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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함과 아름다운 선율의 조화, 신비로운 ‘백조의 호수’에 빠지다

국립발레단 제199회 정기공연 ‘백조의 호수’ 초청 연주
정교하고 부드러운 연주로 무용수들 발레 돋보이게 해

 

오케스트라의 아름다운 선율은 발레단의 무용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었고, 손 끝 하나하나에 집중하도록 만들었다. 무용수들의 표정은 섬세한 음악과 함께 풍부하게 전달됐다.

 

최희준 지휘자가 이끄는 수원시립교향악단이 지난 28일 국립발레단 제199회 정기공연 ‘백조의 호수’의 연주를 맡아 공연을 펼쳤다. 수원시립교향악단의 연주력을 대외적으로 인정받아 국립발레단의 초청을 받아 이뤄진 공연이다.

 

공연이 시작되자 오케스트라는 신비로운 음악으로 관객의 귀를 사로잡았다. 곧 이어 막이 오르고 밝은 조명 아랜 왕국 속 왕비와 귀족들, 경비병들이 우아한 자세로 등장했다. 36회전을 하는 익살스러운 광대는 화려한 기교로 많은 박수를 받았고 축제를 축하하는 밝고 경쾌한 음악이 무용수들의 이야기에 빠져들게 했다.

 

 

극은 2막으로 진행됐다. 1막은 왕자 지그프리트의 생일잔치다. 20세가 된 지그프리트는 궁전 안에서 처녀들과 춤을 추고 왕비는 왕자에게 칼과 목걸이를 선물한다. 팡파레가 울리고 4분의 3박자의 왈츠가 흘러나오자 무용수들은 저마다 자세를 취하고 무대를 돌며 춤을 췄다. 생일잔치가 끝나고 혼자 남은 왕자 지그프리트는 어떤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리는 것을 느낀다.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린 왕자가 도착한 곳은 푸른 호숫가. 24마리의 백조가 우아하게 호숫가를 거닐고 있고 공주 오데트는 가녀리고 아름다운 날갯짓을 하고 있다. 왕자 지그프리트는 오데트에게 한 눈에 반하고 낮에는 백조, 밤에는 사람이 되는 저주에 걸린 오데트 공주는 왕자의 영원한 사랑을 약속받는다.

 

백조들의 등장은 차이콥스키의 유명한 ‘백조의 주제’로 각인된다. 오보에의 구슬픈 음색과 현의 트레몰로(한 음을 활로 앞뒤로 빠르게 움직여서 내는 떨리는 효과), 하프의 아르페지오(화음의 각 음을 연속적으로 연주하는 주법)가 백조의 처연한 몸짓, 잔잔한 호수의 수면, 밤의 고요함을 아름답게 나타냈다. 금관의 주된 멜로디는 오데트가 겪는 시련을 강렬하게 전달했다.

 

 

2막은 무도회장에서 오데트를 기다리는 왕자 지그프리트의 춤으로 시작한다. 폴란드, 러시아, 스페인, 헝가리, 나폴리에서 초대된 공주들은 춤을 추고 악마 로트바르트의 딸 오딜도 초대된다. 오딜은 오데트와 왕자의 사랑을 방해하고 왕자를 유혹한다. 왕자는 오딜의 유혹에 넘어가지만 이 때 오데트의 환영이 나타나 그제야 속았다는 것을 깨닫고 호수로 달려간다.

 

각 나라에서 초대된 공주들의 의상은 다채로우며 차이콥스키의 남국의 정렬, 캐스터네츠가 돋보이는 스페인 볼레로 리듬, 화창한 날씨를 연상시키는 트럼펫 타란텔라 리듬이 화려하다. 헝가리의 차르다시, 폴란드의 마주르카까지 춤은 각 국의 전통춤을 적용했다. 오딜과 지그프리트 왕자의 ‘그랑 파드되’, 오딜의 32회전 푸에테가 발레의 정수를 보여준다.

 

왕자를 방해하는 악마 로트바르트를 막아서는 오데트. 둘의 사랑은 악마의 저주를 풀고 행복한 결말을 맞는다. 빠른 리듬의 음악으로 극적인 전개를 표현했으며 오데트와 함께하는 바이올린 솔로는 호소력이 짙다. 지그프리트를 연주하는 첼로는 바이올린을 둥글고 너그럽게 감싸 교감한다. 오데트와 지그프리트의 2인무는 두 악기의 호흡으로 애절하다.

 

푸른 조명의 호숫가 아래 시리도록 하얀 백조들의 군무, 왕자의 힘찬 몸짓, 오데트의 처연하고도 강인한 연기, 왕자와 공주가 만나 추는 아다지오 등이 한 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수원시향과 국립발레단의 부드러우면서도 감미로운 연주가 명작 ‘백조의 호수’를 완성시켰다.

 

[ 경기신문 = 고륜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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