00
  • 13면

지난 추석을 전후해 김포지역 홍철호 전 국회의원이 내건 “김포시-경기북도 싫어요, 서울특별시 좋아요,” 현수막을 시작점으로 경기도 김포시를 서울특별시에 편입하겠다는 김기현 대표 등 여당수뇌부의 소위 ‘서울 메가시티’ 구상이 야당은 물론 국민의힘 소속 광역단체장들의 반발로 난항을 겪고 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 ‘게리멘더링, 정치쇼’, 이재명 민주당 대표 ‘누구도 이해하지 못하는 서울 확장정책’, 유정복 인천시장 “실현 불가능한 허상”, 홍준표 대구시장 ‘시대역행, 총선용 떳다방’, 김태흠 충남도지사 ‘지방메가시티가 우선’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여야 공히 비판하는 이 메시지에 주목한다.

 

메가시티는 구소련 해체 후 자유경제권역 무역룰이 변화하는 과정에서 국가발전 전략으로 나온 개념이다. 세계경제가 국가 단위보다는 광역경제권간 경쟁으로 패러다임이 바뀔 것이라는 전망에 기초한다. 우리나라에서 메가시티가 본격 논의되기 시작한 시점은 2009년 경기도가 수도권 장기발전전략을 수립하면서 경기연구원, 중앙언론사 경제팀, 국제 리서치회사 등이 협업해 ‘수도권 메가시티론’을 심층기획 보도하고, 출간하면서부터다. 인구 1000만 명 이상 광역경제권역간의 비교를 통해 수도권 발전전략을 짜본 것이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 GTX는 수도권메가시티를 구성하는 교통수단으로 기획되었고, 지나친 서울 집중으로부터 산업과 인구 분산 등 균형발전의 비전을 담았다. 이 메가시티 착상은 10여년 지나서 ‘부울경 메가시티’로 정책 슬로건화 되었고, 지난 7일 충남도는 ‘충청형 메가시티’ 발전전략을 제시하기에 이르렀다.

 

김포편입 서울 메가시티는 추진과정에서 다양한 질문을 낳는다. 첫째, 지리적으로 기이한 결합이다. 도시는 대부분 중심축으로부터 환상형으로 확장한다. 지도를 펼쳐보면 서울과 김포가 면적을 맞댄 거리도 굉장히 좁다. 둘째, 정치 철학과 가치의 빈곤이다.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의 맹세는 어디로 내팽개쳤는가? 김기현 대표는 울산시장과 그 지역 국회의원 출신 아닌가? 특위 위원장은 부산지역구 출신 조경태의원이 맡았다. 많은 사람들이 차기 총선에서 수도권으로 출마지를 옮기려는 포석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낼 수밖에 없다. 셋째, 소통이 상향식 여론수렴 절차를 거치지 않고, 하향식으로 진행된 점이다. 전문가 토론이나 공청회 개최한 적 있는가? 김포의 유구한 역사나 전통, 농업인, 시민단체 등 다양한 집단의 의견은 온데간데없이 수도권 주민 공통 이슈인 교통난만 부각되고 있다. 교통난이 문제라면 지하철 5호선 연장부터 해결하는 것이 이치에 맞지 않은가? 넷째, 지방의 관점도 함께 보아야한다. 청년의 수도권 이동은 출생률 저하와 인구 감소를 가속하고, 이는 다시 지역 경제의 축소로 이어져 지방소멸에 이르게 한다는 우려를 불식시켜야 한다. 다섯째, 김포 편입시 수도서울이 북측과 휴전선을 바로 맞대는 안보적 쟁점도 발생하며 설명이 필요하다.

 

'김포 서울편입' 이슈는 공론화 과정 없이 공약화(당론으로 추진)해 단번에 폭발성 강한 어젠다로 급부상했다. 기존 악재를 털고 이슈화에 성공했다고 총선 득실 계산과 찬반 대결 계가에 열중할 때가 아니다. 국가 발전전략 백년대계가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포퓰리즘 유혹에서 벗어나 반대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시간을 가지고 총체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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